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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트럼 님의 서재입니다.

고아는 언제나 평범한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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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트럼
작품등록일 :
2023.01.01 15:49
최근연재일 :
2023.02.03 17: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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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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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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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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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 학교 축제-2

DUMMY

뒤를 돌아보니 어느 순간 사라진 주한이와 한민이.


‘...?’


어디··· 갔지?


“왜?”


“아, 아니야. 주한이랑 한민이가 사라져서.”


“아항··· 뭐, 어디 갔겠지. 저, 저기 가볼래 시우야?”


“어, 그러면 가볼까?”


그렇게 둘이서 축제를 즐겼다. 은근슬쩍 느껴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덤이었다.


학교 축제의 부스는 꽤나 다양했다. 창문에 전부 암막커튼을 쳐놓고 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게 만든 다음에 책상을 쌓아 미로를 만든 공포체험관도 있었고··· 방송부에서 만든 사진 촬영 부스도 있었다.


‘다양하구나.’


다 즐겨봐야지 생각하고는 막상 축제당일이 되니 제빵부의 빵에 정신이 팔려서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으갹!”


공포체험관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렸고, 나는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


“저거 해볼래?”


저걸 하고 싶다는 소정이의 강력한 눈빛에 그냥 해보기로 했다.


···




“잘 노는데?”


“그냥 우리가 빠져주기만 하면 되겠네. 풉.”


“잘 어울린다. 시우랑 소정이랑···”


“그치? 너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리고 그 둘의 뒤를 먼발치에서 몰래 따라가면서 관음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둘을 밀어주기로 합의한 친구들.


그들은 저 둘이 함께 노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흐뭇해졌다. 그리고 몇몇은 다른 생각을 했다.


‘시우 멋있다··· 나도, 언젠가는···’


주한이는 시우와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동경심을 느끼고 있었다.


심주한. 원래 소심한 성격에 책이나 영화를 좋아하던 그는 중학교에 올라와서도 초등학교 시절처럼 조용히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학기 초 권상훈에게 포착되어 괴롭힘 당했고, 아주···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지만) 한시우는 가만히 있지 않았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자신을 구해줬다. 게다가 2학기에는 직접 권상훈과 싸워서 이기기까지.


‘나는 겁쟁이처럼 참고만 있었는데···’


꾹꾹 참고만 있던 자신이 부끄러울만큼 시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해나가고 있었다. 자신보다 더 못한 조건에서 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저렇게 되었다.


“나도 옆에 서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옆에 서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심주한이었다.




“쟤 맞지?”


“네, 언니···”


“뭐야, 나 소개시켜준다더니 여친 있는데?”


“아··· 사귀지는 않을걸요?”


한빛중학교의 2학년 (그들만의) 실세. 그중에서 여학생들의 꽉 잡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채수정이었다.


그녀는 최근 후배들로부터 1학년에 괜찮은 애 있다고 소리를 들었고, 사진을 보고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그리고 축제날을 빌미로 한번 얼굴이나 보려고 찾아갔는데..


정작 한시우는 다른 여학생과 하하호호 놀고 있었다.


“뭐야, 됐다. 됐어. 에휴, 배영수 이새끼를 믿은 내가 병신이지.”


채수정은 관심을 접고 넘어갔다.



김소정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시우를 향해 계속되는 일진들의 구애를 떨쳐낸 셈이 되었다.




“아, 이제 폐막식하겠다.”


“축제도 끝이네··· 이제 다음주면 방학이다.”


“벌써 1학년도 끝이네···”


학교축제도 이제 곧 끝나간다. 나는··· 뭐 처음으로 여자랑 단둘이서 놀아봤다. 설렌다는 감정보다는 처음 겪어보는 일들의 연속에 기뻤다.


솔직히 남잔데 안좋을수가 있겠나. 다만 정신적으로 나는 미성숙하다지만 성인이었고, 상대가 학생이니 설렌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 뿐.


‘이런게 청춘이라는 건가···’


전생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청춘 靑春, 푸를 청에 봄 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처럼 세상에 발을 디디기 시작하는 사춘기 부터의 젊은 나이대를 일컫는 말이다.


다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세상에 발을 디디는 것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고 처음 겪는 모든 것들에 설레하는 감정을 느낄 권리는 없었고, 온갖 고난과 역경이 가득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지금은 달랐다. 그때와는 다르게 살아가기로 결심했으니까.


“축제 재밌었다, 그치?”


“어? 어··· 재밌었어···”


학교 축제의 폐막식이 시작되었고, 나는 소정이를 보고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년에도 같이 놀자.”




* * *




축제는 끝났다. 하지만 김소정의 마음 속에서 축제는 이제 시작이었다.


“으갸갸갸갸갸갹!”


“아! 씨발 미친년아, 내 침대에서 지랄하지마!”


