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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운 님의 서재입니다.

여신님의 여행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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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운
그림/삽화
로나펠트
작품등록일 :
2024.02.09 15:47
최근연재일 :
2024.02.16 09: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243
추천수 :
0
글자수 :
40,238

작성
24.02.12 09:00
조회
15
추천
0
글자
10쪽

02-02

DUMMY

첫 번째 마주한 방은 얼음 침실이었다.


로쉘은 실례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서는 조심스레 노크했다. 하지만, 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하긴, 이런 곳에 다른 누가 있을 리 없겠지.”




로쉘은 조심스레 얼음 문을 열었다. 열린 얼음 문과 함께 모습을 보인 얼음 침실 모습은 모든 게 전부 얼음이었다.


얼음 침대, 얼음 책상, 얼음 옷장을 비롯한 모든 가구가 차가운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얼음 침대를 살핀 로쉘은 이런 침대에서 자는 사람이 있으려나, 라고 생각하고서는 얼음 침대에 몸을 누였다.


얼음 침대에 몸을 누인 로쉘은 보랏빛으로 변한 안색과 함께 딱딱하고 춥네, 라고 말했다.




얼음 침실을 나선 로쉘은 얼음 주방에 들어섰다.




“여기도 전부 얼음이네.”




얼음 주방 역시 온통 얼음이었다.


요리할 때 쓰이는 도구, 요리할 때 쓰이는 재료, 심지어 주방의 꽃이라 불리는 붉은 불꽃조차 얼음이었다.




얼음 주방 다음은 얼음 서재였다.




“이곳도 얼음뿐이네.”




얼음 서재 역시도 얼음으로 만들어진 책장을 비롯한 책장에 보관된 수많은 책 역시도 얼음으로 만들어진 얼음 책이었다.


다만, 얼음 책은 책의 모습만을 본떠 만들었을 뿐, 어떠한 내용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이 외에도 얼음 욕실, 얼음 정원, 얼음 술집을 비롯한 얼음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방이 즐비했다.




“이러다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겠는데.”




수많은 얼음 방을 둘러본 로쉘은 붉은 뺨과 함께 코끝을 훌쩍였다.




곧이어, 타오르는 모닥불과 함께 따스한 찻잔이 준비됐다. 준비된 찻잔과 함께 따스한 차를 한 모금 마신 로쉘은 풀어진 표정과 함께 이제야 살겠네, 라고 말했다.




“것보다, 진짜 아무도 없는 걸까?”




수많은 얼음 방, 얼음 조각상, 거대한 얼음 홀을 살핀 로쉘은 분명 누가 있을 텐데, 라고 말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놀란 로쉘은 손에 들린 찻잔을 떨어트렸다. 깨진 찻잔과 함께 로쉘은 유령은 아니겠지, 라며 얼음 홀 가득 채운 얼음 조각상을 경계하며 마른 침을 삼켜냈다.






--






“유령은 아니겠지.”




손에 들린 냄비와 함께 만반의 준비를 마친 로쉘은 얼핏 들려온 누군가의 소리를 쫓아 얼음 홀 구석진 곳에 숨겨져 있던 비밀스러운 얼음 방문 앞에 도착했다.


로쉘은 긴장한 듯 마른 침을 삼켰다.




“단순히···. 바람 부는 소리일 거야.”




로쉘은 조심스레 손끝을 가져가 얼음 문을 열려 했다.




“네 녀석! 감히 누구 앞에서 사기 치려는 게냐!”




움찔하고 놀란 로쉘은 죄송합니다! 라며 움츠린 모습과 얼음 바닥에 몸을 숙여 사과했다.




“발뺌할 셈이더냐? 네 녀석이 사기 쳤다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염치도 없는 녀석이구나!”




누군가는 언짢음을 한껏 보이고서는 연신 화냈다. 다만, 뒤이어 들려온 것은 미안하구나, 라며 꼬리 내린 사과였다.




