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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숨결 님의 서재입니다.

도깨비 마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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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19.06.09 18:19
최근연재일 :
2019.10.29 21:15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8,036
추천수 :
81
글자수 :
273,929

작성
19.08.30 20:42
조회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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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5장 - 새로운 규칙 (9)

DUMMY

“크으윽...”


간신히 전차에서 기어 나온 군인이 신음소리와 함께 땅위로 쓰러졌다.

털썩!


“이... 이봐?”


다급해진 강현은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 자연지기를 불어넣었다.

우우웅

자연지기가 빛을 발하며 스며들자 잠시 후 그가 정신을 차렸다.


“....???”


군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분명히 엄청난 열기를 견디다 못해 정신을 잃었었는데 왜 자신이 멀쩡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정신이 드나?”


강현의 음성을 들은 군인이 화들짝 놀라 일어나며 소리쳤다.


“누, 누구냐?”

“누구냐니? 나야, 네놈들하고 싸우던 반역자”

“반역자?”


군인은 강현을 찬찬히 위아래로 훑어보고 나서야 강현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비록 한참동안 싸우긴 했지만 워낙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일반인인 그의 눈으로는 강현의 모습을 이렇게 자세히 볼 기회가 없었던 탓이었다.


“워, 원하는 게 뭐냐 반역자?”


강현이 자신을 바로 죽이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군인이 물었다.


“원하는 거? 너한테 물어볼 말이 있긴 한데... 일단 니 부하들부터 좀 살리고 보자고, 나도 대량 학살을 하게 되면 곤란하니까 말이야”


전차를 열고 나온 군인은 상당한 높은 직위인 것 같았다. 입고 있는 슈트의 왼쪽 가슴과 어깨에 금색으로 빛나는 별 세 개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강현이 기억하는 군대의 계급으로라면 중장쯤 될까? 그렇다면 군단장 정도는 될 것이었다.

강현의 말에 중장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열기에 녹아내린 전투 장비들과 쓰러져 있는 병력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전멸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중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런데 때마침 여기저기서 군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이익, 덜컹!

전차와 기동 로봇의 해치를 열고 조종사들이 힘겹게 걸어 나왔고, 쓰러져 있던 장갑복 병력들도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부분 죽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저대로 계속 놔두면 죽을지도 몰랐기에 강현은 자연지기를 허공에 넓게 퍼트려 사방으로 뿌렸다.

우우우우웅

솨아아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뿌려대는 성스러운 빛줄기처럼 자연지기가 전 병력에게 스며들자 모두들 금세 상처를 회복하고 벌떡 일어섰다.


“아... 아니.... 왜???”


강현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던 중장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마족에게 붙어버린 반역자가 도대체 왜 자신들을 돕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전투를 벌이던 와중에도 이상하긴 했지만 말이다.

보통 공작급 마족을 상대로 싸우게 되면 전력의 30프로 정도는 잃을 각오를 해야 했는데, 강현은 그보다 훨씬 강한 것이 분명한데도 방어군을 단 한명도 죽이지 않았던 것이다.

도대체 왜?

의문이 중장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퍼어엉!

그때 갑자기 지면이 터지며 사람들이 우르르 튀어 나왔다.

화염을 피해 땅 속으로 몸을 숨겼던 초월 능력자들이었다.

다시 지상으로 나온 초월 능력자들은 전투가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더 쌩쌩한 모습이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강현이 흩뿌린 자연지기를 흡수하여 각자의 내공과 마나를 다시 채웠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자연지기를 느낄 수도 흡수할 수도 없는 그들이 강현 덕분에 자연지기를 몸속으로 받아들이는 행운을 누렸는데, 그것은 무인에게는 공청석유를, 마법사들에겐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맛본 것만큼이나 엄청난 기연이었다.

이능력자들의 경우도 신체와 정신이 엄청나게 강화되어 그들의 염동력과 같은 능력들이 비약적으로 강해지게 되었다.

그들은 밖으로 나오기 전, 땅속에 있을 때부터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으나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이 기회를 놓칠 순 없기에 일단 흡수한 기운을 완전히 갈무리 한 다음에 밖으로 나오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던 것이었다.


“방금 전 우리들에게 나눠준 기운, 혹시 당신이 그런 겁니까?”


초월 능력자들의 무리 중에서 검을 든 중년의 승려 하나가 걸어 나오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일연대사라고 불리는 인물이었는데 다름 아닌 초월 능력자 아카데미 일심대사의 사제였다.

