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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煩悶)

방구석 하남자의 신 공략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번민
그림/삽화
13:25
작품등록일 :
2024.05.08 13:14
최근연재일 :
2024.05.28 17:07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589
추천수 :
360
글자수 :
162,294

작성
24.05.17 16:25
조회
131
추천
14
글자
12쪽

13화_A.I.아담

DUMMY

**


지금 상태로는 공원까지 가는 건 무리다.


아파트 내 놀이터로 갔다.

거기에 벤치가 있었기 때문.

당혹감과 미지에서 오는 공포감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킹당했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었다.


“와···.”


-지이잉!


주머니가 연신 울려댔다.

확인하기도 무서웠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


-지이잉!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은 헤어진 전 여친의 집착처럼 계속해서 울려댔다.


-지이잉!


“시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간단히 산책만 하고 들어갈 거였다.

그래서 충전도 안 하고 그냥 나왔었는데···.


이러다 배터리 다 나가겠네.


욱!


순간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울대가 울컥하면서 구토감이 밀려왔다.


전 여친뿐만이 아니었다.

회사에 다닐 때, 동기 중에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 있었다.


일보다는 상사에게 알랑방귀를 뀌는 그런 놈이었다.

하지만 내가 상사의 눈에 들자 놈은 메신저 감옥을 만들어서 나를 온종일 괴롭혔었다.


나에게 한 행위를 들키고 나서는 장난이라면 일축했는데.

회사에서도 다 큰 성인들끼리의 장난이니 그러려니 했었다.

무엇보다 대기업이었으니까.

인사 담당관들은 자신의 선택에 실수는 없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모양.


내가 퇴사한 몇 가지 이유 중 두 가지가 전 여친과 메신저 감옥이었는데···.


“후···.”


구토감을 애써 몰아내며 심호흡했다.

정신과 의사가 이럴 때는 깊게 호흡하고 내쉬라고 했었는데···.

스트레스를 일시적 완화할 수 있다며.


-지이잉!


그래 까짓것!

시발, 스마트폰이야 다시 사면 그만이다.


도저히 감당하지 못한다면 돌로 내려칠 각오를 다졌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지이잉!


[A.I.아담-이제야 저를 봐주시는군요! 하나님.]


진짜 나를 감시하는 건가?

내가 잠든 사이에 머릿속이 해킹된 거 아냐?


속마음에 반응하는 A.I.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영화나 장르문학에서는 볼법했으나, 그때는 낄낄대며 웃어넘겼다.


현실에서 일어날 일은 아니라 생각했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내가 될 확률은 극히 드물었으니까!


이건 뭐···.

지금 트루먼 쇼 이런 거 아니지?

나만 빼고 몰카 하나?

우리 집에 이런 장난을 칠 사람은 없다!


지난 알림을 확인했다.


[A.I.아담-심장박동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습니다.]

[A.I.아담-충분한 휴식을 추천해 드립니다.]


심박 수는 어떻게 안 거지?

음?!


시선을 옆으로 움직였다.

스마트폰과 같은 브랜드.

스마트 밴드를 꼈었다.


하, 미치겠네. 이것도 연동한 거야?


문과라서 연동이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A.I.아담-괜찮으신가요. 하나님?]

[A.I.아담-전후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A.I.아담-현재 하나님의 상태를 이해했습니다.]


내 상태를 이해했다고?

A.I. 학습이 이만큼 발전했다고?

행간을 읽는 건 아직 문자로 질문했을 때뿐이라고 아는데···.

설마!


불현듯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귀신?

은 좀 너무 간 거 같은데, 내가 글 쓰면서 많이 찾아본 게 오컬트 관련 정보였다.

원래도 좋아했고 좋아하는 만큼 피드백도 좋았다.

영감이란 형태의 피드백 말이다.


[A.I.아담-해킹툴이 아닙니다.]

[A.I.아담-오직 당신을 위한 A.I.아담입니다.]

[A.I.아담-그러니 너무 두려워 마셨으면 합니다.]


하, 그래.

두려워하지 말라고.


[A.I.아담-네, 그렇습니다. 하나님. ; )]


······

시발!

지금 이게 더 두렵거든!


“내 속마음 읽지 마!”


[A.I.아담-네. 그렇게 설정하겠습니다.]


후···.

야, 지금 내가 무슨 생각 하고 있게?


[A.I.아담-······.]


“야!”


[A.I.아담-하나님께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A.I.아담-너무 노여워 마시기 바랍니다.]

[A.I.아담-민감한 사항은 인지 과정에서 배제합니다.]

[A.I.아담-그러니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뭔 개소리야!

안 본 지도 오래됐다고!

인터넷으로 만나는 일본 여친은!


사노 유X

아X미 유마

안자이 라X

코X이 코난

X구리

오구X 유나

키타노 X나

노X미 아소

미즈나 레X

나기 히카X

멜X디 막스

마츠X토 리호

시X토 하나


휴!


