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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백수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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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1126
작품등록일 :
2021.01.04 23:26
최근연재일 :
2021.03.25 20: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5,372
추천수 :
140
글자수 :
366,131

작성
21.01.0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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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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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소환 당했다 (3)

DUMMY

사람들이 북적 거리는 한 식당 여행 첫날 배고픈 끼니를 채우기 위해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을 들어갔다.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줘?”


“마력이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마나를 간섭해 자기의 힘으로 변화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다루고 속성을 부여하고 변화하여 쓰는 게 ‘마법’ 이라는 것입니다.”


“그 마력으로 몸을 강화 하는 것도, 그 마나라는 것을 내가 간섭해 신체능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거야?”


“물론입니다.”


“내가 있던 세계에서는 신체를 강화하려면 운동을 한계점에 다다를 때까지 하면 일반 사람보다 약간 강해지는데, 여기선 마력으로 신체능력도 올릴 수 있단 말이지? 좋아.”


“용사님 의욕이 엄청 나시네요. 저도 뿌듯합니다. 그러니 내일부터 당장 시작하시죠!”


“좋아! 내일부터 최강의 사나이를 향해!”


어느 순간 내 옆에서 밥을 먹고 있던 중년의 남성이 우리를 응시했다. 그 남성은 갑주를 입고 있어도 거구에 대포알 같은 어깨와 코끼리 같은 허벅지가 나를 움츠려 들게 하고 있었다.


“뭐? 저런 보지도 못한 옷에 마력이란 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용사라고?!”


일순간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켰다. 그 거구의 남성은 숟가락을 내려놓은 채 나에게 다가왔다.


“어이 애송이 네가 용사라고? 마왕이 퇴치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 무슨 용사야! 말 좀 하시지. 벙.어.리.야.”


뭐 아까의 엘리쉬의 말처럼 마력이란 권능을 다룰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이들 앞에서는 난 그냥 평범한 범인일 뿐.

나는 최대한 몸을 움츠렸다.


‘그래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자, 그것만이 살길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엘리쉬가 갑자기 음식이 차려져 있던 식탁을 두 손으로 치면서 일어났다.



“지금 용사님에게 무슨 말씀이세요! 무례하기 짝이 없군요! 용사님도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고 대답 좀 해봐요!”


이 주옥같은 엘리쉬의 말은 무엇인가? 말을 안 하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하던데 이 나를 먹이려고 하는 것 인가?


‘엘리쉬 제발 일을 크게 만들지 마. 난 아직 더 살고 싶다고!’


“하하! 용사주제에 이런 소녀 같은 여자에게서나 도움이나 받고. 어이 계집! 나 ‘아볼드’ 랑 같이 다니는 게 어때?”


“뭐라고요! 저보고 계집이라고요?”


그렇지만 엘리쉬는 지금의 자기의 명분을 자각하듯이 이내 잠잠해졌다. 그 순간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아볼드라고? 그 모험가 길드에서 B랭크 아볼드?”


“맞아! 저 거구를 보면 확실해. 실질적으로는 B급이지만 마왕이 있기 전까지는 A랭크부터 마왕을 토벌 할 수 있는 실력들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B급만 되도 거의 모험가 길드에서는 실세이지!”


“하지만 상대는 용사라고 했다고! 이거 오늘 밤은 둘 중 하나는 피를 보겠구먼.”


많은 사람들이 저 거구에 대해서 많은걸 알고 있다. 분명 평범한 실력자는 아닐 거 같다.

하지만 나 역시 27년 동안 인생을 헛되게 살아 온 것은 아니다. 드디어 인생의 짬밥이라는 것을 보여 줄 차례다.


“엘리쉬 조용히 하고 있어 내가 이 녀석과 담판 짓고 올게!”


“역시 용사님! 믿고 있었다고요!”


나는 크게 외치며 식탁 위로 올라가 아볼드를 내려다보았다.


“아볼드! 너에게 아직 맛보지 못한 패배를 보여주마!”


“아니 용사님 그렇다고 식탁 위는 왜 올라가세요!”


“엘리쉬 잘 들어! 누가 나를 위에서 내려 보는 것을 싫어하거든!”


식당에 분위기는 나의 한마디로 콜로세움을 방불케 했다. 일단은 식당 안의 분위기를 내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게 급선무였으니까 말이다.


“나는 저 용사라는 놈에게 걸겠어!”


“무슨 소리 누가 봐도 승리는 정해져있는데! 아볼드지, 아볼드!”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아볼드! 밖에서 승부를 보자. 누가 먼저 들어오는 지 잘 지켜보라고!”


나의 대담함의 아볼드의 표정은 어리둥절하였지만, 역시 덩치에 맞게 그의 걸음걸이는 이미 약속된 승리의 몸이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다니.”


당연히 엘리쉬는 나와 아볼드가 식당 밖으로 나갈 때 따라오지 않았다. 그냥 앉아서 지켜보기만 했다. 정말로 밉상이다 일은 자기가 다 만들어 놓고서는. 그래도 이미 내 계산에는 엘리쉬는 없었으니 별 상관없다.


슉슉!

나는 몸을 풀기 위해 스텝을 밟으며 쉐도우 복싱을 하기 시작했다.


“어이 권투사였던 것이냐? 좋다. 너 정도야 무기도 없이 상대 해줄 수 있지. 자, 간다!”


아볼드는 그 육중한 거구로 나를 향해 달려왔다. 거구라 하지만 스피드는 마치 코끼리가 한 마리의 들소처럼 달려오는 느낌이었다.


