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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용병으로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낭만습격단
작품등록일 :
2020.09.01 17:44
최근연재일 :
2020.10.15 21: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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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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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
글자수 :
187,546

작성
20.10.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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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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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28화 우연의 일치

DUMMY

*********


라가 살루드의 펜트하우스.


마르티노는 자신의 미간을 지긋이 누른 체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파라드 유통창고의 폭발 소식을 막 전해 듣던 참이었다.


“우리측 인명 피해는 없었고?”


마르티노의 물음에 옆에 서 있던 베네토가 입을 열었다.


“네. 여기 로즈양이 아니었으면 저흰 모두 먼지가 돼버렸을 겁니다.”    

“그래. 참 다행이군.” 


깊게 안도하는 듯한 그의 목소리와는 달리 마르티노의 표정은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오로지 그의 안중은 물류 창고에서 벌어진 막대한 손실에만 쏠려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콸~ 콸콸~


거친 소리를 내며 위스키가 술잔을 가득 채워나갔다. 과음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마르티노였지만 맨정신으로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착.


술잔이 놓인 유리 테이블 위로 한 장의 사진이 날아들었다.

샤발로 보이는 조직원들과 함께 서 있는 유진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마르티노가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 소파에는 아이다가 팔짱을 낀 체 가만히 앉아있었다. 


“이번 물류창고 사건도 이자가 벌인 짓이에요. 샤발은 그저 들러리 역활이었죠.”


탕!!


마르티노는 유리 테이블을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분노로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멍청한 샤발놈들! 자신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모른단 말인가?! 골이 비어도 한 참 빈 새끼들이야!!”   


열변을 토하는 마르티노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이다의 얼굴에서 피식 미소가 떠올랐다. 비웃음이 섞인 웃음이었다.


‘흥. 자신도 속았다는 사실을 알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으려나?’    


아이다는 헛기침을 하며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르티노는 심각해진 얼굴로 위스키를 벌컥 들이켰다.


“이 망할 동양놈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우리 조직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가?” 


또 한 장의 사진이 마르티노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어느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이야기를 주고받는 유진과 조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거기 약간 재수 없어 보이는 금발 머리 남성.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    


마르티노는 아니다가 내민 사진을 들고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놈도 처음 보는 얼굴이야.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데?”

“판지라 공권력을 쥐었다 폈다 하시는 분들이 정보가 이렇게 느려서야 되겠어요? 조엘 에저튼. 메델린 첩보부 마르셀라 지부장이에요.”


마르티노는 심장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첩...보부?!”


바르코 마피아들이 아무리 도시의 공권력을 틀어쥐고 있다고 하지만 지역 경찰과 부패한 정부 헌병대가 고작이었다. MSS(마르셀라 국가 보안부)도 아니고 메델린 첩보부라니 스케일이 커도 너무 컸던 것이다.


게다가 바르코 조직은 해방 전선 수뇌부와 은밀한 거래까지 하고 있었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르티노는 쉽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 잠깐! 마르셀라 지부장은 대니 콜린스로 알고 있는데?!”

“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첩보부 내부에서 인사개편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확실한 것은 이 남자가 현재 메델린 첩보부 지부장이라는 사실이죠.”


아이다는 볼파스에 일어난 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혹여나 아민박사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이 동양인 남자는 메델린 첩보부와 깊은 유착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이 남자가 갑자기 물류창고를 폭파한 이유가 뭐죠?”

“그.... 글쎄? 로즈. 자네는 왜 그게 궁금한 거지?”

“이 동양인 남자의 진짜 목적을 알아내야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죠. 이 자를 처리하는 것이 제가 맡은 일 아닌가요?”

“흠, 그거야 그렇다만.”


마르티노는 위스키가 담긴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머뭇거렸다. 


“우리 바르코 패밀리는 예전처럼 삼류 범죄집단이 아니야. 자네 머릿속에 떠올리는 그런 건 전혀 없어. 우린 모두 합법적인 사업만 운영한다네.”

“흐음~ 뭔가 걸리는 구석이 전혀 없으시다?”


가늘게 눈을 치켜뜬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마르티노를 가만히 응시했다. 


찌이이잉~ 지잉~


그때 휴대전화의 진동음이 울려 퍼졌다. 


“아, 죄송해요. 전화기 끄는 것을 깜박했네요.”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그녀의 눈빛이 평상시처럼 되돌아가자 마르티노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탁.


아이다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로 아무렇게 던져놓으며 소파 뒤로 어깨를 파묻었다.


“첩보부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뭔가 큰 건수가 있다는 건데.. 놈의 꿍꿍이를 파악할 수 없으니 골치가 아프군요.”

“....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자네는 블랙이니까 어떻게든 일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지 않겠나?”


빈 술잔을 집어 들던 아이다는 넓은 거실 사이에 마련되어 있는 미니바에 눈길을 돌렸다. 


