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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체의 서재입니다.

던전 진행하는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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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체
작품등록일 :
2019.08.12 21:40
최근연재일 :
2019.10.07 23:5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26
추천수 :
8
글자수 :
107,065

작성
19.09.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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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8층 앨리스

DUMMY

7층을 떠나 프리유트로 돌아온 후.


자기 직전의 늦은 시간.


숙소로 이어지는 복도엔 아무도 없다.


복도를 걸어가며 이름은 에메르에게 말했다.


에메르가 잠든 동안 7층에서 있었던 일.


보스와 나눴던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스가 했던 말에 대해서.



‘너에게는 꿈이 없구나.’



그 이유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1층에서 담보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아닐 수도 있었으니까.


이름은 꿈이 사라진 것 같다는 이야기만 했다.


보스가 그렇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있던 모두가 잠들었으나,


자신만 잠들지 않은 이유를.



“그렇다면 정말 큰일인데······.

왜 갑자기 꿈이 사라진 거지?

하지만 네가 말한 대로 아닐 수도 있잖아.

진정하고 일단 정말인지 알아보자.”



에메르는 듣고서 차분히 말했다.


이름의 상태가 이상했다.


초조해하는 모습이 단번에 눈에 들어오고,


쫓기는 것처럼 산만하게 움직인다.


에메르가 생각하기로,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불안해 할 수 없다.


소년은 넌지시 물어보았다.



“최근에 꿈을 꾼 적이 없어?”



갈팡질팡하던 이름의 시선이 잠시 머무르더니,


곧 다시 여기저기로 향한다.



“······없어. 전혀 없어.”



그렇게 말하는 눈동자가 쉼없이 흔들린다.


머리를 쥐어뜯을 듯이 만져댄다.



“그냥 요즘 피곤해서가 아닐까?

보스가 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잖아.

거짓말일 수도 있고.”



그 말에 정신 사납게 고개를 움직이던 이름이,


소리 지르듯 외쳤다.



“그게 만약 진짜면?!”



에메르는 깜짝 놀랐다.


그냥 짜증이 났을 때 부리는 성질이 아니라,


뭔가 고통스러워서 긁어내는 듯한 날카로움.


일단 이름을 진정시켜야 했다.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더 있었는지는 몰라도,


필요 이상으로 초조해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10년 넘게 같이 지냈지만 처음이다.


어떻게 해 줘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에메르마저 기분이 어지러워진다.



“아니면 무슨 일이 또 있었어?”



달래듯 말을 건넸다.


질문에 이름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처럼 대답했다.



“······아니, 그렇진 않아.”



침묵.


이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모르겠어······.

전에는 그냥 꾸든지 말든지 잊고 살았는데,

그래도 언제든 꿀 수 있다는 느낌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어.

특히 자주 꾸는 그거.”



그건 에메르도 들어서 알고 있다.


어딘가에서 이상한 건물들을 내려다보는 꿈.


이름이 자주 꾸는 꿈이다.



“······그래.

일단 지금은 돌아가서 자자.

막상 자면 꿀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말하며 에메르는 문고리를 잡았다.


둘은 숙소에 도착했다.


시간은 늦은 밤.


취침 시간이 되어 불이 꺼지려 한다.


이름은 날뛰는 속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알았어.”



그 날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이름은 꿈을 꾸지 않았다.






다음 날 어떤 시각.


이름은 에메르 없이 건물에 들어와 있다.


사실 에메르마저 피해 몰래 온 것이다.


그럴 필요가 있었다.


1층의 개인 침실에 누워 뒤척거린다.


정말 꿈을 꿀 수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7층 보스가 한 말이 모두 진실이라면,


1층은 받는 것을 대가로 뭔가를 빼앗기는 층.


그렇다면 에메르도 뭔가 빼앗겼다는 뜻이다.


이름은 고민했다.


여기서 한 달 동안 꿈을 꾸려고 노력해서,


꿈이 사라진 걸 확인했다고 가정해 보았다.


그렇지만 1층에서 받은 것 때문이 아니라면?


꿈이 사라진 이유가 정말 그것 때문일까?


1층에서 정말로 대가를 가져가는 걸까?


