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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서재

튜토리얼 탑의 금손 잡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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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밥
작품등록일 :
2022.10.30 13:37
최근연재일 :
2022.11.30 22:2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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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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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9,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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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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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4)

DUMMY

“얼른 갑시다. 길마님! 버프 아까워요!”

“맞아요! 버프 있을 때 빨리 사냥터까지 이동합시다!”


파랑새 길드원들은 버프의 효과 탓인지 잔뜩 흥분한 채로 원정을 떠나자고 아우성을 쳤다.


길드 마스터 김장호는 진호와 성일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나 서비스를 많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단골이 되고 싶습니다.”


길드 마스터의 정중한 인사에 진호가 수레 앞으로 튀어나와서 잽싸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이고, 아닙니다. 길드 마스터님. 팔아주시는데 저희가 감사하지요! 다음에도 꼭 이용해주세요!”



다른 길드원들도 가볍게 인사를 하며, 차원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딱 한 명, 부길드 마스터이자 총무인 김민아만을 제외하고.


김민아의 시선은 수레 앞에 있는 홍보 표지판을 향해 있었다.


- 레드헨 꼬치 팝니다. 잡템 무엇이든지 삽니다.(상점가보다 1% 더 쳐 드립니다.)


레드헨 꼬치는 이미 맛보아서 알고 있었다. 그녀가 꽂힌 문구는 바로 ‘잡템 무엇이든지 삽니다.’라는 문구였다.


“뭐해? 얼른 가자고!”


김장호가 김민아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봐. 오빠. 궁금한 게 있어서.”



김장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무슨 일인데?”


김장호의 물음을 뒤로한 채 김민아가 진호에게 물었다.


“사장님, 혹시 저 잡템 산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요?”

“말 그대로입니다. 아이템 판정만 받았다면 모조리 삽니다. 그것도 프론티어시의 상점 매입가보다 무조건 1% 더 쳐 드립니다.”


잡템. 말 그대로 장비처럼 중요한 아이템이 아니라, 버려지거나 헐값에 팔리는 잡다한 아이템을 의미했다. 원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았다. 장비나 아이템을 포함해서, 몬스터의 부산물, 그리고 마정석까지.


잡템은 보통 손상된 몬스터의 무기나 방어구, 또는 몬스터의 부산물 중에서도 수요가 크지 않아서, 값이 많이 나가지 않는 재료를 뜻하는 말이었다.


값이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대형 길드에서는 잡템을 챙기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들에게 잡템은 짐만 될 뿐, 모아도 큰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모아도 티끌은 티끌일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파랑새 길드의 사정은 달랐다. 8층의 원정을 떠나는 목적이 바로 10층의 원정을 준비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티끌만 한 잡템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챙겨왔던 것이었다.


길드원들이 다들 큼지막한 등산 가방을 하나씩 메고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원정을 떠날 때는 원정 물자를 가지고 가고, 돌아올 때는 잡템을 가득 담기 위한 용도.


그런데 무려 1%나 매입가를 더 잘 쳐준다고 한다니. 영세 길드의 총무로서 김민아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구였던 것이었다.


“정말이에요? 무슨 아이템이든지 매입하신다구요?”


진호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네, 손님. 무슨 아이템이든지 매입합니다. 그리고 대금은 즉시 지급해 드리고요. 아! 그리고 잡템 판매하시면, 레드헨 꼬치 구이 쿠폰 하나 드립니다!”


심지어 무슨 아이템이든지 매입한단다. 원정이 끝나고 돌아와도, 바로 쉬지도 못하고 잡템을 처분하기 위해서 프론티어시의 상점들을 순회하다가 얼마나 지쳤던가! 게다가 모든 잡템이 팔리는 것은 아니었다. 매입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못 찾으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 잡템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꼬치구이 쿠폰도 준단다. 무려 50실버. 한화로 5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김민아의 마음은 1%를 더 쳐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곳에 잡템을 팔기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꼬치구이 쿠폰까지 준다는 말에 넉다운이 되었다.


“저희 원정 마치고 돌아오면, 꼭 팔게요! 잘 부탁 드립니다”

“저희야말로 잘 부탁 드려야죠! 그럼 즐거운 원정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민아가 아주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길드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차원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그녀의 행복해 보이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일이 진호에게 말했다.


“진호야, 근데 너무 퍼주는 거 아니야? 겨우 꼬치 10개 샀는데, 무려 8개를 서비스로 줬잖아.”

“형,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진호가 손가락 다섯 개를 성일에게 펼쳐보았다.


“50실버라는 뜻 아니야?”

