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10,229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5.10 17:00
조회
4,619
추천
61
글자
10쪽

34화: 학년 봉사활동 (2)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34화: 학년 봉사활동 (2)


“뭐, 그 둘이 다 해 먹겠데? 다른 초등학교 애들까지 거느리고?”


“그건 아니라고 봐. 석태건은 정태랑 아직 싸운 적이 없으니까.”


재웅은 심영진이 두 아이의 이름을 부를 때 뭔가 미묘한 차이를 두고 있음을 느꼈다. 애당초 끼리끼리 노는 경향이 강한 부류였거니와, 그가 만약 두 명 모두와 허물없이 지낸다면 굳이 그런 식으로 구분 지어 부를 필요가 없었다.


“나는 둘이 싸운 적이 있을 줄 알았는데? 초등학교때 안 싸웠단 말이야?”


“내가 6학년때 정태랑 같은 반이었는데 본인도 싸운 적이 없다고 했을뿐더러, 나도 걔가 석태건이랑 싸우는 건 한 번도 못 봤어. 걔 말고는 많이 싸웠지.”


“둘이 친해서 안 싸운 거 아니야?”


“글쎄, 그렇게 친하다는 느낌은 받은 적 없어. 그냥 서로 잘 만나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별 접점이 없었어. 석태건도 딱히 정태랑 친하게 지내려는 거 같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 누구야, 정대철이랑 많이 친했지.”


“그럼 석태건, 정대철 이 둘이 같이 몰려다니는 거네? 오정태는 둘이랑 딱히 같이 다니지는 않는 거고?”


“굳이 말하자면 석태건이랑 정대철이 6학년 때부터 인가? 우리 초등학교에서 약간 겉도는 면이 있었던 거 같아. 지금도 그 둘은 다른 학교에서 온 애들이랑 더 친하거든. 우리 학교에서 알고 지내던 애들은 주로 정태랑 같이 다니는 편이야.”


‘파벌이 그런 식으로 갈려 있었군. 그냥 끼리끼리 다같이 어울려 다니는 줄 알았건만.’


오랜만에 자신이 잘 아는 주제가 나와서 그런 건지, 심영진은 쉴 틈 없이 말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다른 초등학교 출신 애들은 처음부터 석태건 파벌에 들어가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고 했다.


“진짜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만 해도 거의 우리끼리 몰려다녔거든? 다른 학교애들은 지들끼리 몰려다니고. 근데 어느 순간부터 다 석태건, 정대철 얘네랑 같이 다니기 시작하더라. 이후에는 우리 학교 다닌 애들 중에 정태하고 별로 안 친했던 놈들이 합류했다고 들었어.”


“그럼 김규홍도 오정태하고는 친하지 않은 모양이네?”


“문진규가 정태랑 친하니까. 너도 그때 봤잖아, 아니지, 네가 그 강찬우인가 걔 패고 있을 동안, 문진규가 우리 교실에 들어와서 김규홍 깠었어. 김규홍은 그 이후로 사실상 애들 눈 밖에 났다고 봐야지. 적어도 삼산초등학교 애들 사이에서는 말이야.”


재웅은 심영진의 삼산중 파벌 강의를 나름대로 열심히 들어주었다. 어차피 앞으로 별 신경 쓰지 않을 이슈이긴 했지만, 이게 아니면 도저히 시간을 빨리 가게 할 방법이 없었다. 이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근린공원에서 쓰레기를 찾기란 보물찾기나 다를 바 없었고, 학교에서 배정한 봉사활동 시간은 터무니없이 많았다.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 쓰레기를 한참동안 찾아 헤매고 난 다음에야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모처럼의 자유시간을 얻은 학생들은 공원에 처음 당도했을 때와 같이 서로 신나게 떠들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신들만의 소풍을 즐겼다.


“재웅아, 음료수 마시러 갈래?”


“음료수?”


“어, 화장실 앞에 자판기가 있더라고. 내가 사줄게.”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여유를 즐기고 있던 재웅은 진성훈을 따라 공원 공중 화장실로 갔다.


“뭐 마실래?”


“그냥 너가 마시는 걸로 해. 나는 아무거나 마셔도 상관없어.”


“재웅아, 이따 끝나고 피시방 갈 거지?”


“그럼 가야지. 네가 피시방 쏜다고 했잖아.”


“그랬지. 오늘 너 피시방 가면 깜짝 놀랄 걸?”


“왜?”


재웅의 물음에 진성훈은 별안간 주변 눈치를 보더니 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그저께 저녁부터 계속 컴퓨터 켜놓고 네가 부탁한대로 캐릭터 키웠거든? 근데 어젯밤에 확인해보니까, 완전 대박났어. 진짜 최상급 아이템만 다 나왔던데?”


