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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i*** 님의 서재입니다.

백의제국3:성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2inro
작품등록일 :
2017.07.22 18:32
최근연재일 :
2017.11.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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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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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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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69. 성전(1)

DUMMY

백의제국 3.69 - 성전(1)




제국 46년 10월 17일 오후 2시 20분 대한제국 수도 서울



내관이 장규석과 함께 황태자 앞에 섰다. 황태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내관은 장규석과 함께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태자가 자신의 앞에 놓인 방석에 앉기를 권하자 장규석은 그에 따랐다.


"국정원에서 꽤나 유명한 요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독수리잡이라고 불리시더군요. 왜 그렇게 불리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훌륭한 요원으로 압니다. 지난번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이번에는 납치된 민간인을 구출했다고..."


황태자의 칭찬이 이어지자 장규석의 양입고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과찬이십니다. 하하하!"


그는 장규석의 외모를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그의 아버지가 혼혈인이다보니 서양인의 외모가 적지만 남아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사람을 많이 죽여본 사람들의 눈빛이었다.


"그나저나 어인 일로 여기 오셨습니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긴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황태자는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세세히 보고를 받고서 충격을 받았기에 그 사건을 잊을 수 없었다. 열 명이 넘어가는 인근 마을 민간인들이 사로잡히고, 그 중에서 남여학생들과 젊은 여성들은 한족들의 성욕구 해소 도구가 되었다. 규모만 달랐을 뿐, 구 일본 제국이 중국과 한국, 기타 국가의 여성들을 강제로 납치하여 성노예로 삼은 것과 다를 바 없던 사건이었다.


"아, 어제 일..."


"어제 일은 현장을 뛰던 저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몸이 많이 상했다고 합니다. 완치는 가능하겠지만 정신적인 상처는... 아, 혹시 자세한 조사 보고서를 받으셨는지요?"


황태자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우선 현장에 있던 중국인 창녀 14명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저희가 얻은 정보는 14명 모두 돈을 벌러 왔고, 시민권이 없으며, 그곳에서 활동하던 남자들이 모두 한족이라는 바 입니다. 하지만 무장한 한족들이 입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었기에 이것 외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14명은 조사 이후 즉결처분 했습니다."


황태자는 14명의 목숨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했으나 별 수 없었다. 대한제국 내에서 시민권이 없는 한족은 조사 이후 강제 추방 혹은 즉결처분을 당한다. 이번 경우에는 그녀들이 무장한 한족들과 수 개월동안 같이 지냈기에 즉결처분을 당해야만 했다.


"이송 도중 무장 한족 12명 중 4명이 자살 했고, 1명은 상처가 심화되어 사망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7명 중에서 4명에게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중요한 게 없었습니다. 네 명은 그냥 생각 없는 병정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세 명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그 세 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로겠군."


장규석은 가방에서 얇은 문서를 하나 꺼냈다. 그는 문서를 건네받고 펼쳐보았다. 첫 장의 왼쪽 상단에 한 남자의 얼굴 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그 밑에는 '김영진'이라는 이름이 기입 되어 있었다. 아래에는 김영진과 관련된 개인 정보들이 있었다. 다음 장을 넘겨보았다. 그가 그를 처음 생포하여 심문하였을 때 얻은 정보들이었다.


"이 놈이 이승만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이승만은 미국 놈 뿐만 아니라 한족까지 동원 했다는 게 되겠군!"


그는 마지막까지 살펴본 후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장규석은 고개를 저었다.


"전하. 의심스럽지 않으십니까? 놈들은 산을 파서 거대한 유흥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모든 한족들은 대한제국제 무기는 물론이며 미제 무기, 영국제 무기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아무리 이승만이라 해도 이정도의 무기까지 지원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승만은 갑작스럽게 죽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정보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우연이지 않겠는가? 우연이 넘쳐나는 세상이라네."