그냥 7층 보스의 장난은 아니었을까?


생각 끝에 이름은 일어났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2층 버튼을 눌렀다.



“죄송합니다.

1층은 저희 권한이 아니라서,

안내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서 안내자는 고개를 숙였다.


몇 번 보았던 안내자 여성이 그렇게 말했다.


2층에 물어보았지만 소득은 없었다.


결국 복잡한 마음 그대로 침실로 돌아왔다.


싸구려 티 팍팍 나는 세면대의 수도를 튼다.


흘러가는 물을 받아 얼굴에 치댔다.


얼굴을 씻어내니 머릿속이 좀 식는다.


이름은 어떻게 할지 정했다.


7층에서 보스가 말한 사실들.


거기에 거짓이 섞여있는지는 고민할 것 없다.


당장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지금은 알 수 없으니까.


하지만,


7층에서 알게 된 것들이 모두 진실이라면,


되찾을 기회가 있다는 그 말.


결국 그 말에 매달려야 한다.


희망이 있다면 그것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꿈을 확인하는 것부터.


한 달 동안 1층에서 자면서.


층도 진행해 둬서 나쁠 건 없다.


건물에 장기 체류할 각오를 다지며,


이름은 8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8층에 도착했다.


8층 문 앞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이렇게 복도에 사람이 많았던 적은 없었는데,


이 층은 유난히 북적거린다.



‘뭐지······?’



이름은 내리지 않고 귀를 세웠다.



“왜 안 열리는 거지?”


“글쎄, 이거 괜찮은 거야?”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문이 열리지 않아 다들 기다리는 모양이다.


9층으로 가 볼까 하다가, 이름은 내렸다.


정보를 모르면 순서를 바꿔도 의미는 없다.


사람이 많은 편이 공략에도 수월할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기다려 본다.



“대체 언제 여는 거야?”



열리지 않는 문을 응시하다가,


괜히 그런 소리도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더 내렸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기다린다.


그리고 잠시 후.


정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문이 벌컥 열리고 사람들이 물러났다.


그리고 안에서부터 외치는 소리가 난다.


낭랑한 소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안녕? 혹시 너희들 기다리는 거야?

자, 이제 들어와도 돼!]



그 음량에 귀를 막을 새도 없이 말이 끝났다.


사람들이 모두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름도 따라서 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복도가 또 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앞보다 훨씬 넓어서,


대기실 같은 느낌이 훨씬 강하다.


바닥은 튼튼한 나무로 무대처럼 짜였고,


뒤에 감색 커튼이 드리워 틈으로 안이 보인다.


이름은 커튼 사이로 얼핏 바닥을 보았다.


고급스런 융단 아래는 잘 닦인 대리석이다.


그 위에 장난감이 어지럽게 흩뿌려져 있다.


사람들이 주위를 다 둘러보기도 전에,


벽 너머에서 아까의 목소리가 또 다시 울렸다.



[모두들 내 층에 와 줘서 고마워!

어, 오늘은 상당히 괜찮은데?]



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소리를 한다.



[자, 그럼 어디 한 번 자세히 볼까?]



그 말과 함께 사람들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상한 압력이 몸을 잡아 올리는 게 느껴진다.


이름이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전에,



“으악!”


“이거 뭐야?!”


“꺄아악!”



사방에서 그런 소리가 난다.


이름도 마찬가지로 허둥대며 팔을 휘저었다.


몸을 쥐어 싸고 흔드는 것 같아서 어지럽다.


간신히 중심을 유지하며 서 있지만,


옆에는 이미 뒤집혀 버린 사람들도 많다.


그런 와중, 다시금 소리가 났다.



[어디 보자······

아, 여자애들은 필요 없어.

늙다리들도 필요 없어.

너희들은 통과시켜 줄 테니까 다 나가.]



말과 동시에 엘리베이터 쪽 문이 열렸다.


그리고 갑자기 하나씩,


사람들이 문 밖으로 내던져진다.


비명 소리와 철퍼덕거리는 소리가 쌓인다.


제각기 다른 음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어? 너는 마음에 드는데?

