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왜 물리학자들은 공리에 대해서 철학 하지 않는가?- ① 상식과 자연
파인만은 양자역학을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스스로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건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결국 마찬가지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 이유를 양자역학이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고요. 그렇다면 자연이 틀린 것일까요? 인간의 상식이 틀린 것일까요? 물론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의 상식이 틀린 것뿐입니다.
권위라는 표현을 쓰기엔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수학에서의 권위는 공리와 증명에서 나옵니다. 즉, 공리가 참이고 증명에 오류가 없을 경우 그 증명의 권위는 수학자들이 감히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럼 물리학에서의 권위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자연(현상)에 있는 겁니다. 즉, 자연이 인간의 기존의 상식이 틀렸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감히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상식 중에서 틀린 것을 찾아야 합니다.
관련해서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인간의 상식에 맞지 않는 자연현상의 대표적인 예는 파동-입자 이중성일 겁니다. 빛이 입자인가 파동인가의 논란은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전에도 있었는데 이중슬릿 실험으로 전자의 파동-입자 이중성이 확인되었죠. 결국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이므로 빛도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럼 어디까지 그런 파동-입자 이중성이 적용될수 있을까요?
현재 물리학계의 결론은 미시나 거시의 구분없이 물질들 간의 상호작용이 없을 경우 입자성을 잃고 파동성을 가지게 된다고 설명됩니다. 물론 인간의 상식에 맞게 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물질은 쉽게 또는 절대로 파동성을 가지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파동-입자 이중성과 관련된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역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고양이의 상태가 결정되어 있지 않아서 고양이가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 인간이 느끼기엔 상식적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나온 해석 중에 하나가 결 어긋남 해석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질량이 클수록 다른 것들과 상호작용을 더 잘하기 때문에 파동성을 갖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그런 결 어긋남 해석이 옳다고 하더라도 파동-입자 이중성이란 그 성질 자체는 여전히 비전공자나 물리학자들에겐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상대론은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광속이 왜 절대속도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상대론까지는 인간의 상식에 어느 정도는 부합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결국 상대론도 뉴턴이 구축했던 상식을 무너뜨린 것이고 뉴턴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상식을 무너트렸던 겁니다. 즉, 이전에도 이미 근거 없이 믿어온 상식들은 그 상식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자연현상적 권위에 무너져왔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지만 어떤 이론이 자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고 설명하지 못할 때 결국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저는 자연(우주)의 모든 현상들이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너무나 당연해서 설명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입자성을 가진 것들의 변화가 불연속이라는 것을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생각으로 인해 모든 자연현상이 제 상식으로는 당연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빛이 절대속도인 이유와 파동-입자 이중성도 저에게는 상식적이란 것이죠.
물론 제 글을 읽는 분들 중 대부분은 변화가 불연속이라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지도 않을 것이며 오히려 거부감이 더 클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제논의 역설이 틀렸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한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연속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면 무한개의 지점이 생기게 되는데 만약 무한개의 지점을 다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설명은 자체로도 변화가 불연속이라는것이 됩니다.
그런데 다 거쳐야 한다고 한다면 제논의 역설이 생기게 되죠. 사실 무한개의 지점이 존재할 경우 무한소란 개념때문에 움직이기 위해서 출발조차 불가능 하게 됩니다. 그런데 변화가 연속일 경우는 제논의 역설이 생기지만 불연속인 경우는 제논의 역설은 제기될 수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물론 저도 제논의 역설이 틀렸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변화가 불연속이란 의심을 하게 된 후 다시 접한 제논의 역설은 저에게 변화가 연속이 아닌 불연속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역설로 느껴지게 되었던 겁니다.
마찬가지로 제논도 근본적으로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고 말이죠. 그도 변화가 연속이란 것에 대한 의심을 해본 겁니다. 그 당시에도 거북이는 느림의 대명사였기 때문에 거북이를 역설에 등장시킨 것이고 말이죠. 결국 제논이 변화가 연속인지 불연속인지를 물었던 것이라면 그의 역설을 변화가 연속일때 정의가 가능한 시간이란 개념을 통해서 반박했다고 하는게 과연 옳은 반박일까요?
그런 반박은 제논의 역설을 단지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역설정도로만 취급한 수준의 반박인 겁니다. 물리학자들은 전자의 불연속 변화를 발견했을 당시에라도 제논의 역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봤어야 했던 겁니다. 현재 물리학계 뿐 아니라수학계, 근본적으로 철학계에서 제논은 궤변론자의 아이콘이죠.
결국 아이러니 하게도 정규교육을 더 잘 받은 사람일수록 변화가 불연속일 것이란 생각을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거시나 미시에 상관없이 변화가 불연속이라는 생각을 물리학자들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근 100년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의 결론은 결국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공리)가 바로 '물질(입자)의 변화는 불연속이다.' 라는 것이죠. 결국 자연은 그저 자연스러울 뿐입니다. 자연을 제대로 이해 못하게 만드는 상식이 부자연스러운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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