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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졸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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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마교졸개
작품등록일 :
2015.09.07 16:25
최근연재일 :
2016.01.21 19:0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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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586
추천수 :
5,657
글자수 :
325,670

작성
16.01.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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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글자
17쪽

14.적랑참수(赤狼斬首)

DUMMY

장웅산에서 벌어진 마교와 무림맹의 전투는 무림맹의 승리로 끝이 났다. 소수의 고수만이 도주하고 나머지는 모두 죽거나 붙잡힌 마교에 비해 무림맹은 반절이 죽고 나머지는 크고작은 부상으로 그쳤다. 결과적으로 보면 무림맹의 대승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희생된 자들에 대한 슬픔은 희석되지 않는다.


“이게 전부라고 한다.”


공문한 장로의 말에 공문헌은 멍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보자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보자기를 풀었다.


“...”


풀려진 보자기 안에 있는 것은 피로 얼룩진 검과 피가 묻은 채 찢어져있는 검은색 천 조각들. 그것이 지산이 남긴 유일한 물건들이라는 것에 공문헌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시체는...없었습니까.”

“기관의 구멍 아래로 떨어진 듯 하더군. 시체를 찾기에는 깊이가 너무 깊어서 불가능하다.”


공문한 장로의 말에 아무런 대답 없이 입을 꾹 다물던 공문헌은 눈앞에 있는 검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살기가 일렁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산과 싸웠다는 적랑단들은...어떻게 됐습니까?”

“함께 사라진 네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체를 회수했다. 적랑단은 이번 싸움에서 전멸했다.”

“...그렇군요.”


공문한 장로의 말에 공문헌은 움켜쥐었던 검을 내려놓으며 허탈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런 공문헌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공문한 장로는 고개를 돌리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직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는데 그렇게 가다니. 분명 큰일을 했을 아이였을 텐데...”


단신으로 적랑단을 죽였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업적이었고 만약 지산이 살았더라면 공문파의 이름을 천하에 알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인재가 죽었다는 사실에 공문한 장로는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러게 말입니다. 살아있었다면 분명 더 큰 일을 했을지도 몰랐을 텐데 왜 복수만 하고 그렇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허탈한 표정으로 지산의 검을 내려다보던 공문헌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복수만을 부르짖던 지산은 그것을 완벽하게 이루고 세상을 떠났다. 그 사실에 공문헌은 축하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기에 공문헌은 아무런 말없이 그저 허망한 표정으로 지산의 검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피해는 절반...그에 비해 상대는 전멸에 가까운 것인가.”


서찰의 내용을 읽으며 중얼거린 백중학은 조용히 서찰을 접고 자신의 앞에 앉은 공문진을 바라보았다. 먼저 서찰을 읽은 공문진은 조용히 백중학의 앞에 앉아있었다.


“백의단주. 자네가 보기에는 어떤가. 이번 전투로 우리들이 이득을 본 것 같은가?”

“물론입니다. 마교의 병력이 전멸한 것에 반해 저희는 반밖에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그들의 병력이 저희보다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저희가 이득을 봤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당연하다 듯이 말해오는 공문진의 대답에 백중학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이내 질문을 바꾸어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승기가 조금 넘어왔다고는 생각할 수 있겠나.”

“그렇지 않습니다.”


백중학의 물음에 공문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모습에 백중학은 말해보라 듯 바라보았고 공문진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번 싸움에서 저희가 마교에 대해 알아낸 것은 이미 흑도가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싸움이 끝난 후 무림맹은 마교도들의 시체에서 흑도의 고수들이 대거 발견되었다. 서로 앙숙관계였다고 알려진 흑도의 고수들끼리도 함께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거의 흑도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파와 맞먹는 흑도 전체가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한다면 저희는 절대로 그들에게 승기를 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역시 그런가.”


공문진의 말에 백중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공문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미 알고계시는 사실을 왜 굳이 제게 말하도록 시키시는 겁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나는 정말로 자네의 조언을 듣고자 한 말이었다네.”


