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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광대 님의 서재입니다.

멘탈(m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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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광대
작품등록일 :
2016.03.28 22:58
최근연재일 :
2016.04.18 12:44
연재수 :
5 회
조회수 :
226
추천수 :
1
글자수 :
17,361

작성
16.04.04 10:21
조회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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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심호흡의 밑줄

DUMMY

그래도 계산대로 가기 전, 카메라가 있어서가 아니라 직원으로서의 소임을 하고자 했다. 눈에 뛸 만큼의 흠집이 없어 보였기에 한숨을 내뱉고는 떨어져있는 상자를 털털 털어 제자리로 옮기려 했다. 안쪽에 물건을 고정해주는 부위에 팔 한쪽이 나와있음을 보기전까지는 말이다. 상자 한 개만이 저절로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잡고 있기가 역겨운데, 사람이 넘어지려는 동작에서 헛디딤으로 일어난 어긋난 균형과 같지 않은가! 손을 놔 버리고 말았다. 무사히 아직 사장이 들어와 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발길질로 사뿐히 선반 밑의 공간 안으로 이 떨어진 상자를 밀어 넣었다. 문이 열리고 사장님이 들어오셨는데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는지 안색이 나빠 보였다. 직원은 서둘러 계산대로 다가가 소리없이 손을 비볐다. 없는 트집이라도 잡을 기세를 세우려는 것인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주머니에서 막 꺼낸 손수건으로 검지와 엄지를 감싸 바닥타일하나하나 닦아내는 시늉을 하고 계셨다. 사장님이 움직임을 멈춘 자리에서 직원은 상자를 밀어 두었던 구석이 저 앞자리가 아닌가 침을 삼킨다. 물류 체크 검사를 하러 창고 실로 가보겠다고 보고한 후 발길을 움직이기로 하였으나, 보고함에 있어 입이 채 다물어지기도 전에 그가 이리로 오라는 신호의 손짓을 보여주고 있었다. 못 본 척 서둘러 창고 실로 발길을 돌려보기로 해보지만 이번에는 직원의 이름을 크게 부른다. 안보이는 부분 사이로 혹 무언가를 들고있지는 않을까! 다시 침을 삼킨다. 도망갈 구실은 아무것도 없다. 사장님 앞으로 눈을 감은 채 띄어 들어 무릎을 꿇었다.

선반 바닥 안으로 손을 넣으시고는 상자를 짚어 팔을 당기셨다. 직원의 얼굴을 살펴보다 사장은 그 상자를 던져 새것처럼 자-알 포장해 놓으라며 수리실이라 이름만 걸려있을 뿐 이곳에 들어와서 누구 하나 드나드는 것을 보지 못했던 좁은 방으로 사장이 직원을 집어넣어 문을 닫으셨다.

눈치껏 문에 귀를 기대어 사장이 나가길 기다렸다. 여기에서 출입문까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충분히 읽어낼 자신이 있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문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목 옆이 뻣뻣할 뿐이었다. 계신다는 가정하에 ‘하고있구나’라 생각할 수 있도록 소리같은 것을 낼 수 있을만한 것이 필요했다. 포장을 마치고 문밖으로 나감에 있어 저걸 잡고있어야 함에 치가 떨렸다. 포장 용기와 안에 든 설명서나 보증서 같은 작은 종이를 가방 안에 집어넣어 나중에 버려 버리기로 하고, 문제는 이 물건인데, 녹이 슨 집게로 집어 천장 점검구 안에 숨겨두기로 하였다. 나가는게 문젠데 벌레가 돌아다니는 상자 하나를 건드리는데 무언가 갉아먹은 것 같은 종이조각 몇 개가 보였다. 가방에 넣어뒀던 포장용기를 분리수거 정리 하듯 납작하게 하여 조금만 작게 뜯어서 뿌려 흐트러뜨렸다. 나머지는 다시 가방에 넣어두었다.


-#3_ 시선 1

모르게 특급열차에 탑승하기라도 하였는지 대상이 있던 공간은 비행 이륙에 따른 진동처럼 울리다가 추락하고 말았다. 허리케인에 휩쓸리 듯 한참동안 아무런 의식이 없었다. 상대 입장의 시선으로는 당사자를 고려해볼 가치없이 정상적인것임에 불과하였다. 비상식적으로 육체노동을하였기에 생겨난 오류이다. 어느정도 깨어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대상의 머리에는 싸이코의 재력이 모두가 우러러 볼 정도라 할 만 할 지는 모르나 이상으로 갖춘 건 확실할 것이라 가정을 하게 되었다. 안전 체험관에 있을법한 시스템이 설치되어있는 공간에 묶어 두다니 한편으로 감탄 마저 나올 정도라 스스로 별 짓을 다하고있다. 내려오는 머리카락이 넘어갈 수 있도록 움직일 수 있는 최대치의 힘으로 고개다 움직이도록 힘쓰고 있었는데, 이 공간에서 처음 눈을 떴을 때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옆에서 빛이 들어오기는 하였으나 벽은 그대로인데, 어느 벽도 신전의 기둥이라 느껴지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얼떨결에 움직이게 된 손으로 인해 몇 볼트의 전기에 감전되기라도 하듯 몸이 펄쩍하고 허공으로 띄어 들어 지는데, 이는 상대의 시선으로도 이상하게 받아질 만한 장면이었다. 손을 안으로 가져보았다. 팔꿈치가 접혔다. 손목과 팔꿈치를 계속 움직여 보다가 도망칠 수 있는 희망이 생겨난 것 같아 좋았었는데, 다시금 공간에 진동이 울려지고 무언가 커져지게 되는 것이 보였다. 저것이 생명체인가 혹 나를 묶은 싸이코가 아닌가! 아차, 손! 팔을 허리에서 조금 벌려놓았다. 다른 거대한 그리고 비슷한 형태의 것이 보였다. 진동은 반복되었고 극심한 어지러움과 구토가 나올 것 같은 속 쓰림에 다리를 굴러보았다. 눈을 감아 본지 어느 정도가 되고 나서 떨어졌을 때보다 더 까마득히 어두움과 들리는 것 무엇 하나 없었다. 일단은 자세를 잡아보려 하는데 팔 하나뿐만이 아닌 모든 부분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가 또 전기 감전이 올까 한참동안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4_ 시선 2