“아 그래?”


“어, 너도 확인해보면 진짜 기절할 거야.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생각에는 그 아이템 쓰지 말고 그냥 현질 하는 애들한테 팔아도 될 거 같아. 시세가 꽤 많이 나가던걸.”


오히려 재웅은 사고의 전환을 빠른 속도로 해내는 진성훈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저 좋은 아이템이 나왔다는 기쁨에 게임을 갈아타거나 할 줄 알았는데, 두번째 학창 시절의 진성훈은 재웅의 기억과는 상당히 다른 아이로 변한 듯 했다. 아님 원래 그랬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그럼 오늘 피시방 가서 거래 목록에 올려놓자. 거기서 나오는 수익은 대충 5:5 정도로 할까? 어떻게 생각해?”


“5:5 씩이나? 아냐, 난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아도 돼. 어차피 재웅이 네가 다 찾아낸 거잖아. 나는 그저 컴퓨터 켜놓은 거 말곤 한 게 없는 걸.”


“그럼 한 7:3은 어떻니? 내가 무조건 다 가질 수는 없어. 네가 컴퓨터를 켜놓지 않았더라면 결국 그런 아이템들도 건지지 못했을 거 아냐.”


진성훈은 그저 부가적인 수입을 얻는 거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듯 했다. 그는 재웅의 제안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기쁜 마음으로 동의했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의 종잣돈 마련에 있어 굉장히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거 같았다. 그때였다.


“재웅아! 오랜만이네!”


“어.. 안녕.”


“그 있잖아. 저번에 몇 번 마주쳤던···”


“알아, 민규··· 민규 맞지? 오랜만이다.”


재웅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 이는 이전 몇 번 마주친 적 있었던 조민규였다. 오버사이즈로 맞춘 교복을 입고 덩치와 맞지 않는 가방을 맨 그의 모습은 장혁규에게 한창 갈굼 당하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아, 인사해. 얘는 진성훈이라고 나랑 같은 반 친구야.”


“안녕, 성훈아! 난 조민규라고 해.”


“아, 안녕.”


진성훈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사실 어색하기는 재웅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조민규의 입장에서 따지자면 그를 아주 소 닭 보듯이 지나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두어 번 도와준 일 가지고 그렇게 까지 친해질 수 있을 거 같진 않았다.


또한 대화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애당초 1학년 선생님들 간에 합의된 휴식 시간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로 친했던 사이도 아니었으니 의미 있는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질리도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그들이 나눈 대화는 마치 팀플에서 처음 만난 학생들이 꺼낼 법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반장, 인원 다 파악했어? 뭐 일단 다 모인 거 같으니, 잘 들어라. 지금 1학년 인원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몇 개 학급씩 나눠서 다닐 거야. 우리는 아까 모인 순서대로 해서 8반, 17반하고 같이 다닌다.”


근린 공원 일대를 청소한 뒤, 각 학급들은 임의로 배정된 코스로 흩어졌다. 재웅은 또다시 의미 없는 청소로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전혀 친하지 않은 아이의 존재는 그를 더욱 성가시게 만들었다.


“이번에 중간고사 공부 많이 했어?”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근데 내가 많이 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어. 넌 많이 하고 있니?”


“나? 나도 모르겠다. 다니는 학원은 많은데 그냥 다니기만 하는 거라서··· 소설책 읽을 때는 집중이 잘 되는데 유독 교과서나 문제집만 보면 집중이 전혀 안되더라.”


“시험 잘 보려면 그 둘을 잘 봐야 할 텐데.”


재웅은 평소 아는 척도 안 하는 조민규와의 대화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세 학급이 같이 이동하기로 한 이후, 조민규는 다른 반 아이들에게 가지 않고 줄곧 재웅 옆에 붙어 있었다. 물론 8반 학생들은 재웅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으므로, 조민규의 행동에 대해 따로 뭐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뭐라 하고 싶은 사람은 재웅이었다. 그는 조민규가 던지는 영양가 없는 질문들에 답하느라 전날 수집한 정보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같은 반에 친구도 없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언제 어떻게 만날 지 모르는 이를 상대로 무조건 막말을 할 수도 없었다.


“민규야, 근데 너는 오늘 가방은 뭐하러 매고 왔어? 봉사활동 끝나고 바로 학원 가?”


“학원은 아닌데, 과외가 있긴 있어. 대신 이거 끝나고 바로 있는 건 아니야.”


“그럼 가방은 왜 메고 온 거야?”