정말로 모르겠다는 백중학의 모습에 공문진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리고 잠시 그를 빤히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교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이상 저희들도 곧 바빠질 것 같으니 백의단의 전력을 점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수고해주게나. 백의단주.”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백중학의 배웅을 받으며 몸을 돌린 공문진은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문앞에 서자 돌연 고개를 돌리고 백중학을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맹주님. 다시 생각해보니 앞서 말한 것에 제가 한 가지 가정을 빠트린 것 같군요.”


공문진의 말에 백중학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게 무엇인가?”

“현재로써 저희는 앞서 말했다시피 절대로 승기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말을 끊은 공문진은 백중학을 빤히 바라보았다.


“제가 알고 있는 무림맹의 전력이 정말로 전부라면 말입니다.”

“...그렇군. 잘 새겨듣도록 하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공문진은 그대로 몸을 돌려 맹주실의 바깥으로 나갔다. 공문진이 떠나고 홀로 맹주실에 남은 백중학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생각이상으로 뛰어난 사내입니다.”

“그렇구나.”


혼잣말처럼 허공을 바라보며 이야기한 백중학의 말에 그의 뒤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얇은 벽 너머에 있는 방안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네 말대로 충분히 영입할 가치가 있는 아이야.”

“그렇지만...조금 감이 너무 날카로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백중학은 얼굴을 찌푸리며 우려가 담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방금 전 보였던 공문진의 감은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이미 자신들을 어렴풋이 눈치 챈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인 공문진의 모습이 백중학에게는 불길하게 보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추측에 불과할 수준일 테니. 그리고 그 아이가 설령 혼자서 눈치를 챈다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우리와 적대를 할 아이는 아니니.”


그런 백중학의 우려를 달래듯이 벽 너머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백중학은 자신의 불만을 잠재우며 그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마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아마 이번에는 이전의 마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조금 힘들지도 모를 일이야.”

“저, 정말이십니까?”


공문진의 말에도 긴장하지 않았던 백중학이 그 말에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무림맹의 진정한 저력을 알고 있는 그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을 정말로 큰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생각보다 그의 세력이 너무 거대해졌어. 백년이 넘도록 본 사내지만 정말로 방심할 수 없는 자야.”


오랜 악연과 같은 사내의 모습을 떠올린 그는 혀를 내두르며 이야기했다. 그에 백중학이 잔뜩 긴장한 사이 다시 한 번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번 싸움을 시작으로 마교가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다. 우리들도 이제 준비를 해야겠구나.”


백중학의 조부, 신검 백진원(伯振元)은 열려져있는 창문으로 바깥을 바라보았다.


“곧 강호의 개변이 시작될 것이다. 그 개변의 고삐를 우리가 잡아야 할 것이야.”


백진원은 조용히 다시 한 번 중얼거리며 덧붙였다.


“반드시.”



*



“콜록콜록!”

“고, 공주님!”


진위령이 거친 기침을 내뱉자 문위산은 잔뜩 당황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에 진위령은 손을 들어 그를 저지하고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기침을 계속했다.


“하아...후우...괜찮다. 이제 나아졌느니라.”

“...”


기침이 잦아들자 겨우 이야기하는 진위령의 모습에 문위산은 암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처 없이 강호를 떠돌던 진위령은 공문파에 도착하고 나서야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문파로 도착한 이후 병세는 오히려 더 심해졌고 본래 창백하던 피부는 시체와 같이 변했으며 몸은 앙상해져갔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간단한 외출이라도 할 수 있었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홀로 나갈 수 없을 만큼 쇠약해졌다.


“그래...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이냐?”


침대에 몸을 일으켜 자세를 가다듬은 진위령은 문위산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에 문위산은 안쓰럽게 보던 눈빛을 지우고 그에 대답했다.


“공문파의 장문인께서 오늘 잠시 찾아뵈어도 되겠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장문인께서 말이냐?”


문위산의 말에 진위령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공문파로 와서 그녀가 장문인을 만난 것이라고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진위령은 이 갑작스러운 요청이 의아하기 짝이 없었다.


“언제 오시겠다고 하시더냐.”