그는 전투가 시작되기 전 일심대사로부터 강현이 반역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니 되도록이면 공격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으나 방어군에 소속된 자신이 상부의 명령을 거역할 순 없었기에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투를 벌이던 와중에 아무도 죽이지 않는 강현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고 있다가 땅속에서 자연지기를 흡수하고 난 뒤에는 일심대사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앞으로 나선 것이었다.


“그래, 내가 했어”


강현의 대답에 주변에 엉거주춤 서 있던 방어군들이 웅성거렸다.

그들 또한 강현이 나눠준 자연지기의 신비로운 능력을 몸으로 체험 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족에게 넘어간 반역자인 줄 알고 열심히 싸우고 있었는데, 그 반역자가 자신들을 살려주다니? 이제껏 마족이나 반역자를 대상으로 싸운 경험상 이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바로 초월 능력자들이었다.

자연지기를 단순히 신기한 기운 정도로만 생각한 일반 병사들과는 다르게 그들은 자신들이 흡수한 기운이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력과 얼마나 다른지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자연지기는 자신들의 내공과 마나의 상위호환인 듯 흡수한 기운을 갈무리 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장이 있었다.

일연대사 역시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다시 물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누구냐니? 나 알잖아? 네놈들이 반역자라고 부르는 박강현 아니야”

“그건... 정부에서 왜 당신을 반역자라고 지정했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당신이 반역자가 아님을 알 것 같습니다.”


의외의 일연대사의 말에 강현도 살짝 놀라며 되물었다.


“호오~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건 당신이 사용하는 기운이 마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끔찍하고 사악한 기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거부하는 듯한 그 기운이 아닌 이토록 순수하고 깨끗한 기운을 사용하는 당신이 마족이거나 그들의 협력자일리가 없습니다.”

“단순히 그것만으로? 내가 마족이 아닌 척 하려고 기운의 성질을 바꿨는지 어떻게 알아?”

“그럴 리가 없습니다. 마족들은 근본적으로 마력이 아닌 다른 기운을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자신들의 힘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매우 대단하니까요”

“그래? 그건 또 몰랐던 사실이네”


그때 강현과 일연대사의 대화를 듣던 중장이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


“일연대사,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이 자가 반역자가 아니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 분은 절대 반역자일리가 없습니다. 군단장님 같은 일반인들은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들은 분명히 알고 있지요. 마족들의 그 끔찍한 마력이 어떤 기운인가 하는 것을 말입니다. 특히 저처럼 마계 원정대를 다녀온 사람은 몸서리치도록 잘 알기 때문에 더욱더 이분의 힘이 마족들에게 비롯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일연대사의 확답에 중장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었다.

군인으로써 그가 상부에서 받은 명령은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반역자를 제거하라는 것이었는데 일연대사는 그가 반역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부의 명령을 거스릴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상당한 고위급 초월 능력자인 일연 대사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만일... 이 자가 반역자가 아니라면 도대체 우린 어떻게 하면 된단 말이요?”


중장의 물음에 일연대사가 강현을 보며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저희가 당신께 물어보고 싶은 말입니다만...”


일연대사의 시선에 강현이 말했다.


“그럼 이제 나하고 싸울 생각은 없단 말인가?”

“물론입니다.”

“당신도?”


강현이 중장을 바라보며 묻자 그가 일연대사의 눈치를 보더니 대답했다.


“그, 그렇소!”

“좋아, 그럼 나도 너희들이랑 계속 싸울 마음은 없어”


강현의 대답에 일연대사가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 다행입니다. 아마도 지휘부에서 당신께 무슨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제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간의 무례를 용서 하십시요.”


깎듯 하게 허리를 숙이며 용서를 구하는 일연대사를 보자 강현은 화났던 마음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됐어, 난 그다지 피해를 입은 건 없으니까, 삼촌과 숙모님이 생명이 위독하긴 했었지만 잘 해결되었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왜? 반역자를 잡아들이는 정부의 방식을 잘 모르나 보지? 가족들도 죄다 잡아 들여서 노동 교화소에 처넣는다고 위협하던데?”

“그건...”


강현의 말을 들은 일연대사가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을 잇지 못했다. 물론 그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또 맘에 들지 않는 방식이었으나 그렇다고 일개 초월 능력자인 자신이 정부의 방침에 왈가왈부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기에 그동안 두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그걸 따지자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대로 없던 일로 하고 끝낼 수도 없는 일이지”


강현의 말에 중장을 비롯한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럼 뭘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아직까지 강현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중장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너희들에게 날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인간이 도대체 누구야? 네놈 바로 위에 상관 말고, 가장 꼭대기, 최종 명령권자가 누구냔 말이야”

“그건 알아서 뭐하게?”

“그 새끼한테 책임을 물어야지, 무고한 시민들 수 백명을 학살한 죄, 그리고 무고한 날 반역자로 몰아서 핍박한 죄를 말이야”

“그건 말해 줄 수 없다!”


