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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2:43
최근연재일 :
2019.05.04 00:24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1,070
추천수 :
361
글자수 :
171,630

작성
19.04.16 15:05
조회
550
추천
8
글자
10쪽

17화 소녀들 (2)

DUMMY

***


“하아... 다인씨 이거 어떻게 된 거에요?”

”작년부터 부모님이 찾아와서 신랑감이 없으면 빨리 돌아오라고 했는데...“

”그런데요?“

”미안! 나! 남자친구랑 같이 일하는데 장사가 너무 잘 돼서 못 돌아간다고 했단 말야!“

”아니 그래도 그런 거짓말을 하면 어떡해요!“


이...이 로리 수인이!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거기에 상대가 나라니?


”그런데 엄마한테 사귄다고 했으면 진짜 사귈 수 밖에 없어...“

”사귀는 것까지는 말 맞춰줄 수는 있어요. 그런데 결혼이라니?“

“나 좋다는 남자는 너밖에 없다구! 카인이 아니면 평생 혼자일지도 몰라!”


이 나라 사람들은 눈이 어떻게 된 건가?

손바닥 만한 작은 얼굴에 2차 성징이 오지 않은듯한 살집이 붙지 않은 엉덩이부터 이쁘게 뻗은 다리!

이런 보석같은 소녀를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처럼 취급한다니!


”카인. 저... 사귀는 여자가 없으면 진짜 사귀지 않을래?“


두근-


심장이 폭발해서 역류하는 듯하게 뛰기 시작했다.


다인씨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소녀를 계속 좋아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가끔씩은 이 소녀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 소녀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바랬던 적도 있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얘기하고, 같이 잠을 자고.

계속 그렇게.

그냥 그렇게 있고 싶었다.


지켜주고 싶은 외모도 천진난만하고 밝은 성격도 모두가 다 내 이상형 그 자체인 소녀가 사귀자라고 하다니...


나에게 이번 생에.

아니 다음 생애에도 이런 기회는 올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안 온다.

다시는 이런 기회는 없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이상형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줄 가능성이라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단지 이렇게 돌아가기 싫다 같은 흘러갈 뿐인 감정에 맡겨, 나같이 부족한 남자를 선택하기엔 다인씨는 너무 과분한 여자니까.


나는 다인씨의 양 어깨를 잡았고 눈을 맞추며 말했다.


”다인씨. 연애든 사랑이든, 소거법으로 선택하면 후회해요.“


”카인...무슨얘기야?“


”지금은 다인씨 가족들이 결혼하라고 압박해서 급하게 남자를 찾아보는 거잖아요? 주변에서 사귈 수 없는 남자들을 제거하다 보면 남는게 저 밖에 없어서 저를 선택하시려고 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정말 다인씨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날 거에요.“

”아니 나는 카인이...“


무언가 말하려던 다인씨는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렇게까지 거절하는 건...역시 카인은 레이아를...?“

”그런 건 관계 없어요!“


하아... 갑자기 레이야 얘기라니.


”뭐 결혼 하는 건 힘들지만... 올해까지는 사귄다고 말 맞춰드릴게요.“


사귄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들 것이다.


지금도 가짜로 사귄다고 해도, 이렇게나 기쁜데.

그게 가짜라는 걸 받아 들이고 다인씨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올해까지 내가 다른 남자를 못 찾으면 결혼해 주는 거야?“

”가능하면 다인씨가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주세요. 저랑 결혼해봐야 행복하겠어요?“

”카인이랑 결혼이라... 괜찮을 것 같은데...”

”에이... 그렇게 포기하지 마세요. 올해까지는 시간이 있잖아요!“


다인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랑 결혼해야 할 거야. 엄마라면 정말 카인은 확실하게 죽을지도...“


확실히... 가벼운 몸짓으로 다인씨를 한방에 기절시킨 보디블로를 떠올리자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남자니까 어떻게든 제가 책임질게요...“


***


”그럼 다인씨 내일부터 가게 정리랑 저에게 상점인수인계 부탁드릴게요.“

”총괄 매니저라니. 갑자기 이렇게 승진 하는 거 어색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게 다인씨니까요.“


카인은 케이크를 덜어 두던 접시를 바닥에 두며 말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카인 가는거야?“


식탁 위에는 케이크를 덜어 먹었던 접시와 컵이 각각 3개 씩 올려져 있었다.

별로 먹은 것도 없이 그릇만 많이 나와 카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단 설거지부터 도와드릴게요. 케이크랑 차만 마셨을 뿐인데 이렇게나 설거지 거리가 많이나오네.“

”괜찮아! 이 정도면 내가 혼자 할 수 있어. 자취 3년 차 경력을 우습게 보지 말라구!“

”그래도...“

”손님이니까. 케이크 잘 먹었어. 그럼 내일 아침에 봐!“


내가 건네는 인사에 카인은 현관으로 나왔다.


”그럼 9시에 가게에서 봐요.“


손을 흔들며 나가는 카인에게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 줬다.


나는 현관문을 닫고 창문가로 가 멀어지는 카인을 보았다.

그리고 멀어지던 카인이 한번 돌아보고는 창문가에 서 있던 나와과 눈이 마주쳤다.

