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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용병으로 돌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낭만습격단
작품등록일 :
2020.09.01 17:44
최근연재일 :
2020.10.15 21: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62,812
추천수 :
983
글자수 :
187,546

작성
20.09.16 17:25
조회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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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1쪽

12화 공중 타격대

DUMMY

*********


탁.. 타탁..


피워올린 모닥불에서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유진 일행은 반군 추격대를 따돌리며 정글의 한 동굴 안에 피신 중이었다. 주변 지형을 잘 아는 얀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런 요충지는 쉽게 발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유진과 얀테는 모닥불 가까이 앉아 있었고, 아이다는 멀찌감치 떨어져 동굴 밖을 말없이 내다보고 있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첩보부에서 제공한 전술지도를 들여다보던 유진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세어 나왔다.


“연락 두절이라... 결국, 조엘의 정찰팀은 반군에게 사로잡혀 버린 건가?”


에디는 유진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얀테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정보가 잘못됐대요. 저 지점은 은신처가 아니라 반군 매복지였어요.”


유진의 눈살이 크게 찌푸려졌다.


“정보를 너무 맹신했군. 첩보부 CP(상황실)와 통신은 어떻게 됐어? 조엘이 행방불명 상태라는 건 알고 있는 거야?”

“반군에게 공격당하던 와중에 무전기가 고장 나 버렸어요.”

"그거 문제로군."


유진은 자신의 GPS 손목시계를 힐끔 쳐다보았다.


"1시간마다 정시보고였나? 첩보부 CP와 교신이 끊긴 지 5시간 정도 흘렀군."


일반적으로 정찰팀은 주기적으로 본부와 연락을 유지해야 한다. 갑자기 교신이 끊겨버리면 작전 본부는 긴급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인지하고 조기에 구출 팀을 파견시키기 때문이었다.


유진은 고개를 돌려 쟈과르 대원들의 상태를 다시 한번 체크했다. 6명의 대원 중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게다가 상태가 심각한 중상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진은 잠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저격수에게 획득한 GPS를 통해 반군의 은신처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증원군을 기다릴 여유까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포로를 구출할 확률은 점점 희박해지기 때문이었다. 만일, 포로의 위치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순간 드넓은 정글에서 그들의 모습을 영영 못 볼지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재 전투 인원도 적은 데다, 탄약도 거의 다 떨어진 상태. 구출 작전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던 유진의 시선이 테즈에게로 향했다. 그는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넋 나간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유진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번뜩 스치며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테즈. 너도 첩보부 소속 아니야?”

“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심지어 뛰어난 현장 요원이지.”

“첩보부에서 공중 타격대가 대기 중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 그들을 끌어들이면 되겠군!”


멀찌감치 서 있던 아이다가 유진의 말에 불쑥 끼어들었다.


“공중 타격대는 반군 은신처에서 '아스민 마지드' 라는 인물이 실제로 확인 돼야 가동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테즈를 통해 아스민 마지드를 발견했다는 거짓 보고를 작전 통제실에 흘리는 거지. 그리고 타격대를 동원해 놈들의 은신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선배. 우리의 목적은 아스민 마지드라는 인물을 사로잡기 위함이지 첩보부 포로나 구출하자고 온 게 아니라고요.”


유진은 잠시 할 말이 없어졌다. 그녀는 항의하듯 말을 이어갔다.


“공중 타격대도 어찌 보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야. 조엘의 구출 작전에 타격대를 다 써버리면 아민은 무슨 수로 잡아들이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건가요?"


마치 찬물을 끼얹듯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아버렸다.


조엘이 붙잡힌 반군 캠프는 은밀하게 숨겨진 군사시설인 뿐. 목표물인 아민의 은신처가 아닐 가능성이 컸다. 애초에 공중 타격대도 아민을 포획하기 위해 편성된 전술 자원이니 그녀의 말이 합당하게 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차갑게 치켜뜬 그녀의 눈동자를 응시하던 유진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틀린 말은 아니야. 하지만 조엘까지 내 꼴로 만들 순 없잖아. 안 그래?”

