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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스타카토 -4- 모노로그

-모.노.로.그-



그는 지금 거울 앞에 서 있다.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 세계는 왠지 익숙하면서, 뭔가 다르다. 아직은 달라진 모습을 받아드리기가 어려웠는지 한동안 정면을 응시한다. 


그의 목에 넥타이 줄이 감긴다. 줄을 하나씩 덧뗄 때마다 긴장감이 더해진다. 앞에 줄과 뒤에 줄 길이가 적당히 맞춰지면서 목 앞에 채워진 매듭이 서서히 목을 따라 올라간다. 매듭이 셔츠 카라 단추 맨 윗부분에 꼭 맞게 들어가면서 움직임을 멈춘다. 매듭을 제대로 맞추고는 이내 느슨하게 살짝 푼다. 


완성된 넥타이 완성된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고 벽 하나를 사이 두고 그를 응시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의례 건네는 말이 있다. 


이게. 

지금의 네 모습이다, $.#.^.#.아  


넥타이를 맨 그의 눈빛에 서려있는 것은 아직 풀리지 않은 광기이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그 날의 숙제는 거울 앞에서 웃는 연습을 하는 것. 절대 웃지 않는 눈을 위해 그의 얼굴 근육들의 미세한 부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찡그려야만 한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는 법이다.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그의 곁에서 조용히 지켜봐주던 것은 그가 아니었다. 거울에 반사된 그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과거의 자신이었음을 직감한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 그렇게 눈을 통해 오고가는 대화는 달라짐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매듭을 지어야 한다.        


최소한 밥벌이는 할 수 있게 된 그에게 박수격려를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한없이 천장만 바라보며 눈싸움하던 그가 이제는 어색한 모습의 자신을 받아드리는 연습을 한다. 그런 그에게도 필요한 건 시간이다. 갑작스런 변화에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이 되는 일상을 보낸다. 현재에 빗대어 과거에 생각과 감정, 경험 등을 한순간에 소화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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