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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82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8.03 10:24
조회
2,265
추천
10
글자
15쪽

궁녀4 (1)

DUMMY

제1장. 궁녀4








<1645년>


"세자저하! 지금가시면 아니 되십니다!"


앞장서 걸어가던 세자가 돌아본다.

자주색 용포가 달빛에 차갑게 부서진다.


"그럼 어찌하란 말인가."


세자가 나직이 중얼거린다.

그 말에 세자와 세자비의 걸음을 좇던 내관이 움찔한다.


"내가 상자를 먼저 찾지 않으면..."

"하지만 저하가 위험해지실 것이옵니다!"


세자비가 곡하듯 토해내고 머리를 조아린다. 세자는 조아린 세자비의 머리꼭지를 내려다보더니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린다.


"나도 알고 있소."

"어린 세손을 보셔서라도.."


세자비가 눈물에 젖은 고개를 들며 어미 뒤에 숨은 어린 아이의 손을 잡아끈다.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듯 푸른 보를 입고 눈도 채 뜨지 못한 어린 세손은 푸르게 질려있는 세자의 얼굴과 제 손을 꽉 틀어쥔 세자빈의 얼굴을 번갈아본다.

세자가 아들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문다.


"저하!"


하지만 세자는 입을 굳게 다물더니 홱 돌아선다. 그리고 왔던 것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다시 걷기 시작한다.

뒷 궁에 도착하자 세자는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선다. 뒤를 따르던 나인들 중 첫째 나인이 들고 있던 등을 빼앗듯 받아들고서 내관이 세자 내외의 걸음을 좇아 방안으로 들어선다.


불이 켜진 방안은 스산한 한기가 감돈다.

비어있는 궁의 한가운데에는 붉은 자리와 함께 그 위에 칠보가 새겨진 함이 놓여있다.

상자를 본 세자비의 얼굴이 똑같이 질리지만 세자는 지체하지 않고 그 앞에 털썩 주저앉아 손을 뻗는다.

상자가 열리고 그 안을 본 세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세자비의 품으로 얼굴을 파묻는다.

세자는 숨을 몰아쉬며 다시 상자의 뚜껑을 닫고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세자는 결단한 얼굴로 뒤의 내관에게 손짓한다.

내관이 고개를 조아리며 빠른 걸음으로 세자의 뒤에서 고개를 조아린다.


"이 상자를 노리는 무리들이 있을 것이다. 이 상자를 그들에게 빼앗겨서는 안된다. 목숨이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상자만은 그들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될 것이야."


내관이 고개를 조아리자 뒤의 나인들이 부채처럼 따라 머리를 조아린다. 상자를 덮은 채로 일어서려던 세자가 멈칫 한다. 그리고 손끝으로 검붉은 상자의 표면을 쓴다.

세자의 손 끝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묻어나온다. 그것을 들여다보던 세자가 고개를 돌린다.


"이게 무슨...?"


세자비와 내관 나인들의 입김이 희뿌옇게 공중에 끼기 시작한다. 세자비의 옷깃을 잡은 세손의 손이 추위로 덜덜 떨리고 있다.

세자가 손끝을 비빈다. 눈송이는 손끝에서 금세 녹아 물이 된다.


"... 얼음?"


손끝을 들여다보던 세자가 놀라 홱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대들보에 내관의 목을 매달고 있는 각시탈을 쓴 세 사람들을 마주한다.


"컥 크컥 컥!"

"김내관!"


궁녀들은 이미 궁이 자지러질듯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세자비는 눈을 부릅뜬 채 세손을 자신의 등 뒤로 숨겼지만 붙박힌 듯 버둥거리며 목이 졸리고 있는 내관을 보며 덜덜 떨고 있었다. 세자가 소리를 치며 일어났을 때 세손이 비명을 지른다. 세손을 향해 손을 뻗던 각시탈 앞을 막아선 세자비의 손을 각시 탈이 움켜쥔다.

세자비가 있는 힘껏 소리를 치며 벗어나려하지만 세자비의 손이 동상처럼 시퍼렇게 일어서며 얼어붙는다.

세자가 고함을 치며 눈앞의 각시탈의 중심을 있는 힘껏 걷어차고 세자비에게 달려간다. 그순간 세자의 목으로 바로 각시탈의 흰 손이 날아든다.


"저하!"


세자비가 소리친다.