“아니야. 원래 5실버에 팔려고 했거든? 그런데 저들이 5골드를 부르더라고. 그래서 50실버를 불렀더니, 엄청나게 좋아하더라고.”

“아!”

“그래서 생각했지. 5실버는 정말 싼 금액이었어. 우리가 직접 도축부터 하니까, 사실 우리 사업에는 재료비가 하나도 안 들어가잖아? 우리의 노동력만 들어가면 100% 마진이 남는 장사라서 5실버를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우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요가 중요한 거였어.”

“하긴, 재료비가 하나도 안 들어가는 게 크기는 하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50실버에 팔아도 될 것 같아. 사실 8개나 더 퍼주기는 했지만, 우리는 잃은 게 없잖아? 단골 생기고, 소문도 좀 잘 나고 하면 더 좋지.”

“그래. 진호야. 네 말이 맞다! 레드헨 고기야, 또 도축하면 되는 거고! 자, 그럼 신나게 꼬치를 또 구워볼까?”


어느새 성일은 놀라운 손놀림으로 꼬치를 굽고 있었다.


“형, 진짜 형의 손재주 기프트는 참 대단한 것 같아. 형의 손이 보이지가 않아.”

“흐흐흐, 나도 요새 이 짜릿한 손맛 덕분에 행복하다는 말이지.”


***


파랑새 길드원들을 시작으로 레드헨 꼬치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굽는 족족 사람들이 사갔기 때문이었다.


한참 구워서 팔던 꼬치가 동나기 시작했다. 남은 개수는 열두 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수는 대략 열 명 정도였다.


진호가 맨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


“손님, 몇 개 사실 겁니까?”

“두 개만 사려고요.”


진호는 그다음 대기 중이던 여자에게도 물었다.


이런식으로 구매할 개수를 미리 파악하고, 구매하지 못하는 여섯 명의 손님에게는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손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준비해온 물량이 소진되어서 앞에 분까지만 판매할 수 있으니,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통 이렇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 넘어갈 법도 했지만, 모든 사람이 관대한 것은 아니었다.


맨 뒤에서 기다리던 뱁새눈을 한 남자가 말했다.


“뭐요? 기껏 손님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물량이 부족하다고?”


진호가 알기로 맨 뒤에 서 있었던 그는 분명히 기다리기 시작한 지 채, 1분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큰소리를 치는 것은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어 보였다.


“손님의 시간을 빼앗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내일 다시 찾아주시면, 서비스 챙겨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어떻게 믿고? 지금 장사 잘 된다고 갑질하는 거야? 탑넷에 갑질로 글 한 번 올려줘? 내가 말이야.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최혁이란 말이야. 내 말 한마디면 당신 장사 접어야 하는 거 몰라?”


뱁새눈 사내가 자신이 최혁이라고 밝히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인플루언서인지 머시긴지, 유명하기는 유명한 듯했다.


다짜고짜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최혁의 말에 성일이 진호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쟤, 지금 뭐라는 거야? 원하는 게 뭔데?”


진호가 성일에게 속삭이며 말했다.


“뭐긴, 그냥 삥 뜯으러 온 거지.”

“그래? 그럼 대충 줘서 쫓아버려.”


성일과 진호가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자 최혁은 더욱더 눈을 부라리며 화를 냈다.


“지금 사람 앞에 놓고, 뒷담화를 하는 거야? 어? 인성 보소?”


원래라면 성일의 말대로 적당히 줘서 쫓아버리려 했으나, 진호는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여기서 저놈을 쳐내지 않으면, 분명 같은 일이 반복될 터였다. 여기서 최혁에게 숙이고 들어간다면, 최혁 같은 놈들에게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달려들 것이 분명했다.


원래 리스크 없는 사업은 없는 법이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고 하지 않는가?


장사가 잘되면 잘될수록 이런 놈들이 끊임없이 벌레처럼 꼬일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한결같은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더 나았다.


정치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미국의 어느 한 대통령이 한 말은 진호의 가슴을 울렸었다.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테러와의 타협. 무엇이든지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운 법이었다. 처음 요구를 들어주고 나면, 요구가 먹힌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큰 것을 요구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었다.


저 최혁이란 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진호와 성일의 사업에 처음으로 딴지를 거는 테러리스트였다.


원래라면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참는 것이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진호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상품의 품질. 그 어느 각성자도 아직 중급의 도축 스킬을 익히지는 못했다. 게다가 마이더스의 손은 또 어떠한가?


수요는 폭발적인데, 공급은 독점이다. 즉, 진호와 성일이 갑이라는 뜻이었다.


경쟁자가 있으면 또 모를까, 경쟁자도 없는 독점 시장에서 최혁에게 굽혀야 할 이유는 1도 없었다.


