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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dywhack 님의 서재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Q현
작품등록일 :
2018.09.05 12:07
최근연재일 :
2018.09.05 12:58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51
추천수 :
0
글자수 :
12,428

작성
18.09.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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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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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면회(완)

DUMMY

E768가 숨을 크게 들이쉬는 소리가 났다.

텅 빈 공터의 고요가···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진공의 소리가 잔잔히 들렸다. 그 때였다. 이상한 소리가 점점 커졌다. 처음에는 애가 우는 소리 비슷한 것이, 나중에는 점점 ●●같은 것이 ●●●하는 소리가 나고 마침내 괴성이 들렸다.


“그것이다.”

팀장이 낮게 말했다. 동시에 손짓하자, 그의 부하들이 날 강제로 끌어서 관리실 구석에 처박았다.


그 기괴한 소리 한 가운데에··· E768의 말이 들렸다.

“잘 지냈니?”

답변은 없었고 소름 끼치는 낮은 소음만 들렸다.

“여긴 많이 춥구나. 이 추운 곳에 5년이나 두다니··· 널 만나려고 가져왔단다.”


난 심장이 두근거려 그냥 서 있기가 힘들었다. 가방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무언가 가지런히 놓이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유리병 같은 게 그리고 묵직한 철제 가방 소리가 났다.


“투입조 지하에 얼마나 있나?”

“3분 후, 최하층에 도착합니다···”

“좋아, 놈과는 무조건 멀리 떨어져. 그리고 두 발 이상은 맞춰야 한다. 알겠지?”


그 소리를 듣자, 난 심장이 더욱 뛰었다. 그녀는 내가 마이크를 뺏긴지 모르고 말을 이어나갔다.


“고고학자A가 죽기 전에 말했어요··· 일이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며···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난 딸을 ●●●●●의 ●●●●로 보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G8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


팀장은 내 차례 말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분명 이제 너는 포위되고 죽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겠지. 그런데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빨리 뭔가 해야 해. 먼저 마이크를 되찾아야···


우당탕!

난 앞으로 넘어졌다. 동시에 다리가 걸리면서 음향장비가 일제히 꺼져버렸다.


“씨 무슨 일이야!”

“저··· 다리가 풀려서 죄송해요 곧 고칠 테니까···”


난 (사실 아팠지만) 무릎을 싸매는 척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때 나는 팀장의 허리 춤에 달린 장비를 봤다. 권총이었다. 하지만 그건 쉽게 꺼내기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바로 종아리 포켓에 둥근 깡통과 고리가 보였다. 최루탄이었다.


나는 선을 연결하는 척만 했다. 그들은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 지도 모르는 채, E768을 제거할 작전에만 몰두했다. 마침 그들은 기본 장비만 챙겼는지 방독면이 없었다.


시간이 없었다. 난 조심스럽게 다가가 최루탄 고리를 뽑고는 바로 손수건을 꺼내, 내 코와 입에 틀어막았다.


펑! 순식간에 관리실 내부가 매캐한, 그리고 지독한 안개에 휩싸였다.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남자들은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콜록거렸다. 관리인 비상 훈련보다 더 지독했다.


눈물이 계속 나오는 걸 겨우 제대로 봤는데, 팀장이 창문을 열려고 했다. 급한 중에 책상에 놓였던 두꺼운 출입기록 장부가 보였다. 그걸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순식간에 팀장이 쓰러졌다. 옆의 부관은 팀장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지만 나는 얼굴에 주먹 한 방을 날렸다. 문 쪽에 있던 남은 부하 둘은 독가스를 피해 문을 열고 달아났다.


난 잽싸게 뛰어가서 관리실 문을 닫고 빗장을 걸어버렸다. 될 대로 되라. 그리고는 창문만 약간 열어 눈물과 기침 속에 전원을 복원했다.


“콜록 콜록, E768? 콜록 E7868?”

대신 생체 반응 표시기가 낮은 경고음을 냈다. E768의 신체상태가 위험하다. 아직 그녀의 위치가 표시되고 있었다··· 살아있다는 뜻인데···. 다시 소리가 들렸다.


“공격 당했어요.”

“누구인가요? 설마 대응팀이···”

“●●●●●●, 제 딸이죠. 다··· 당연히.”


그녀는 아직 괜찮지만,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생체 반응 표시기에 그녀의 맥박은 매우 가빠지고 있었다. 내 기침 소리가 걱정되는지 자꾸 물었지만,


“미안해요. 이번엔 창문을 열다 넘어졌어요··· 콜록 콜록 아 난 이리 칠칠치 못해서···.”

지하 저 멀리서 계단 소리가 가득했다. 대응팀 병사들이 분명했다.

“걱정 말아요. 이제 다 괜찮아요. 이제 함께 떠날 준비는 끝났어요. 그럼.”

“네··· 콜록 아··· 대체 마지막으로 하시려던 말··· 그거 뭐에요?”

E768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들어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제발 오늘을 기억해주세요. 제 이름은···”

탕!

“E768!”


스피커 너머로 총소리가 났다. 동시에 생체 반응 표시기가 점점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혈액 수치가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목소리는 들리고 있었다.


“자 이리오렴··· 아가”

“타타탕!”

“오늘 밤··· 이 엄마와···. 이제 아프지 않아도 되는 ···. 곳으로 가자꾸나···”

괴성과 총성이 뒤섞인 소름 끼치는 소음이 들렸다. 그러나 목소리는 들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말하고 싶었지···”


남자들의 비명


“자유를 말하고 싶었어···”

“너와 부를 노래에 가사가 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너와 볼 책을 고르는데 금서목록이 필요 없게 되겠지 ···”


다시 비명, 총성


“그러나 난 그런 것만 말하려던 게 아녔는데···”

“그걸 얻으면 너도 분명 행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째서 너에게 그럴 수는 없던 것일까?...”


굉음


“나도 네 아버지도 널 위해 열심히 살았다...”

“돈도 돈이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데 너에게 왜 둘은 다 안된 걸까··· 어쩌면”

“우린 너에게 필요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단지···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려 했는데···”

“미안하구나.”


굉음.


정적


“E768 심장 박동 0. 사망. 탐사······.”


난 생체 반응 표시기의 플러그를 뽑았다. 난 몸이 너무 떨려서 두 팔을 책상이 턱 댔다. 그러나 전율이 멈추지 않았다. 주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올라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쓰려져 있던 팀장이 제정신을 차리고 일어설 때도. 문을 강제로 개방한 대응팀이 들어올 때도. 그리고 누군가 날 개머리판으로 후려쳐 쓰러뜨릴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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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면회(3) 18.09.05 2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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