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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煩悶)

방구석 하남자의 신 공략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번민
그림/삽화
13:25
작품등록일 :
2024.05.08 13:14
최근연재일 :
2024.05.28 17:07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590
추천수 :
360
글자수 :
162,294

작성
24.05.14 16:27
조회
166
추천
14
글자
12쪽

10화_마법소녀(1)

DUMMY

**


이곳은 마법 학교!

자연의 이치를 추구하고 마나의 흐름으로 세계의 진리를 탐구하는 곳.


마법 학교의 한 연구실.

똑단발의 귀여운 얼굴을 한 소녀가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소녀의 앞에는 타자기처럼 생긴 물건이 놓여 있었다.

사용 흔적이 꽤 보였다.

종이가 있어야 하는 부분에는 노이즈가 낀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툭!


고개를 앞으로 숙이자 빨간 모자가 떨어졌다.


“저번에는 분명 이렇지 않았는데!”


귀염상과 제법 어울리는 하이톤 음성이 연구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콩콩!


책상을 세게 내려쳤는데.

솜주먹이라서 그런지 위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히잉···.”


풀이 죽은 소녀가 고개를 떨궜다.

뺨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손가락을 베베 꼬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대화는 안 통했지만, 분명 존재했다고···. 다른 차원의 생명체가.”


큰 눈망울에 굴곡이 졌다.


-도독


한점에서 맺힌 눈물이 소녀의 마음을 대변하듯, 아래로 무심하게 떨어졌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연구 성과 낼 게 없단 말이야···. 성과를 못 내면···. 할아버지의 이름에 또 먹칠하겠지···.’


울상이 소녀가 옷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그러곤 땅을 박찼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소녀가 창가로 걸어갔다.

유리창 너머에는 마법 학교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원형 형태를 띤 학교의 가운데.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 검은 로브를 입고 빨간 모자를 쓴 학생들이 무언가 열중이었다.

그것은 바로 마법 수련.

학생들은 서로의 마법을 자랑하듯 연습하고 있었다.


불과 바람.

물과 나무.

대지와 금속.

영혼과 생명.


학생들은 저마다의 장기를 살리며 수련에 매진했다.

소녀의 눈에 들어온 모습들은 시시했다.


야구공 수준의 불 마법과 선풍기 수준의 바람 마법.

지팡이에서 가늘게 흐르는 물 마법과 나무를 향해 뭔가를 외치며 지휘봉 대신 지팡이를 흔든 학생.


두꺼비 집 수준의 대지 마법과 금속을 탐지하듯 땅바닥에 지팡이를 대고 이삭을 줍는 아낙네들처럼 허리를 숙인 학생.

그리고 그 옆에선 점토 인형 수준의 골렘을 조정하는 뿌듯해하는 학생들까지.


소녀에게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동급생이지만, 수업은 이미 졸업반 수준인 그녀.

타고난 재능을 가진 그녀는 6학년이나 월반한 상태였다.


그녀가 6학년이나 월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육각형 인재.


하나의 속성에 특출난 인재는 백 명 중의 하나.

두 가지 속성에 특출난 인재는 천 명 중의 하나.

세 가지 속성에 특출난 인재는 만 명 중의 하나.

.

.

여섯 가지 속성. 여러 방면에서 특출난 인재는 천만 명 중의 하나였다.


그 천만 명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소녀였다.


소녀의 불 마법은 대지 마법과 융합해서 용암을 만들어냈고.

바람 마법과 금속 마법을 이용해서 하늘에 지나가는 유성을 끌어당겼었다.


게다가 물 마법과 생명 마법을 이용해서 가디언을 창조하고 나무에 영혼을 깃들게 해서 강한 진법을 설치하기까지에 이르렀었다.


‘차라리 나도 쉬운 길을 선택할 걸 그랬나?’


그녀가 엘리멘탈 마스터의 길을 택했다면 누구나 내려다볼 수 있고.

모두가 그녀를 올려다볼 수 있는 대마법사가 되기는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늘이 내린 재능에 순응하지 않고 다른 길을 택했다.