카인은 창문에 서 있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한참을 손을 흔들며 멀어지다, 카인은 결국은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카인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쯤 벽에 기대며 바닥에 앉았다.


차가운 바닥과 벽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도 내 머리를 차게 식혀주지 못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내려오는 햇살을 받으며 나지막이 혼잣말을 했다.


바보

멍청이

겁쟁이


나는 엄마 핑계를 대지 않으면 사귀자고 말도 못하는 겁만 많은 여자...





”카인. 계속 좋아했다구. 둔탱아.“


***


며칠째 일라인에게 받은 판매내역서를 분석는데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어느정도 분석이 끝났다고 생각이 들어 이제 조금 잘까 생각하고 밖을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서류들을 보는 사이 레이아는 내 이불 속으로 들어가 얼굴만 빼꼼 내민 채 말했다.


“카인. 왜 그런 서류를 봐? 그런게 의미가 있어?”

”의미가 있지. 일라인의 판매내역서는 밤을 새워도 봐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흐음 그래? 난 잘 모르겠다.“


이미 망한 가게가 1년간 판 포션을 분석해서 뭐하겠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데이터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매우 귀중한 정보이다.


칼라마타는 이제 2개의 포션상점밖에 남지 않았다.


일라인과 우리 가게.

우리 가게의 최근 포션은 거의 못 팔았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일라인 상점의 판매량이 전체 칼라마타 포션 소비량과 같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렇다는 얘기는 이 판매내역서를 잘 보는 것만으로 칼라마타에서 판매되고 있는 1년간 포션의 판매량 변화를 직접적인 수치를 알 수 있다.


전체 판매량을 안다면?

포션의 판매량을 예측할 수 있고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포션을 생산 한다는 건 재료를 가지고 포션을 만드는 행위인데 무턱대고 많이 만들면 투자한 비용만 쌓여 있기 때문에 보유하는 현금이 줄어든다.

거기에 재고비용이나 생산시설의 감가상각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상상 이상의 비용이 지출 된다.


그 반대로 포션을 적게 생산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놓치게 된다.


즉 정확한 판매량 예측은 현금 유동성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니 기업들이 채찍효과니 뭐니 하면서 소비량 예측을 하려고 난리지.


뭐 이런 어려운 내용을 레이아가 이해할 거라 생각하지 않으니 설명할 생각은 없지만.


”뭐 다 의미가 있는 일이야. 그런데 아침부터 내 침대에서 뭐해?“

”요즘 카인이 밖에만 돌아다니니까 얼굴이라도 보려고 들어온 건데? 자는 얼굴이라도 보려고 왔는데 대체 잠은 언제 자는 거야?“

”돈 벌어아지. 잘 시간이 어디있어.“

”요즘 카인 너무 돈만 밝히는 것 같아.“

”예전처럼 그런 빚잔치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

”하하. 진짜 끔찍했어.“


돈을 벌겠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가게를 사지 않고 벌어둔 돈만 써도 20년은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예전과 달리 빚잔치는 하기도 힘들 것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가게를 억지로라도 늘리려는 것.

그것이 내가 기억을 찾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레이아를 봤을 때 떠오른 기억, 그리고 되팔렘과 마주했을 때 떠오른 기억.


그때의 공통점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 내가 하는 행동이 겹치게 되었을 때.

특정한 행동이나 상황을 통해 내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과거의 행동과의 공통점을 찾는 일.

그것은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일이 되겠지만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과거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좋겠지만, 레이아 말고는 내 과거와 연관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일을 하면서 과거 행동에 접근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쉴 수 없는 것이다.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건 이번에 가게를 확장하면서 어느 정도 과거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다.

나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이 나라에서 사용하지 않는 언어와 개념이 머릿속에 들어온 것이라 아쉽긴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그런데 가게를 사는데 아빠가 뭐라고 안해?”

”스승님께는 말씀 드렸어. 뭐 니가 번 돈이니 니가 알아서 하는 건 상관없다. 스승님은 그냥 포션을 만드는 게 즐겁다고 하셨고.“

”나는 좀 걱정이야.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새로운 가게도 돈 다 털어서 산 거잖아?“

”걱정하지마. 예전 일라인이 포션 가격을 낮춰서 털 때랑 달라. 이제 장사가 너무 잘될 걸 걱정 해야 된다고.“


예전과 다를 수 밖에.

한동안 칼라마타에 포션가격을 떨어뜨리며 우리와 치킨게임을 하던 일라인은 이제 없다.

치킨게임은 결국 모든 사람이 죽고 끝까지 버틴 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것.


결국 치킨게임의 승자는 나는 승리자의 자리에서 앞으로 거둬들일 꿀만 빨면 되는 거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어도돼? 2호점이 생기면 아빠가 포션을 만들고 카인이 판매한다고 해도 한 명이 부족하잖아.“

”2호점은 별로 문제 없어. 이미 뽑아둔 직원들이 준비 중이거든“

”별로 문제가 없다니. 언제 오픈하는데?“



”내일“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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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소녀들 (1) +4 19.04.15 559 12 11쪽
15 15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5) 19.04.14 588 9 11쪽
14 14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4) 19.04.14 576 8 7쪽
13 13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3) 19.04.13 624 10 11쪽
12 12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2) +3 19.04.12 639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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