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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서재

튜토리얼 탑의 금손 잡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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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밥
작품등록일 :
2022.10.30 13:37
최근연재일 :
2022.11.30 22:2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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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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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슬기로운 금손 사용 방법 (2)

DUMMY

“이게 뭐지?”


레스토랑 주인은 진호가 건네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보면서 물었다. 갑자기 수레 같은 것을 소환한 진호가 주섬주섬 봉지를 하나 꺼내서 건넸다.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하면서 집어들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위험한 물건은 아니니, 직접 살펴보세요. 음식재료입니다.”


식재료라는 말에 그는 손을 내밀어 물건을 받았다.


봉지에 들어있는 것은 소분되어 있는 핏기가 제거된 레드헨의 고기였다.


식재료를 살펴본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걸 어디서 얻었나?”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쪽은 도축업자 김성일이고, 저는 잡상인 이진호입니다.”


진호가 성일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는 감탄을 내지르면서 말했다.


“그렇군! 레드헨의 고기를 이렇게 완벽하게 도축할 수 있다니! 내 미처 장인을 몰라봤네. 내 이름은 제이미. 고급 요리 스킬을 지닌 요리사라네. 젊어 보이는데 정말 대단한 실력이군! 이렇게 특별한 고기는 내 생전 처음 보네!”


좋은 식재료 앞에서 잔뜩 흥분한 모양새를 보니 제이미도 어쩔 수 없는 천상 요리사인 모양이었다. 더군다나 고급 요리 스킬이라니. 요리사로 치면 가히 랭커라고 칭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


“이 고기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실 수 있습니까?”

“여기 앉아서 잠깐만 기다리게! 내 오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지!”


제이미는 고기를 들고 허겁지겁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서 지글지글 요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고기가 익는 구수한 냄새가 조금씩 풍겨왔다.


“킁킁. 키야. 진호야. 일단 냄새는 죽이는데?”


성일의 전화를 받고 일어나자마자 주섬주섬 챙겨나오느라 식사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진호도 입에 군침이 돌았다.


“일단 냄새는 합격! 이런 냄새를 풍기는 음식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잠시 후, 제이미가 쟁반 위에 커다란 뚜껑으로 덮인 접시를 하나 가지고 나왔다.


“이런! 내 정신 좀 보게. 너무 흥분한 나머지 테이블 세팅도 하지 않았군!”


그는 쟁반을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테이블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물부터 시작해서, 포크와 나이프, 냅킨 세팅을 마친 제이미는 테이블 한쪽 구석에 앉았다.


“자, 한 번 보시게!”


그가 뚜껑을 열자 맛있게 구워진 레드헨 스테이크가 찬란한 빛깔을 뽐냈다. 고기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노릇노릇한 빛깔이 아주 먹음직스러웠다.


음식을 살펴본 진호와 성일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신선한 레드헨의 안심으로 만든 스테이크]

- 방금 도축된 신선한 레드헨의 안심으로 만들어진 스테이크입니다.

- 섭취 시, 1시간 동안 체력이 3 증가합니다.

- 도축 특별 효과: 1시간 동안 체력이 5만큼 더 증가합니다.

- 요리 효과: 1시간 동안 체력과 힘이 각각 3만큼 더 증가합니다.


총합 11의 체력과 3의 힘이 오르는 요리. 자양강장제 그 자체였다.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요리를 통해서 버프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제이미가 개인 접시에 고기를 옮겨 주었다.


“한 번 맛보게!”

제이미는 자신의 접시에도 고기를 옮겨 담더니 걸신들린 듯이 먹기 시작했다.


진호와 성일도 맛있는 냄새 앞에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고기를 한 입 베어 문 진호가 그대로 멈추었다.


‘이건 너무 맛있잖아?’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육즙이 팡팡 흘러나왔다. 고기는 전혀 질기지 않고,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았다. 약간의 소금기와 함께 어우러진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비록 진호가 미슐랭 레스토랑 근처에도 가본 적은 없었지만, 여태껏 살면서 먹었던 음식 중에서 단연코 가장 맛있었다.


“쩝쩝.”

“꿀꺽”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적막한 레스토랑에서 들리는 것은 고기를 씹는 소리와 삼키는 소리뿐이었다.


