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30년만에 취직한 직장의 상태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16.09.09 10:12
최근연재일 :
2016.12.23 11:49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7,555
추천수 :
509
글자수 :
284,789

작성
16.12.15 17:43
조회
186
추천
3
글자
9쪽

VS 박민우

DUMMY

푸슈우욱!


"헉... 헉... 시발...

주걱으로 찌르고 있는것도 일이네 일..."


내 몸을 터치하려고 스멀스멀 다가오는

검은풍선인간들을 이리저리 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들고있던 주걱으로

녀석들이 쪼그라들때까지 쑤시고 때리는 일.


생각보다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녀석들이 한두마리만 더 있었어도

당하는 쪽은 오히려 내 쪽이 아니었을까 싶을정도.


내가 그동안 가상세계에서

운동한 것이 실제에 반영만 되었어도

살이 조금은 빠지고 근육도 살짝 붙었을 거 같은데,

이럴때는 참 억울하다.


아무튼 녀석들을 쓰러뜨리고

겨우 숨을 돌리고 나니,

다음 방의 문이 떡하니 보였다.


무슨 놈의 방이 이렇게 많아 이 동네는?


넓은 성인데 좀 크게 트고 살면 안되는 건가?


대가족이 있어서 각자 방이 필요한것도 아닐텐데 말이야.


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 재혁씨 왔어요?"


"재혁씨 안뇽~♥"


어랍쇼?


사무실?!


순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어 당황하고 있자니

자리에 앉아있던 박선배가 허허 웃으며 말한다.


"재혁씨 뭐해요 거기서? 똥마려워요?"


"아... 아뇨. 그런건 아니고."


"자. 오늘은 일을 하기 전에 여기 앉아서

이야기를 좀 합시다. 지민씨도 이쪽으로 좀 오고."


"넹~♥"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박선배와 김선배는 사무실 입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평상시 사무실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은 이 곳.


박선배와 김선배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고글을 뒤집어쓴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마저도 같았다.


뭐지 대체?


"하아... 날씨 참 덥다. 그죠?

벌써부터 날이 이렇게 더우면 8월되면 어떠려나."


"박선배. 대표님한테 말해서 에어컨좀 바꾸면 안돼요?

지금 있는거 안쪽까지 잘 안와서 너무 더운데."


"그거는 지민씨가 말해야지.

대표님은 내가 말하는 거 잘 들어주지도 않아요.

지민씨 말이라면 대표님이 잘 들어주잖아?"


"그래도 이런건 박선배가 말을 해줘야죠.

박선배가 여기서 가장 오래 일을 하셨는데."


허허.


뭐랄까. 태평하네. 에어컨 이야기나 하고 있고.

그리고 나는 그걸 멍하니 듣고 있고.


뭐지 대체? 무슨 상황인건지 이건?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재혁씨."


"아... 예!"


"저기 부엌에 가면은 냉장실쪽에

빵하고 우유있을거거든요? 그거 좀 가지고 와줘요."


"네."


"참. 그 냉동실쪽은 손 대면 안돼요! 절대로!"


"예? 아... 예."


난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나도 모르게 멸치녀석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분위기.


이제는 익숙해진 사무실 복도를 따라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문을 열었고,

안에는 빵과 우유는 물론이고

치킨이나 피자, 콜라, 맥주 까지도 들어있었다.


"뭐지? 무슨 먹을게 이렇게 많아?"


그야말로 먹을것 천지인 냉장실 안.


일단은 멸치가 말한대로 빵과 우유를

세개씩 집어서 가지고 간다.


"여기 가져왔습니다."


"음. 앉아요. 같이 먹게."


"......"


"햐아... 그래도 오늘은 일이 거의 없어서 좋네.

여기 다니면서 이런 날이 있었나?"


"없었죵."


"그죠? 없었죠? 내 기억에도 없어.

햐.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

재혁씨. 오늘은 재혁씨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까

일단 그냥 이렇게 대기하면 돼요. 알았죠?"