여자애지만 넌 남아 있어도 괜찮아.]



누구한테 하는 건지 몰라도,


중간에 그런 소리가 지나갔다.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사람들이 거의 다 밖으로 팽개쳐지고 나자,


비로소 엇박으로 울리던 음이 끝났다.


바깥쪽 문이 닫혔다.


조용해졌다.


그러고 나서 남은 인원은 여섯.


이름을 포함해 그 또래의 남자아이 다섯과,


비슷한 나이의 단발을 한 여자아이 하나.


남자아이 하나가 나서서 커튼을 젖혔다.


안을 보자마자 그대로 굳더니,



“미친 이게······?!”



그런 소리를 입에 담는다.


남자아이는 그대로 뒷걸음질하다가,


밖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달려든다.


그런데,



[어, 너 어디 가는 거야?]



그런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리고 아까처럼 공중에 떠서 안으로 간다.


남자아이가 끌려들어가며 커튼이 움직이고,


올라간 틈 사이에서 이름은 안을 보았다.


보고야 말았다.


융단이 깔린 바닥엔 흩어진 장난감들과 함께,


쇠사슬이 이리저리 흘러다닌다.


시선으로 따라가니 그 끝에 있는 것은······



‘보답으로 한 가지 알려 주마.

위층에 가려면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곳은 나처럼 상냥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 말이 떠오르며 이름은 깨달았다.


7층의 보스가 건넸던 그 말은,


자신을 위하는 선의로 충고했던 것임을.


분명히 걷지 않으려 하는데,


이상하게 몸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이름을 포함한 아이들이 막 너머로 들어가서,


먼저 와 있던 아이들 사이로 지나간다.


표정들이 새로 온 아이들에게 향한다.


아이들이 앉은 채 눈길을 준다.


노이즈에 묻혀 지나가는 흑백 영상처럼,


방관하며 쏘아지는 감정들은 어딘가 무디다.


제각기 같으면서 또 다양한 그 눈빛들은,


공포, 무기력, 체념, 무관심, 그리고


동정.


그녀가 앉은 의자 아래에는,


한 아이가 발판이 되어 웅크려 있다.


등에 그녀의 발을 얹기 위해서.



“어서 와! 난 앨리스야!

이번에 온 애들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

특별히 최선을 다해서 놀아줄게!”



밖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로,


화려한 의자에 앉은 금발이 말했다.


나이는 열일곱이나 열여덟 정도.


그녀는 허리까지 오는 긴 금발을 넘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앉았다.


그리고 바로 얼굴이 확 찌푸려지면서,



“너 제대로 못 해?!

넌 못생겼으면 발판이라도 제대로 해야지,

발 하나 제대로 못 받치면 어쩌자는 거야!”



아래를 향해 고함을 마구 지른다.


발판으로 쓰던 아이에게 발길질을 퍼붓는다.


아이는 버티다가 넘어져서 데굴데굴 굴러갔다.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굴러가면서 상처가 났는지 얼굴이 긁혔다.


그 광경에 잠시 멍해졌다가,


이름은 무어라 외치려고 했다.



“······!”



하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목에서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으니까.


그러니 당연히 상대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앨리스는 씩씩대면서 일어나 이름을 지나갔다.


꽃향기 같은 것이 났다.


소리를 내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그녀만 빼고.



“아 진짜, 새로운 애들이 왔는데 기분 잡치게.

나 들어갔다 올래.”



소매가 없는 화려한 원피스가 눈에 스치더니,


앨리스는 안쪽에 난 문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간 문이 닫히고 잠시 후.


방에 소리가 돌아왔다.



“괜찮아?!”


“많이 다쳤어?”



주변의 아이들이 넘어진 아이에게 향한다.


그 아이는 조용히 웅크려 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닫은 틈 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이름은 다가가 보려고 했는데,


팔에 무언가 걸렸다.


사슬이다.


어느 새 목에 사슬이 채워져 있다.


잡아당겨 보았지만 당연히 빠지지 않는다.


길이가 길어서 움직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보스에게 잡힌 거다.


뭘 하기도 전에 보스에게 잡혀버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


이름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우두커니 서서 방을 바라보았다.