그리고 동시에 땅에서 번쩍 발이 들려진 세자가 각시탈의 팔 끝에 매달린다.

순식간에 목 주위에 밧줄이 감기고 아직도 컥컥대는 내관 옆에 매달려진 세자가 공중으로 발을 차지만 그럴수록 밧줄이 더 깊게 목을 파고든다.

세자는 이를 악물며 각시탈을 내려다본다.


검은 바탕에 붉은 연지가 그려진 탈들 아래의 흰 도포자락들과 흰 손들은 사람의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창백하다.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새카만 검은 눈구멍들은 모두 세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세자는 점점 숨이 차오른다.

허공을 휘젓는 발이 뒤틀리기 시작하고 흰 도포자락 위에 노란 빛이 일렁이며 번지는 것을 보며 눈이 감겨오고 있었다.


잠시만.



...노란빛?



세자의 눈이 다시 커지는 것과 동시에 쾅! 하고 우당탕 하고 남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두 그림자가 대들보 위로 쏟아진다.

우지끈 소리와 함께 세자와 내관을 매단 대들보가 부러지고 그 아래있던 각시탈들을 깔아뭉갠 채로 뭉게뭉게 먼지구름이 피어오른다.


"아야야야 아야.."


뭉게구름 속에서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내가 말했지, 시자철이 요즘 날 죽이려고 한다니까!"


방금 목숨을 건진 세자 내외와 궁녀 한 무리와 내관이 놀란 벌어진 눈으로 쳐다보는 가운데 허공에서 나타나 그들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 하나가 중얼거린다.

그러자 옆에 엎어져있던 남자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머리를 휘휘 털고 아직 엎어져있는 다른 남자의 등짝을 퍽 걷어찬다.


"그건 네가 낙하하는 엘레베이터를 멈추겠다고 초속 9미터로 떨어지는 도르래 한가운데다가 시자철을 우겨넣으니까 그런 거다 이 멍청아!"


그리고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남자를 발로 퍽퍽 차던 남자가 굳어있는 여섯 명과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갑자기 정적이 감돈다.


"..... 김 내관, 저게 왠 미친 사람인가."


세자가 속삭인다. 그러자 내관이 고개를 조아린다. 그러자 졸지에 미친 사람이 된 두 사람이 속삭임을 듣고 입을 떡 벌린다.

그때 바닥에 엎어져 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세자를 쳐다본다. 세자가 저도 모르게 흡 하고 숨을 들이키는데 벌떡 일어났던 남자가 소리친다.


"셋! 셋이네!"


세자와 김 내관이 동시에 눈을 깜박인다.

바닥에 엎어져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세자를 쳐다본다.

세자가 저도 모르게 흡 하고 숨을 들이키는데 미친 사람이 된 남자가 씩 웃는다.


"시자철은 1645년 6월 21일로 되어있지. 그리고 여긴 조선 궁궐 안이고, 당신은 세자복을 입고 있고, 세자비에다가, 궁녀들과 내관까지 있으니까 당신은 1645년의 세자라는 거지."


"무엄하다! 예의를 갖추거라!"


김 내관이 이 낯선 두번째 미친 사람에게 호통을 친다.

그러나 남자는 손을 번쩍 들어 내관의 입을 막더니 손에 들고 있던 시계를 탁탁 치면서 기억을 떠올리려는 듯이 중얼거린다.


"1646년. 그럼 정묘호란 후고 병자호란 전이니까..."


남자가 손을 탁탁탁 두드리면서 대답을 기다리듯이 미친 사람을 쳐다본다.


"너 방금 나 쳐다보면서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미친 사람이 남자를 노려보며 그런다. 그러자 남자가 어깨를 으쓱한다.


"1646년이라고 정한아! 1646년의 왕이 누구였지?"


그러자 미친 남자가 한숨을 쉬면서 대답한다.


"... 인조."

"그래, 인조지!“


정한의 어깨를 탁 치면서 남자가 말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


"세자저하이시다! 무례한 것, 예를 갖추거라!"


김내관이 자신의 입에서 남자의 손을 떼고 소리친다.

그러자 귀를 틀어막은 남자가 정말? 이라는 표정으로 정한을 돌아본다.

정한이 어깨를 으쓱 한다.

다시 내관을 돌아본 남자가 고개를 기웃한다.