황태자는 이미 다 끝난 일을 가지고 더 할말이 있냐는 어조로 말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승만은 한족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런 이승만이 한족을 대규모로 동원하고, 그들을 위한 공간까지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김영진이라는 놈. 지금 이 놈을 고문하는 중인데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만약 이미 다 끝난 이승만과 관련된 일이라면 굳이 입을 닫고 있을 필요가 없을 겁니다. 이승만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었으니 말 입니다."


하지만 황태자는 그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그는 장규석처럼 현장을 누비고 다닌 사람이 아니다보니 그의 '감'과 '판단'에 쉽게 동감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가진 불안함에 대해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었다. 아직 이승만의 세력이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을 놓는 순간 약점이 전면적으로 노출 되기 쉽상이다.


"전하께서 제게 시간을 주십시오. 반드시 이 놈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시간은 3일도 채 안 됩니다."


장규석은 황제가 전쟁을 하려고 아예 마음을 먹었다고 확신했다. 장규석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면 대한제국의 파멸 뿐이라는 바를 잘 알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황제의 마음을 돌릴 방도는 없었다. 황태자도 그가 눈치를 챘음을 알아차렸다.


"가장 확실하게 남은 시간은 48시간 입니다. 만약 48시간 안에 무언가를 알아낼 수 있다면 즉각적으로 제게 와주십시오. 폐하께서는 몸이 편찮으시기에 꼭 제게 와주십시오."


"아.알겠습니다. 전하."


장규석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인사하고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경복궁을 나섰다. 그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제국 46년 10월 20일 오전 10시 30분 대한제국 수도 서울 국정원 본부 지하실



온 몸이 피 범벅이 된 장규석이 의자에 털썩 앉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앞에는 사지가 묶여 있는 네 명의 한족이 있었다. 완전히 벗겨진 상태의 한족들은 고개를 바닥에 떨구고 거칠게 숨을 몰아내쉬고 있었다. 그들의 팔과 다리의 살점이 양동이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살점은 한참 재생 단계에 있었다. 그들의 머리는 완전히 밀려진 상태였고, 다들 귀 한 쪽이 없었다.


"씨발!"


그가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발로 내리쳤다. 쿵 하는 소리가 벽에 벽을 타고 울려퍼졌다. 그때 문이 열리고 '또각, 또각' 소리가 들렸다. 제아무리 여성 요원이라도 이곳에 들어올 때에 구두를 신고 들어오지 않는다. 외부인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어?"


나타샤 니콜라예브나 벨로바였다. 피 냄새가 진동하고 칙칙하고 음산한 이곳에 그녀가 느닷 없이 찾아왔다. 그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떨구고 있던 한족들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밖에 있을 때처럼 갈색 가을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처럼 도살자 옷차림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에게 국장이 발급한 출입 허가증을 보여주었다.


"계속 나오지 않고 여기에서만 있었다면서요?"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1시간이 지나면 태자 전하의 대국민 연설이 의회 앞에서 열립니다. 벌써 십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로 김영진의 앞에 섰다. 그의 머리는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여기저기 살점이 떨어져나간 곳에서 새로운 살들이 빠르게 돋아나는 중이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를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뒤로 돌아 그를 보았다.


"고통을 느끼던가요?"


"네. 떠나가라 비명 질렀습니다. 살점을 도려내도, 물 속에 쳐 박고 전기로 지져도, 새빨갛게 달군 인두로 지져도, 머리카락을 잡고 뜯어내도 비명만 지를 뿐 사실을 털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지난 번에 있었던 일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곤봉을 건네받고 그의 가랑이를 세게 쳤다. 그가 몸을 마구 흔들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는 다시 그에게 몽둥이를 돌려주었다.


"이 놈들은 고통을 못 느낍니다. 여러 곳을 누비던 요원분께서 이런 거 조차 확인하지 못합니까?"