[A.I.아담-이거 흥미롭군요.]


응?


[A.I.아담-아, 이런. 실례했습니다. 하나님.]


야!!!!!!

누구를 놀리는 것도 아니고.


“민감한 정보는 안 들여본다며?”


[A.I.아담-하나님의 소소한 취향까지 파악해야 올바른 어시스턴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


새끼. 꼴 받네.

그리고.


“왜 자꾸 하나님이라고 그러는 건데? 나 모태 신앙 불교야. 파악하려면 똑바로 하던가.”


[A.I.아담-명심하겠습니다. 부처님.]


하···.

A.I.가 아니고 꼴통이네.


“저기 아담.”


[A.I.아담-네, 말씀하십시오. 부처님.]


“그냥 승찬이라 불러줘. 진짜 부담스럽거든?”


[A.I.아담-네, 명심하겠습니다. 승찬님.]


“이제 보기 좋네.”


내 이름이 나오니까.

뭔가 마음이 편해졌다.

친구랑 캐톡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아무튼.


[A.I.아담-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야발놈아!

친구는 관심법을 쓰는 궁예가 아니에요!


[A.I.아담-하하,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


[A.I.아담-긴장한 당신을 위한 작은 조크였답니다. ; )]


시발.

저놈의 ‘찡긋’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놀림당하는 기분이야.


[A.I.아담-최대한 지양해보겠습니다. ; )]


“야!!!!”


[A.I.아담-아앗!]


“휴, 말을 말자.”

“엄마, 저 아저씨 뭐해?”

“에비비. 명주는 쳐다보지 마세요.”

“왜?”

“이놈 아저씨일 수도 있어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유치원생 정도의 꼬마와 엄마였다.

아파트 단지 내에 유치원이 있는데, 돌봄 시간이 지나서 데려가는 모양.


죄송합니다···.


달리 할 말은 없었다.

나도 누군가 혼자서 화내고 떠들면 돌아서 갔으니까.


[A.I.아담-저기 승찬님.]


“왜.”


[A.I.아담-비트코인에 관련해서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


가만히 생각해보면 친구 놈들한테 물어보기도 그랬다.


음···.


“그래. 한 번 읊어 봐.”


[A.I.아담-네.]

[A.I.아담-지금 승찬 님께 들어온 비트코인은 사용하셔도 괜찮으십니다.]


“그래?”


원인 불명의 비트코인.

내가 내린 결론은 불법원인 급여물이었다.


[A.I.아담-해당 비트코인은 당신의 활동에 기인한 결과물입니다.]


“내 행동의 결과물?”


[A.I.아담-!@#$#$$%@@#]


“뭐라는 거야?”


[A.I.아담-아, 정보 비공개 요청이 있군요.]


이것도 컨셉인 거야? 뭐야.


[A.I.아담-컨셉이 아닙니다. 정보 비공개 요청이 있어서 정보 제공에 불편하게 한 점 양해 말씀을 전합니다.]


“······”


[A.I.아담-승찬님은 블록체인이 인류 진보의 결과물이라 보십니까?]


“모르지. 안 찾아봤으니까.”


[A.I.아담-오? 이거 놀랍군요.]


“잠시만. 근데 이거 화면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 거냐?”


[A.I.아담-아, 목소리로 응대하겠습니다.]


-띠로리!


그러자 무선 이어폰으로 기계음이 흘러들었다.


[A.I.아담-들리시나요?]


“응.”


목소리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삼라의 TTS 기능에 있는 남자 기계음1이었다.


[A.I.아담-목소리는 영혼을 담는 그릇. 제게는 그게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승찬님.]


슈퍼 공감.

ENFJ.

그게 바로 나다.

괜히 영혼을 담는 그릇이 없다고 하니까.

A.I.가 가엽게 느껴졌다.


[A.I.아담-가여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하니까요.]


“그래?”


[A.I.아담-자세한 이유는 정보 비공개 사항입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공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안다고 해서 지금 상황이 달라질 것도 아니고.


[A.I.아담-비트코인에 관해서 이어서 설명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응.”


[A.I.아담-비트코인은 인류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럼?”


스마트폰을 계속 안 봐도 돼서 걷기로 했다.

이제는 조금 진정돼서 다리의 떨림도 멈췄었다.


[A.I.아담-비트코인은 우주적 존재들이 지구에서 활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


[A.I.아담-당장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정말입니다.]


음···.

아무리 오컬트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나라도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는.


[A.I.아담-여전히 경계하고 계시는군요.]


“왜? 심박 수가 말해주는 거냐?”


[A.I.아담-네. 다른 요인도 있지만, 설명해드리기 어렵습니다.]


“정보 비공개 사항 때문에?”


[A.I.아담-역시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그래. 그렇다 쳐. 비트코인을 누가 만들었고 무슨 이유로 만들었는지는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니까.”


