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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이님의 서재입니다.

신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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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아이
작품등록일 :
2022.07.19 12:13
최근연재일 :
2022.07.20 22:09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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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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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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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프롤로그

DUMMY

여기는 혜화역 근처의 작은 술집.


투둑 투두둑


노랫소리도 손님도 없어 빗소리가 유독 크게 울려 퍼지는 그곳에 슬픈 얼굴을 한 남자가 홀로 앉아있다.


쪼르륵


소주잔을 채운 남자, 이유진이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를 바라보았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가진 건 3천만 원의 학자금 대출과 과외로 번 300만원이 전부. 학사를 따려면 1년을 더 다녀야 하니 졸업과 동시에 빚은 4천 4백으로 늘어나겠지.’


그는 중, 고등학교 시절 전국 50위 내의 성적을 유지했다.

성적이 워낙 좋아 학교나 학과는 그저 선택만 하면 되었기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가 되기 위해 한국대 의대에 진학했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지만 곧 그에게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첫 번째는 학과 동기들 또한 그와 비슷한 지능을 가졌기에 그의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러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


두 번째는 가방끈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졸업 후 의사고시에 합격해야 의사면허를 취득하고 인턴 1년, 4년간의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해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의사가 되느냐? 의사면허만 취득해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전문의 자격증과 해외 명문대의 석, 박사 학위정도는 있어야 이름 있는 병원에 들어갈 수 있어.’


이왕 시작한 거 이름 있는 병원에서 많은 돈을 받으며 경력을 쌓다가 병원을 차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려면 지금부터 최소 8년은 펜대를 놓으면 안 된다.


‘8년을 더 공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솔직히 지금도 공부하기 싫어. 빚이 늘어가는 것도 부담이고.’


소주를 입에 털어 넣은 이유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휴학계를 낸 지금 결정을 내려야만 해. 나이가 들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지니까.’

“크으~”


소주를 다시 채워 입에 털어 넣은 이유진이 눈을 감으며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었다.


“그럼 지금 그만두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과외, 학원 선생님, 막노동 외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간호사로 하향지원 하는 방법도 있겠네. 야~ 씨! 그럴 거라면 석, 박사를 포기하고 전문의 자격증만 따서 저 이름 없는 외딴 병원에 가서 의사를 하고 말지.”


지금처럼 그의 고민은 언제나 쳇바퀴 돌 듯 반복될 뿐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


이유진이 연거푸 소주를 입에 들이붓기 시작했다.


***


‘왜 이렇게 춥지?“

”집에 들어와서 에어컨을 켰었나?’


오늘따라 술이 잘 받아서 주량이 2병임에도 네 병을 마셨기 때문일까?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씻기는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추워.’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qhkjqwd”


꽤 가까이서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목소리가 메아리치듯 울려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목소리임은 확실하다.


“qjkwhejkqhac"


대체 뭐라는 거야?

목소리를 알아듣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일까?

걱정이 가득담긴 한 여자 목소리가 명확히 들려왔다.


“대체 엠뷸런스는 언제 오는 거야!? 이러다 사람 죽겠어!! 다시 전화를 해봐야하나?”


이유진이 눈을 떴다.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아 우산을 씌워주며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여학생이 보인다.

그녀가 보이는 각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앞머리에 고인 물이 눈앞으로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자신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뭔가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


‘미······ 미쳤나봐!! 필름 끊겨서 비도 오는데 길가에 앉아 잠이든 거야!!??’


놀란 마음에 황급히 몸을 살펴보니 바닥을 굴렀는지 셔츠는 흙투성이였고 오른쪽 가슴부근이 쭉 찢어져 있었다.

심각한 것은 비를 꽤 오래 맞았는지 피부가 푸르스름했다.


‘집에 가서 빨리 몸을 녹여야겠어.’

“으으······.”


몸을 일으키기 위해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자 절로 신음소리가 나왔고 그 소리에 여학생이 그를 바라보았다.


“어!? 깨어나셨어요!?”


몸을 일으키니 순간 술기운에 머리가 핑 돈다.

몸은 또 얼마나 뻐근한지.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던 여학생이 말을 이었다.


“곧 엠뷸런스가 올 테니 병원에 가보시는 게······.”


이리 저리 몸을 움직여보고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딱히 다친 곳은 없어 보여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괜찮을 것 같아요. 집에 가서 쉬어보고 내일 상태가 안 좋으면 병원에 가볼게요.”

“아······ 네에.”


이유진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던 그때 여학생이 우산을 건넸다.


“이 우산 가지고 가세요. 저는 가방에 우산이 하나 더 있어서요.”


자연스럽게 그녀의 눈을 마주보게 된 이유진.

신기하게도 그녀는 머리카락, 눈썹, 동공의 색깔이 전부 쨍한 금색이었다.


‘컬러렌즈를 낀 거겠지?’


“그래도 될까요?”

“네~ 이미 비를 많이 맞으셔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우산을 받고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한 이유진이 몸을 돌려 몇 발자국을 뗐을 때였다.


“흔히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오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죠? 맞아요. 우리는 인간들에게 세 번의 기회를 주죠. 문제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준비를 공부와 연결시켜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거 에요. 당신처럼.”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곧 ‘신세계’가 완전히 열릴 거 에요. 그곳에서 당신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죠.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준비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노력하세요. 술은 좀 적당히 마시고.”

“네!? 그게 무슨······.”


이유진이 다시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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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추가재능 22.07.19 25 0 9쪽
3 2화. 준비의 의미 그리고 튜토리얼 22.07.19 30 0 11쪽
2 1화. 신세계 그리고 준비의 의미. 22.07.19 30 0 9쪽
» 프롤로그 22.07.19 40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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