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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선 님의 서재입니다.

막장 드라마속 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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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선
작품등록일 :
2017.11.01 22:16
최근연재일 :
2017.11.09 23:56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32,381
추천수 :
1,843
글자수 :
38,302

작성
17.11.0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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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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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글자
11쪽

1화. 아버지의 유산 산삼주.

이 소설은 100% 픽션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명, 국가, 기관명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DUMMY

묘한 기운을 가진 항아리에 담근 산삼주.

성진의 어머니는 무슨 보물 마냥 집안 창고 깊숙이 숨겨두었던 그것을 보여주었다.


‘이런 게 있었나?’


어머니는 성진도 모르게 숨겨두었던 산삼주를 가리키며 환한 미소로 성진을 바라본다. 손엔는 소주잔에 담긴 산삼주를 들고.


“이거 마시고 출근해.”


원래 보통사람과 좀 다른 사고체계를 가지신 어머니지만 첫 출근날 아침에 술이라니. 비록 비정규직인 은행 청경이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성진은 놀란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본다.


“엄마. 아침부터 술은 무슨.”


탁~

돌아서 출근하러 가는 성진을 어머니가 잡는다.


“일단 내 말부터 들어. 이거 아버지 유산이야. 진짜 산삼이라고.”


아버지의 유품? 성진의 아버지는 귀한 산삼이나 약초를 캐러 다니는 심마니였다. 우습게 보일지는 몰라도 프로 심마니의 수입은 억대 연봉은 쉽게 올린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성진이었다.

하지만 19년 전, 성진이 8살 때.

아버지는 산삼을 캐다가 낙상하여 돌아가셨다. 그 이후론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흙수저 같은 삶을 살고 있던 성진이었다. 어머니의 말이 이어진다.


“아버지가 이걸 캐고 네가 취직을 하면 먹이라고 하셨어. 그래서 고이고이 너 모르게 숨겨 뒀었지. 신령님이 주신 산삼이라더라. 오천 년 이상은 된 산삼이랬어. 신령님이.”


신령님? 오천 년?


“큭. 어머니.”


성진이 어처구니없어 말하자 어머니가 술잔을 신발장 위에 소중히 올려놓고는 정색하신다.


“웃지 마! 이 녀석아. 아침마다 이거 한 잔씩 1년 동안 먹으면 가루지기처럼 아들 쑥쑥 난다고 했어. 신령님이 그랬다고 하더라. 이건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산삼이라고.”


우리 엄마 어떡하나. 우주라니.


“어머니. 저 늦어요.”


성진의 어머니는 대문까지 막아서며 말한다.


“이거 안 마시면 출근 못 한다. 1년 동안만 꾹 참고 마셔. 그게 아버지의 유언이니까.”


성진은 하는 수 없이 매일 아침 산삼주 한 잔씩 마시며 출근했다. 그런데 딱 1년 후부터 몸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5층짜리 쓰러져가는 낡은 아파트 옥상.

검은 그림자가 1층부터 단숨에 날아 옥상으로 뛰어 올라온다

그리고 사뿐히 깃털처럼 부드럽게 옥상에 착지했다.


“어허. 이거 참”


검은 그림자는 한 손을 들어보았다. 검을 떠올리자 손에서 눈부신 은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곧 검으로 변한다.


“이거 실화냐?”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산삼주를 1년 동안 마신 성진이었다. 아버지의 유산···. 이라. 어머니의 장난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런데 이거 어디다 써먹지? 지금이 중세시대나 조선 시대라면 기사나 장군 같은 거로 대성할 수 있겠지만. 이게 현대에 무슨 필요가 있나?

검을 아무리 휘둘러 보았자 총 한 방이면 끝 아닌가?

미사일이나 핵폭탄 그런 거 맞으면 끝 아니냐고.


“가만 이거 방어 능력 그런 것도 있나? 현대 판타지 소설 같은 것 보면 총알도 막고 막 그러던데.”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달리 시험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성진은 주먹을 쥐어 보았다.

그리고 살짝 아파트 옥상 벽에 주먹을 날렸다. 아주 살짝.