“언니··· 나 어떡하지? 풉─ 킼─!!”


“아, 엄마! 미친년 또 지랄해!”



─내년에도 같이 놀자.



그 말이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그 순간 한시우는 자신의 손을 잡았다.


떨리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손을 통해 전해질까 어쩌지 못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김소정은 계속 발을 찼다.


“으갸갸갸갸갹!!”


“아오 좀 꺼져!!!”


“으히히, 크힙!”



그녀는 차오르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 * *




“소, 손잡은 건 너무 과했나?”


내가 살면서 여자랑 대화를 해본적이 있어야지. 연애는 꿈도 못꿨고, 그나마 드라마나 글, 유튜브 등을 보면서 익힌 게 전부다. 보통··· 여사친이랑 손잡는 것 까지는 하잖아? 아닌가?


‘아님말고···’


괜히 상대가 착각하면 어쩌지 했다. 그렇게 따지면 다른 여자애들이 번호 달라고 했을 때 번호 준 것도 착각하게 만든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아 몰라. 아무튼··· 올해는 잘 보냈다.”


생각한대로 잘 보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귀인을 만나 인연을 쌓기도 했다.


전생의 업보는 전부 치뤘고, 이제 내년부터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일들 뿐이다. 학교에서의 내 위치는 전생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고, 인간을 대하는 법을 모르는 나에게는 이제 앞으로 모든 생활이 다 도전이다.


“올해는 정말··· 잘 보냈어. 잘했다, 내 자신아.”


이제 곧있으면 겨울 방학이고, 2013년이 다가온다.




* * *




“와··· 벌써 1년이 지나갔네.”


“그러니까 말이야.”


“방학 때 뭐할거임?”


“엄··· 사실 계획한 건 없긴한데···”


“뭐 할 일 없으면 우리 할머니집이나 놀러갈래? 거기서 눈썰매도 타고, 고구마랑 감자도 모닥불에 구워 먹고.”


“오··· 진짜로?”


“엉. 자세한건 카톡으로 말할게. 생각있으면 말해!”



방학식이 끝났다. 나는 방학식에서 그동안 쌓여있던 공모전 상장들을 전부 모아받았고, 덕분에 교실에 있는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또 받았다.


─와, 쟤는 상장을 몇개를 받는거야?


─공부도 잘하면서 상도 많이 받네··· 부럽다.


─대박이네···


1학년 때의 퍼포먼스로 이미 나는 ‘잘난 놈’이 되었다. 모든 시험 올백에 상을 밥먹듯이 타고, 흉터도 사라져서 얼굴도 반반하고··· 결정적으로 권상훈을 때려 눕혔으니까.



─욕을 먹으면 욕을 먹을 이유를 만들어줘라. 잘난 놈이 되는 게야.



김신자 할머니의 말처럼 나는 잘난 놈이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학교에서 있는듯 없는듯 지내는 조용한 모범생이 되는 것이 목표였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다.


“내년에도 화이팅.”



2012년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할머니.”


“홀홀, 후원한 보람이 있구만.”


“여사님이 뒤에서 이것저것 신경 많이 써주셔서 우리 시우가 잘하는게 아니겠습니까? 하하.”


2013년, 계사년, 검은 물뱀의 해가 밝았다. 그리고 나는 원장님과 함께 보육원의 큰손이자 나의 돈 스승인 김신자 할머니에게 새해 인사를 하러 저택을 찾았다.


“그랴, 작년에 어땠는지 읊어봐라. 세상에서 네 이야기가 제일 재밌어.”


“아드님들도 사업 다 잘하시잖아요. 사업 이야기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는데···”


“사업 이야기는 재미 읎어. 그리고 그것들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뭔 이야기를 듣겠누?”


“하하···”


그러면서 내 이야기를 원하셨고, 나는 짤막하게 작년에 어떻게 해서 어떻게 돈을 벌고, 얼마나 모았는지 말했다.


“홀홀··· 네 나이에 혼자의 힘으로 그렇게 모았다는 건 아주 흔치 않은 일이야. 내 자식들도 그 나이에 돈 벌 생각은 꿈도 안꿨을게다.”


작년에 예적금과 채권에 투자한 금액을 제외하고 모아둔 금액은 약 천이백만원 정도.


“그건 어떻게 운용할게냐?”


“풍차돌리기 하려고요. 어차피 돈을 계속 들어오니까··· 이건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풍차 돌리기로 굴려야죠.”


“난 또 요새 주식공부 한다고 해서 주식에 넣으려나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구나.”


“하하···”


주식은··· 아직은 좀 그렇다. 공부를 좀 만 더 하면 우량주 위주로 넣긴 할건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큰 돈이 생겨도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차근차근 한계단씩 밟아가는 것,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좋구나.”


그리고 할머니는 나에게 봉투를 하나 주셨다.