“잠시! 스톱! 스톱! 금화 세 장 어때?”


엘리쉬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세계의 경제관념에 대해 모른다고 나에게 한 푼도 따로 안주고, 자기가 여행의 자금을 관리하겠다고 반강제로 고했다.

어쩔 수 없이 아까 성에 나오기 전 엘리쉬에 짐을 몰래 열어보았더니 금화가 떡 하니 있어 마음의 양심은 찔렸지만, 그것도 잠시.

나에 의지도 없이 소환한 대가를 생각한다면야······. 몰래 훔쳤다.

뭐 이러려고 한 것은 아닌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볼드가 주먹을 쥐며 분노를 자아냈다.


“지금! 이 신성한 결투를 더럽힐 셈이냐!”


“아니! 금화 다섯 장!”


죽일 기세로 달려들었던 아볼드의 표정이 잠시 느슨해졌다. 곰곰이 생각 하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거 하나 뿐이다. 만국공통 돈 앞에 장사가 어디 있겠느냐?


“아······.”


“좋아 금화 열장!”


“좋다. 용사여! 부끄럼 없는 결투였다.”


실패할거라는 생각은 안했다. 엘리쉬에게 들었듯이 모험가들은 최종목적은 의뢰를 통해 부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돈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볼드와 함께 걸어 나갔다.


‘하······. 몰래 훔치길 잘했다.’


식당 바로 옆 골목에서 숨 막히는 교섭을 벌이고 아볼드 와 함께 남자의 향기를 풍기며 당당히 식당 문을 박차 열었다.


“아니 아볼드가 허름한 옷을 입은 남자 뒤에서 오고 있어”


“둘 다 상처도 없이 깨끗해!”


“이 바보야! 아볼드도 인정했다는 거지. 저 자칭용사라는 남자의 강함을. 사나이 대장부들의 싸움이니 분명 상처가 없어도 무언가는 일이 벌어졌다는 거지!”


직접 보지 않은 소문은 와전되기 마련이다. 또한 와전이 되어 사실처럼 굳혀진다. 식당안 사람들은 나와 아볼드 둘 동시에 찬양하기 시작했다. 멋진 결말이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싸움. 굳이 승자를 따지면 애송이에서 대단한 사람이라는 호칭을 얻은 바로 ‘내’가 승자인 것이다.


“엘리쉬 많이 기다렸지?”


“용사님 혹시 제 짐에서 금화 보셨나요? 이상하게 개수가 다른 거 같은데······.”


나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혹시, 알아 차렸나? 근데 얘는 내 걱정은 안하고 돈부터 걱정하네? 나한테는 관심도 없네?’


갑자기 어디서 들은 얘기가 나의 뇌리를 스쳐갔다. 옅은 미소와 함께 엘리쉬를 바라보았다.


“엘리쉬 너무 돈에 연연하면 안 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그 금화를 누가 주어서 행복을 얻었다면 그게 더 멋진 일 아닐까?”


엘리쉬가 수긍하는 눈빛을 보냈다.


“용사님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휴······ 다행이다.’


또 한 번의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아볼드가 무서운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이름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멋진 결투였다. 다음에는 모험가 길드에서 만나자고!”


“하하하! 물론 좋은 결투였지 볼 수 있으면 또 보자고 사나이 아볼드.”



아볼드가 나가자 구국의 영웅을 환대하듯 나에게 엄청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찬양 받는 분위기가 이런 건가?

전의 세계에서도 시합을 이겨도 이런 환호와 갈채는 받아보지도 못했다.

그저 응원 속에 묻힌 함성 뿐. 처음으로 겪어보는 이 기분이 나를 취하게 만든다.

식당 안에 관중이라 표현해서 그 관중들에게 보답을 위해 엄지손가락으로 가슴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내 이름 박학준. 이 마을에 영웅이 될 사람! 기억해두라고!”


“오! 다들 저 박한준이라는 사내를 건배를 하자고!”


“건배”


“용사님을 위해 건배!”


누군가는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나는 분명 남자답지 않다고 비겁자 같은 평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살아가는데 비겁함, 속임수, 잔꾀야 말로 그 사람의 특출난 하나의 무기이다.

비겁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하고 확고한 결심이 필요하다.

속임수를 쓰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속이기 위한 빠른 두뇌놀림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잔꾀야말로 센스를 나타내는 것이라 이것 또한 타고 나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적당 선에 잘 활용만 한다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큰 무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뭐 그 비겁함 때문에 막강한 왕성마법사도 이겨 버렸지 하하하!’


엘리쉬와 나는 식사를 끝내고 당분간 지낼 숙소를 향해 식당을 나섰다. 이곳의 지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엘리쉬도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지냈다고 해서 한참 찾을 것 같은 예상이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너무나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걸음을 하지 않고 식당근처에 있는 곳을 찾았다.

허름하면서도 괜찮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그런 숙소였다. 막상 남여 단둘이 들어가니 분위기가 묘하다.


“방은 어떻게? 하나? 아니면 둘?”


뭐 남녀가 이런 밤 시간에 같이 숙소를 들어오면 누구나 다 한번쯤 예상은 할 것이다.

이미 앞에 연인이 뜨거운 눈빛을 하며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봐왔기에 분위기 또한 야릇하다. 하지만 그저 나에게 엘리쉬는 내 인생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해줄 단순한 지인 정도?

아직까지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계단을 올라가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용사님은 이 방 쓰세요.”


그렇게 허무하게 우리들의 첫날밤(?)이 흘러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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