“저기······”


“······.”



이름은 한 아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남자아이는 이름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이름은 더 말을 걸지 않았다.


그래, 그럴 것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계속 물어보는 걸 봤으니,


뭘 물어볼지 저 아이도 대충 알 테니까.


이름은 어떻게든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



“여기에 대해 말해줄 수 있어?”



혹은



“앨리스가 이 층의 보스인 거지?

뭔가 알고 있는 거 있어?”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우선 이 층의 정보를 모으는 걸로 시작했는데,


시도하자마자 막혀버렸다.


이곳에 훨씬 오래 있었을 다른 아이들은,


이름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는 분위기.


무언가를 말해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나라도 대답해 주는 아이는 없었다.


단 한 명도.


아이들은 하루 종일 테이블의 음식을 먹거나,


바닥의 장난감을 힘없이 가지고 논다.


혹은 그대로 누워 최대한 오래 잔다.


마치 필요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이렇게나 친구가 많으면 서로 놀 법도 한데,


어울려 노는 것 같은 아이들은 거의 없다.


그마저도 짧은 대화만 하고 헤어진다.


이름이 방의 분위기에 적응 못 하는 동안,


갑자기 모든 아이들이 일어나 앉았다.


줄이 달린 꼭두각시 인형이 움직이듯,


일제히 같은 방향을 향해.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걸 느끼며,


이름은 일어났다.


앨리스가 돌아왔다.


그녀가 천천히 걸어와 의자에 앉으면,


비로소 진짜 일과가 시작된다.



“얘들아 많이 기다렸어?

이제 새로 온 아이들을 자세히 보자.”



앨리스는 앞에 일렬로 선 아이들을 보더니,


선 순서를 바꾸었다.


중간에 서 있던 이름이 마지막에 가고,


여자아이가 이름 오른쪽에 서게 되었다.


그녀는 아이들을 앞뒤로 꼼꼼히 흩어본다.


표정이 웃었다가 찌푸려졌다가 바뀌면서,


서 있던 아이들을 하나씩 뒤로 보낸다.


보내진 아이들은 그대로 자리에 앉는다.


거기에 본체의 의지는 없다.


모든 것은, 앨리스가 원하는 대로.


앨리스가 만족해하며 보낸 여자아이 다음으로,


이름의 차례가 되었다.


이름은 정중하게 말을 외웠다.


음 드디어 제 차례군요 주인님.


벌써 저희의 두 번째 만남이네요.


처음 만났을 땐 인사도 하지 못해 섭섭했어요.


그 때 하지 못한 말을 지금 하고 싶은데,


괜찮다면 감히 한 마디 드려도 될까요?


인형놀이는 다른 걸로 하시는 게 어떠세요?


재료는 쓰레기통에서 꺼낸 헝겊을 추천드려요.


거기엔 물론 썩은 토사물과 곰팡이가 있고.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썼을 수도 있겠네요.


아, 얼룩으로 장식할 염료는 구정물이 멋져요.


그거면 당신께 딱 어울릴 거예요.


그러니까 여기 애들은 풀어주지 그래?


이름은 생각으로 그런 말들을 외쳤다.


맺히지 못해 갇힌 소리의 옆에서,


앨리스가 이름의 뺨을 쓰다듬었다.



“내 취향은 살짝 아니지만 꽤 맘에 드네.

특히 눈빛이 고집 있어 보여서 좋아.

끝까지 발악하다가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야.

그 때가 가장 멋질 것 같은걸?”



그러면서 소년을 품평했다.


이름은 어이가 없었다.


화난 상태에서 멈췄으니 당연하지 이 보스야.


그런데 뭐 틀린 말은 아니야.


끝까지 발악해줄게.


아, 물론 쓰러지는 건 빼고.


고요한 외침이었다.


들을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손짓 한 번에 이름도 바닥에 놓였다.


앨리스는 의자에 앉아 방 안을 보며 웃었다.


그녀가 인형들을 보며 말했다.



“자, 오늘도 놀이를 시작하자!”






하루가 지났다.


이름은 바로 눈치 챘다.


눈치를 안 챌 수가 없었다.