그런데 쩍. 하고 벽에 금이 간다. 어라?

성진은 내친김에 머리로 벽에 박치기해 본다.

그러려다 이건 아니다 싶어 멈추었다. 살짝 쳤는데 금이 갔다면 박치기로 아파트가 무너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런 건 인적이 드문 뒷산에 가서 하자. 그게 좋겠어. 힘 한번 확인하자고 사람들 다치면 곤란하지.’


성진은 뒷산으로 가기 위해 빠르게 옥상의 철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런데 우지직하고 손잡이가 뜯겨 나간다.

어?

그리고 힘을 주자 손잡이가 엿가락처럼 구겨졌다.

어?

잠시 성진은 멍해졌다. 하지만 곧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이거, 이거 힘 조절 잘해야겠어. 이 정도면 테스트는 된 것 같고. 아무튼, 어머니가 가루지기 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네. 풋.”


성진은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즐거운 웃음을 참으며 옥상에서 내려왔다.



***



성진은 은행 청원경찰 생활이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좋은 곳에 취직하기 전에 돈이라도 벌자. 사람답게 살자. 출퇴근이라도 하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좋은 회사에 취직은 요원하기만 했다.

어머니가 산삼주까지 주면서 축하해 주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직이었다.

1년이 지난 오늘 그는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초인이 되었지만, 그것을 숨겨야만 했다. 현대에 초인이란 존재는 그다지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잘못 힘 조절을 해서 사람이라도 죽어버리면 큰일이었다. 성진은 투덜투덜 보통사람처럼 지하철을 타고 오늘도 출근했다.


‘오늘도 진상 손님들 그리고 은근히 깔보는 은행직원들과 하루를 보내야겠지.’


청원경찰 하면 미드에서 폼나는 총으로 은행강도를 때려잡고 삼엄한 경비 아래 현금수송 같은 것을 하는 줄 알았다. 체대 출신인 그는 그런 기대를 안고 입사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은행 외주업체 소속인 계약직에 머슴 같은 것이었다.

지금 지점에 발령받아 그곳 차장이 처음에 한 말은 이랬다.


“옛날에는 청경이 지점장님 구두도 닦고 그랬어. 하지만 세상이 변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래도 지점장님 차 세차 정도는 해야 돼.”


“···.”

‘따까리. 그러니까 지금 그거 하라는 거지?’


조까!, 라고 말하고 벌떡 일어서 나오고 싶었지만, 2년 백수 생활 끝에 얻은 첫 직장인데 그럴 순 없었다. 아침에 어머니가 고깃국에 산삼주도 주셨다. 결국, 참기로 했다. 그리고 지점 차로 나온(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지점장 차인) 차를 박박 세차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씨발’


절로 욕이 나왔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니. 계약직이란 것이 말이 계약직이지 노예계약이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그의 청경 생활은 그렇게 시작했다.


‘첫 월급 타면 어머니 내복이나 사드려야지. 딱 1년. 1년만 하자.’


그렇게 1년이 지났지만, 이 생활이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청경 생활이란 것이 박봉에 노예생활이긴 하지만 의외로 편한 맛이 있었다. 칼퇴근에 주5일 근무. 그리고 열심히 하면 지점장이 뒤로 챙겨주는 돈도 있다.

아! 뒤가 아니고 합법적으로.

지점에 할당된 활동 추진비 같은 것이 있는데 거기서 조금 때준다. 그래 봤자, 한 달에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지만 성진같은 서민에게 그것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그런데 지점장 노무새키. 아니 지점장이 이런 것 챙겨주면서 원하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 함정.

술 먹은 다음 날은 라면까지 끓여다 바친 적도 있다. 그리고 툭 던지는 지점장의 한마디.


“열심히 해. 내가 계약직 행원으로 전환해줄 수도 있으니까.”