“일단 앉아서 화 좀 식히는 편이 좋겠구···. 아직도 화난 게냐? 하, 아무리 네 녀석이 내 분신이라고는 하지만 답답하다 못해 속이 터지는구나. 겨우 이런 일로 화내다니···. 속이 좁다고 해야 할까, 이해심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누군가는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뱉었다.




“자, 다시 시작하도록 하자구나. 이번 게임은 내 너그러이 용서할 테니 말이다. 다만, 다음 판에도 날 속이겠다면 용서치 않겠다.”




누군가는 자신의 분신과 무언가를 시작한 듯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를 내려놓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똑같은 소리가 연이어 울렸고, 연이어 울린 소리에 로쉘은 체스인가? 라고 생각했다.




“으읏, 알겠다. 알겠으니 버러지 같은 눈으로 날 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것보다, 한 번 정도 뒤로 빼도···.”




말끝을 흐린 누군가는 자신의 말을 뒤로 빼려는 듯했다.




로쉘은 대체 무슨 상황이려나, 라고 말하고서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열린 방문과 함께 모습을 보인 풍경은 아무것도 없는 얼음 방 모습과 함께 그 안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두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한 명의 소녀는 눈과도 같은 새하얀 긴 머리, 뽀얀 피부, 오뚝한 콧날을 비롯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푸른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소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소녀는 앞서 말한 소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얼음 조각상이었다.




“좋다, 말은 뒤로 빼지 않으마. 정정당당한 승부야말로 진짜인 법이지. 암, 그렇고말고.”




두 눈을 반짝인 소녀는 말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다만, 재개된 게임은 소녀의 일그러진 표정처럼 소녀의 완패였다




“어째서냐!? 어째서 내가 내 분신인 네 녀석에게 지는 게냐! 이해할 수 없구나. 분명, 네 녀석이 나 몰래 비겁한 수를 쓴 게 틀림없구나!”




패배를 인정 못 한 소녀는 추악했다.




“하긴, 본체인 내가 비겁한 수를 쓴 만큼 분신인 네 녀석 역시 비겁한 수를 썼을 테지.”




소녀는 푸하하하하핫, 이라며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자, 네 녀석의 죄를 하루빨리 고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도록 하마.”




가슴 언저리에 손을 얹은 소녀는 콧방귀를 보였다.




“응? 뭔가가 있는 게냐?”




소녀의 물음에 소녀의 모습을 본떠 만든 얼음 조각상은 열린 문틈 사이를 살폈다.




소녀의 얼음 조각상과 눈이 마주친 로쉘은 흠칫하고 놀라고서는 볼품없는 모습과 함께 차가운 얼음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순간, 예리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날아든 무언가는 두꺼운 얼음 문을 종잇장처럼 손쉽게 관통했다.




흐엣, 이라며 귀여운 소녀와도 같은 비명을 내지른 로쉘은 자신의 뺨을 스친 예리한 창끝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도둑고양이가 길을 잃은 모양이구나.”




부서져 내린 얼음 문과 함께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 소녀는 안타깝구나, 라며 혀끝을 찼다.


소녀를 마주한 로쉘은 겁먹은 듯 마른 침을 삼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부서져 내린 얼음 문 조각을 밟으며 모습을 보인 소녀는 로쉘을 내려다봤다.




“네 녀석, 이름이 무엇이냐?”




소녀의 물음에 로쉘은 넋 나간 모습과 함께 제 이름 말인가요? 라며 바보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 네 녀석 이름을 묻는 게다. 제아무리 도둑고양이라 할지라도 이름은 있는 법.”




로쉘은 조심스레 입을 뗐다.




“로쉘, 로쉘이에요.”


“로쉘? 흐음, 외우기 쉬운 이름이구나 로쉘 군.”




소녀는 좋다, 라고 말하고서는 말했다.