이 방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앨리스의 놀이 상대다.


정확히는 앨리스가 일방적으로 가지고 논다.


뜨거운 차를 잘못 쏟고 옷에 얼룩이 지면,


옷을 말린다고 창 밖에 매달아 놓거나,


그만 듣고 싶을 때까지 노래를 시켜 두고서,


목소리가 갈라지면 거칠어졌다고 뭘 던지거나,


마음에 안 든다고 머리카락을 마구 자르거나,


발판으로 쓰다가 기분 나쁘면 차 버리는 걸,


놀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녀가 방에 있는 동안,


아이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며칠이 지났다.


여전히 아이들은 말을 걸어도 답하지 않는다.


이름은 일단 물어보기를 포기했지만,


며칠을 지내 본 결과 몇몇 사실들을 알았다.


우선 앨리스는 대부분의 아이를 가지고 논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좋아하는 게 있다.


특히 자주, 또 매일 노는 장난감이.


최근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름이다.



“웃어봐.”


“······.”



짜악!


고개가 돌아갔다.


웃지 않아 뺨과 여러 군데를 많이 맞지만,


언제나 흉이 좀 지는 정도로 금방 넘어간다.


그래도 앨리스가 벌을 내리지는 않는다.


노려보는 표정을 유난히 좋아하는 덕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그저 가만히 있다.


싫증난 장난감을 버려두는 것처럼,


앨리스는 잠시 가지고 놀다가 구석에 둔다.


그녀의 기분이 바뀌면 바닥에 팽개쳐진다.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다.


앨리스가 노는 걸 바라보면서.






며칠이 더 지났다.


어이없어 헛웃음한 걸 그녀가 착각한 후로는,


아픈 일은 줄었다.



‘생각보다는 그냥 그러네.’



그러고서 앨리스는 다음 장난감으로 옮겼다.


이름은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나 앉자마자 그런 기억이 떠올랐다.


꿈으로 꾸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정신적으로 지치기 때문일까.


잠을 많이 자게 된다.


몸이 힘든 것보다 그게 더 심하다.


지금은 앨리스가 없다.


문득 배가 고파져서, 테이블에 앉았다.


이름은 억지로 음식을 입에 우겨넣었다.


부드럽고 맛있지만 잘 안 넘어간다.


이 방에는 테이블과 접시와 주전자가 있고,


과자나 음료가 풍부하게 제공된다.


빵도 있고 빈 접시가 채워져서 굶지는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장실은 갈 필요가 없다.


컨디션이 유지되기에 씻을 필요도 없다.


물론 앨리스에게 밉보이지 않을 때에 한해서.


이름은 식사를 마쳤다.


다른 일을 할 타이밍이다.


그런데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다.


언젠가 이름은 거하게 욕을 한 적이 있었다.


문 저편에서 앨리스가 달려와 이름을 혼냈다.


즉 없을 때에도 듣는다는 것.


다행히 주어가 빠져 질식할 뻔하고 끝났지만,


그 날 이름은 뼈저리게 알았다.


아이들이 함부로 입을 열지 않는 이유를.


이름은 벌을 받은 아이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절대로 그것만은 피하자고 다짐했다.






며칠이 지났다.


앨리스와 논다.


무언가 먹고, 잠을 잔다.


며칠이 지났다.


앨리스와 논다.


무언가 먹고, 잠을 잔다.


며칠이 지났다.


앨리스와 논다.


무언가 먹고, 잠을 잔다.


며칠이 지났다.


앨리스와 논다.


무언가 먹고, 잠을 잔다.


며칠이 지났다.


앨리스와 논다.


무언가 먹고, 잠을 잔다.


며칠이 지났다.


이름은 아무 생각 없이 바닥에 누워 있다.


눈 밑에 짙게 자취가 드리웠다.


세 명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왔지만,


뭐라고 말해 줄 기력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말을 걸면 대답은 하려 했는데,


딱히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다.



“······.”



이제는 앨리스를 쓰러트리는 걸 생각하기보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프리유트를 생각하며 나던 눈물도 말랐다.


더 있게 되면 그런 생각마저도 사라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갑자기, 아주 갑자기,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 느껴졌다.