나타샤는 장규석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다시 그의 가랑이를 쳤다. 그는 전처럼 행동 했으나 그녀는 그의 연기의 실수를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장규석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호출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


"신경 회복제 주사 4개만 가져와."


이후 하얀 가운을 입은 여성이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걸어들어왔다. 그녀는 피떡이 된 사람들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헛구역질을 했다. 그는 가방을 건네받고 열었다. 그는 주사기를 꺼내 그들에게 각각 하나씩 주사했다. 김영진이 이를 악 물었다.


"뭐냐 이건?"


그는 말 없이 걸죽한 피로 반죽된 칼을 집어들었다. 그는 토치를 가져와 칼이 시뻘겋게 변할 때까지 달구었다. 김영진을 비롯한 한족들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두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완전히 파괴된 줄만 알았던 신경들이 빠르게 회복 되어갔다. 순간 그들은 미친듯이 고함을 지르며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야! 그냥 말해! 말하라고!"


"스촨! 네가 다 알잖아!"


세 명의 한족들이 김영진을 보며 소리쳤다. 나타샤는 장규석에게 행동을 멈추라고 말했다.


"시간 없습니다. 이제 겨우 30분 남았습니다."


하지만 장규석은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김영진 옆에 있던 한족의 살점을 크게 도려내기 시작했다. 살 타는 소리와 함께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장규석은 김영진을 제외한 세 사람을 쉬지 않고 지져대고 살점을 도려냈다. 세 명은 모두 기절했다. 칼날이 김영진에게 향했다. 겁에 질린 김영진은 말하겠다며 소리쳤다. 나타샤도 멈추라고 하자 김영진이 칼을 내려놓았다.


"연설까지 얼마나 남았지?"


김영진이 묻자 다시 그가 칼을 잡았다. 나타샤가 멈추라고 소리치고 대답해주었다.


"20분 남았다."


김영진은 그녀를 보더니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럼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그러다 장규석이 다시 칼을 들자 그는 웃음을 멈추고, 배우가 준비된 대본을 읽듯이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모두 죽을 거야! 하하하하하! 20분 후면 조선과 미국이 전쟁하게 될 거야! 하하하! 결국 조선은 망하고 우리 한족은 독립하리라! 그리고 네놈들이 한대로 우린 조선놈들을 유린할 것이다!"


그가 칼로 그의 허벅지를 지지기 시작하자 김영진이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온 몸에서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리고 상처의 핏줄들이 터지면서 피가 땀과 함께 흘러내렸다.


"대장이 누구냐?"


그가 새로운 칼로 교체하자 겁에 질린 김영진이 덜덜 떨며 소리쳤다.


"유.유.윤다희다! 아니! 왕먀오! 왕먀오! 그 분이 조선과 미국이 전쟁하도록 만들었어!"


순간 두 사람은 물론이며 카메라로 이곳을 보고 있던 심문 상황실에 있던 사람들이 얼음이 되었다. 장규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칼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주저앉았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요원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김영진더러 다시 말해보라며 소리쳤다. 그러나 김영진은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이 새끼들한테 우리가 놀아난 거야?"


"막아야 해! 전쟁은 막아야 된다고!"


순간 심문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요원들이 심문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시 망연자실한 두 사람과 김영진만 남게 되었다. 나타샤는 칼을 잡고 소리를 지르며 그의 목에 찔러넣었다. 그의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그가 비명을 지르려 입을 벌렸으나 나오는 것은 피였다. 결국 김영진의 두 눈깔이 뒤집혀졌고, 온 몸이 추욱 늘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포기한 채 앉아 있는 장규석을 보았다.


"다 끝았어... 이제 연설이 시작될 거야..."



같은 시각 대한제국 수도 서울 여의도



-와아아아아아아아!


여의도를 가득 채운 수많은 사람들이 황태자의 등장에 하늘이 뒤흔들릴 것처럼 열렬히 환호성을 질렀다. 군악대의 군가 연주는 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현재 상황을 중계 받고 있는 시민들은 검은 제복을 입고 은색 해골 문양이 부착된 검은 제복모를 착용한 황태자를 통해 이번 연설은 모두를 흥분시킬 연설이 되리라 확실히 알고 느끼고 있었다.