“여기 보드카도 있나요?”

“보는 눈이 좋군. 그레이 구스(Grey Goose)라네. 예전에는 상류층들만 즐기던 술이지. 한 번 맛보겠나?”

“네. 물론이죠.”


아이다는 자연스럽게 미니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이이잉~!!


테이블 위에 올려둔 아이다의 스마트폰이 다시 올렸다. 문자 메시지가 들어온 것이다.


근처에서 대기하던 베네토는 힐끔 눈길을 돌리며 아이다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이미 바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그녀는 테이블에 올려 둔 자신의 휴대폰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베네토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음?!”


잠시 스마트 폰에 나타난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빠르게 읽어 내려가던 베네토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


.

.

.


판지라 다운타운. 

델 노르테 거리(Del Norte .st)


카페와 바 그리고 유흥시설이 즐비한 이곳은 판지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핫플레이스이다.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거리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정신없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저벅. 저벅.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많은 인파 사이로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코트의 옷깃을 빳빳하게 세운 한 중년 남자가 네온사인의 비가 내리는 델 노르테 거리를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다.


남자는 근처 사거리 신호등에 멈췄다.


치익!


코트 입은 남자는 라이터를 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신호등의 불빛이 녹색으로 바뀌었지만 남자는 길을 건너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키릭..


시동을 끈 차 안에서 험상궂은 남성이 뒷좌석으로 고개를 돌렸다.


“형님. 확인됐습니다.”


뒷좌석에는 바르코 마피아의 언더보스인 베네토가 앉아 있었다. 검은 가죽장갑을 낀 그의 손에는 장전된 MAC10 기관단총이 들려 있었다.


“팔자 좋아. 이 염병할 새끼들. 우리 창고를 그렇게 개작살 내놓고 감히 술을 빨고 있어?” 


베네토는 피가 거꾸로 치솟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이다의 휴대폰에서 확인한 메시지는 델 노르테의 한 술집에서 샤발 조직원들이 회동한다는 소식이었다.


블랙의 정보를 훔쳐보았다고 마르티노에게 질책을 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 일이었다. 조직의 2인자로써 이번 일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순 없는 일이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선을 넘나드는 시건방진 원숭이 놈들에게 위계질서를 명확하게 각인시켜 줄 필요성이 있었다.


털컥!!


베네토가 차 안에서 내려서자, 동승한 몇몇 조직원이 동시에 차 문을 열고 나왔다.  


철컥!! 철커덕!!


뒤쪽으로 줄지어 서 있던 3대의 검은 세단에서도 코트를 차려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내려섰다. 언뜻 봐도 열댓 명은 넘어 보이는 인원이었다. 


그들은 화려한 조명의 어느 클럽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어엇!!”


클럽의 복도에서 한창 술을 옮기던 웨이터가 그들의 등장에 놀라며 쟁반을 떨어트렸다.


와장창!! 퍼억!  


술병과 유리컵들이 와르르 깨지며 카펫을 흥건하게 적셨다. 


“모두 꺼져.”


아슬아슬한 짧은 치마에 굽 높은 하이힐을 신은 클럽 여성들이 두 손으로 입을 꾹 막으며 그들을 지나쳐 갔다. 


철컥!!


좁은 복도를 지나 화려하게 치장된 문을 열자 클럽의 거대한 홀이 나타났다. 중앙 스테이지를 기준으로 7~8인용 원형 테이블들이 듬성듬성 늘어서 있었다.


샤발조직이 이곳을 통째로 전세를 냈는지 일반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허름한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있는 전형적인 샤발 조직원들의 모습이었다.


터벅.. 터벅.. 터벅..


코트를 입은 바르코 마피아 열댓명이 일렬로 주욱 늘어섰다. 

이상한 낌세를 느낀 샤발 조직원 한 명이 뒤를 돌아보았다.


“어? 어엇!”


그 순간 바르코 마피아들은 코트 속에 감춰둔 총기를 빼 들었다. 소드오프 샷건, MAC-10, MP5K 등 모두 휴대가 용이한 자동화기들이었다.


투콰콰콰쾅!! 투콰콰쾅!!


일렬로 늘어선 조직원들의 총구에서 맹렬한 불꽃이 쏟아졌다.


퍼퍼벅! 퍼벅!!


무방비 상태로 앉아있던 샤발의 조직원들이 피투성이로 변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퍼억!! 퍽퍽!!


테이블이 뒤집어지고 터져나간 조명에서 푸른 스파크가 일어났다. 중앙에 설치된 대형 미러볼이 무대 바닥을 박살 내며 떨어져 내렸다. 


단 몇 분 만에 클럽의 메인 홀은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곳곳에서 비명과 끊어지는 듯한 신음이 들려왔다.