중장의 단호한 대답에 강현은 그를 무시하고 일연 대사에게 물었다.


“넌 어때? 넌 말해 줄 수 있나?”


그러자 일연대사가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저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최종 명령권자는...”

“이봐!! 일연대사!! 지금 뭐하는 거야?”


중장이 일연대사를 노려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으나 일연대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다.


“바로 마계 침략 대응군 총사령관이자 국방부 장관인 최명철 입니다.”

“일연대사!!!”


퍽!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중장의 복부를 때려 기절시킨 강현이 다시 일연대사에게 물었다.


“국방부 장관이라고? 대통령이 아니라?”

“네, 지금 대통령은 실각되어 사저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바로 어제 일어난 일입니다. 듣기로는 대통령이 마족에게 세뇌당해 총사령관이 긴급 명령권을 발동해 그리 했다고 합니다.”

“아니, 총사령관이라는 자가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도 맘대로 바꿀 수 있단 말이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그런 법을 만들었습니다. 국가 수뇌부 회의에서 2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총사령관이 그런 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젠장, 그렇구만... 그래서 상황이 이따위로...”


결국 자신이 대통령을 찾아가 벌였던 그 서커스 같은 연극이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었음을 깨달은 강현은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럼 그 총사령관이라는 새끼는 어디에 있어?”


강현의 물음에 일연대사 망설이더니 되물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몰라서 물어? 가서 족쳐야지 이 새끼를!”

“설마 죽이려는 생각이십니까?”

“죽여? 그거야 하는 거 봐서 생각해 볼 일이지, 만일 그 새끼가 지 잘못을 알고 용서를 구하면... 몰라, 그렇다 하더라도, 저 많은 사람들의 목숨값은 어떻게 한단 말이야?”


강현은 분노에 찬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인구 30만의 도시였던 일산이 강현과 방어군, 그리고 그 전 마법사들과의 싸움에 완전히 무너져 폐하로 변해 버린 것이다. 비록 도깨비들이 많은 사람을 구했을 테지만, 그 와중에 몇 명이나 죽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연대사의 말에 강현은 화가 치솟아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야! 너는 승려라는 놈이 어떻게 그딴 소리를 하나?”

“저도 압니다. 승려가 할 말은 아닌 것을... 하지만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때로 이런 일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끄러!! 내가 인간계로 나온 이상 앞으로 이런 일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너, 어서 대답해, 그 총사령관이란 새끼, 어디에 있어?”


강현이 분노함에 따라 자연스레 내뿜는 흉흉한 도깨비 대왕의 위압을 느낀 일연 대사는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대답하고 말았다.


“그, 그는 북한산 지하에 있는 총사령부에 있습니다.”

“북한산? 북한산 어디? 입구가 어디야?”

“총사령부의 입구는 청와대 뒤편에 있습니다.”


일연대사에게 원하는 대답을 들은 강현은 곧장 북한산을 향해 날아갔다.

슈아악!!

강현의 모습이 순식간에 점이 되어 사라지고 나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일연 대사는 자신이 한 일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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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7장 - 흑암의 마왕 비스모데움 (3) 19.10.29 36 0 12쪽
48 7장 - 흑암의 마왕 비스모데움 (2) 19.10.29 24 0 13쪽
47 7장 - 흑암의 마왕 비스모데움 (1) 19.10.29 31 0 10쪽
46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9) 19.10.16 29 1 12쪽
45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8) 19.10.16 24 0 12쪽
44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7) 19.09.15 41 2 15쪽
43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6) 19.09.12 48 1 12쪽
42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5) 19.09.11 44 2 13쪽
41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4) 19.09.09 51 2 11쪽
40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3) 19.09.08 52 2 12쪽
39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2) +1 19.09.05 53 2 12쪽
38 6장 - 215차 마계 원정대 (1) +2 19.09.03 74 2 13쪽
37 5장 - 새로운 규칙 (10) +1 19.09.01 61 2 14쪽
» 5장 - 새로운 규칙 (9) 19.08.30 62 2 13쪽
35 5장 - 새로운 규칙 (8) +1 19.08.29 86 2 11쪽
34 5장 - 새로운 규칙 (7) +1 19.08.21 75 2 12쪽
33 5장 - 새로운 규칙 (6) +2 19.08.19 78 3 11쪽
32 5장 - 새로운 규칙 (5) 19.08.18 93 2 12쪽
31 5장 - 새로운 규칙 (4) +3 19.08.16 97 1 13쪽
30 5장 - 새로운 규칙 (3) 19.08.02 9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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