이대로 끝날 순 없었다.


뭐라도 해야만 했다.


그래도 아직 이런 걱정이 남아 있을 때.


완전히 길들여지기 전에.


이름은 일어나 사슬을 끌며 걸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들어갔다.


다시금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미 다 살펴봐서 지루할 정도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해 본다.


이 짓에 의미가 있기를 바라면서.


있는 대로 뒤져본다.


그러던 중 안쪽에서 소리가 났다.


누군가 있는 모양이었다.


이름은 그쪽으로 가 보았다.


다시 소리가 났다.


보니까 소리가 난 건 더 안쪽이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누군가 있다.


검은 머리의 남자아이다.


덥수룩하게 긴 머리가 제멋대로 헝클어졌다.


여기 있는 아이들이 다 그렇듯 이름 또래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 더 먹은 것 같기도 하다.


무심코 이름은 말을 걸었다.



“뭐 해?”



남자아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



자다 깬 듯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괜히 방해한 것 같아 이름은 재빨리 말한다.



“아니야, 미안.”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는데, 대답이 들렸다.



“너 상당히 여러 번 오지 않았어?

그런데 아직도 찾는 거야?”


“······.”



남자아이는 이름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잘 모르겠지만 지나갈 때 지켜본 모양이었다.


그것도 이름이 올 때마다.


생각하니 이름도 본 적은 있는 것 같다.


아마 신경 쓰지 않아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눈이 잠깐 마주치고 말았으니까.


이름은 찬장을 계속 뒤지며 대답했다.



“나가고 싶으니까.”


“······그래?”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이름은 질문을 돌려주었다.



“그러는 넌 여기서 뭐 하는데?”


“그냥 있지 뭐.”



이름은 필요 없는 것을 알았다.


한숨 쉴 체력도 없어서 그냥 무시했다.


시시한 대화나마 하게 된 건 기뻤지만,


의욕이 다시 가라앉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


남자아이는 잠시 이름을 보더니,


숨죽인 소리로 말했다.



“이 부근에는 단서가 없을걸.”



그 말에 이름의 눈이 커졌다.



“······?!”



어딘지 목소리가 지쳐 있었지만,


그래도 남자아이는 웃어 보이며 말했다.



“좀 들어줄 맘이 생겼어?”



이름은 어둑어둑한 구석으로 다가갔다.


얼굴을 마주보고 말한다.



“그렇게 잘 알면 왜 네가 찾지 않는데?”



이름에 말에 찰그랑거리는 소리가 대답했다.


남자아이는 몸을 비틀더니 그렇게 말한다.



“이래서 말이야.”



남자아이에게 채워져 있는 사슬은 셋.


그것들은 길이가 모두 엄청나게 짧았다.



“······.”



남자아이가 다시 말했다.



“말 걸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무슨 뜻이야?”



그 말에 다른 곳을 보면서,


입만 움직여 거의 들리지 않는 소리를 냈다.



“앨리스가 안에서 뭐 한다고 생각해?”



덩달아 목소리가 작아진다.


이름은 속삭이듯이 말했다.



“글쎄, 자기 할 일 하지 않을까.

뭘 먹거나 자거나······.

그러다 약간이라도 소리 들리면 나오고.

제대로 말할 수 없어서 짜증나.”



남자아이는 피식 웃었다.



“앨리스 없을 때도 말 못 하는 거?

그거 목소리가 마음에 안 들까봐서야.

복도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그거 목소리 들으려고 일부러 안 연 거야.

열었다는 건 목소리를 다 확인했다는 거겠지.

목소리가 마음에 들면 상관없는데,

마음에 안 드는 애는 말하면 벌을 줘.”


“대박이네.”



이름은 얼굴을 찌푸리며 맞장구쳤다.



“뭐 물론 자기 할 일도 하겠지.

거기서 우리를 보면서 말이야.”


“······뭐?”



깜짝 놀라 소리가 커졌다.


남자아이가 급히 검지손가락을 입에 댄다.


잠시 기다리며 소리를 살피다 말이 이어졌다.



“몰랐어?

보스들은 도전자를 볼 수도 있어.