“로쉘 군, 이곳에 발을 들인 걸 용서토록 하마. 대신, 한 가지 부탁을 들어줘야만 하겠구나.”




배시시 웃어 보인 소녀였다.






--






“후핫, 오랜만에 제대로 된 요리를 먹어보는구나.”




타닷, 타닷 모닥불 타들어 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얼음동굴 가득 맛좋은 향이 그윽하게 퍼져갔다.


모닥불 위로 모습을 보인 찌그러진 냄비에는 각종 재료가 듬뿍 들어간 스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손에 들린 국자와 함께 접시에 스튜를 담은 로쉘은 소녀에게 건넸다.


로쉘로부터 접시를 건네받은 소녀는 고맙구나, 라고 말하고서는 스튜를 맛봤다.




“흐음, 맛있구나. 이렇게까지 맛있는 스튜는 지금으로부터 약 78년 전에 먹어본 것 같구나.”




78년 전이라는 소녀의 농담에 로쉘은 농담도 잘하시네요, 라고 말하고서는 남은 빵을 꺼내어 소녀에게 건넸다.




“것보다, 로쉘 군.”


“네?”




스튜에 빵을 찍어 먹은 소녀는 물었다.




“로쉘 군은 어째서 얼음동굴을 찾은 게지?”




소녀의 물음에 로쉘은 그게, 라고 말끝을 흐리고서는 손에 들린 컵과 함께 우유를 건넸다.


소녀는 고맙다고 말했다.


우유를 건넨 로쉘은 답했다.




“지도와 편지를 발견했거든요.”


“지도와 편지?”


“네.”




지도와 편지를 쫓아 이곳까지 왔다고 말한 로쉘은 모험가의 서를 비롯한 붉은 가죽 겉표지에 숨겨져 있던 지도와 편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로쉘은 가방을 뒤적거려 지도와 편지를 소녀에게 보여줬다.




“한 번 봐도 되겠느냐?”




소녀의 물음에 로쉘은 손에 들린 지도와 편지를 건넸다.


지도와 편지를 건네받은 소녀는 고맙구나, 라고 말하고서는 손에 들린 지도와 편지를 살폈다.




편지와 지도를 살피던 소녀는 아! 라는 탄성과 함께 놀란 표정을 보이고서는 이내 구겨진 표정을 보였다.




“편지와 지도의 주인은 나와의 약속을 어긴 배은망덕한 녀석이로구나.”




“약속을 어긴 녀석이요?”




“그래, 약속을 어긴 녀석. 내게서 여신의 가호만을 받고서는 두 번 다시 이곳을 찾지 않은 배은망덕한 녀석이지.”




팔짱 낀 모습을 보인 소녀는 분함을 토하듯 이를 갈았다.




“녀석을 다시 만난다면 여신으로서 본때를 보여줘야겠구나. 뭣하면 염소 꼬리를 달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복수를 다짐한 소녀였다.


로쉘은 놀란 두 눈을 끔뻑거리며 물었다.




“저기, 아까부터 여신이라 하셨는데···.”




말끝을 흐리며 묻는 로쉘의 물음에 소녀는 아직 내 소개를 안 한 모양이구나, 라고 말하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가에 묻은 스튜를 보인 소녀는 자신을 소개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말끝을 흐린 소녀는 쿨럭거리는 기침과 함께 사레가 들렸구나, 라며 손에 들린 우유를 단숨에 비워냈다.


소녀는 다시 소개를 이어갔다.




“절대 신의 딸이자 이곳 판도라 대륙을 관리하는 일곱 여신 중 한 명인···.”




말끝을 흐린 소녀는 로쉘의 반응을 살피고서는 발표했다.




“눈과 고요의 여신 스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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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02 24.02.12 15 0 10쪽
3 02 눈의 여신. 24.02.11 29 0 9쪽
2 01 모험가를 꿈꾸는 소년. 24.02.10 17 0 16쪽
1 프롤로그 24.02.09 8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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