"아... 예."


어색함.

멸치녀석과 한 판 붙을 생각을 하며 들어온 곳에서

녀석과 함께 간식이나 먹고 앉아 있다니.


녀석. 대체 무슨 꿍꿍이지?


설마 여기에 독이?


"얼른 먹어요 재혁씨? 혹시 상했을까봐 그래?

그럼 내가 먼저 먹을게."


내가 선뜻 빵에 손을 대지 못하는 걸 본 멸치는

자기가 먼저 빵과 우유를 먹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김선배도 빵과 우유를 맛나게 먹기 시작했다.


......아. 젠장.


머리는 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돼지의 본능이 끓어넘친다.


너무 맛있어 보여! 저거!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일단 먹고 보자!


라고 생각하며 먹게 된 빵과 우유.

......정말 맛있다.


대체 어디서 팔지 이런 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브랜드인데.


"와. 진짜 맛있다. 역시 고급은 고급인가?"


"이거 대표님이 사온거죠?"


"어. 이거 빵 하나에 5천원인가?

우유도 한 병에 막 3천원인가 그래요 이 크기에."


헉. 말도 안되는.


무슨 이런 빵 하나에 5천원이라니?


맛은 좋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 크기도 그렇게 안 큰데.


누가 주는거면 모를까 내돈으로 사먹기에는 좀...


"아... 맛은 있는데. 양이 안찬다.

재혁씨. 미안한데 냉장고에 있는 치킨하고 피자.

전자렌지에 돌려서 좀 가져올래요?"


"아 예."


어느새 녀석의 심부름꾼이 된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녀석은 나를 보면서 읭크를 하더니 한마디를 더 건넸다.


"아 참. 냉동실 문은 절대 열면 안돼요! 절대로!"


"예."


벌써 두번째.


부엌에 가는것도 냉동실 문을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것도.

두번째다.


애초에 여기가 진짜 사무실도 아니고.


녀석은 조금전에 나랑 싸우자고 한 녀석.


냉동실 문을 건드리지 말라고 또 강조하는 건

마치 문을 열라는 말처럼 들린다.


곤란한데. 열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만약 냉동실에 함정이 있다면

나는 그걸 열었을 때 꼼짝없이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이대로 녀석이 시키는 일만 하고 있는 것도 문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녀석이 시킨대로 다시 부엌에 도착.


냉장고 문을 열고 안에 있던 치킨과 피자를 꺼낸다.

세상에. 하나도 손 안댄 거네.


셋이서 먹기에는 꽤나 많은 양.


이걸 다 가져가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은 좀 더 상황을 보기로 했다.


전자렌지에 치킨과 피자를 데우고

다시 사무실로 가니... 어라?


소파에 회사 직원들이 다 앉아있다!


"누가 재혁씨 좀 도와줘요."


"재혁씨~ 하나 이리 주세요."


"아 예."


멸치의 말에 진원씨가 내쪽으로 달려와

한손에 들고 있던 피자를 들어준다.


"자~ 조금전에 대표님이 그러는데

오늘은 일하지 말고 자리 지키다가

점심시간때쯤 퇴근하라고 하니까

그 동안 같이 먹고 이야기 좀 하면서 갑시다."


"와! 정말요!?"


"진짜에요 진짜. 자 먹읍시다! 재혁씨도 얼른 오고!"


"아... 예."


여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든 직원들이 한 자리에 앉아 뭔가를 먹는 모습.


다들 화기애애한 얼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중에 아무도 내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뭐 사실 잘 알지도 못하니 당연한 거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치킨이나 피자는 먹을 수 있으니

그거라도 집어 먹으며 멍하니 앉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드라마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게임 이야기, 운동 이야기 등등...


흔히 나눌만한 잡담이었달까.


왠지 가만히 듣고 있는것만으로도 기분이 편해졌다.

다들 너무나도 즐거워 보이는 모습.

이런 날만 계속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은 재혁아! 정신차려라!


