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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도즈님의 서재입니다.

포션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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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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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2:43
최근연재일 :
2019.05.04 00:24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1,071
추천수 :
361
글자수 :
171,630

작성
19.04.28 00:23
조회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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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29화 전조 (3)

DUMMY

***


“나는 8강부터 경기하면 되니까. 다음 주는 되어야 무투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아.”

“몇 명이나 참가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작년엔 500명?”

“500명? 토너먼트면 9번 연속 이겨야 우승인 거잖아? 그런데 8강부터면 3번만 이기면 우승이네. 레이아 완전 적폐다 적폐! 고인물이다!”

“내가 나가기엔 예선은 수준이 낮다는 거지! 저랭크 모험가들이나 기사 지망생들도 실전 경험 쌓으려고 오는 사람들도 많고.”


하긴 아까 포션가게에서 본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은 허약한 사람도 본선진출을 노리고 있다니까 지역 무투대회는 대체 생각보다 허접한 대회인 것 같다.




“15번 손님. 허브티 나왔습니다.”


마피르 길드 1층에는 나와 같이 볼일 있는 사람이 많은 건지 카페가 차려져 있었다.

내 앞에 놓여있는, 아까는 뜨거웠던 허브티가 싸늘하게 식었을 무렵 접수대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카인님. 4층 401호로 올라가 주시기 바랍니다.”


4층으로 올라가 들어간 401호 중앙에는 덩치가 큰 할아버지가 앉아있었다.

아니, 아저씨인가... 멀리서 봤을 때 회색의 머리색과 수염색에 늙어 보였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남자다움이 느껴지는 잘생긴 외모를 보니, 미중년이라고 부르는 편이 나아보였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려는 계절인데 이 남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불편한 슈트에 구두까지 격식을 갖춰 차려 입고 있었다.

그 슈트핏만 봐도 겉에서 느껴지는 탄탄한 몸과 보통 남자는 잘 하지 않는 눈썹 정리까지.

일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수련, 거기에 외모까지 가꾸는 완벽주의자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헤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카인입니다. 같이 온 친구는 레이아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여성분이 같이 오셨군요. 여하튼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워낙 요즘이 성수기라. 마법아카데미쪽에 납품협의가 있어서.”


뭐 선약이 잡혀있었던 건지 우리보다 그쪽이 우선이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거슬렸다.

나는 가게 운영까지 제쳐두고 온 건데 한다는 얘기가 다른 업체와 계약건이라니.

그래도 어쩔 수 없나. 나였어도 신규사업 때문에 기존사업을 우선했을 테니.


“뭐 장사꾼들 일 하는 건 다 그렇죠. 바쁠 땐 일이 계속 몰리고 없을 떈 또 없고.”

“오늘 오신 건 계약 때문에 오신 건가요?”

“예 일단 길드 마피르에서 아주 재미있는 계약을 제안해 주셨으니 좀 알아보려고 찾아왔습니다. 에프라는 사람은 신용도 안가고. 계약서는 개판이고. 뭐 이렇게 본사에 오니 어느 정도는 에프의 말이 다 사실인 것 같군요.”


내 말이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헤럴드는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에프씨가 카인씨를 시험했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실입니다. 저희는 랄프상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포션사업을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계약서를 저희쪽에 보낸겁니까?”


예전에 받았던 계약서 초안을 꺼내어 위에 탁자 위로 꺼내자 그것을 본 헤럴드는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도 신규사업을 개척하려는 입장인데 상대가 이런 계약서 하나 못본다면 저희 발목이나 잡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마피르 길드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건가요?”

“일반적으로 저희는 ‘랄프상점’정도 규모밖에 되지 않는 업체와 계약하지 않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업체가 사라지고 생기는데, 아무리 저희가 원하는 게 랄프상점에 있어도 규모만 봐서는 언제 망할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가게니까요.”


헤럴드가 말하고 싶은 건 규모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규모가 작은 업체와 계약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도 있다.

자신들과 계속 사업을 같이 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

랄프상점은 그게 부족했다.


세상은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은 생명과도 같다.

우리같이 작은 가게는 크게 한번 실패하면 끝이지만, 마피르 정도의 길드라면 라이프가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다음번 기회가 있다.


그러니 헤럴드가 보기엔 우리가 1라이프 밖에 남지 않은 가게이고 이 정도 계약서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가게라고 생각한 것이라 헤럴드는 정말 가게가 망할 수 있는 상황을 던져 본 것이다.


“거기에 포션사업은 제가 지휘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보다 높으신 분에게 해가 가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한번 시험해봐야 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럴드씨. 길드 운영진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예. 그렇습니다.”


오호 영감보다 높은 사람이 지휘한다고?

보통 길드의 운영진은 10명 안쪽으로 구성이 된다.

수십만 명이 일하고 있는 이런 거대길드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보다 높은 사람이라니.



그렇다는 건 실제 포션사업쪽을 맡을 사람은.

길드마스터. 아니면 최소한 부길드마스터.


심장이 뛰었다.

이들은 진심으로 할 생각이다.

제대로 사업을 키워 포션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이다.

거기에 같이 할 파트너가 우리라니.