그게 자기 층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



그 말에 짚이는 것이 있었다.


4층 전에 열쇠에 익명으로 왔던 돈.


그 출처가 궁금하던 참이다.



“혹시······ 돈 같은 것도 보내주고 그래?”


“그럴걸.”



그렇다면, 그 돈들의 출처는······


이름은 잠시 생각했다.


머릿속에서 상황을 정리해 보니,


자연스레 생기는 한 가지 의문.



“그런데 넌 왜 나한테 말해 주는 건데?”



이름이 물었다.


그 말에 남자아이가 우울하게 웃었다.



“왜 내 사슬이 이렇게 짧다고 생각해?”



사슬의 길이는 자유의 길이.


기본 길이로는 모든 곳을 다닐 수 있지만,


짧아지면 그만큼 행동반경이 줄어든다.


그리고 그 짧은 정도는 벌을 받은 정도.



“목마르고 배고파서 뒤질 것 같아.

그런데 뒤지지는 않네 하하.”



벌을 받는 아이에겐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


몰래 가져다주면 그 아이도 벌을 받는다.


거기엔 기한이 없다.


그리고 또······


이름은 생각을 털어냈다.


일단 얘기에 집중하자. 지금은 들어야 한다.



“앨리스한테 여러 번 대들어서 이렇게 됐어.

지금도 사실 안에서 보고 있을지 모르지.

난 이미 밉보였으니까 상관없어.

아마 재미있어서 놔두고 있는 걸 거야.”


“······.”


“알았지? 그러니까 이제 가.”



그러면서 몰래 주머니에 뭔가를 넣어준다.


이름은 눈치 챘지만 말없이 떠났다.


그 날 ‘놀이’ 가 끝난 후.


이름은 이불에 숨어 조용히 그것을 확인했다.


꼬깃꼬깃하게 접은 쪽지다.


손톱으로 누른 글자가 이렇게 적혀 있었다.



‘놀이가 끝나면 바로 나한테 와.’



이름은 속는 셈 치고,


그 쪽지를 믿어보기로 했다.






“진짜 고마워! 앨리스 이 미친년!”



소리도 신경 쓰지 않고 그런 소리를 한다.


다음 날 놀이가 끝나고 아이를 다시 만났다.


이름은 기겁해서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돼?!”



남자아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확인해 본 거야.

앨리스가 깨어 있으면 당장 달려왔겠지.

아닌 모양이네. 내 생각이 맞았어.”


“무슨 생각?”


“내가 여기 짬밥이 돼서 좀 아는데,

걔도 자기는 할 거 아니야?

보니까 자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달려오는 반응을 봐선 지금부터 여덟 시간.”



이름은 이해했다.


그 동안 무언가를 하라는 소리다.


희망이 보인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내가 어떻게 하면 돼?”



남자아이가 과장된 몸짓으로 기뻐했다.



“이해력이 장난 아닌데?

이 층의 통과 조건은 의자와 관련이 있어.

그 앨리스가 맨날 앉아서 히히대는 그거.

내가 레벨이 낮아서 다 보이지는 않는데,

창에 그렇게 떴으니 그건 확실해.”


“······?”


“아, 미안 이렇게 말하면 모르겠구나.

내가 1층에서 받은 건 ‘정보’야.

정보 창······이라고 해도 모르겠구나.

아무튼 그 의자를 어떻게 하면 돼.

그 방법을 네가 알아내 줘.”






이름은 의자로 갔다.


만져 보았지만 별다를 것 없는 의자다.


살펴보다가 다른 방법으로도 탐구해 본다.


약간 멀리 앉아서 바라보았다.


언제나처럼 위에 매달린 모빌이 흔들거린다.


유선형 몸체에 날개가 달린 모양.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잠시 보다가 이름은 일어났다.


바라보던 의자를 다시 만졌다.


엄청나게 무거워서 들어지지도 않는다.


최대한의 힘으로 밀어낸 끝에 겨우 움직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 못 챌 정도의.


아주 사소한 왜곡.


이름이 의자를 만지작대는 동안,


또다시 놀이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은 뭐 하고 놀까?”



