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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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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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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134

작성
18.05.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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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2쪽

49화: 두번째 대면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49화: 두번째 대면 (1)


“자, 그럼 다 쓸어 담으러 가볼까?”


“진호야 너 혼자 다 내도 괜찮겠어? 그냥 같이 내도 될 거 같은데?”


진성훈과 석태건도 재웅과 같은 눈치였다. 물론 예의상 물어본 것이지만, 아무래도 4명의 식사를 전부 감당하기엔 뭔가 부담스러워 보이긴 했다. 하지만 황진호는 끝까지 자신이 식사를 사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거참, 그러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러네. 재웅아, 나는 한 번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야. 겨우 돈 몇 푼 더 드는 거 가지고 이미 했던 약속을 막 뒤집거나 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이거 엄카야, 엄카. 오늘은 진짜 마음껏 쓸 수 있으니까, 재웅이 네가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그리고 성훈이랑··· 태건이도 많이 먹고.”


음식을 고르러가는 황진호의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그는 음식을 담는 와중에도 자신이 그런 성적을 받아낼 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생각해봐. 재웅이 너는 원래 공부를 잘했으니까 그러려니 하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히히히, 아 진짜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내가 전교 10등씩이나 했다는게··· 솔직히 담임이 컨닝한 거 아니냐고 물어봤을 때도 기분 하나도 안 나빴어. 따지고 보면 네가 준 자료 열심히 보고 그렇게 된 거 아니야.”


“그렇게 까지 생각할 필요 없어, 진호야. 만약 네가 평소에 꾸준히 하지 않았다면 그런 자료 봐도 아무 소용 없었을 걸. 담임 말은 그냥 신경 쓰지마. 아무 생각없이 말한 게 분명하니까. 학생의 정당한 노력을 그런 식으로 폄하해선 안되지.”


반 2등 겸 전교 10등. 앞으로의 학업 생활 방향을 결정짓는 첫 시험에서 황진호가 거둔 성적이었다. 이는 그렇게 학원에서 날고 긴다는 송유선도, 가장 높은 수준의 반에서 다닌다며 껍적거리던 몇몇 애들도 평생 따내지 못한 등수였다. 어떻게 보면 황진호야말로 이번 시험 최대 이변의 주역이라 할 수 있었다.


반면 황진호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따라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게 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재웅 본인이었다. 하지만 별 상관없었다. 애당초 모두의 주목을 받을 만한 요소를 갖고 있지 못했으니까. 학력 평가에서 전교3등을 했던 학생이 중간고사 전교 1등로 올라선 것은 아무래도 날라리의 개과천선보다는 임팩트가 약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하라고 누누이 강조했건만, 어쨌든 이번 시험 꼴찌는 면했구나. 17개 학급 중에 16등. 아-주 잘했다, 아~~주 잘했어. 그나마 우리 학급에서 전교 1등이 나온 걸 위안으로 삼아야겠구나.]


다만 담임 선생만큼은 재웅의 등수를 더 높게 치는 듯 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최우선으로 치는 그녀 성격상, 밑바닥에서 치열하게 치고 올라온 사람들은 눈에 띄기 힘들었다. 그에 따라 누가 봐도 수직 상승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는 황진호와 진성훈은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단지 아이들을 비꼬기 위한 대상으로 한두 번 언급되었을 뿐.


[내가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학원에서 외고반이다, 과고반이다 이런 거 다닌다는 이유로 수업을 등한시해선 절대 안된다. 선행학습이다, 외고 시험 준비한다 이런 핑계로 수업 제대로 듣지 않는 아이 중에 태반이 진성훈하고 황진호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어.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


[그래, 너희들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겠지. 그만큼 방심하지 말고 학교 수업 똑바로 들으라는 얘기야. 다시 한 번 다른 선생님한테서 수업 중에 학원 숙제 하고 있었다거나 딴 짓 하는 이야기 나오기만 해봐. 알았어?]


“진짜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원래 소영이가 성격이 좀 많이 이상해. 뭐랄까, 거의 재웅이한테만 뭐라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거 같아.”


“그래? 우리 담임은 나 엄청 칭찬했는데.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지 그에 맞는 보상을 받으니까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라고. 담임이 나를 원래 엄청 좋지 않게 봤었는데, 오늘은 굉장히 좋게 보더라. 어쨌든 재웅이 네 덕분인 거 같다. 정말 고마워.”


“나도 마찬가지야, 재웅아. 학기 초부터 나대신 싸워준 것부터 시작해서 진짜 너한테 받기만 한 거 같다. 고마워.”


자리를 마련하고 비용까지 댄 사람은 황진호였지만, 이 날 모임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단연 재웅이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교내 지위를 단번에 상승시켜준 자료를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해준 것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른바 새로운 사인방이 결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온갖 음식을 집어 먹으며 정신없이 떠들었다. 문제 한두 개 틀린 거 가지고 질질 짠 주제에 정작 황진호에게도 밀리는 아이에 대한 뒷담화부터 시작해서 빽 한 번 잘 둬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김규홍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대개 학교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많았다.


“태건아, 그러면 초등학교때 진짜 태양이하고 싸웠던 거야?”


“어? 아, 싸운 건 맞는데, 막 걔랑 무슨 원한이 있어서 싸운 건 아니었어. 이제 와서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사실 그때 태양이한테 맞고 있던 애가 정대철이었어.”


“정대철? 걔 요즘 보면 아주 지가 다 이길 것 같이 위풍당당하게 다니던데? 맞고 다니던 놈이었구만.”