수십 명의 샤발 인원이 모여있었지만 단 한 명도 저항하지 못했다.    


“벌레 같은 새끼들!!”


베네토는 아직도 속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시원하게 가래침을 내뱉으며 메인 홀을 빠져나갔다. 


털커덕!! 


베네토는 다시 차량의 뒷좌석에 올라탔다. 그 난리가 있었지만, 주변 어디서도 사이렌 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가자.”


베네토의 명령에 바르코 마파아들의 세단은 유유히 델 노르테 거리를 빠져나갔다.


차량의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베네토가 즐겨듣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한 부분이었다. 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물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자신의 수하가 지포 라이터를 켜며 불을 붙여주었다.


“후우...”


베네토는 담배 연기를 깊게 내뿜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던 분노가 조금씩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오히려 잘됐다. 언젠가 한 번 손을 봐줬어야 했던 놈들이다.


베네토의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들이 지나치고 있던 그 순간 차량이 거친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급하게 멈춰 섰다.


끼이이익!!


몸을 들썩이던 베네토를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너 이 새끼 운전 똑바로 못해?!” 


운전대를 붙잡은 남자는 놀란 표정으로 베네토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보스! 기, 길이 막혔습니다!”

“젠장. 이런 대로에 길이 왜....”


차량의 앞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던 베네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웬 보병 장갑차 두 대가 차선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었다. 


차선을 가로막은 장갑차에 마피아들의 차량이 멈춰서자 무장한 군인들이 우르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바르코 마파아들의 세단을 에워쌌다.


“씨발 뭐야? 뭐?”

“이건 또 뭐 하는 새끼들이야?


조직원들은 당황하며 욕설을 내뱉었지만 섣불리 차량 밖으로 내리려는 사람은 없었다.  


장갑차에서 정면으로 내비치는 눈 부신 헤드라이트 안으로 누군가 베네토의 차량으로 걸어 들어왔다.


똑.똑.


남자는 차량의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렸다. 


찌이이이잉~


검게 선팅 된 창문을 내리자 푸른 눈을 가진 금발의 남성이 베네토의 눈에 들어왔다. 

하늘거리는 바캉스 셔츠에 입 끝에는 가느다란 담배가 간신히 물려있었다.  


“이야. 살벌하군. 전부 시커멓게 차려입고 어디 장례식장이라도 다녀오나 봐?”


비아냥 대는 듯한 금발 남성의 말투에 베네토가 눈에 힘을 잔뜩 주며 소리쳤다. 


“당신 뭐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금발머리 남성은 빙그레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잘 알지. 판지라의 바퀴벌레들 아니신가? 아, 그리고 내 소개가 늦었군. 첩보부에 조엘 에저튼이라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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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다가오는 위협 +4 20.10.10 1,044 21 11쪽
32 32화 칼리니움의 행방 +5 20.10.09 1,120 19 12쪽
31 31화 교란 +3 20.10.08 1,167 20 12쪽
30 30화 진정한 내부의 적 (2) +5 20.10.07 1,137 18 12쪽
29 29화 진정한 내부의 적(1) +1 20.10.07 1,132 17 11쪽
» 28화 우연의 일치 +3 20.10.04 1,181 18 12쪽
27 27화 블랙(3) +1 20.10.03 1,172 20 11쪽
26 26화 블랙(2) +5 20.10.02 1,187 20 11쪽
25 25화 블랙(1) +5 20.10.01 1,275 21 11쪽
24 24화 명분 +2 20.09.30 1,278 18 11쪽
23 23화 바르코 마피아 +11 20.09.29 1,349 22 12쪽
22 22화 바퀴벌레와 현지인 +1 20.09.28 1,378 21 12쪽
21 21화 배틀 프레임 +6 20.09.27 1,326 23 12쪽
20 20화 암시장 +5 20.09.26 1,376 23 12쪽
19 19화 군사고문 루슬란 +9 20.09.25 1,366 22 14쪽
18 18화 함정 +7 20.09.24 1,380 21 15쪽
17 17화 R. S. 제단 +1 20.09.23 1,363 22 11쪽
16 16화 잠입작전(3) +3 20.09.20 1,370 23 11쪽
15 15화 잠입작전(2) +2 20.09.19 1,351 24 10쪽
14 14화 잠입작전(1) +1 20.09.18 1,402 23 11쪽
13 13화 내부의 적 +2 20.09.17 1,402 24 11쪽
12 12화 공중 타격대 +3 20.09.16 1,455 25 11쪽
11 11화 합류 +1 20.09.13 1,459 23 12쪽
10 10화 사냥. 적자생존의 법칙 +1 20.09.12 1,526 20 12쪽
9 9화 추격자 (2) +3 20.09.11 1,461 21 10쪽
8 8화 추격자 (1) +4 20.09.10 1,599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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