"칫!"


그녀의 붉은 입술이 얇게 뒤틀렸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 보였지만 아이다는 고개를 돌려 동굴 밖을 성큼성큼 걸어 나가 버렸다.


뭔가 이야기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얀테가 잠시 유진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에디는 평온하게 눈을 감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 쓰지 마요. 얀테. 저건 누나의 긍정적 표현이에요. 아니면 보통 주먹부터 날아오거든요.”

“....에디. 쓸데없는 부분까지 통역하지 마.”


유진은 다시 전술지도에 손을 올렸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얀테. 당신은 부상당한 대원들과 함께 비상 집결지로 이동하세요. 그곳에서 작전본부의 구출 팀과 합류해 중상자들을 후송하는 겁니다."


얀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은 블레이드 안테나가 장착된 위성전화기를 테즈에게 내밀었다.


“테즈. 넌 이걸로 첩보부 라인에 접속을 시도해 봐. 우리가 알아낸 반군 은신처의 위치 정보를 넘겨주면 아마 첩보부 놈들이 크게 기뻐하겠지.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이번 작전의 성패는 테즈 너에게 달렸다고.”

"나? 바로 나 말이야?"


시큰둥 한 표정을 짓고 있던 테즈의 눈동자가 반짝거리며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쏙 빼놓고 작전 계획을 짠다는 것 자체가 썩 마음에 들지 않던 차였다.


“후~! 그렇지! 이제야 주연을 알아보는군. 뭐든 말만하라고!!"


테즈는 호탕하게 웃으며 위성 전화기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가볍게 몸을 추스르던 유진이 산탄총을 집어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대충 정리가 된 것 같군. 바로 움직이자고.”


에디가 동그랗게 눈을 뜨며 유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어! 형! 난 어디에 붙어먹을지 아직 못 들었는데?”

“뭘 자꾸 붙어먹어? 스파이 짓 다 들통난 거 몰라? 넌 이제 첩보부에 걸리면 곧장 감옥행이야.”


에디는 유진의 뒤를 쪼르르 따라나서며 천진한 미소를 떠올렸다.


“하! 그게 내가 바라던 거라고요. 역시 나 같은 엘리트 전투원은 통역 따위 안 맞아."

“.... 난 이게 정말 잘하는 짓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유진 일행이 동굴 밖을 빠져나가자 얀테는 현재 시각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유진의 판단처럼 부상당한 대원들을 먼저 챙기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지금 시간이라면 충분히 작전 본부의 구출 팀과 합류할 수 있었다.


“고마워요. 친구.”


얀테는 두 손을 모으며 동굴을 빠져나가던 유진 일행을 향해 인사를 보냈다.


“어이, 거기 젊은 형씨.”


얀테가 테즈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유진이 건네준 위성전화기를 들고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혹시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 이용해봤어? 몇 번이더라?”

“..........?”


.

.

.


투툭... 툭.


음산한 그림자로 뒤덮인 산등성이 밑으로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곧 세찬 소나기가 내릴 것 같았다.


철퍽... 철퍼덕..


반군 정찰팀이 산자락 주변을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흩날리는 빗줄기로 인해 모랫바닥은 모두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수풀에 숨죽이며 엎드려 있던 유진은 반군 정찰팀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멈춰서서 주변을 탐색하거나 세밀하게 흔적을 찾지 않는 거로 봐서는 단순한 감시 패트롤 같았다.


‘아직 발각되지 않은 것 같군. 다행이야.’


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일 기지 주변으로 접근하던 일행이 누군가에게 발각되었다면, 반군 패트롤의 행동은 지금과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주변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조엘의 정찰팀이 발각된 후 기지 주변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져 있었다. 반군 정찰팀의 기척이 멀어지자 유진은 관측용 단망경을 꺼내 들었다.


제법 굵어진 빗방울이 그의 머리 위로 후두둑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런.. 단순한 은신처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대대급 전진기지로군.’