“그게 원래 정대철이 그렇게 싸움 잘하는 편은 아니야. 걔는 그때 이후로 항상 내 옆에 붙어 다녔어. 물론 정말 크게 얻어 터질 거 같다 싶으면 자기 형한테 달려갔지만, 그 형이 매일 봐줄 수는 없잖아?”


황진호 성격이 원래 남과 잘 친해지는 편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서로 간에 통하는 게 있는건지, 그와 석태건은 처음 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15반 멤버들과 교감을 나누면 나눌수록 석태건은 더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었다. 이야기들은 대부분 정대철과 정대광에 대한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담배 상납 받아서 다른 양아치한테 팔아먹고, 애들 삥 뜯고 해서 모은 돈은 대체 어디에 쓴데? 피시방에다 다 퍼붓는 거 아니야?”


“정대철이 자세히 말해준 적까진 없는데, 옛날에 용돈으로 쓴다고 얼핏 들은 적이 있어. 자기네들은 부모님한테 용돈은 커녕, 돈 자체를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 부모님이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던 거 같기도 해. 둘 중 한 분이 계시지 않았다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럼 적어도 일 터졌을 때 나서서 방어해줄 사람은 나오지 않겠군···’


재웅은 가만히 앉아서 석태건이 술술 털어 놓는 정씨 형제의 온갖 개인사를 듣고 있었다. 과묵할 줄만 알았던 석태건도 의외였지만, 교활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만 했던 정대철도 꽤나 입을 가볍게 놀렸던 모양이었다. 어쩌면 석태건을 자신의 형과 비슷한 존재로 여겼던 것 같기도 했다. 그때였다.


“어이구! 저기 누구야? 어이 못난이 동생. 저쪽에 네 친구 있는 거 같은데?”


“애들 있는 앞에서 자꾸 그런 말 하지마! 누가 있는데 그래? 어? 뭐야···”


“내 말 맞잖아, 이 자식아. 가서 인사 한 번 해줘야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석태건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다만 원수와 직접 대면하는 걸 원하는 걸로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미처 끝내지도 못한 식사를 도중에 관둘 수도 없는 노릇. 곧 한 무리의 학생들이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인방을 둘러쌌다.


“야, 석태건이라고 했었나? 오랜만이다?”


“네···”


“네? 야, 임마. 동생놈이 형을 오랜만에 봤으면 ‘네’라고 할 게 아니라, 인사를 해야지. 얘가 운동만 해서 그런지 머리가 굳어버렸나, 어째 앞뒤 분간을 못하는 거 같다?”


새롭게 합류한 멤버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한창 화기애애하기만 했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우월하게 불량하다는 걸 온몸으로 내뿜고 있는 듯한 정대광의 모습은 확실히 기존의 날라리들하고는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


“아이, 태건이 이 자식이··· 또 말귀를 못 알아먹나 보네. 저번에 이 형이 했던 말 기억 하고 있냐?”


“네···”


“뭐, 여기서 담뱃갑 꺼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테니까 그걸 받긴 좀 그런 거 같고. 다른 좋은 거 있으면 좀 내보는 게 어때? 그때 내가 그랬잖아, 인생 하직 하기 싫으면 뭐라도 챙기고 다니라고. 내가 보기엔 지금이 딱 그때 같은데?”


“······”


석태건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하길 거부했다. 비록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그 외 여러 면에서도 열세였지만, 자존심만큼은 그렇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상대방도 그에 못지않았다. 곧 재웅은 정대광의 표정이 처음과 비교해서 미묘하게 달라졌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하급자의 항명을 절대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임이 분명했다.


“쓰읍- 태건아, 뭐, 지금 새 친구들 앞이라고 나름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모양인데···.. 허튼 생각 하지마, 이 새끼야. 좋은 말로 빨리 토해내. 오늘 집에 멀쩡한 몸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


“이렇게 나오면 너만 손해일텐데···? 아니, 너뿐만 아니라, 네가 새로 사귄 친구들도 그렇게 좋은 꼴 못 볼 거다. 이거 봐. 지금 너 하나로 인해서 완전 쫄아가지고 아무 말도 못하고 테이블만 열심히 쳐다보고 있잖아. 그냥 서로 피곤하게 하지 말고, 빨리 끝내자. 안 그러-“


[띵똥! 띵똥!]


“네~! 뭘 도와드릴까요?”


“저희 계산이요. 계산은 입구에서 하도록 할 게요. 아, 그리고 옆에 이분들 여기 앉고 싶어하시는 거 같은데, 다른 직원 시켜서 테이블 정리랑 안내도 좀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카운터로 오세요.”


종업원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카운터로 몸을 돌렸다. 하기야 계산하겠다고 하면서 다음 손님 안내까지 하라는 손님은 본 적이 없었을 테니 여러모로 황당했을 것이다. 재웅은 한껏 여유로운 표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얘들아, 우리가 빨리 일어나야 이분들이 자리에 앉지. 가자.”


“···? 너 뭐야? 자리에 안 앉아?”


황당해하기는 정대광도 마찬가지였다. 곧 그는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함과 동시에 재웅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선수 친 건 오히려 재웅이었다. 그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정대광의 손을 뿌리치다시피 하며 말을 건넸다.


“저희는 이미 다 먹어서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어요. 거기 동생분이랑 나머지 쩌리들하고 밥 맛있게 드세요.”


“뭐라고? 너 방금 뭐라 그랬-“


“아, 여기요, 여기! 이분들 이 자리에 앉고 싶어한다니까 빨리 자리 치워드리고 앉혀주세요!”


재웅은 정대광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고 카운터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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