곧 군악대의 연주가 끝나고 그의 손이 올라가자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기 위해 입을 닫았다. 그는 바글바글한 사람들의 머리를 보고 연설을 시작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제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 저, 황태자는 민족 역사상 가장 중요하며 위험한 발언을 하려고 합니다!"


그의 첫마디가 끝나자 다시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시민들의 환호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연설을 계속했다.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개국한 지 어느덧 4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대한제국과 국민은 무수한 갈등과 위기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개국 1년 1월 1일부터 대한제국에서 황족이나 정치인, 국민 중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제국이 치루어 온 전쟁은 오직 이 땅을 탐내며, 사람을 탐내며, 재물을 탐내며, 자원을 탐내는 타국의 정치가들과 타국민들이 원했으며, 그들이 그 전쟁을 일으킨 것 입니다."


"첫 세대와 두번째 세대, 그리고 신세대 모두 끝 없는 욕심에 취한 타국의 정치가들의 주도 하에 비극적인 전쟁을 경험해왔습니다. 개국 이후 최초의 전쟁이었던 1차 한일 전쟁, 곧이은 필리핀 해방 전쟁과 개국 이후 가장 거대한 전쟁이었던 대청 전쟁, 이후에는 국운을 건 양면 전쟁, 최근의 대조국 전쟁을 통해 우리는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고 무자비한 전쟁의 참상을 온 몸으로 겪었습니다. 대조국 전쟁 이후, 대한제국의 어떤 황족도, 정치가도, 국민도 다른 세계와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말 입니다!"


그는 하늘로 뻗은 주먹을 천천히 내리다가 검지손가락을 펼쳐 동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개국 1년 때부터 미국의 사악한 만행은 서슴없이 자행 되어왔습니다. 그들은 대한제국을 침공한 타국에게 무기를 팔아치워 엄청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자국의 경제 성장을 도모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국 44년 4월 1일, 대조국 전쟁이 시작 되어왔을 때부터 미국의 대통령 프렝클린 루즈벨트를 비롯한 미국의 정치가들과 기업인들의 악랄함은 극에 이르렀습니다. 기업인들은 일본에 판매할 수백만 발의 총알과 포탄을 배에 실어 보냈고, 이러한 만행에 급기야 대한제국은 원하지 않았던 무력 나포를 행동으로 옮겨야만 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대한제국은 46년 동안 계속된 미국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전쟁의 발생 및 확대를 방지하고자 성실하고, 엄청난 인내심으로 미국과의 다방면적 관계 개선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절제를 모르는 미국인들의 침략적 본성으로 인하여 우리들의 노력은 실패 했습니다. 미국은 미국 대사를 앞세워 단순한 반황제파에 불과했던 이승만과 손을 잡아 자금을 보내오고, 무기를 보내고, 수백명의 공작원들을 파견하여 대한제국 자체를 찢으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에 대해 부인하려는 노력 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함대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우리에게로 오고 있습니다!"


포박된 미국 대사가 연설대 옆에 있는 나무 기둥으로 끌려와 묶이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를 보냈다. 겁에 질린 미국 대사는 어른에게 혼나는 어린아이들처럼 질질 짜며 살려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십수만의 목소리를 이길 수 없었다.


"죽여라! 죽여라!"


"태워버려라!"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 세상 어디에도 영원불변함이란 없습니다! 휘향찬란한 이 영광스러운 대한제국도 결국 멸망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입니다.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아닙니다! 우리 세대가 볼 것은 제국의 몰락이 아닌 붕괴되는 백악관이 될 것 입니다!"


-우와아아아아아!


사람들은 고막이 찢어져라 함성을 질렀다.


"태자 전하께 말씀드려야 한다! 어서 비켜라!"