“아, 나는 평소에 글 쓰는 걸 좋아해서 항상 공책을 들고 다니거든. 아이디어 같은 게 생각나면 틈틈이 메모해놓으려고.”


“그걸 감안해도 가방이 좀 많이 큰 거 같은데··· 그렇게 군장 같이 생긴 걸 메고 다니기보다는 숄더백 같은 거 하나 장만하는 게 더 낫지 않겠니?”


진짜 무슨 대화를 하는 건지··· 그냥 얼굴과 이름만 아는 아이에게 붙잡힌 재웅은 봉사활동 코스가 끝날 때까지 의미 없는 대화만 계속 나누어야 했고, 결국 기존에 하기로 계획했던 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웅아.”


“왜.”


“이거 끝나고 집에 바로 갈 거야?”


“아니, 근처에서 친구랑 볼 일이 있어. 끝나고 집에 바로 안 들어갈 거야. 근데 그건 왜 물어보니?”


“아, 다른 게 아니고 나도-“


“야, 조민규!”


조민규가 뭔가 말하려는 찰나, 그와 같은 반인 한 아이가 다가왔다. 그는 굳이 재웅이 듣지 못하게끔 귓속말을 하더니 조민규의 팔을 잡아 끌고 가려 했다. 재웅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야야야, 잠깐 서 봐. 얘는 어디로 데려가려고?”


“조, 종례 해야지. 담임이 애들 데리고 오라 그랬어.”


하지만 8반 담임은 신소영 선생과 한창 떠드느라 정신 없어 보였다. 재웅은 조민규를 끌고 가려는 아이의 팔을 세게 붙잡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41화: 재정비 [2018년 5월 18일 수정] 18.05.19 3,567 47 10쪽
41 40화: 펜은 칼보다 강하다 [2018년 5월 18일 수정] +2 18.05.18 3,695 44 10쪽
40 39화: 정대철 (4) [2018년 5월 18일 수정] 18.05.18 3,563 45 9쪽
39 38화: 정대철 (3) [2018년 5월 18일 수정] +2 18.05.18 3,610 41 10쪽
38 37화: 정대철 (2) +3 18.05.12 4,269 60 10쪽
37 36화: 정대철 (1) +2 18.05.12 4,389 63 11쪽
36 35화: 학년 봉사활동 (3) +2 18.05.11 4,436 65 10쪽
» 34화: 학년 봉사활동 (2) +2 18.05.10 4,620 61 10쪽
34 33화: 학년 봉사활동 (1) +1 18.05.09 4,961 60 10쪽
33 32화: 복잡 미묘한, 하지만 괜한 걱정일 뿐 +2 18.05.07 5,142 71 10쪽
32 31화: 밑밥 깔기 (2) +3 18.05.06 5,242 75 10쪽
31 30화: 밑밥 깔기 (1) +2 18.05.06 5,564 72 10쪽
30 29화: 기억에 없는 사람 (4) +2 18.05.05 5,671 81 9쪽
29 28화: 기억에 없는 사람 (3) 18.05.05 5,788 88 10쪽
28 27화: 기억에 없는 사람 (2) +5 18.05.03 6,138 67 11쪽
27 26화: 기억에 없는 사람 (1) +1 18.05.02 6,609 85 10쪽
26 25화: 다시 일상으로 (2) +9 18.05.02 6,721 98 10쪽
25 24화: 다시 일상으로 (1) +5 18.05.01 7,012 101 10쪽
24 23화: 첫 학기, 첫 달, 그리고 마지막 날 (3) +4 18.05.01 7,246 103 10쪽
23 22화: 첫 학기, 첫 달, 그리고 마지막 날 (2) +3 18.04.30 7,164 111 10쪽
22 21화: 첫 학기, 첫 달, 그리고 마지막 날 (1) +1 18.04.30 7,458 111 10쪽
21 20화: 역전, 그 이후에는? (4) +2 18.04.29 7,501 107 10쪽
20 19화: 역전, 그 이후에는? (3) +3 18.04.28 7,554 121 9쪽
19 18화: 역전, 그 이후에는? (2) 18.04.27 7,701 127 11쪽
18 17화: 역전, 그 이후에는? (1) +3 18.04.25 7,923 121 7쪽
17 16화: 인적자원 동원 (4) +4 18.04.24 8,048 141 9쪽
16 15화: 인적자원 동원 (3) +5 18.04.24 8,206 138 10쪽
15 14화: 인적자원 동원 (2) +1 18.04.21 8,243 143 10쪽
14 13화: 인적자원 동원 (1) +4 18.04.20 8,727 128 8쪽
13 12화: 100등 바깥 인생에서 벗어나다! (2) +5 18.04.20 8,779 143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