귀가 번쩍했다. 신문에서 청경 생활하다가 45살인가 그쯤 계약직 행원으로 들어가 정직원이 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긴 봤다. 그 청경 역시 지점장의 강력추천으로 행원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어쨌든 지점장은 그런 달콤한 멘트로 챙겨주는 척하면서 성진을 머슴처럼 부려먹었다. 성진은 그런 지점장에게 언제부턴가 충성하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하···. 이건 아닌데.”


성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오늘도 지점 홀 정문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손님마다 거의 90도로 인사하며 자본주의 미소를 띄운다.


“어서 오세요~”


이것을 분명 지점장이 CCTV로 실시간 감시하고 있을 터. 세심하고 꼼꼼한 사람이었다. 지점장실에 8대의 모니터를 가져다 놓고 감시를 했다. 사각은 없다.

외근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감시를 한다.


그때 윙이잉~ 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지점 홀 모니터에 긴급속보 뉴스가 뜬다.


“속보입니다. 약 일년 전 전부터 갑자기 출연하기 시작한 몬스터가 또 서울 한복판에 나타났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외출을 삼가시고 군대가 해결할 때까지 집이나 건물 안, 가능하면 인근 대피소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략 일년 전, 난데없이 몬스터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파괴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경찰이 출동했지만, 말 그대로 개박살이 났다. 결국, 군대까지 출동해서야 중화기로 겨우 그 몬스터를 잡았다.

그런데 그 잡은 몬스터를 해부하던 의사들에 의해 그 몬스터를 인간이 복용하면 각종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란 결과가 나왔다. 단번에 그 몬스터는 엄청나게 비싼 값으로 가치가 뛰어올랐다.

전 세계는 이 몬스터에 집중했다.


인류에게 축복이었다. 계속된 실험으로 몬스터의 육체는 각종 암과 에이즈까지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잇달았다.

성급한 한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인류의 종말이 온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우. 몬스터는 인류에게 축복인 거죠. 앞으로 우리 인류는 질병이란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성진은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단전부터 무언가가 끓어 올랐다. 그런데 정부 차원에서 다 처리를 해버리니 달리 나설 명분이 없었다.


쾅.

그때 지점 현관문이 열리며 30대 후반의 여자가 들어온다.


“젠장. 또 몬스터야. 재수 없어.”


진상 오브 진상. 50대 중소기업 사장의 마누라다. 이 전에 차장이 5분. 단 5분을 기다리게 했다고 은행을 옮기겠다며 예금 50억을 그 자리에서 인출해간 여자.

지점장부터 해서 이하 직원 모두 그녀 집으로 가 무릎을 꿇었다.

왜? 이 진상이 꿇으라고 했으니까. 그래야 은행 안 옮긴다고.

물론 성진도 그 자리에 있었다.

부글부글 산삼주가 준 능력을 쓰고 싶었지만 참았다. 생각만 해도 군인들이 몬스터 때려잡듯 때려잡고 싶은 성진이었다.


“어이 청경. 지점장님 있어?”


이 진상은 존댓말은 어디 팔아먹었는지 지보다 아래면 무조건 반말이었다. 성진은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만, 자본주의의 미소로 그녀를 안내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와장창

지점 현관 정면, 그러니까 직원 창구 뒤쪽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역한 냄새가 풍기며 도마뱀같이 생긴 대략 성인 크기의 몬스터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진상오브 진상녀 앞에 나이스 하게 착지했다.

혀를 날름날름 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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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노력하는 헌터 김성진. +1 17.11.08 11,678 168 13쪽
8 7화.나 혼자만 몬스터 헌터4 +7 17.11.07 12,284 171 9쪽
7 6화.나 혼자만 몬스터 헌터3 +6 17.11.06 12,251 177 10쪽
6 5화.나 혼자만 몬스터 헌터2 +5 17.11.05 12,722 190 9쪽
5 4화.나 혼자만 몬스터 헌터 +11 17.11.04 13,335 196 10쪽
4 3화. 보석2 +7 17.11.03 13,379 190 7쪽
3 2화. 보석 +7 17.11.02 13,944 198 8쪽
» 1화. 아버지의 유산 산삼주. +16 17.11.01 15,616 234 11쪽
1 프롤로그 +4 17.11.01 15,650 15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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