알람이 울려 눈을 비벼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실행을 옮긴 것 같지 않아 가방을 찾아 열어보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는 형한테 잡혀 술을 마셨고, 몇 걸음을 걷기는 걸었는데 그 다음을 모르겠다. 가방 안에 그것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분명 버렸을 것이다. 수리실 천장을 떠올리며 가방을 매고 서둘러 나왔다.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사장님께 전화를 걸려다가 혹시나 싶어 옆에 있는 편의점에 시간을 때우기로 하였다. 샌드위치 두 개와 라볶이의 내용물이 비워가고 있지만 창밖에 아직 사장이나 사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지못했다. 초점의 반격이나 거리에서 벗어나 있는 경로로 이미 들어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빈 음식포장지를 버리고 제자리뛰기를 하였다. 어느 정도의 호흡 소리와 약간의 땀 기운이 생길 때서야 편의점 밖을 나와 셔터가 올려있는 것을 확인. 가게 문을 열었다. 여기까지 좋았으나 어제와 똑같은 그 위치에 서 계셨다. 사장님께 인사를 올리고 창고에 들어가 물건 나르기 시작했다. 수상한 낌새는 없는듯하다. 그 상자와 비슷한 크기의 상자를 가지고 내밀더니 같은 제품을 마지막으로 구매하시는 분께 서비스로 1+1행사라며 건네 주라고 하셨다. 흔한 사각형 어항 여덟 개정도 붙인 크기의 공간 안에 포장 용기가 있지 않은 움직이기가 가능한 잡동사니를 버튼이나 스위치를 누르고 태엽을 감안 그 안에 풀어주고 자리를 비우면서 직원한테 수고하라는 말을 남겼다. 째깍째깍. 유리 벽 너머로는 여기가 병아리판매를 하는 곳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굣길에 시선을 빼앗긴 아이 같아 보이는 것들이 모여들고있었다. 벽 안쪽을 드려다 보던 아이들은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을 때의 반응들이 다양했고, 직원은 그 모습을 보며 왕자 병을 들어냈다. 사랑에 서툰 안에서 이제 막 꽃봉우리가 모습을 들어낸 것마냥 직원스스로도 볼에 복숭아 물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한참 웃고있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직원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세명의 교복 차림을 한 여학생들이 들어왔다.


카메라가 싫어졌다. 전에도 싫었지만 그때는 다른 상황이었는데, 장사가 안 된다는 건, 나쁘지만 장사가 안 됐음 싶다. 저 제품만 피했으면 좋겠다. 키덜트라 해도 그리 시선을 가질 만 하진 않을 것이다.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이 연령이 지났을 텐데, 통로가 널널한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이 서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수다를 떨고있다. 화(怒)가 조절 범위를 넘어버리려 하고있을 때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번 손님은 약간 탈모가 있고 대충 입고 온 듯한 누리끼리한 츄리닝 차림이었다. 그 물건쪽으로는 절대 갈 리가 없는 인상이라는 안도감에 시합이라도 한 듯 오른손에 주먹을 쥐고있었다.

학생 중 한명이 츄리닝복의 손님을 보고는 옆에 애의 어깨를 툭 쳤는데, 약간의 힘을 실었는지 그 애는 친구가 친 어깨를 쓰러 내리며 눈썹을 치켜 들려다가 뒤쪽에 있는 사람이 아는 사람인지 이상한 행동을 보기라도 했는지 고개를 푹 숙여 웃는 것 같기는 하지만, 셀듯 말듯한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소녀는 예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없다. 가게 밖으로 나갈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장난스럽게 죄수를 끌고 나왔다.

첫 손님이었지만 아쉬운 한편으로 설마 이런 게 소원이라고 이뤄준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저 손님은 물건을 골라왔으면 싶었는데, 계산대로 다가와 놓는 물건이라는 것이 청천벽력 이랄까! 기죽지 말자. 한 개 가지고 쫄기는 누가 쫄아! 츄리닝 손님은 직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기계를 바코드가 없는 부분에 갖다 대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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