생각이 정리되자, 진호가 앞으로 나섰다.


“올리세요. 글.”

“뭐, 뭐라고? 정말 나 몰라서 그래? 나 탑넷 자게 인플루언서 최혁이라니까?”

“최혁인지 최형인지 모르겠고요, 무슨 내용으로 올리고 싶으신지는 모르겠지만, 올리고 싶으시면 올리세요. 저희는 상관없으니까요.”


최혁은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로 말했다.


“이익, 좋아. 내 반드시 후회하기 해주지. 나중에 울고불고 매달리며, 글 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최혁은 선전포고를 마치고는 뒤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진호는 남은 손님들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소란을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손님 여러분. 특히 기다리셨지만 구매하지 못하신 다섯 분께서는 다시 방문해주시면, 꼬치 한 개씩 더 챙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호가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사장님, 힘내세요. 그래도 제가 해명 댓글 달아 드릴게요.”

“맞아요! 사장님. 이렇게 인심도 좋으신데. 저 최혁이라는 사람 엄청나게 악질이거든요.”

“내일은 먹을 수 있겠죠? 장사는 몇 시부터 하나요?”


사람들의 응원에 진호와 성일은 힘이 조금 나기 시작했다.


“내일도 12시쯤부터 장사를 시작합니다! 꼭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점심 즈음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장사는 3시간 만에 재료소진으로 끝나고 말았다. 장사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닐까? 준비한 재료가 이른 시간에 소진이 되었다. 목표치를 채우고, 시간도 세이브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오늘 장사 끝!”

“와. 세 시간 동안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얼마 벌었어?”


성일이 궁금하다는 눈으로 진호를 보면서 물었다.

계산은 모두 진호가 맡아서 했기 때문이었다.


진호는 보유 금액을 살펴보았다.


[보유 금액: 4,743골드 21실버]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진호의 보유 금액은 4,556골드 84실버였다. 진호는 머릿속으로 빠르게 셈을 했다.


계산 결과, 오늘 레드헨 꼬치 장사로 벌어들인 금액이 177골드 50실버인 셈이었다.


“177골드 50실버 벌었네?”

“뭐? 177골드 50실버?”


성일이 잔뜩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무려 한화 약 1775만원에 달하는 금액. 하루 만에 벌었다. 오로지 진호와 성일의 노동력만 투입해서 얻은 결과였다. 식재료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하니 마진율이 100%인 사업. 177골드 50실버는 오롯이 진호와 성일의 몫이었다.


진호와 성일이 정리를 하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을 때, 십여 명의 사람들이 다가왔다.


선두에 선 험상궃게 생긴 남성이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 좀 묻겠소.”




안녕하세요! 글국밥입니다. 스토리 아레나 참가해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작가의말

오늘의 수학 문제 


4743골드 21실버 - 4556골드 84 실버 = 186골드 37실버


그런데 레드헨 꼬치로 번 돈은 177골드 50실버?

186골드 37실버 - 177골드 50실버 = 8골드 87실버


8골드 87실버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정답을 맞추시면 추첨을 통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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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다시 장사합니다. (1) +14 22.11.25 321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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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리품, 그리고 플렉스 (1) +9 22.11.23 387 25 12쪽
23 호랑이 사냥 (3) +18 22.11.22 445 33 16쪽
22 호랑이 사냥 (2) +15 22.11.22 423 32 14쪽
21 호랑이 사냥 (1) +14 22.11.21 481 24 14쪽
20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3) +5 22.11.20 534 38 13쪽
19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2) +3 22.11.19 569 45 14쪽
18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1) +8 22.11.18 659 50 11쪽
17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7) +3 22.11.17 666 44 12쪽
16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6) +2 22.11.17 670 46 14쪽
15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5) +4 22.11.16 694 49 13쪽
14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4) +2 22.11.15 732 45 15쪽
13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3) +1 22.11.14 736 36 12쪽
12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2) +3 22.11.13 751 39 12쪽
11 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1) +2 22.11.12 776 34 14쪽
»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4) +4 22.11.11 823 39 13쪽
9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3) +5 22.11.10 873 38 15쪽
8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2) +3 22.11.09 888 43 13쪽
7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1) +4 22.11.08 943 47 13쪽
6 금손을 얻다 (2) +6 22.11.07 981 46 14쪽
5 금손을 얻다 (1) +5 22.11.05 1,017 50 14쪽
4 드래곤 슬레이□ (4) +7 22.11.04 1,043 50 14쪽
3 드래곤 슬레이□ (3) +7 22.11.03 1,093 1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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