‘털컥’


마침 그 때 방 문이 활짝 열리며 세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20살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그녀는 파란색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발이 아름다운 소녀와 그녀를 따르는 두 명의 여자.

무기를 착용한 두명의 여자들이 소녀를 지키기 위한 가드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소녀가 중요한 사람인 건지, 길드 안을 돌아다니는 건데 가드들을 붙여놓은 것을 보니 신기하긴 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레이아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작은 목소리로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저 애. 같은 쪽 손발이 같이 나가고 있어!”


자세히 보니 파란드레스의 소녀는 이상한 걸음걸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안녕하세요!”

“침착하시지요. 샤비님.”


헤럴드는 이제 제대로 얘기를 진행하자는 듯이 책상 위에 서류를 펼치고 말을 꺼냈다.


“랄프님에 대해 조사를 해봤습니다. 불치병을 치료하는 포션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계속 하시다기, 지금은 포션장인이시라 불리신다구요.”


대머리 치료가 불치병 치료라고 해야하나...

하긴 대머리가 불치의 병이긴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면이 있다.


“예. 다양하게 연구하고 계십니다. 특히 아시는 것처럼 질병쪽과 관련된 포션들을 많이 개발하셨습니다.”


샤비는 옆에서 눈을 반짝이며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우선 준비한 계약서에요. 한번 읽어보시고 가능하면 랄프상점과 계약 했으면 좋겠어요.”


으음. 예전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번 볼까.


앞부분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은데...

아. 6조와 7조가 확실하게 달라지긴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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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조 책임의 범위


본 계약에 따라 ‘갑’은 인프라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션 판매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을 한다.

‘을’은 자신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션 생산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 및 신제품 연구를 한다.


제 7조 수익 배분

양사가 포션의 제조와 판매로 얻은 당기손익은 계약일 기준으로 절반씩 나눈다.

단 당기손익이 2000골드 이하일 경우 ‘갑’은 당기손해 100% 책임을 지며 갑은 을에게 매년 1000골드를 제공한다.


--------------------------------------------


확실히 이들은 우리를 시험하긴 했지만, 불공정 계약은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 가장 놀란 부분은 6조.


이 방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나는 마피르가 노리는 것은 우리 쪽에서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계약기간이 끝난 후 우리의 기술을 자신들이 다 가져가서 스스로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 했었지만 생산을 전적으로 우리에게 맡기겠다고 하다니 뭔가 더 알 수 없어졌다.


--------------------------------------------


‘을’은 언제든지 본 파트너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본 계약서는 날인 후 1년간 효력을 가진다.

양사가 동의할 경우 계약은 1년씩 자동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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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를 다 읽은 후 내 입에서는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진짜 의도가 뭡니까?”


계약서 내용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특히 우리 쪽에 좋은 조건으로만.


첫 번째로 을이 요청할 시 계약파기.

이게 가장 크게 바뀌었다.


갑인 마피르가 기술 먹튀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명문화 하려는 것 같았다.

아니 기술 먹튀를 안 한다는 건 생산과 운영에 대한 확실한 경계가 나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최저비용보상.


아무리 못해도 1년에 1000골드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

거기에 상대는 수십만명이 일하는 길드의 운영진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실패할 리 없다. 무조건 돈이 된다.


이들은 우리에게 기술을 빼앗아 갈 생각도 없고, 사기를 칠 생각도 없다.

계약이란 서로 내놓을 것을 내어놓고 가져갈 것은 가져가는 전쟁이 되어야 하는데, 이들에게서는 그 어떤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


“저희는 단지 랄프님께서 만드시는 포션이 필요할 뿐이에요. 그 어떤 의도도 없으니 안심해 주세요.”


샤비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지만 나는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분명히 뭔가 있을텐데...


이렇게 좋은 조건만 넘겨줄 리 없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카인님. 저희는 하루라도 빨리 진행하고 싶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제시해 드린겁니다. 바로 결정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분명 너무 좋은 조건이다.

차라리 예전처럼 눈에 뻔히 보이는 의도였으면 파악하기 쉬웠을 텐데, 지금처럼 속을 알 수 없으면 움직이기 더 어렵다.


지금 서명하고 나가도 확실히 우리에게 손해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바실’쪽에 정보 의뢰도 해둔 상태이니 이들의 정보도 얻고 나서 움직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빠른 시일 내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헤럴드는 나의 말에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샤비는 표정에 들어날 정도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결정되면 빨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빠른 결정 부탁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와 레이아는 401호의 문을 닫고 나왔다.


지금 방에서 나온 것을 언젠가 후회할지도 모른다.

마피르라면 이런 계약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줄을 설텐데 그걸 박차고 나온거니까.

그래도 이런 불안감을 가지느니 확실할 때 뛰어드는 것이 낫다.


“1골드나 되는 돈을 받아가서 얼마나 정보를 가지고 오는지 기대해보자. 바실.”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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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소녀들 (2) +4 19.04.16 551 8 10쪽
16 16화 소녀들 (1) +4 19.04.15 559 12 11쪽
15 15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5) 19.04.14 588 9 11쪽
14 14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4) 19.04.14 576 8 7쪽
13 13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3) 19.04.13 624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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