“그것이...축시초에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축시초...”


늦은 새벽에 찾아오겠다는 장문인의 말에 진위령은 무언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대로 잠시 고민을 하던 진위령은 문위산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전하고 오거라.”

“예. 알겠습니다.”


진위령의 명에 문위산은 방밖으로 나갔다. 다시 방에 홀로 남은 진위령은 침대에 몸을 눕혔다. 이야기를 한다고 아주 잠깐 앉은 것뿐인데 무거운 피로감이 그녀를 덮쳐왔다.


전신을 짓누르는 무게감을 느끼며 진위령은 천장을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머니...저는 정녕 옳은 선택은 한 것일까요.”


살아남는 것을 선택했었고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었다. 하지만 요 근래 자신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진위령은 그것이 정녕 옳았을까 라는 의문에 휩싸이고 있었다.


“...”


허무한 눈동자로 천장을 바라보던 진위령은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진위령 공주.”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곧장 눈을 떴다.

문위산의 목소리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남성의 목소리와 눈앞도 보이지 않은 어두운 방안. 그 상황에 진위령은 자신이 잠들었음을 깨닫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장문인이시군요.”

“그렇소. 이렇게 늦은 밤에 찾아뵙게 되어 실례가 많구려.”

“아뇨. 제가 허락한 것이니 상관없는 일입니다. 불을 켤 테니 잠시...”

“괜찮소. 이대로 두시오.”


진위령이 불을 켜기 위해서 몸을 일으키려 하자 장문인의 말이 그녀의 움직임을 가로막았다. 그 말에 진위령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장문인을 바라보았다.


“아시다시피 은밀히 나눠야할 이야기라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은 불을 켜주지 않을 수 있겠소?”

“...예. 장문인의 뜻대로 하세요.”

“고맙소이다.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르니 공주께서도 편히 누워계시구려.”

“그럼 사양치 않고 그러겠습니다.”


편히 몸을 눕힌 진위령은 천장을 바라보며 장문인이 이야기를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어둠속에서 장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럽지만 공주께서는 천하제일의 문파가 어디라고 생각하시오?”

“...그건.”


장문인의 질문에 진위령은 섣불리 말을 하지 못했다. 그 탁상공론과 같은 질문에서 무엇을 얻으려는지 장문인의 진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아차린 장문인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단지 공주의 견해를 듣고 싶은 것이오. 그러니 개의치 말고 편하게 이야기해주면 좋겠소.”

“...그렇다면 저는 소림이나 무당, 둘 중 한 곳이 아닐까 싶군요.”


소림과 무당. 천하제일을 논하는 질문에서 항상 거론되는 문파들이었고 그들이 지닌 힘을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한 이야기였다. 진위령의 대답에 장문인은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렇소. 천하제일의 문파를 뽑으라고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주와 같이 소림과 무당의 이름을 거론하오.”

“...”


대답을 이미 예상했다 듯이 이야기하는 장문인의 모습에 진위령은 더더욱 그 질문의 진위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 진위령의 모습을 어둠속에서 꿰뚫어보던 장문인은 조용하지만 힘이 실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천하제일의 문파는 소림과 무당이 아닌 바로 공문파라고 생각하오.”


자신의 문파를 높이 사며 말하는 경우는 흔히 있었지만 진위령은 장문인의 말이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에 진위령은 조심스레 장문인에게 물었다.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진위령의 질문에 장문인 곧장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하오. 천하제일의 문파는 천하제일의 무력을 지닌 문파가 아니라 천하에서 양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문파이기 때문이오.”

“양민...”


장문인의 말에 진위령은 조용히 그 말을 곱씹었다. 아직 정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렴풋이 예상이 갔다. 그리고 곧이어 장문인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무림인은 무공이라는 양민들이 가지지 못한 힘을 독점한 자들에 불과하오. 무림인들도 본질적으로는 양민들과 같은 사람이며, 그들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오.”


무림인이 없는 세상은 돌아가지만 양민이 없는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양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무림인들이 지닌 무공의 힘에 그들을 두려워하고 그들에게 휩쓸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관계가 뒤바뀌지는 않는다.


