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성건 님의 서재입니다.

리쥬베 -다시 만날 그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sunggun
작품등록일 :
2019.04.01 23:38
최근연재일 :
2019.05.07 19:13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135
추천수 :
3
글자수 :
178,651

작성
19.04.01 23:43
조회
155
추천
1
글자
3쪽

0.프롤로그

DUMMY

그해 유월은 눈발이 흩날렸다.

주변은 하얗고도 짙은 감청색 빛으로 반짝였고, 발에 밟히지 않은 풀들은 모두 쉴 새 없이 바람에 꺾여나갔다.

외투를 다시 한번 부여잡고 살벌한 바람을 느끼면서 어찌어찌 고개를 올리자 자그마한 불빛이 어느새 꽤 가까이에 다가와 있었다.

하염없이 걸었음에도 고저차가 느껴지지 않는 평지인데, 아주 작은 시야로 느껴지는 주위에서는 변변찮은 인공물조차 없었기에 뜬금없다고도 생각했지만, 그 불빛에서는 따뜻한 생활의 온기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어서 와.”


으레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오는 것을 알고라고 있었다는 듯이.

소박한 통나무집으로 다가가자 문을 열고 그녀는 나를 맞이해주었다.


“밖은 어때?”

“여전히 추워.”


그건 나도 알아. 라고 말하며 조용히 웃은 그녀는, 주전자를 들어 탁자 위에 미리 꺼내져 있었던 찻잔에 살며시 따랐다.

바로 그녀에게 답할 말을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부드러운 양모 의자에 앉아 김이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또 한 모금을 더 마신 뒤 벽 한쪽에서 귀를 간질이는 소리를 내는 벽난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낸 모양이야. 아직 어떻게 될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다시 사냥이 시작되겠지.”

“그래···.”


우울하다는 듯이 씁쓸히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이미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은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찻잔을 양손으로 감싸 쥐어 그 온기를 느끼면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들은? 아직 여기로 오지 않은 거야?”

“맞아. 예민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지금은 내 옆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더라.”


정말로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의 표정이 한결 맑아진 것을 깨달아, 안도를 느끼며 말을 이어갔다. 한참을 말하다 손에 들고 있는 찻잔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을 때, 그녀가 주전자를 들고 나에게 향했지만, 곧 아주 살짝 입술을 찡그리며 주전자를 내 앞에서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나 차를 더 끓이기 위해 걸어가는 짧은 순간. 나는 작은 창문 밖으로 여전히 흩날리는 눈을 보며 안심하고, 벽난로에서 불타는 장작더미를 보고 불안해하며, 이제 땅이 온기를 머금게 될 때까지 긴 시간이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쥬베 -다시 만날 그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0.프롤로그 19.04.01 156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