눈치를 보던 성일이 먼저 접시에서 고기를 더 펐다. 나머지 사람들도 부리나케 고기를 더 푸기 시작했다. 어느덧 음식을 더 먹기 위한 작은 신경전이 펼쳐졌다.


천만다행이게도 음식은 세 사람이 먹기에 양이 충분했다.


세 사람이 접시에 있는 양념까지 싹싹 비우자 슬슬 포만감이 들기 시작했다.


포만감과 함께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왔다. 배가 부를 정도로 먹어야 효과가 적용되는 듯했다.


[1시간 동안 체력이 11 증가합니다.]

[1시간 동안 힘이 3 증가합니다.]


무려 14포인트나 증가한 체력과 힘 스탯. 온몸에 기운이 넘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약간 찌뿌둥했던 어깨와 팔다리는 마치 10대의 그것 마냥 쌩쌩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기분 좋게 먹었는데, 몸도 엄청 가벼워졌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크으. 내 생에 이런 음식을 만드는 날이 오다니!”


접시를 싹싹 비운 셋은 배를 만지며, 흐뭇한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었다.


“제이미님. 정말 잘 먹었습니다. 평생 먹어본 음식 중에 단연코 최고입니다!”

“저도 음식 먹으면서 눈물 흘릴 뻔한 적은 처음이에요. 이런 요리를 맛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호와 성일의 칭찬에 제이미는 헛기침하면서 말했다.


“험험, 내 요리 실력이 뛰어나기는 하지. 그런데 재료가 워낙 좋지 않았나? 내가 한 것은 그저 숟가락을 얹는 것뿐이었네. 그 고기로는 무엇을 만들어도 맛있었을 걸세!”


제이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겸손을 떨며 말했다. 제이미의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제이미님. 이렇게 요리 실력이 뛰어나신데, 어째서 장사를 안 하시는 겁니까?”


장사 이야기가 나오자 제이미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뭐 자네들은 길드와 상관없으니 내 특별히 말해 주겠네. 자네들 혹시 황건 길드라고 들어보았나?”


황건 길드. 중국의 각성자들을 중심으로 만든 길드였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말이 길드지, 실제로 하는 짓은 도적단이었다. 그들은 거대 길드의 이점을 이용해서 온갖 횡포와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들을 적대하거나 단죄하기는 쉽지 않았다. 소속 각성자가 무려 십만 명에 이르는 거대 길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대형 길드가 황건 길드를 우습게 보고, 그들과 시비가 붙어서 길드전을 벌였다가,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는 인해전술에 멸문을 당한 사건은 아주 유명했다.


“황건 길드를 어찌 모르겠습니까? 중국 각성자 중심의 거대 길드 아닙니까? 그들과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렇다네. 그들이 나에게 계약을 제의했다네.”


성일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거대 길드의 계약 제의라면 좋은 것 아닙니까?”


제이미가 기겁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큰일 날 소리! 그들이 얼마나 악독한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네! 말이 계약이지 노예 계약이나 다름없었어! 내 듣기로 그놈들과 계약해서 잡혀가면, 죽을 때까지 부엌에 갇혀서 요리만 해야 한다고 들었네!”


제이미의 말이 제법 그럴듯했다. 황건 길드의 길드원은 무려 십만여 명. 물론 모든 길드원에게 음식을 제공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에게 잡혀가면 죽을 때까지 착취당할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었다.


제이미는 계속해서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야! 내가 계약을 거절하자 어떻게 했는지 아는가? 무려 한 달 동안 길드원들을 내 가게에 손님으로 보내서 음료수 한 잔 시켜놓고 문 닫을 때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네! 무려 스무 명 이서 말이야!”


스무 명의 손님이 딸랑 음료수 한 잔시키고 앉아 있었단다. 전형적인 양아치짓이었지만, 제이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그저 힘없는 요리사였으니까.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가게를 찾는 손님이 없어졌다네. 내가 가게 문을 닫으니까, 그제야 그 녀석들의 발걸음이 좀 뜸해졌지. 아마 내가 포기하고 그들과 계약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제이미의 사정을 들으니 매우 딱해 보였다. 그러나 상대는 거대 길드. 그것도 그냥 거대 길드가 아니었다. 중국 계열의 악독한 도적 집단. 그것이 바로 황건 길드였다.