“소림과 무당이 손에 꼽히는 문파로 불리는 이유는 그들이 지닌 강한 무력도 있지만 그들이 그만큼 양민과 가까운 문파였기 때문이오. 명망 높은 절과 도가로써. 하지만 한 때 소림, 무당, 화산으로 꼽혔었던 화산이 지금은 어떻소?”


자신의 본질을 유지하고, 양민과의 연결을 끊지 않은 소림과 무당은 여전히 천하제일의 문파로써 이름이 꼽힌다. 하지만 도가로써의 본질을 포기하고 무에 투자를 한 화산은 이제 더 이상 천하제일의 문파로써 언급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문파와 양민의 관계는 무림의 문파들이 간과하면서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엄연히 사실인 것이다. 그리고 장문인의 앞선 발언은 그곳에서 비롯되었다.


“앞으로 공문파가 천하제일의 문파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소. 조금만 있으면 전 무림이 우리를 어찌할 수 없도록 무시무시한 속도로 커지겠지.”


찾아오는 이들에게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공문파의 묘리는 이미 전 지역에 알려졌고 공문파가 받아들이는 제자의 수는 다른 구대문파가 받아들이는 제자수를 모두 합해도 더 많다.


이미 공문파는 암암리에 천하제일의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조금 불안정한 자리다.


“하지만 조금 부족하오. 그렇기에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공주께서 우리를 도와줘야만 하오.”

“...이런 제가 어떻게 공문파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도움이 필요하다는 장문인의 말에 진위령은 믿음이 가지 않았다. 방안에서 죽어가고 있는 환자에 불과한 자신이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인가.


“공주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오. 그러니 부디 우리를 도와줬으면 좋겠구려.”

“하지만...”

“호위무사에게 들었소. 요 근래에 무언가 고민이 많아 보였다고. 혹시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았소?”


장문인의 물음에 진위령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그것이 옳았던 것이냐는 의문이 치솟아 올랐고, 진위령은 이번에도 답하지 못했다. 생각을 거듭한 진위령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직은...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답을 찾고 싶소?”

“...예.”


진위령이 대답하자 그녀의 침대 옆 탁자에 무언가 놓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기에 진위령은 그것이 장문인이 무언가를 올려둔 소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 답을 찾고 싶다면 공주의 몸을 추스르면서 생각해보게. 그리고 그 대답을 찾으면 그때 다시 제안하러 오겠소.”

“...”


그 말을 끝으로 장문인의 기척이 방의 안에서 사라졌다. 진위령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방안의 불을 켰다. 그리고 탁자에 놓여있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책과...목합.”


두 권의 책과 목합 하나. 진위령은 목합을 집어 그것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푸른색의 청아한 빛을 띄우고 있는 작은 경단이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내단...”


한 눈에 봐도 효능이 좋아 보이는 내단임을 깨달은 진위령은목합을 다시 닫아 탁자에 내려놓고 이번에는 두 권의 책을 잡아들었다. 그리고 그 책들의 이름을 하나씩 읽어보았다.


“기저법과...의부구신법.”


그 두 가지가 공문파의 무공이라는 것 정도는 진위령도 알고 있었다. 장문인이 남기고 간 세 가지 물건을 바라보던 진위령은 조용히 그것을 다시 탁자위에 올려놓고 다시 침대에 몸을 눕히며 중얼거렸다.


“내일부터는...조금 바쁜 시간이 되겠구나.”


그렇게 중얼거린 진위령은 다시 한 번 잠에 들엇다.

모두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강호는 조금씩 그 거대한 개변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시작부터 쓰고 싶었던 챕터가 코앞이군요...생각만큼 재밌는 장면일지, 또 좋게 나올지 걱정이 되네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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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적랑참수(赤狼斬首) +2 16.01.16 2,491 10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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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13. 난환혈겁(難幻血怯) +5 15.12.17 2,793 55 11쪽
43 12.풍류기인(豊流奇人) 환공자 +3 15.12.15 3,090 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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