단망경을 들여다보던 유진의 미간에 그림자가 짙어졌다.


항공 정찰이 불가능한 캐노피 아래 대규모 군사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막사와 야전병원은 물론이고 레이더 통신 시설까지 갖춰진 이곳은 확실히 단순한 게릴라 캠프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봐. 거긴 어때 보여?”


유진이 연결된 무전 리시버에 대고 말하자 한 템포 뜸을 들이는 듯한 아이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음, 여기서부터는 유료 결제인데. 어떻게 하실래요?”


유진은 멀리 올려다보이는 산등성이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자리잡은 대략적인 위치였다.


유진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돌아가면 시원한 맥주로 한턱내도록 하지.”


끼릭...


아이다는 음습하게 그늘진 산비탈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M110A1위에 올려진 저전력 스코프의 배율을 조절하고 있었다.


“좋아요. 제 몸값 비싼 거 아시죠? 돌아가면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을 거야.”


가볍게 대답하는 목소리와는 달리 조준경을 들여다보는 그녀의 눈빛은 진지해 보였다.


“선배. 첩보부 애들 공중 타격팀이 언제쯤 도착한다고 했죠?”

“테즈가 현재 기지의 좌표를 잘 전달했다면... 대략 1시간 후 도착할 거야.”


끼리릭...


그녀가 들여다보던 스코프의 흐릿한 초점이 잡히면서 한 금속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구조물 전체가 위장막으로 잘 가려져 있었지만, 아이다는 시설물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SU-SAM IV 마이크로 지대공 방공시설이에요. 이제 곧 첩보부 타격대가 풍선처럼 터져나가는 꼴을 볼 수 있겠네요."

“뭐?! 그건 레스코바 측 장비잖아?! 공산국의 최신 무기가 어째서 저런 곳에 있는 거지?”


단거리 기동력까지 갖춘 SU-SAM IV 지대공 유도무기는 최신의 레이더와 정밀한 광학 추적 장비를 장착하고 있어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화력과 명중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공격 헬기가 주류를 이루는 첩보부 공중 타격대는 4세대 지대공 방공시설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게 불 보듯 뻔했다.


“젠장! 공중 타격대도 이렇게 요새화된 기지라고 예상하지 못할 거야.”

“알게뭐죠? 전 여기 앉아서 화려한 불꽃놀이나 구경해야겠네요.”

“아이다. 비이냥 거릴 시간 없어. 작전 변경이다.”


어렴풋이 미소를 떠올리던 그녀는 무전에 대고 입을 열었다.


“그럼 선배. 이건 맥주로는 어림도 없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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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블랙(2) +5 20.10.02 1,187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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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명분 +2 20.09.30 1,278 18 11쪽
23 23화 바르코 마피아 +11 20.09.29 1,349 22 12쪽
22 22화 바퀴벌레와 현지인 +1 20.09.28 1,378 21 12쪽
21 21화 배틀 프레임 +6 20.09.27 1,326 23 12쪽
20 20화 암시장 +5 20.09.26 1,376 23 12쪽
19 19화 군사고문 루슬란 +9 20.09.25 1,366 22 14쪽
18 18화 함정 +7 20.09.24 1,380 21 15쪽
17 17화 R. S. 제단 +1 20.09.23 1,363 22 11쪽
16 16화 잠입작전(3) +3 20.09.20 1,370 23 11쪽
15 15화 잠입작전(2) +2 20.09.19 1,351 24 10쪽
14 14화 잠입작전(1) +1 20.09.18 1,402 23 11쪽
13 13화 내부의 적 +2 20.09.17 1,402 24 11쪽
» 12화 공중 타격대 +3 20.09.16 1,456 25 11쪽
11 11화 합류 +1 20.09.13 1,459 23 12쪽
10 10화 사냥. 적자생존의 법칙 +1 20.09.12 1,526 20 12쪽
9 9화 추격자 (2) +3 20.09.11 1,461 21 10쪽
8 8화 추격자 (1) +4 20.09.10 1,601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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