그건 바로 차원 마법.

속성 마법이 1차원 수준이라면 차원 마법은 그보다 몇 단계 높은 수준이었다.

허상에 가까운 마법이자, 문헌상에 존재만 하는 신화에 가까웠다.


소녀는 고개를 좌우로 털며 주먹을 굳게 쥐었다.


‘아니야.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잖아. 다른 세계는 반드시 존재한다고. 그곳에 진리가 있다고 말이야.’


그랬다.

소녀는 지금 할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쫓고 있었다.

재능을 타고난 소녀는 할아버지가 했던 남긴 유언을 증명하고 싶었다.

학계에서 이단이라 불리며 손가락질당한 할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드리기 위해서.


“할아버지는 틀리지 않았어!”


그녀의 할아버지도 처음에는 차원 마법을 좇지 않았다.

허상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가 무언가를 이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소녀의 할아버지는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마법을 향유하는 세상.

정도의 차이지만, 모두가 체내에 마나를 가지고 태어나는 세계.

그런 세계에서 십수억 명 인간의 정점에서 군림하는 마법 학회.

그 학회의 전대 수장이 바로 소녀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분명 보셨어!’


소녀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앙다문 그녀의 표정이 볼을 꼬집고 싶게 했지만, 지금 그녀는 진지했다.


몸을 돌려 다시 자리로 갔다.

아직 분이 삭지 않았는지, 엉덩이를 의자 위로 강하게 떨궜다.


다시 타자기 위로 손을 올린 소녀는 마나를 주입해서 체내에 공식을 생성했다.


‘제발, 이번엔 닿기를!’


머릿속에 공식이 완전한 모습을 갖췄다.

소녀의 눈동자가 노란빛을 품었다.

빛은 점점 강력해졌다.

노란색은 점점 광휘를 뿜어내며 황금색으로 변했다.

황금의 눈동자가 노이즈가 낀 홀로그램을 응시했다.


좌우로 빠르게 흔들리는 눈동자.

뭔가를 읽어나가는 듯 보였다.


-탁!


소녀의 희고 긴 손가락이 자판을 눌렀다.

홀로그램에 문자가 입력됐다.


-탁타다닥!


빠르게 화면이 채워져 갔다.

그리고 마침표를 누르는 순간.


-탁!


『“기다렸습니다.”』


음성이 들렸다.

소녀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였다.


『“환영해요. 나의 세계에 온 작은 파랑새여.”』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 어째서 눈물이···.’


**


이게 지금 무슨 일인 거지?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손안에 작은 A.I.]

[A.I.아담이 당신과 함께합니다.]

[모든 자산을 쉽고 빠르게 관리해드립니다.]

[당신이 내게 선물한 추억에 대한 보답입니다.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 아씨! 뭐야!”


- 람비신 : 왜용? 무슨 일 있음?

- 키자르 : 방장님 왜 그러세요?

- 치인트 : ?

- 람비신 : 애덤 스미스? 그게 갑자기 왜 나옴?


“아, 그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거야?

하···.


메이버 NFT에서 뭔가 선정돼서 내 계정에 A.I.아담이 추가됐고 약관 맨 아래에 애덤 스미스가 좋은 추억을 선물한 보답이라고 말하면 무슨 생각 하려나.


지금 내가 겪은 사건을 쭉 나열했지만, 말도 안 됐다.

나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시청자들은 오죽할까?


놀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키자르 님께서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방장님 괜찮으세요? 보이지않는손 님과 했던 상황극 후유증이 심하신 듯···.’


음···.

그래. 오디오 비는데 놀림당하는 거로 티키타카 하면 그게 어디야?


최근에 찌리릭에서 라이브 방송 중 클립을 따는 기능이 업데이트됐었다.

시청 중에 시청자가 하이라이트라 생각하는 부분을 짧은 영상으로 따서 공유하거나 영상 후원을 보낼 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분명 나 놀리면서 람비신 님이나 키자르 님이 클립 따시면 영상 후원 박아 주시겠지?


