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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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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작성
22.09.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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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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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5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4)

DUMMY

1943년 4월 버마 방면군 15군 예하 85연대 본부


“젠장, 만약 놈들이 대규모 병력으로 기습했다면 어쩔 뻔했는가!”


연대장 우나미 중좌(중령)는 아직도 지지부진한 기관총 설치며, 흐리멍덩한 눈을 한 부대원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막 잠이 들 무렵, 우나미 중좌는 당직 간부로부터 철도 부설 현장에 파견된 부대가 공격받고 있으니 긴급 지원을 요청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부리나케 연대 병력을 긁어모은 우나미 중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파견대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힌 적이 대담하게도 연대 본부를 향해 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된다.


“적 규모는?”


“예, 그것이...”


신경질적인 연대장의 말에 대위 계급을 단 부관이 쩔쩔맸다.


“뭐야? 아직 놈들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인가?”


“소, 송구합니다. 모든 통신이 차단된 상태라 습격당한 파견대와 통신이 쉽지 않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파견대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기라도 할 셈이야! 정찰조를 다시 보내 당장 놈들의 위치라도 파악해!”


“연대장님! 적의 규모와 위치를 알 수 없습니다. 자칫 매복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쩔쩔매는 부관 대신 연대부 오가네 소좌(소령)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빌어먹을...”


우나미 중좌는 거칠게 탁자를 내리치며 짙은 어둠 너머를 쏘아보았다.


오가네 소좌의 말이 일리가 있었지만, 우나미 중좌는 마음이 급했다.


자칫 일을 그르치기라도 한다면 장성 진급을 꿈꾸는 그의 앞길에 이번 사건이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탐조등 설치가 끝나면 곧 놈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오가네 소좌는 금방이라도 고함을 지를 것 같은 연대장의 심기를 살피며 후방에서 설치 중인 탐조등을 힐끗 보았다.


야간 교전에서 필수라고 할 수 있는 탐조등이었건만, 설치조는 어설프기 그지없는 손길로 부품들을 조립하고 있었다.


우나미 중좌는 저런 속도라면 몇십 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복장이 터져나갔다.


“대체 이런 상태로 어떻게 적을 상대한다는 것인가! 부대원 관리를 대체 어떻게 한 것이야!”


우나미 중좌의 호통에 오가네 소좌는 기가 막혔다.


그렇게 참모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건만 연대장인 우나미 중좌는 부대의 훈련보다 얼마 남지 않은 본인의 대좌(대령) 진급에 매달렸다.


상급 부대 참모들과 지휘관의 비위를 맞춰야 하니 훈련해야 할 병사들은 사역에 동원되기 일쑤였고, 훈련다운 훈련 한번 해보지 못한 그들의 수준이 이러한 것은 당연했다.


정작 부대 관리에는 소홀했던 지휘관이 막상 일이 닥치자 수하들을 닦달하는 모습에 참모들은 기가 찰 노릇이지만, 우나미 중좌는 나름의 이유로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얼마 전 다녀간 사단 본부 인사 참모이자 육군 사관학교 선배의 말을 빌리자면 우나미 중좌의 대좌(대령) 진급은 이미 확정 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적군의 기습이라니, 더군다나 이미 습격을 받은 장소는 버마 방면군 사령관이 주목하는 철로 부설 현장이었다.


대좌 진급이 눈앞에서 날아가게 생기자 우나미 중좌는 기습당했다는 파견대원들의 안위보다 어떻게 해야 이 사태를 조용히 무마할 수 있을지에 관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젠장,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재수가 없으려니...’


*


연대 본부가 적의 야습을 받았다는 말에 나오토 중위는 최소 인원만 통제실에 남긴 채 전 병력을 끌고 서둘러 연대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마주친 적군, 늘 실전 같은 훈련을 강조하는 나오토 중위 아래에서 단련된 소대원들은 그의 명령에 신속하게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겼다.


“이쪽을 발견한 것인가?”


“그렇긴 합니다만, 동태로 보아 아직 정확한 위치와 규모까지는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 놈들을 섬멸할 절호의 기회로군. 적이 자리를 잡기 전 선제공격하여 섬멸한다. 2개 조로 나누어 측면으로 기동할 수 있도록!”


적들의 동태를 들은 나오토 중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운 좋게 연대 본부 기습에 성공하였는지는 몰라도 이런 방법은 자신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상하다니?”


“조금 전 확인한 적군의 복장은 분명 우리 일본군의 군복이었습니다.”


“일본군의 군복을 입고 있었다?”


나오토 중위는 정찰조로 갔다 돌아온 소대원의 말에 잠시 생각하다 별것 아니라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음, 그렇겠지. 설마 여기까지 오면서 저들의 군복을 입고 오진 않았을 것이 아닌가? 그 정도의 준비는 당연한 것이지.”


“그렇긴 하지만 조금 더 살핀 다음 공격을 해도...”


“그만! 중요한 것은 저들은 우리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저들을 포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 더 지체하다가는 유리한 고지를 잃어버릴 뿐이다.”


나오토 중위는 뭔가 석연치 않은 듯한 얼굴을 한 소대원의 말을 끊었다.


그는 문자 그대로 전투에 굶주려 있었다. 싱가폴 전투에서 두각을 나타낸 나오토는 격전이 벌어지는 태평양 군도나 중국 전선으로 향하기를 원했으나 어쩐 일인지 그는 한가하기 이를 데 없다는 남방지대로 전출이 나버렸다.


따분한 일상 속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던 그의 앞에 갑자기 적이 나타났다니, 나오토 중위는 마치 온몸의 세포가 동시에 깨어나며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전원 이동!”