그런 소리를 하며 앨리스가 의자에 앉았다.


이름은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가만히 있기 위해서.


이름의 자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앨리스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소리는 여전히 낼 수 없지만,


몸은 자유롭게 움직인다.


의자 때문이었다.


분명히 이건 의자 때문이었다.


의자를 건드려서 움직인 후로 이렇다.


다른 아이들도 동작이 다른 때와는 다르다.


움직일 수 있는 게 이상한지 수군거린다.


남자아이가 알려준 정보가 정확했다.


소년에게 번뜩 떠오른 자신감은,


다함께 의자를 훼손한다는 공략법.


이름은 확신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앨리스는 당황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도 놀라서 바라보았다.


이름은 과감하게 의자 옆으로 다가가서,


넘어트릴 듯이 밀기 시작했다.


의자를 잡고 있으니 목에 힘이 돌아왔다.


말소리를 낼 수 있다.


이름은 아이들을 향해 외쳤다.



“이제 알았지?

앨리스가 있어도 움직일 수 있잖아!

의자를 잡으면 괜찮으니까 어서!

이 의자를 움직여야 돼!”



이 의자는 혼자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다.


돌발행동으로 앨리스가 놀라 있는 이 기회.


지금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


만약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아이들은 오랫동안 억눌렸다.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아도,


쉽게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냥 설득해봤자 듣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제시하는 것.



“······.”



하지만 아이들은 나오지 않는다.


속으로 걱정하며 이름은 팔에 더 힘을 주었다.


의자를 잡으면 괜찮다는 건 거짓말이다.


아닐 수도 있었다.


의자를 잡자 목소리가 나오기에,


즉흥적으로, 제멋대로 내뱉은 헛소리.


이미 누군가가 해 보았던 것일까?


그가 표정이 식으며 자신감을 후회하는데,


이름을 보고 아이들이 주춤거리며 일어난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일어섰다.


길이가 모자라 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빼고,


모두가 자리에서 다가온다.



“?!”



허둥대는 앨리스의 얼굴이 볼만하다.


많은 아이들의 손이 의자에 닿았다.


이름 옆에서, 의자 뒤에서 힘을 주어 미니,


의자가 더더욱 움직인다.


그 바람에 앨리스가 비명을 지른다.



“꺄악! 이게 뭐 하는 거야!”



이름은 소리쳤다.



“밀어!”



외침과 함께 사력을 다해 힘을 주었다.


거대한 의자의 중심이 흔들린다.


한쪽이 공중에 뜨고 몸체가 휘청인다.


견고하던 무게가 끝내 왼편으로 기울더니,


아이들의 손에 밀려 결국 의자가 넘어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의자에 앉아 있던 앨리스가 함께 넘어졌다.


천장의 모빌이 팔에 걸려 떨어졌다.


풍성한 금발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흐트러진다.


앨리스는 넘어진 채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약간의 움찔거림이 있자 아이들이 물러선다.


하지만 그것이 끝.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모습이 흐려지면서, 앨리스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채워져 있던 사슬들도 모두 없어졌다.


목이 가벼워졌다.



“······사, 살았다!”



어떤 아이가 그렇게 외쳤다.


그 말을 시작으로, 아이들은 문으로 달려갔다.


폭죽처럼 바깥으로 빠져나간 곳에선,


안내자들이 여럿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살피더니 치료해 주었다.


화상으로 진 흉도 말끔히 낫는다.


모두가 생존을 기뻐하며 울고, 웃고, 뛰었다.


하지만 마음에 바르는 약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에겐 위로와 시간이 필요했다.


안내자들은 아이들을 하나씩 승강기에 태워,


0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고마웠어.

네가 아니면 나갈 수 없었을 거야.”



이름은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내가 할 소리야. 잘 가.”



소년은 오른팔에 처치를 받으면서,


반대쪽 손을 마구 흔들었다.


치료 때문에 그가 가장 마지막에 남았다.


남자아이와 인사를 하고,


이름은 1층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나서야 떠오른 것 하나.



“이름을 물어볼걸 그랬어······.”



크나큰 안도감과 작은 후회를 남긴 채.


이름은 8층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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