낙오자인 잡상인 진호와 도축업자 성일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혹시 저희가 제이미님의 가게에 방문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문제가 왜 안 되겠나? 아마 지금쯤 손님이 가게에 들어갔다는 보고가 들어갔을 걸세. 자네들도 화를 면하고 싶으면 어서 이곳을 벗어나게!”


쾅.


제이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게의 입구 나무문이 쾅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손님 받아라.”‘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몸, 원래 대머리인지 아니면 변발인지 모르겠는 남자가 위풍당당하게 들어왔다.


그를 따라서 노란 영웅건을 쓴 이십여 명의 장한이 함께 가게로 들어왔다.


변발 근육질의 남자가 진호와 성일을 보면서 인상을 구겼다.


“어이. 거기? 장사 끝났으니까, 그만 나가 보지?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변발 근육질 남자의 협박 아닌 협박.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진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변발 근육맨이 다시 한 번 윽박질렀다.


“나 황건 길드 지당 782대대 부대주 진타오야! 앙? 이 노란 영웅건 안 보여?”


순간적으로 진호와 성일의 눈이 마주쳤다. 아쉽게도 이 상황에서 진호와 성일 같은 낙오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힘없는 자들은 남의 일에 참견할 수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어설프게 참견했다가 되려 제이미가 곤경에 처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제이미는 오늘 처음 만난 생판 남이 아닌가? 냉정하게 생각하면 가족도, 동료도, 친구도 아닌 제이미를 위해서 거대 길드와 척을 질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제이미도 애초에 진호와 성일에게 도움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심히 가게.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네.”

“힘내세요. 아저씨.”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


진호와 성일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힘내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였다.


진호와 성일의 말이 진타오의 이마가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빨리 안 꺼져? 죽고 싶어?”


진타오의 호통을 뒤로한 채, 진호와 성일은 건물 밖으로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진호야, 제이미 아저씨 괜찮을까?”

“일단 당장 해를 입히지는 않을 거야. 듣기로는 황건 길드는 무법도 일삼는 길드라고 들었어. 아직은 그래도 합법적으로 계약을 맺으려는 것 같아. 마치 우리가 노예 계약을 맺은 것처럼 말이야.”


말을 하다 보니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지금 누가 누구를 도울 처지이던가? 당장 드래곤의 노예로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서 거대 길드와 척을 지는 것 자체가 오지랖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일단 요리 스킬은 천천히 연구해보자.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 우선은 고기를 그냥 구워서 파는 것은 어떨까?”


제이미가 만든 요리는 분명히 매력적이었다. 무려 14포인트나 되는 스탯이 올라가는 요리였으니까.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진호와 성일이 도축한 고기 자체로도 체력 8 증가의 효과는 얻을 수 있었다.


“구워서 판다면 어떤 형태로?”

“일단 생각한 것은 두 가지야. 큐브 스테이크 형태와 꼬치 형태. 각각 장단점이 있어.”

“오! 난 큐브 스테이크가 더 끌리는데?”

“나도 둘 중에 나보고 먹으라면, 큐브 스테이크가 끌리기는 해. 그런데.”

“그런데?”

“우리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잖아? 그러면 손님의 만족감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

“무슨 말이야?”


성일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요리를 먹는 사람들이 맛을 기대하고 먹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

“그렇지? 아무래도 체력이 증가하는 버프 때문에 먹겠지!”

“그렇지. 그러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조리하는 큐브 스테이크보다는 아무래도 계속 초벌해 가며 굽고 있는 꼬치가 낫지 않을까? 조금 팔아서는 절대로 상납금 못 채워. 무조건 많이 팔아야 해! 많이 남기고, 많이 판다. 폭리다매를 해야한다고!”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폭리다매! 장사는 내일부터 할까?”


성일이 의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뭘 내일부터야? 형, 죽고 싶어? 한 달 안에 100골드 마련 못 하면 죽는 거 알지? 지금 보유 재산에 잠이 와? 당장 시작해야지.”


100골드. 한화로 약 천만 원. 단순 계산으로 하루에 33만 원은 벌어야 했다.


진호의 말에 성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은 100골드였지만, 진호는 무려 1000골드였다.


시간이 아까운 것이 당연했다. 성일은 진호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힘내라. 진호야. 형이 같이 있잖아.”




안녕하세요! 글국밥입니다. 스토리 아레나 참가해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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