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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식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는 없는데 마기는 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응식
작품등록일 :
2022.11.17 18:33
최근연재일 :
2022.12.09 19: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098
추천수 :
2
글자수 :
83,066

작성
22.11.18 19:00
조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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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003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진정해, 이 미친 돌대가리야."


돋보이는 샛노란 색 황금빛 외뿔과 160cm가 조금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신장의 키,

정돈되지 않은 백금발을 치렁치렁하게 풀어헤친 야성미를 불러일으키는 머리 스타일.


얼핏 현천아 교수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는 그런 모습과는 대조되는,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어울리는 커다란 흰 모피와 고급스러운 치장품들을 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몸에서 솟아나는 황금빛의 오오라,

그런 오오라가 증폭될 때마다 들려오는 찰랑거리는 탐욕의 동전 소리.


"어... 아, 탐! 탐욕의 죄이십니다...!"


탐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휘황찬란한 그녀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다.


"진정해 미친 단세포 새끼야! 너도 봤으면서 왜 지랄인데?"

"그렇다! 봤으니 행하려는 일이다아아아악!"

"하, 이래서 내가 저 근육밖에 없는 새끼 존나 싫어하는 거라니까!"


어째선지 내 또래 한국 고등학생들이 떠오르는 대화 수준.


"둘 다 그쯤 하지.”


차가운 교만의 일갈에,

이내 근육밖에 없는 새끼는 검을 내렸다.


대검을 내렸지만 거둬지지 않은 흉흉한 기세.


그런 기세를 느끼기도 잠시,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 보이지 않던 이상한 메세지 창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


"하하... 여러분 다, 다들 진정하시죠."


4계층 - 영혼 인도자 총사령관 [ 제일 카르바르티스 위 베르디아 ]


‘제일이 총사령관이었구나······’


일전 나를 이곳으로 친절히 인도해 주고 연이어 설명을 해준 제일.


2계층 - 7대 악마 탐욕의 죄 [ ??? ]


"생각을 해 봐, 이 머리에 똥만 찬 머저리야. 마신의 파편은 갑자기 소멸해버린 마신님의 뒤를 잇기 가장 적합한 건 상식이잖아!"


K-고딩 패치가 아주 잘 된 탐욕.


2계층 - 7대 악마 분노의 죄 [ ???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아아악! 저런 녀석이 마신님의 공석을 대신할 바엔 내가 마신이 되는 게 가장 올바르다!"


지식 따윈 개나 줘버린,

바바리안에 새빨간 페인트라도 칠해 놓은 듯한 분노.


2계층 - 7대 악마 교만의 죄 [ ??? ]


"분노, 선 넘지 마라."


차갑다 못해 눈이라도 내릴 거 같은 분위기를 가진 로판 속 까칠 왕자 교만.


2계층 - 7대 악마 색욕의 죄 [ ??? ]


"후훗, 그래요 자기,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된답니다?”


포근한 누님 같은 인상과는 상반되는 비중 높은 새하얀 살갗,

그런 살갗을 알맞게 가려주는 회색빛 장발을 가진 색욕.


아무래도 방금 분노는,

악마들 사이에서는 꽤나 금기시되는 말을 입에 담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어색하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흐르기도 잠시.


그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는 듯,

분노와 마주 보고 으르렁대던 탐욕이 재차 입을 열었다.


별거 아니라는 듯 툭 내뱉는 한마디.


"난 이 녀석한테 건다."


그 한마디에 반응한 또 다른 악마가 있었으니.


"엥? 탐욕, 진심?"


단어로 끊어서 말하는,

마치 말이 서툰 거 같은 소년처럼 보이는 악마.


흰 티에 파란 멜빵이 귀여움을 자아내는 패션과,

그런 귀여운 패션과는 어울리지 않게 돋아있는 더듬이 한 쌍.


2계층 - 7대 악마 인색의 죄 [ ??? ]


'등 뒤에 파리 날개도 있네.'


날개가 작은 게 생각보다 귀여웠는데,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기도 잠시.


자기들만의 대화가 끝났는지,

탐욕이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이, 파편 후계자."

"네? 저요...?"

"그럼 누가 있겠어, 이리 와 봐."


손을 까딱이며 골목길 양아치가 삥 뜯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탐욕,

학창 시절 PTSD를 자극당한 나는 어린 양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순순히 걸어갔다.


그렇게 앞에 도달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검지를 내 이마에 갖다 대는 탐욕.


그와 동시에 그의 입에서 이전과는 다른 진중한 목소리가 울려온다.


[ 세상의 온갖 제물을 탐하는 존재, 나 탐욕으로부터 명하노니, 내 이름은 마몬 그대를 마신의 후계자로 인정한다. ]


[ 재창한다, 내 이름은 마몬. 그대를 마신의 후계자로 인정한다. ]


!!!!!!!!!!


그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과 동시에 밀려오는 엄청난 고통.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쉐끼, 엄살은."


‘엄살 아니고 진짜 미친 듯이 아프다고!’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고통은 다 맛보는 거 같은 고통의 향현,

그렇게 찾아온 고통의 향현은 나를 굵고 짧게 치고는 사라졌다.


“허억··· 허억······”

“에잉 쯧, 애새끼가 이렇게 허약해서 어디다 써먹는담.”


‘두 번 당했다간 또 뒤지겠네···...’


그렇게 고통의 후유증을 만끽하고 있자니,

아직은 조금 익숙하지 않은 주황색 창의 메세지가 떠올랐다.