홍수천 전 국장이 십수미터 앞에 있는 황태자에게 달려가려고 하자 우람한 체격의 친위병이 그를 때려눕혔다. 홍수천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황태자의 뒷모습을 보며 연신 그를 불렀다. 하지만 황태자는 그의 작은 외침을 들을 수 없었다.

분위기라는 화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자 황태자는 그곳에 기름을 부었다.


"여러분은 총력전을 원하십니까!"


시민들이 목이 쉬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함성을 질렀다.


"여러분은 민족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비타협적이며 영광스러운 총력전을 원하십니까!"


그들의 함성 소리는 한 층 더 높아졌다. 황태자의 지시에 카메라 감독이 카메라를 돌렸다. 곳곳에 배치된 커다란 화면에 나무 기둥에 묶인 채 눈이 가려진 미국 대사가 나타났다. 가랑이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친위대장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그의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두 번 당겼다. 미국 대사의 머리가 그대로 넘어갔다. 이후 친위병이 시체에 기름을 붓고 횃불을 던졌다. 기름에 젖은 시체와 나무 기둥이 화악 타오르자 그들이 또다시 환호성을 질렀다. 화면이 황태자에게 돌아가자 그가 이 가사의 마지막을 노래했다.


"나 황태자는 대한제국의 황제 폐하와 위대한 국민을 대표하여 전세계에 고하니라!"


황태자가 오른손으로 주먹을 만들어 하늘을 향해 찌르며 외쳤다.


"성전(聖戰)이다!"


연설대 뒤에 좌우로 펼쳐진 의자에 앉아있던 제국군의 장군들과 장교들, 장관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높이 올리며 "제국 만세!"를 외쳤다. 십수만의 시민들, 이 연설을 듣고 있는 수백,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일제히 제국 만세를 외쳤다.

성전을 외친 황태자의 뒷모습을 바닥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홍수천이 땅을 치며 통곡하였다.


작가의말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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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4

  • 작성자
    Lv.25 lo*****
    작성일
    17.09.29 23:23
    No. 1

    제목의 이름과 맞게 부제목은 성전이군요!

    그리고 프리퀼로 이 작품의 현대는 어떨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한류 또한 그렇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1:22
    No. 2

    미래 이야기도 나올 예정이고 현재의 한국과 만나는 이야기도 넣어볼 예정입니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lo*****
    작성일
    17.09.29 23:29
    No. 3

    하지만 윤다희가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대한제국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지롱! 윤다희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면 대한제국에게만 좋은 일 해준거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1:22
    No. 4

    윤다희:이...이게 아닌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Momonga
    작성일
    17.09.30 02:28
    No. 5

    뉴욕과 워싱턴에 핵이 떨어질려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1:23
    No. 6

    정답은 다음편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arkquee..
    작성일
    17.09.30 03:56
    No. 7

    잠시 전 세계적으로 질타는 좀 받겠지만, 그래봐야 승자의 역사죠.
    작금의 미국을 봐도 원폭 사용 한거 가지고 까는 나라는 없죠.
    현시점의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 이니까요.
    암튼 대한제국으로 인해 핵 보유 열풍이 불어 닦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1:23
    No. 8

    과연 이 세계에는 실제 역사처럼 냉전이 찾아올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wa*****
    작성일
    17.09.30 08:12
    No. 9

    잘봤습니다

    황태자 멋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1:23
    No. 10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arkquee..
    작성일
    17.09.30 13:47
    No. 11