여긴 진짜 사무실이 아냐! 망할 멸치놈.

대체 무슨 꿍꿍이지?


하지만 여기에 들어와 시간이 제법 지난거 같은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만약 내가 먹은 음식에 독이 들었다면

벌써 문제가 생겼을텐데 여태 아무런 일도 없고,

게다가 멸치녀석도 뭘 하려는 모습이 전혀 안보인다.


뭐지 대체 이건?


"아... 참! 냉장고에 맥주 있는데!

어차피 오늘 일 안하니까 술도 먹읍시다!

재혁씨! 냉장고에 있는 맥주 좀 가져올래요?"


"아... 예!"


"냉동실 문은. 절.대.로. 열면 안돼요! 알았죠?!"


"아... 예."


세번째.


이쯤되면 정말 열어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뚜벅뚜벅 걸어 다시 도착한 부엌.


냉장고 문을 벌컥 열었더니... 어라?!


뭔가 이상하다.


아까 남아있던 맥주야 그렇다쳐도 새로운 음식이 안에 들어있다.


초밥. 회. 탕수육 등등...

아까 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어느새 들어차 있다!


설마 이거... 이런 식으로 끝도 없이 계속 되는건가?


게다가 재밌는건 빵과 우유, 치킨과 피자를

분명 맛있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는 전혀 부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는건... 이건 시간끌기네.


내가 녀석의 말을 계속 들어주고 있다가는

이대로 계속 시간만 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녀석들은 그 동안 버는 시간으로

현실세계에서 계속 뭔가를 하고 있겠지.


그렇다면... 결국 냉동실의 문을

열어보는 수밖에 없는건가.


후우... 냉동실 손잡이를 잡은 내 손이

나도 모르게 부르르 떨려온다.


이 문 뒤에 대체 뭐가 있을 것인가?


함정이겠지. 뻔히.

하지만 알면서도 열어볼 수밖에는 없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몸을 날릴 준비를 하며

냉동실 손잡이를 잡은 문에 힘을 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30년만에 취직한 직장의 상태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6 새출발 +5 16.12.23 318 2 6쪽
95 돌아오다 +2 16.12.21 219 2 9쪽
94 잡담시간 16.12.18 175 2 7쪽
93 VS 박민우 +2 16.12.17 212 3 9쪽
92 VS 박민우 16.12.16 168 1 8쪽
» VS 박민우 16.12.15 187 3 9쪽
90 VS 박민우 16.12.14 169 2 7쪽
89 Game over? 16.12.12 184 2 7쪽
88 소원을 말해봐 16.12.11 196 3 10쪽
87 선택의 시간 +2 16.12.09 239 2 9쪽
86 마왕성 등장? 16.12.08 180 2 7쪽
85 두개의 문 16.12.07 220 3 8쪽
84 불과 얼음의 싸움? 16.12.06 214 3 8쪽
83 투기장 16.12.05 197 2 7쪽
82 이상한 김선배 그리고 탈출 16.12.05 232 1 6쪽
81 저녁 만찬 16.12.04 214 2 11쪽
80 둥지를 떠나거라 16.12.03 220 1 6쪽
79 빠른 퇴근 16.12.02 253 2 9쪽
78 치킨 VS 코딱지 16.12.02 262 2 11쪽
77 나는 돼지다! +2 16.12.01 248 2 8쪽
76 새 게임이다 ~ +2 16.12.01 268 2 7쪽
75 퇴근이다~ +2 16.11.30 253 2 7쪽
74 재활용 16.11.30 199 2 6쪽
73 공포의 마을 16.11.27 261 1 8쪽
72 공포의 마을 16.11.26 221 3 7쪽
71 환영회 준비 +2 16.11.24 284 2 7쪽
70 사랑해 아멜 16.11.22 214 2 7쪽
69 마을을 지켜라 +2 16.11.20 282 3 6쪽
68 마을을 지켜라 +2 16.11.14 250 3 7쪽
67 바베큐파티 16.11.13 314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