“새해 용돈이다. 잘 받아서 쓰거라.”


“감사합니다.”


그리고 봉투를 열어보니···


“...!!!”


“놀래기는. 백만원이다. 중히 쓰거라.”


“아, 가, 감사합니다. 이렇게 큰 돈을···”


“예끼 이눔아. 이제 백만원은 기본으로 버는 놈이 무슨··· 끌끌, 알아서 쓰거라.”


“네, 할머니. 감사합니다.”


흔쾌히 새해 용돈으로 백만원을 쾌척하신 할머니. 이건··· 예상치 못한 수입이다.


‘우선 비상금 통장에 넣어두고···’


채권에 넣던지, 아니면 예적금으로 굴리던지 생각해야겠다.




부르릉─



새해 인사를 마치고 원장님과 함께 할머니의 저택에서 나와 차를 탔다.


“시우야.”


“네, 원장님.”


“작년 한해 동안 고생 많았다.”


“하하, 아니에요··· 원장님이 더 고생하셨죠.”


“그래도 좀 걱정된다. 시우야.”


원장님은 그렇게 운을 떼더니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나를 바라보고 말하셨다.


“일찍 철이 드는 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아이는··· 아이의 모습을 할 때가 가장 좋은거야. 마찬가지로 너는 아직 학생이란다. 주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


“너무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지 마라. 곁에 나도 있고, 여사님도 계시고, 학교에는 친구들도 있고, 무엇보다 귀여운 보육원 동생들도 있잖니?”


“네, 원장님.”


“그러니까··· 흠, 좀 응석도 부리고 그래보렴. 하하, 혼자 너무 커버린 것 같잖아.”


원장님은 내가 너무 일찍 철이 든 것을 안타까워하는 눈치였다. 하긴, 학생은 학생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조금은 철없는 짓을 하면서 놀기 좋아하고, 시험기간에는 공부하고···


‘그래도 미래를 위해서는 안할 수 없는 법이니까.’


걱정하시는 건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꿈꾸는 미래가 있고, 그걸 위해서는 지금부터 달음박질 해야한다.


벌써 성인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고등학교 졸업까지 시간이 5년밖에 남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


더군다나 고아라는 배경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평범한 집, 평범한 수입, 평범한 가정.

아무것도 없는 내가 이것들을 누리려면 남들보다 배는 더 빨리, 배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런 결심을 하면서 2013년을 시작했다.


작가의말

작중에서는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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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3 tower
    작성일
    23.01.29 21:45
    No. 1

    잘보고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놀아죠
    작성일
    23.01.30 02:03
    No. 2

    10년예금 비트코인 100만원.잘은 몰라도 코인이 돈 된다는건 알고 있으니 세배돈들은 비트코인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5 두유야
    작성일
    23.01.30 16:28
    No. 3

    회귀전까지 치면 그래도 나이가있는데... 여자문제 너무 어버버하면서 끌려다니진 않았으면... 되도록 안나와도 좋고ㅜㅜ 뿌린 번호만 몇개고, 손잡아놓고 오해하려나 그러고. 차라리 그전까지가 더 재밌었던듯.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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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1. 학교 축제-1 +3 23.01.28 3,753 126 12쪽
29 10. 미래를 설계하다-2 +1 23.01.27 4,032 126 12쪽
28 10. 미래를 설계하다-1 +3 23.01.27 4,227 124 11쪽
27 9. 체육대회-2 +5 23.01.26 4,232 137 12쪽
26 9. 체육대회-1 +5 23.01.25 4,739 135 12쪽
25 8. 휘슬블로어-5 +5 23.01.25 4,681 138 12쪽
24 8. 휘슬블로어-4 +4 23.01.24 4,543 142 12쪽
23 8. 휘슬블로어-3 23.01.23 4,612 136 11쪽
22 8. 휘슬블로어-2 +1 23.01.22 4,884 133 11쪽
21 8. 휘슬블로어-1 +6 23.01.21 5,032 130 12쪽
20 7. 곰할머니의 수업-2 +3 23.01.20 5,032 126 12쪽
19 7. 곰할머니의 수업-1 +1 23.01.19 5,143 129 12쪽
18 6. 새로운 학기-3 +3 23.01.18 5,194 142 12쪽
17 6. 새로운 학기-2 +4 23.01.17 5,300 144 12쪽
16 6. 새로운 학기-1 +7 23.01.16 5,473 137 11쪽
15 5. 즐거운 여름방학-2 +6 23.01.15 5,631 146 12쪽
14 5. 즐거운 여름방학-1 +3 23.01.14 5,739 135 12쪽
13 4. 돈받고 학교 다니기-4 +4 23.01.13 5,787 143 11쪽
12 4. 돈받고 학교 다니기-3 +2 23.01.12 5,836 1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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