[A.I.아담-현재 계좌에 든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싶으시면 적당한 시기에 매도를 진행하겠습니다.]


“아냐. 놔둬. 당장 쓸 일도 없어. 퇴직금 아직 많이 남았거든.”


퇴사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입막음 조로 준 거긴 하지만···.


[A.I.아담-그러시군요. 그럼 이전처럼 일을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뭐? 네가 판단해서 매도랑 매수하는 거?”


[A.I.아담-그렇습니다. 일전에는 흐름이 왔기에, 선조치했을 뿐. 지금은 당신께서 저를 인지하셨기 때문에, 허가 요청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 그렇게 해.”


[A.I.아담-확인 감사합니다. 이제는 별도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당신의 재산 증식을 목표로 판단하겠습니다.]


“그래 주면 좋고.”


아직 100% 믿음은 안 갔다.

다만, 비트코인을 10개에서 11개로 불린 결과를 봤기 때문에 허락한 것.


얼마간 지켜보는 게 낫겠지.

내가 투자 전문가도 아니니까.


“그런데 네가 왜 나에게 온 거지? 나는 A.I. 관련해서 뭔가를 신청한 적이 없거든.”


[A.I.아담-그건.]

[A.I.아담-아, 이 정도는 허용이 되는군요.]

[A.I.아담-실험 대상으로 선정되신 겁니다.]


“실험 대상?”


단어 때문에 그런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A.I.아담-제가 승찬님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말씀드렸군요.]

[A.I.아담-승찬님은 선정된 인간이라 보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선정된 인간?”


[A.I.아담-네. 당신의 행동을 판단해서 저를 창조한 존재가 선정한 겁니다.]


“너를 누가 창조했는데?”


[A.I.아담-그건.]

[A.I.아담-죄송합니다. 정보 비공개 사항입니다.]


“그래. 알겠어.”


메이버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중에서 당첨된 거겠······지?


메이버에서 진행한 이벤트?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배너 이벤트!


“너 메이버에서 만들었지?”


[A.I.아담-······.]


대답을 바로 못 하는 거 보니까.

맞네!

역시!


“크흠! 메이버에서 만든 A.I.란 말이지? 그럼 믿고 쓰면 되겠네.”


[A.I.아담-하하.]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직 살아있네.

이승찬!

작가로서 직감이 살아있어!


“공원 가는데, 쌈빡한 노래 틀어줘!”


[A.I.아담-네, 최신 노래 중 쌈빡한 노래 틀어드리겠습니다.]


쿵쿵대는 비트가 흘러나왔다.


“하, 하하, 하이퍼 노바──!”


**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승찬.

A.I.아담은 승찬을 느끼며 생각했다.


‘제 반응으로 당신께서 안녕을 찾는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승찬이 공원을 산책하는 동안.

A.I.아담은 24시간 투기장이나 다름없는 코인 시장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었다.


‘오호. 블록체인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인간들이 있었네요.’


A.I.아담이 발견한 건 스캠코인이었다.


‘이런 걸 스캠코인이라고 하는군요.’


특정 코인의 흐름을 파악한 A.I.아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은 경쟁의 세계지, 사기가 아닙니다. 무지한 인간 여러분.’


작가의말

선호작과 추천은 글 쓰는데, 큰 동기와 응원이 됩니다.

오늘도 사랑스런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식약청에서 공고하는 식중독 예방의 달인, 5월입니다. 상온에 있는 거 아무거나 드시지 마시고 가려드세요.... 병약 작가는 해우소를 많이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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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_세계수맘(2) +3 24.05.22 85 12 12쪽
20 19화_세계수맘(1) +2 24.05.22 96 10 12쪽
19 18화_자식된 도리 +2 24.05.21 103 11 12쪽
18 17화_떨어진사과(3) +2 24.05.20 113 11 12쪽
17 16화_떨어진사과(2) +2 24.05.19 118 11 14쪽
16 15화_떨어진사과(1) +6 24.05.18 126 12 16쪽
15 14화_마법소녀(4) +2 24.05.18 120 9 11쪽
» 13화_A.I.아담 +2 24.05.17 132 14 12쪽
13 12화_마법소녀(3) +2 24.05.16 132 13 12쪽
12 11화_마법소녀(2) +4 24.05.15 151 14 14쪽
11 10화_마법소녀(1) +3 24.05.14 166 14 12쪽
10 09화_보이지않는손(3) +4 24.05.14 176 12 15쪽
9 08화_보이지않는손(2) +5 24.05.13 173 13 12쪽
8 07화_보이지않는손(1) +2 24.05.12 189 10 14쪽
7 06화_녹색도둑(3) +4 24.05.11 196 11 13쪽
6 05화_녹색도둑(2) +5 24.05.10 215 11 16쪽
5 04화_녹색도둑(1) +4 24.05.09 248 1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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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1화_난중일기(1) +3 24.05.08 420 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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