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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아공간

죽어도군대2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공(工)
작품등록일 :
2014.03.23 15:04
최근연재일 :
2014.04.14 15:2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65,801
추천수 :
995
글자수 :
63,049

작성
14.03.31 11:14
조회
2,546
추천
46
글자
7쪽

죽어도군대2 - 8

DUMMY

한동안 눈물과 울음으로 시간을 보낸 전지태는 그것마저 지쳐버렸는지 어느 선가부터 울음이 그쳐버렸다. 이 생활이 점차 익숙해졌는지 자신의 상황에 타협하기 시작한 그는 조금씩조금씩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 색히는 너무 부럽단 말이야.”

이름표만 남겨 놓은 빈 관물대를 바라보며 그가 중얼거렸다. 그 관물대의 주인공은 이등병 위로외박을 간 후임. 떠난 건 4박 5일 짜리인데 기약도 없이 미복귀중이었다. 얼마나 본지 오래되었으면 어떻게 생겼는지 까먹을 판이다.

“쉬박. 차라리 오늘 내가 휴가 중이었어야 했는데…….”

차라리 그가 오늘 휴가 중이었으면 친구들과 매일 술을 마실 수도 있고, 매일 게임 할 수도 있고 하루하루가 파라다이스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큰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었으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만 나빠지기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야, 전지태.”

개인정비시간. 청소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생활관의 실세인 상말 박재호가 나타나 전지태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일병 전지태.”

“너 뭔데? 너 일병 아니야?”

“일병 맞습니다.”

“일병인 색히가 생활관 신발 정리 잘 안하냐?”

박재호가 침상 아래를 처다 보며 말했다. 전지태도 역시 바닥을 내려다보니 실내화가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쉬발 생활관 꼬라지 잘 돌아간다.”

박재호가 신경질적으로 실내화를 발로 차면서 말했다. 전지태가 재빠르게 침상 아래로 내려가 실내화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야, 전지태.”

“일병 전지태.”

“똑바로 안 할래?”

“똑바로 하겠습니다.”

“이 색히는 맨날 입만 살아가지고……. 색히야 내가 너 벼르고 있다. 한 번만 걸려봐 아주.”

그렇게 말하고 생활관을 나가버렸다.

‘아무래도 활기찬 군 생활을 보내려면 자잘한 트러블을 예방하는 편이 좋겠다.’

전지태는 이렇게 하루 동안 발생할 갈굼 받을 상황을 예방하여 FM으로 다시 태어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가 다시 리셋 되고 다시 그 시간. 생활관의 신발 정리를 끝마친 그가 여유롭게 박재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생활관 안으로 박재호가 들어와 생활관의 바닥을 내려다보고 그 후에 전지태를 쳐다보았다.

“야, 전지태.”

“일병 전지태.”

생활관 정리를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려고 하나? 전지태가 잔득 기대하기 시작했다.

“너 관물대 정리는 하고 사냐? 관물대 열어봐.”

“관물대 말입니까?”

뜻하지 않은 검사에 그가 긴장하다가 조심스레 관물대를 개방했다. 하지만 아직 먹지 않은 초코파이와 맛스타, 쌀국수가 소지품과 함께 어지럽게 들어있었다.

“이럴 줄 알았어. 이 색히. 내가 보급 나온 부식은 바로바로 처먹으라고 했냐 안 했냐? 나중에 먹고 배탈 나면 그게 네 책임인줄 알아? 신경필병장 영창 보내려고 그러지 이 쉬벌 색히야. 관물대 정리도 안하고 이 색히가 개념을 짬처리 시켰나……. 잘해라.”

전지태가 정신없이 갈굼의 세계에 다녀온 직후 잘못했다고 고개를 연신 꾸벅거렸다.

“아무래도 관물대 정리 역시 잘해야겠어.”

전지태가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다시 이 시각. 관물대 정리와 함께 생활관 정리까지 끝마친 그가 가벼운 마음으로 박재호를 기다렸다.

“야, 전지태. 관물대 정리는 하고 사냐? 관물대 열어봐.”

“저야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살지 말입니다.”

전지태가 당당하게 관물대를 개방했다. 그런데 박재호가 관물대를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오늘 암구호가 뭐더라?”

“일병 전지태. 금일의 암구호는 문어에 담배, 답어에 자전거 이상입니다.”

바뀔 일 없는 암구호이기 때문에 담배와 자전거 두 단어는 그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었다.

“그랬던가? 너 애들 군가는 다 가르쳐줬어?”

그때 뜻하지 않은 물음이 나왔다. 아직까지 후임들이 군가를 마스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그게…….”

“야, 김영식!”

“이병 김영식!”

“너 멸공의 횃불 불러봐.”

박재호는 건수하나 잡았다는 듯이 김영식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 그게…….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김영식이 부른 것은 멸공의 횃불이 아닌 전선을 간다였다.

“아나 쉬벌. 야 전지태. 네가 듣기에 저게 멸공의 횃불 같냐?”

“아, 아닙니다.”

전지태와 김영식의 고개가 자동으로 내려갔다.

“개인정비 시간이라고 TV나 처보고 앉아있지? 쉬발 야 전지태.”

“일병 전지태.”

“영식이 후임들어와도 네가 군가 가르칠래? 그래 쉬발. 상병 달고 꺽여도 영식이랑 같이 앉혀놓고 군가나 가르치고 있어라. 이 쉬벌 색히야.”

전지태는 그렇게 갈굼 세례를 받았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시각. 이번에는 관물대와 생활관 정리를 끝내 놓은 후 영식이를 옆에다 두고 군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내에 마스터를 시킬 수 없으나 가르치는 척이라도 보여주면 갈굼을 덜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잠시 후 박재호가 생활관 안으로 들이닥쳤다.

“야 전지태. 관물대 정리는 하고 사냐? 관물대 열어봐.”

“저야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살지 말입니다.”

“오늘 암구호가 뭐더라?”

“일병 전지태. 금일의 암구호는 문어에 담배, 답어에 자전거 이상입니다.”

“너 애들 군가는 가르쳐 줬어?”

“예, 안 그래도 군가 가르쳐주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전지태가 그렇게 대답하고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 갈굴거리도 없겠지?’

박재호가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있자 그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때.

“아유~ 이 재수없는 색히.”

박재호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며 전지태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왜, 왜그러싶니까?”

“아유, 요 색히 생긴 건 얍삽하게 생겨가지고 요리조리 피해가네. 너 이 색히 아무튼 한 번만 걸려봐. 내가 벼르고 있으니까.”

갈굴거리가 없자 박재호가 생긴 것 가지고 뭐라 그러더니 신경질 적으로 생활관을 빠져나왔다.

“이 시바…….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제야 선임이 갈굴거리가 생겨 갈군 것이 아니라, 갈구고 싶어서 갈굴거리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리치며 분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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