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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이님의 서재입니다.

신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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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아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12:13
최근연재일 :
2022.07.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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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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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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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준비의 의미 그리고 튜토리얼

DUMMY

“······.”


25개째의 턱걸이를 평온한 표정으로 하던 이유진이 철봉에 매달려 마치 계단을 오르듯 하체를 움직여 복근운동을 했다.


“이······ 이게 말이 돼!?”


한 세트가 끝날 때 마다 변화하는 이유진의 근육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에 김석도는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내 턱을 파르르 떨던 그가 눈을 금붕어처럼 껌뻑이며 말을 이었다.


“5일 전에 나 술 마시고 형 집에서 잤었잖아.”

“그랬지.”

“그때 형이 씻은 다음에 맨몸으로 나와서 몸을 봤었단 말이야.”

“그래?”

“내가 뱃살 좀 빼라고 했던 거 기억나?”

“안 나는데?”

“······ 어쨌든 지금 형의 몸은 말이야.”


김석도가 티셔츠를 올려 이유진의 몸을 살펴보고는 말을 이었다.


“트레이너 급 아니, 솔직히 화보에서도 볼 수 없는 근육이야. 완벽해. 이게 단 5일 만에 가능한 일이라고?”

“5일은 무슨? 한 시간도 안 걸렸어.”

“······ 어쨌든 간에 근육이 빨리 붙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것 같지 않아?”


이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말이야. 군대에 있을 때는 왜 몸에 빠르게 근육이 붙지 않았을까? 그때도 나랑 같이 운동 좀 했었잖아?”


철봉에서 툭 내려온 이유진이 공감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내말이! 원래 이런 체질이었다면 군대에서도 변화가 있었어야 했는데 없었어.”


불현 듯 어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곧 ‘신세계’가 완전히 열릴 거 에요.-


‘이게 그 여자가 말했던 변화인가?’


김석도가 철봉 몇 세트를 해보고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아무리 해도 몸이 그대로인데? 혹시 형! 필름 끊겼을 때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냐? 거미에 물렸다든가 주사를 맞았다든가?”

“넌 참 어떻게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냐? 석도야. 말 나온 김에 CCTV 확인하러 가볼까?”


CCTV를 확인하면 그녀가 실존인물인지도 겸사겸사 확인할 수 있으니까.


“가보자!”



***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하며 점주에게 본인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유진과 김석도는 술집과 편의점의 CCTV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술집에서는 술을 마시고 나가는 것 밖에 없어 수확이 없었으나, 편의점 CCTV에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그녀는 전봇대에 기대어 앉은 이유진이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줌과 동시에 계속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여기서 의문.


‘진짜 나한테 말을 했을까?’


화면 속의 이유진이 우산을 받고 돌아선 후 여자의 입 모양을 자세히 살폈다.


“······.”


분명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그녀와 CCTV와의 거리가 멀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 화면을 확대했으나 화질이 픽셀로 깨져 포기했다.


‘뒤돌았을 때 여학생을 보지 못한 이유는 말을 마치고 인파 속에 섞여 사라졌기 때문이었구나.’


여학생의 존재를 확인하였으며 몸에 변화가 생긴 이상 이유진은 어제 들었던 말들이 모두 사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CCTV에 기록된 시간 상 형은 술집에서 나오자마자 편의점까지 왔고 전봇대 앞에서 몇 바퀴 구른 다음에 전봇대에 기대 잠이 들었어.”


충격적이네.

나이 26먹고 저런 짓을 후우.


“아무래도 약물이 투입이 된 것 같지는 않은데, 진짜 거미에 물렸나?”

“야이씨! 말 같지도 않는 소리!”


그때 김석도가 순수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이유진을 보며 말했다.


“나도 술 먹고 필름 끊겨서 비 맞으며 밖에서 자면 형처럼 될 수 있을까? 무슨 술 마셨어? 아침이슬? 아! 소맥이었나?”

“그게 무슨 개소······.”


욕을 한 바가지 해주려 했으나 사실 그것이 변화의 조건일 수 있기에 자세히 설명해주기로 했다.


“아침이슬에 오뎅탕. 섞어 먹지는 않았어.”

“고마워!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헤실헤실 웃는 김석도를 바라보다 이유진이 말을 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시간 내서 너도 나처럼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봐.”

“알았어!!”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실제로 김석도는 이유진과 똑같은 일을 벌였고 그 결과 몸살만 세게 와서 꽤나 고생했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너 이제 내 노예네?”


김석도가 멋쩍은 듯이 웃으며 뒷머리를 긁었다.


“혀어엉~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될까? 너무 비현실적인······.”

“노예야.”라며 이유진이 김석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우리 둘 만의 비밀이다?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연구대상으로 끌려가서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지도 모르니까.”

“······.”

“알았어~ 몰랐어?”

“알았어.”

“그럼 난 간다. 또 연락 할게~”


***


집으로 돌아온 이유진은 상의를 벗고 거울에 비친 몸을 감상하고 있었다.


쩍 벌어진 어깨.

완벽한 역삼각형의 몸매와 우락부락하다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상체근육들.

터질 듯 튀어나온 8개의 복근과 말의 근육을 떠올리게 만드는 허벅지.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이게 내 몸이라니······.”


이리 저리 몸을 돌려 몸을 관찰하던 이유진이 침대로 몸을 던졌다.


“얼추 근력운동은 끝난 것 같으니, 진정한 준비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봐야겠어.”


검도 태권도 축구 등 수많은 종목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의 몸이라면 모든 종목을 배운다 해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성취가 정말 빠를 것으로 예상되니까.