「7대 악마 탐욕의 죄 - [ 마몬 ]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액티브 스킬 - [ 탐욕 ]을 얻었습니다.」


"엥."


갑작스럽게 떠오른 메세지에는 분명 탐욕의 마몬의 인정을 받았다고 쓰여있었다.


상황을 이해할 수 없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주위 악마의 반응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진짜 저지르다니."

"탐욕! 네 이년! 이게 무슨 짓이냐아아악!"

"이게 모두 큰 그림이다, 돌대가리들아.”


그런 당혹함의 열기가 가득한 상황이 진정된 후.


“자 애송이 설명해 주마."


탐욕, 즉 마몬은 아무 영문도 모르는 나에게 입맛에 맞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이 벌인 일을,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나는 마신의 파편을 가졌다는 이유로 마신이라는 존재가 없는 지금,

그 마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지 시험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애송이 너를 편하게 예비 마신이라고 부를 거야."

"맞아! 예비 마신!"


그 시험을 과정에서 마신의 최측근인 교만과 분노와 같은 7대 죄악의 악마들 혹은 이곳 지옥을 관리하는 마왕이나 그의 수하인 고위 마족들의 인정을 받으며 경지를 쌓아가야한다고 한다.


현재 그중 마몬의 인정을 받은 것.


그런 고위 마족이나 7대 악마에게 인정을 받을 시,

마신의 고유 권능으로 그 악마의 고유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탐욕... 나는 반대다."

"나도 절대로 반대다아아악!"


교만과 분노는 반대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했다.


'아니 이게 무슨 미친 상황이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지금 저런 미친놈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와, 진짜 싫다.


"그··· 인정을 못 받거나 안 받으면 어떻게 되죠?"

"다른 후계자를 찾기 위해 파편을 내놔야한다아아악!"


뭐야.


“그럼 가져가세요.”

“좋은 생각이다악!”


그렇게 나의 파편을 받으러 성큼성큼 다가오는 분노를 당황한 마몬이 다시 한번 막아섰다.


“자, 잠깐! 그걸 왜 반납해 미친놈아!”

“그야··· 이런 문제에 끼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 그냥 이대로 뒤지겠다고?”


이건 또 무슨 소리래.


“후훗,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재밌다는 듯,

웃으며 설명하는 색욕의 말에 따르면.


완전한 죽음으로 이곳에 왔기 때문에,

원래 죽어야 할 혼을 마신의 파편으로 간신히 붙잡고 있는 거라고 한다.


그렇기에 파편을 반납하면 완벽히 죽게 된다는 모양.


"후훗, 죽는게 소원이시라면 안 아프게 도와드릴게요~"


미친.


인정을 받으려면 목숨을 걸고 저 악마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인정을 못 받으면 죽는다.


한마디로 강제다?


나 참,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왜 지금 나한테 일어나는 건데.


"아 참, 그거 스피드 런이다?"


마몬과 같은 마신을 직접 보필했던 7대 악마의 힘은 원초적 감정에 치중된 힘이기에,

아직은 인간인 내가 그 힘을 가지고 있으면 감정에 잡아먹혀 버린다고 한다.


그렇기에 적절할 때에 다른 7대 악마의 힘을 얻어가면서 한쪽으로 치중되는 감정의 균형을 잘 맞춰야만 한다는 모양.


'음...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나는 현재 강제적으로 마신이 되어야 하는 미션이 걸린 것이고,

일정 기간마다 7대 악마에 힘을 모아야지만 죽지 않는 시한부 인생인 것.


만약 실패 시,

지금처럼 지옥 순례가 아닌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죽는 것.


마신 같은 게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다시 죽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마력을 얻어 한 명의 각성자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었을 뿐인데,

이게 왜 하루아침에 이렇게 돌아가는 거란 말인가.


“인생 참······”


그런 절망에 빠져있기도 잠시,

사람을 홀리는 듯한 미성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렸다.


"그래도 반반하게는 생겼는데요~? 열심히 노력하려는게 꽤 마음에 드는걸~"


색욕에게서 나오는 긍정적 의사.


"그럼 인정인가 뭔가 해주시는......"

"응원은 할게요~"


'하하하.'


그렇지?

이렇게 쉬울 리가 없지.


다른 악마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기심 또는 살의 등의 감정을 가진 눈으로 나를 유심히 쳐다보거나,

아예 벌레 보는 듯한 눈으로 혐오하는 녀석도 있었다.


한 가지 공통점은,

그 누구도 마몬처럼 선 뜻 인정 메세지를 띄워주는 자는 없다는 것.


그런 알수없는 애매한 분위기 속,

정적을 깨는 교만이 입을 열었다.


"시험을 받는 이상, 너는 살아서 현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

엄마 보러 갈 수 있다는 거 아닌가.


현계로 돌아가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시험을 끝까지 보기 위해선 만들어진 육신이 아닌 온전한 육신일 필요하다는 모양.


"히히, 다음에 보자! 안녕!"

“조만간 또 보아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모두가 영문을 알 수 없는 영창을 하기 시작했다.


제일이 귀띔해주길,

영혼을 원래 육체로 강제로 꽂아 넣는 일이라고 한다.


나를 기점으로 순식간에 커다란 붉은빛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누가 본다면 사이비 종교가 산 제물이라도 받치는 듯한 광경.


이내 그런 불길한 마법진은 천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옥에는 어울리지 않는 맑고 푸른 기운을 내뿜으며.


나는 밀려오는 멀미에 몸을 맡긴 채,

살며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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