비트코인을 사용하려고 하니까.

너무 큰 금액이라서 한주만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후원도 돈인데, 챙길 수 있으면 챙기는 게 낫지.


“사실은.”


나는 A.I.아담과 애덤 스미스의 얘기를 늘어놨다.

한참을 설명하고 있는데, 어째서 반응이 이상했다.


- 람비신 : 아아···.

- 키자르 : 요즘 방송 너무 달리신 듯.

- 람비신 : 작가님 쉬엄쉬엄하세요.

- 람비신 : 마음이 짠해서 놀리기도 그렇다.

- 키자르 : ㄹㅇ

- 치인트 : 헐.


내가 생각한 반응은 이게 아닌데?

왜? 어째서? 다들 나를 안 놀리는 건데!

혹시라도 람비신 님이나 키자르 님이 이 부분 클립 안 딸 수도 있어서 내가 따려고 했다.

너튜브 채널도 새로 파서 이제 활성화 좀 하려고 하니까.


님들,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어요!

하···. 인생 뭐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제가 막 심적으로 힘들고 그런 건 아니고.”


[키자르 님께서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 방장님! 제가 너무 닦달했었죠? 글 천천히 쓰시면 되죠. 다 우리 방장님을 위해서 했던 말이라고 생각해주세요ㅠㅠ 진짜 방장님 아프지망! 우리 오래가요!’


아···.

당신은 정말이지.


“키자르 님 후원 감사합니다! 방장 특급 애교 3종 세트 갑니다! 이끼마쇼!”


- 람비신 : 야!!!!!!!!

- 키자르 : 음.

- 치인트 : 건필입니다.

- 키자르 : 치님도 도망치셨잖아요!

- 람비신 : 진짜! 우리 방장은 걱정하고 싶은데 걱정을 안 하고 싶게 만듦!


“10만 원인데, 쌩까면 상도덕이 아니죠.”


- 키자르 : 언제 그게 도덕이 된 거죠?

- 람비신 : ㅋㅋㅋㅋㅋㅋㅋㅋ

- 람비신 : 5252 대차게 까여버렸다고!

- 키자르 : ㅋㅋㅋㅋㅋ아 그렇게 되나.


이 사람들이!

역시 이래야 내 시청자들이지.


원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후원 리액션 질색하는 장면이라 숏츠로 올리기 좋은 듯.


바로 클립을 땄다.


일단 저장해두고···.

그런데 나 왜 이렇게 진심이 돼버린 거지?

주객이 전도됐음은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을 연출하면서 클립을 따는 내 모습이 뭔가 한심해 보였다.


“아무튼, 진짜 소름이었습니다. 보이지않는손 님이 안 오시다가 갑자기 약관에 그렇게 적혀 있으니까. 진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니까요.”


- 람비신 : 피싱 아님?

- 키자르 : 방장님 카페에 올린 사진은 조작이 아닌 거 같긴 한데, 진짜 피싱 아니에요?

- 치인트 : 헐.

- 람비신 : 진짜로 메이버 NFT 맞음?


“네. 혹시 몰라서 조심조심 들어갔는데, 맞더라고요.”


- 람비신 : ㅋㅋㅋㅋㅋㅋㅋ인터넷 사이트를 어떻게 조심조심 들어가!

- 키자르 : 울 방장 커여워ㅋㅋㅋ

- 치인트 : 작가님.


오?

치인트 님이 어쩐 일로 부르시는 거지?


“네? 치인트 님 말씀하십쇼!”


- 치인트 : 오히려 잘된 거 아닌가요?


오히려 잘된 일?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는 데는 1초도 안 걸렸다.


“아!”


- 치인트 : 이해하셨죠?


“네!”


- 람비신 : 헐 치짱이랑 이심전심 게임하는 중임? 둘이 뭘 그렇게 속닥거려요!

- 키자르 : 아, 저희도 껴주세요!

- 치인트 : 제가 작가님께 드린 말씀은 메이버 쪽에 연락해서 상황 파악하고 이런 상황을 두고 소재로 디벨롭하시면 어떨까 하는 거였죠.