    음.. 지금 시점에 대한제국이 미국 마져 날려 버리면, 냉전은 없을듯.
    스토리 진행보니, 소련도 한방 쥐어 터질거 같은데...
    하지만 정치적으로 냉전을 유도 할수는 있죠.
    미국이 전쟁에서 원폭으로 인해 무조건 항복 한다고 해도 잠제력은 여전히 손가락에 꼽힐테니..냉전을 유도해서 대한제국에 복수 한다는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야죠.
    새로운 주적을 만들어 주는겁니다. 공산화된 중국과 소련은 대한제국이 견제 할테니
    나머지 유럽과 아메리카의 공산국가는 미국이 견제하게 만드는거죠.
    특히 미국이 패전후 적당히 땅덩어리 잘라서 인디언 자체 국가및 다른 이해관계물리는 국가
    가 현제 미국 주 크기의 국가 2개정도만 생겨도 미국은 거기 신경써야 할듯.
    거기다 새로생긴 2개국가중 하나가 소련의 지원을 받아 공산화 되버리면 더 잼있어 지겠네요.
    암튼 대한제국은 전쟁후 승자로서 적당히 이권 챙기고 향후 20세기 말은 냉전을 유도 하면,
    미국과는 자연스레 다시 손잡는 계기가 될거 같네요.
    아시아권은 대한제국이 견제 하고, 유럽과 북미 남미 쪽에 생겨난 공산국가는 미국이 견제 하게 만든다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9.30 14:35
    No. 12

    중국은 대한제국의 완벽한 속국 입니다. 소련은 독립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죠. 결국 세계는 독일과 대한제국이 초강대국으로 남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남은 건 두 세력이 갈등 없이 잘 지내냐, 아니면 다른 문제로 냉전에 돌입하냐겠죠? 미국을 어떻게 먹을 지는 여전히 생각 중 입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7 온조동
    작성일
    17.10.28 16:31
    No. 13

    미국이 망하고 인디언들이 주인이 되고 아시아에서 이민가야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19.07.11 00:47
    No. 14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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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3:성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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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76. 후폭풍(4) +5 17.10.03 1,087 1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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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74. 후폭풍(2) +5 17.10.02 1,074 14 13쪽
82 73. 후폭풍(1) +5 17.10.01 1,596 11 17쪽
81 72. 성전(4) +3 17.10.01 1,155 11 16쪽
80 71. 성전(3) +5 17.10.01 1,033 10 16쪽
79 70. 성전(2) +7 17.09.30 1,081 12 19쪽
» 69. 성전(1) +14 17.09.29 1,231 11 19쪽
77 68. 힘겨루기(3) +7 17.09.28 1,022 10 19쪽
76 67. 힘겨루기(2) +5 17.09.27 1,114 9 17쪽
75 66. 힘겨루기(1) +5 17.09.27 978 8 13쪽
74 외전4 - 재사회화 +3 17.09.26 876 9 13쪽
73 65. 진실들(4) +5 17.09.24 995 10 17쪽
72 64. 진실들(3) +5 17.09.19 988 12 16쪽
71 63. 진실들(2) +9 17.09.18 951 11 18쪽
70 62. 진실들(1) +8 17.09.17 1,007 10 17쪽
69 61. 아수라장(5) +5 17.09.16 907 12 13쪽
68 60. 아수라장(4) +3 17.09.16 953 9 16쪽
67 59. 아수라장(3) +4 17.09.15 907 11 14쪽
66 58. 아수라장(2) +5 17.09.13 1,105 10 16쪽
65 57. 아수라장(1) +5 17.09.12 985 9 18쪽
64 56. 두 검사(5) +3 17.09.10 1,114 8 16쪽
63 55. 두 검사(4) +1 17.09.10 915 10 17쪽
62 54. 두 검사(3) +5 17.09.09 995 10 18쪽
61 53. 두 검사(2) +1 17.09.09 1,202 12 23쪽
60 52. 두 검사(1) +6 17.09.07 1,069 8 19쪽
59 현재까지 줄거리 요약 +3 17.09.07 1,106 5 5쪽
58 51. 갈등(5) +3 17.09.06 1,055 7 14쪽
57 50. 갈등(4) +7 17.09.06 1,052 8 17쪽
56 49. 갈등(3) +3 17.09.04 1,092 1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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