순간 의문이 들었다.


“몸이 변했듯 금방 성취가 있을 것 같은데, 굳이 모든 운동을 해보는 게 맞을까? 솔직히 어떤 변화가 있는지만 명확히 알아도 충분하지 않겠어?”

“성취가 빠르다······ 너무 단편적이야. 좀 있어 보이고 포괄적인 게 없을까?”


문득 석도한테 전화를 걸었을 때 들었던 단어가 떠올랐다.


“천무지체. 무협소설에서 최상위 특이체질로 등장하며 모든 무공을 습득할 수 있고 빠른 성취를 보이는 최강의 체질. 있어 보이고 괜찮은데?”


그 순간 홀로그램이 그의 앞에 나타나며 글귀가 써지기 시작했고 미성을 가진 여성이 그 내용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 당신은 신세계가 완전히 열리기 전에 당신에게 부여된 재능을 깨달았습니다.-


“으아악! 깜짝이야!”


이유진이 깜짝 놀라든 말든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 당신에게 부여된 재능은 ‘천무지체’입니다.-

- 무언가를 배움에 있어 필요한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완전무결의 신체를 의미하며, 그로인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취를 보이고 배운 모든 것에 대해 극의에 오를 수 있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취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극의에 오를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그가 신세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이유이지 않을까?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 깨달음을 통해 준비를 마친 당신에게 특전이 부여됩니다.-

- 튜토리얼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튜토리얼 지역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튜토리얼이라는 건 필요한 사용 지침 따위의 정보를 알려 주는 시스템이니 남들보다 앞서 신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니까.


“이동할게!”


-튜토리얼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순간 세상이 흰 빛으로 물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시야에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재 울타리가 빙 둘러싼 작은 마을.

일직선으로 닦인 긴 대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집들이 지어져 있었는데 각각의 집마다 각양각색의 종족들이 한 명씩 서서 중복되지 않는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있었다.


따앙! 따앙!

휙휙!


흰 수염을 흩날리며 대장장이 망치를 내려치는 드워프.

과녁에 화살을 쏘는 엘프.

검은 망토와 두건을 쓴 채 의자에 앉아있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등.


“신기해.”


마치 판타지 소설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모습에 모든 것이 너무나 신비롭고 신기했다.

그 순간 허공에서 금색 광채가 뿜어지더니 그곳에서 네 개의 날개를 가진 작은 요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 난 튜토리얼 지역의 안내원 이렐이라고해~”

“아······ 안녕하세요? 저는 이유진이에요.”


반달 모양으로 눈을 접으며 환하게 웃은 이렐이 말을 이었다.


“와아~ 이름을 알려주다니이~ 예의가 바른 아이구나? 이렐은 예의가 바른 아이가 좋아!”


까르르 웃으며 그의 머리 위를 빙빙 돌며 날아다니던 이렐이 말을 이었다.


“궁금한 게 많겠지만 우선 튜토리얼 지역이 왜 있는지 설명해줄게~!”

“신세계가 완전히 열리면 모두가 재능을 가지게 될 거고 각지에 ‘포털’들이 나타날 거야.”

“포털이요?”

“포털은 다른 차원의 세상과 연결되는 문이라 생각하면 돼. 포털로 진입해서 서식하는 몬스터를 처치하면 ‘경험치’와 ‘부산물’을 얻을 수 있고 그 외 자원을 캐서 돌아올 수 있어. 생산직관련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부산물과 자원을 통해 무언가를 제작할 수 있지.”


RPG 게임을 떠올리면 되었기에 빠르게 이해했다.


“TMI이긴 한데! 예의바른 유진이니까 알려주는 거야! 포털 내의 개체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지 못하면 포털 브레이크가 일어나게 된다!?”

“포털 브레이크요?”

“포털 내의 존재들이 역으로 유진이의 차원으로 넘어오는 거지. 그렇게 되면 유진이의 차원이 위험에 빠지겠지?”

“아하!”


포털의 위치를 파악하고 포털 내 개체수를 조절하기만 하면 위험할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거네.


“본론으로 돌아가서 생산직 재능이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전투를 하게 돼. 그래서 튜토리얼 지역이 있는 거야. 경험치는 획득할 수 없지만 신세계가 열리기 전 전투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보상으로 받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지고 돌아갈 수 있어. 어때? 엄청나지이!!?”


정말 엄청난 특전이다.

누구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니까.


“마지막으로 여기서의 죽음은 현실의 죽음과 연결되지 않아. 단, 죽거나 죽지 않아도 3일이 지나면 돌아가게 된다는 걸 명심해!”


그렇다면 무조건 3일 동안 생존하여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하고 부산물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면 저 사람들은 뭐에요?”


이유진이 손가락으로 사람들을 가리켰고 이렐이 깜빡했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이마를 탁 쳤다.


“유진이는 재능을 깨닫고 튜토리얼 지역에 왔잖아?”

“네.”

“원한다면 여기서 재능을 체험해보고 변경할 수 있어! 혹은 추가 재능을 얻을 수도 있구!”


추가 재능이라는 말에 이유진의 눈이 반짝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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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깨달음 그리고 선택의 탑 22.07.20 19 0 17쪽
4 3화. 추가재능 22.07.19 25 0 9쪽
» 2화. 준비의 의미 그리고 튜토리얼 22.07.19 30 0 11쪽
2 1화. 신세계 그리고 준비의 의미. 22.07.19 30 0 9쪽
1 프롤로그 22.07.19 3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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