응?

메이버에 왜 말해?

생각한 부분이 조금 엇갈렸긴 하는데, 결은 비슷하니까.


“아, 저는 A.I.아담 가지고 투자물 쓰라고 말씀하시는 줄.”


- 람비신 : ㅋㅋㅋㅋㅋㅋㅋ

- 키자르 : ㅋㅋㅋㅋㅋ

- 치인트 : ㅋ

- 람비신 : 동상이몽이었어!ㅋㅋㅋㅋ

- 키자르 : ㄹㅇㅋㅋ

- 치인트 : A.I.투자물도 괜찮죠. 날먹이 대세니까.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흐음···.”


그럼 설정을 한 번 짜봐?


방송 화면으로 한글 파일을 켰다.


- 키자르 : 씨발! 드디어 왔다! 내 야동!

- 람비신 : 오오오! 드디어 개방장에서 대작가님으로 오셨군요!

- 람비신 : 저희가 개방장 물리쳤으니까! 꽃길 밟고 어서 오시지요!

- 치인트 : 크! 미쳤다!


한글 파일만 켰을 뿐인데, 이렇게 반응이 좋네.

역시 작가는 글 팔아먹고 살아야 작가지!


“기다렸습니다.”


- 람비신 : 응?

- 키자르 : 갑자기?


“환영해요. 나의 세계에 온 작은 파랑새여.”


- 람비신 : 우리 방장 감다죽?

- 키자르 : 제왕력이랑 같은 거 아닌가요?

- 마법소녀 : 아아! 안녕하세요! 당신은 다른 차원의 존재인가요?

- 람비신 : ?!

- 키자르 : 오잉!?


뭐야?

다른 차원의 존재?

마법소녀!


어어···.


보이지않는손 씨의 빈자리를 마법소녀가 채웠다.


내 삶의 빛이오. 내 창작의 불씨. 나의 갈망. 내가 찾던 기다림. 컨셉종자.


- 치인트 : 왔다! 내 야동!


왔다. 내 야동!

응?!


작가의말

선호작과 추천은 글 쓰는데, 큰 동기와 응원이 됩니다.

오늘도 사랑스런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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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_아발론의 검(2) +2 24.05.25 65 12 19쪽
24 23화_아발론의 검(1) +4 24.05.24 74 12 12쪽
23 22화_어머니의 마음 +5 24.05.23 95 12 13쪽
22 21화_세계수맘(3) +4 24.05.23 89 13 12쪽
21 20화_세계수맘(2) +3 24.05.22 85 12 12쪽
20 19화_세계수맘(1) +2 24.05.22 96 10 12쪽
19 18화_자식된 도리 +2 24.05.21 103 11 12쪽
18 17화_떨어진사과(3) +2 24.05.20 113 11 12쪽
17 16화_떨어진사과(2) +2 24.05.19 118 11 14쪽
16 15화_떨어진사과(1) +6 24.05.18 126 12 16쪽
15 14화_마법소녀(4) +2 24.05.18 120 9 11쪽
14 13화_A.I.아담 +2 24.05.17 132 14 12쪽
13 12화_마법소녀(3) +2 24.05.16 132 13 12쪽
12 11화_마법소녀(2) +4 24.05.15 151 14 14쪽
» 10화_마법소녀(1) +3 24.05.14 167 14 12쪽
10 09화_보이지않는손(3) +4 24.05.14 176 12 15쪽
9 08화_보이지않는손(2) +5 24.05.13 173 13 12쪽
8 07화_보이지않는손(1) +2 24.05.12 189 10 14쪽
7 06화_녹색도둑(3) +4 24.05.11 196 11 13쪽
6 05화_녹색도둑(2) +5 24.05.10 215 11 16쪽
5 04화_녹색도둑(1) +4 24.05.09 248 18 16쪽
4 03화_난중일기(3) +4 24.05.08 294 16 15쪽
3 02화_난중일기(2) +3 24.05.08 329 21 16쪽
2 01화_난중일기(1) +3 24.05.08 420 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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