용장 아래 나약한 병사는 없는 법, 훈련보다는 상급 부대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연대장 덕에 군기가 해이하기로 소문난 부대였지만 나오토 중위가 이끄는 부대원만큼은 달랐다.


모든 혹독한 훈련을 늘 앞장서서 받는 나오토 중위 아래에서 단련된 부대원들은 그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2개 조로 나뉘어 은밀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이동했다.


모든 총구가 비탈 아래 적진을 향한 상태, 모든 소대원은 숨죽인 채 나오토 중위의 지시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천천히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나오토 중위의 오른손, 발포 신호였다.


- 타타당!


적진을 향해 소대원들의 일제 사격이 퍼부어지자 어둠 속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됐다! 저놈들 우리가 접근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


나오토 중위는 만면에 득의양양한 웃음을 흘리며 군도를 빼 들더니 소대원들에게도 착검을 지시했다.


이제 남은 것은 혼란에 빠진 적진으로 착검돌격해 한 놈도 남김없이 도륙하는 것뿐.


“전군 돌격!”


- 와아아!


이미 선제공격으로 절반의 승리를 가져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기충천한 소대원들은 나오토 중위의 명령이 떨어지자 함성을 지르며 두려움 없이 비탈 아래로 돌격해 들어갔다.


나오토 중위 역시 이들에 뒤질세라 기다란 군도를 뽑아 들고 마주친 적군을 향해 힘껏 군도를 휘둘렀다.


대응할 틈도 없이 나오토의 군도를 정면으로 받은 상대는 피를 뿜으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전 소대원 돌....?”


앞을 가로막은 적을 단번에 두 동강 낸 나오토 중위는 다시 한번 소대원들을 독려하려다 뭔가를 발견하고 미처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칼에 쓰러진 사내, 어딘가 익숙한 뒷모습에 나오토는 조심스럽게 쓰러진 사내의 얼굴을 확인하다가 ‘헉’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짧은 콧수염 그리고 이마에 선명한 흉터, 그는 포로수용소로 파견된 부대에 무기와 탄약을 지급했던 꼬장꼬장한 연대 본부 무기계 고마다 군조(중사)였다.


‘고마다가 왜 여기에...’


동료를 죽였다는 것보다 그가 왜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나오토 중위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그의 고민도 잠시, 여기저기서 당황한 듯한 소대원들의 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기라도 한 듯, 기묘한 느낌을 받은 나오토 중위는 웅성웅성 떠들어대는 소대원을 제치고 일제 사격과 착검돌격으로 정리된 시신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 이럴 수가!’


몇 구의 시신을 살피던 나오토는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이들의 얼굴을 알 수는 없었으나 몇몇은 확실히 그가 아는 얼굴들, 그들의 정체는 연대 본부 부대원들이었다.


분명 연대 본부에서 적이 내려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들은 어디로 가고 연대 본부 대원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 지금 우리가 공격한 것은 적군이 아닌 아군이란 말인가?


나오토 중위는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소대원들의 얼굴을 살폈다.


소대원들 역시 익숙한 얼굴을 알아본 듯 그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두...!”


- 악!


나오토 중위가 뭔가 명령을 내리려고 할 때 갑자기 눈을 뜨기도 어려울 만큼 밝은 빛이 쏘여지자 이미 암적응을 마친 소대원들이 눈을 가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


기관총을 설치하던 진지에서 다발의 총성이 울리고 사람들이 격돌하는 소리가 들리자 우나미 중좌는 오가네 소좌를 필두로 하여 진지로 병력을 급파했다.


오가네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자신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고 면피할 궁리만 하는 연대장이 한심하기 짝이 없었으나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전초기지가 무너진 마당에 적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아군의 사기는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 뻔했다.


무능한 연대장을 탓하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될 일, 지금은 전장의 흐름을 되찾아오는 것이 우선이었다.


조심스럽게 기관총 진지로 접근하던 오가네 소좌에게 도달한 정탐 내용은 진지의 아군을 섬멸한 적들이 아군의 시신을 뒤적거리며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는 것.


오가네 소좌는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탐조등을 일제히 적군을 향해 비추게 했다.


어둠 속에 있다 갑자기 엄청난 광도의 빛의 마주한 적군은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던 개인화기며 무기를 내던지고 눈을 가리기 바빴다.


“사격 개시!”


오가네 소좌의 명령에 무방비의 적군을 향해 집중포화가 퍼부어졌다.


1차 사격이 끝나고 재장전하는 사이 오가네 소좌는 잔적의 수가 얼마나 남았는지 탐조등이 비추는 곳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격 중지! 전군 사격 중지!”


재차 사격 명령을 내리려던 오가네 소좌는 뭔가를 발견한 양팔을 휘저어 사격 중지 명령을 내리더니 앞으로 고꾸라질 듯 뛰쳐나갔다.


“나오토? 자네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인가?”


오가네 소좌는 탐조등 불빛 아래 일제 사격으로 피격당해 쓰러진 나오토 중위의 얼굴을 용케 알아보고 다가갔다.


옆구리에 총을 관통당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권총을 손에 쥔 나오토는 오가네 소좌의 얼굴을 알아보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 권총을 스르륵 놓았다.


“연대부께서...”


“대,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파견대가 적의 기습을 받아 신속한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지 않았나! 왜 자네와 소대원들이 여기에 있냐는 말이야!”


오가네 소좌는 나오토 중위의 상처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으며 채근했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파견대가 습격을 당했다니... 연대 본부가 공격을 받았으니 서둘러 합류하라고 사, 사람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오가네 소좌가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거칠게 흔들자 나오토 중위는 옆구리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 속에 겨우 입을 열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이런 젠장!”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나오토 중위를 닦달하던 오가네 소좌는 그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털썩 주저앉았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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