"각시들한테 습격당해서 목매 달릴 뻔하고 세자비는 얼어 죽을 뻔 하고 세자가 따라 목매일 뻔 했는데 정말 예의한번 철저하시고만."


남자가 그런다. 그러자 정한이 남자의 뒤통수를 퍽 때린다.


"이현!"


그러자 이현이란 남자가 앞으로 휘청 한다. 그때 세자가 앞으로 한발자국 나선다.


"잠깐, 정묘호란 후 병자호란이라니. 이 나라가 다시 한 번 오랑캐의 화를 입는단 말인가?"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세자저하."


이현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세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순식간에 일어난 온갖 일들과 거의 죽을 뻔한 경험에 흔들리던 표정과 눈빛이 또다른 호란이라는 말에 어느새 굳고 단단해진 채 남자의 눈을 똑바로 내려다본다.

그러자 그 눈빛에 이현이 알겠다는 듯이 씩 웃더니 세자를 올려다보며 그런다.


"그렇다면 당신은 소현세자시군요.“





***





정한이 이현의 손에 있던 시계를 받아서 무너진 대들보 기둥 아래의 각시 탈 남자들을 둘러보는 가운데 뒤를 따라다니며 껑충거리던 이현의 코에서 피가 후두둑 떨어진다.

그걸 보고 궁녀들 중 하나가 깜짝 놀랐는지 꺅 소리를 낸다.

그러자 이현이 돌아보고 난 괜찮지 하고 씩 웃더니 제 콧대 끝을 잡은 채로 고개를 휙 젖힌다. 젖힌 고개로 정한이 시계에서 나오는 노란 빛으로 살펴보고 있는 괴물들을 쳐다보면서 현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이상하네."


고개를 기웃하며 현이 그런다. 정한이 돌아본다.


"거북이벽이 말한 이름은 여자이름이잖아?"


그리고 다시 고개를 휙 앞으로 숙였다가 벌떡 고개를 들더니 세자 내외를 쳐다본다.

정한은 대답은 않고 쓰러져있는 각시 탈 무리들을 끌어다 무덤처럼 쌓아놓고 시자철을 돌린다. 그러자 시자철에서 녹색빛이 쏟아져 나오며 남자들의 몸 위로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다음순간 바닥에는 거대한 검붉은 피 웅덩이만 남은 채 몸들은 온데 간 데 없다.


"일분 남았어!"


정한이 소리친다. 그때 소현이 이현의 팔을 덥썩 잡는다.


"그대들은 대체 누구인가! 저것들은 또 뭔가!"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저희들은 그냥 돌아다니는 놈들이구요, 저 녀석들은,"


현이 뒤쪽을 가리킨다. 한웅덩이의 피바다가 된 자리를 보면서 내관과 궁녀들은 여전히 사색이 된 얼굴로 눈을 피하고 있다.


"... 각시귀신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의 귀신들이죠. 여기 이 시자철을 가지고 저희는 2012년- 그러니까 오늘로부터 사백년 뒤의 시간에서 왔답니다."


이현이 말한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있는 각시탈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그리고 저것들은 보통은 찢겨진 역사와 상관없는 것들에는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데..."


이현이 소현의 뒤에 있는 함을 힐끗 쳐다본다.


"... 세자저하께서 그 관심을 끌만한 것을 갖고 계신가보네요."


그러자 소현이 움찔 한다.

현의 뒤에서 정한이 "일분!" 하고 외친다.

이현이 다시 돌아본다.


"먼저 알려드리자면 세자저하네를 습격한 저 탈들은 각시귀신이라고 불리는 시간의 괴물들입니다."


이현이 말한다.


"이 시계에서 튀어나온것들인데,"


이현이 시자철을 들어 보이며 말한다.


"--지금 시간과 400년 뒤의 시간을 찢어서 조선의 역사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돌아다니는 녀석들이에요. 원래는 사람들을 산채로 잡아먹는 걸 잘하는데 저렇게 목을 매달아서 시체를 파먹기도 하거든요."


이현이 세자의 어께를 두드리면서 씩 웃는다.


"덕분에 사셨습니다.“


하고 세자의 어깨를 두드린다. 세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을 부릅뜨고 이현을 쳐다본다.


"5초!"


정한이 소리친다. 현이 세자 뒤의 함으로 손을 뻗어 잡으면서 말한다.


"시자철이 지금 말썽이라서요. 그럼 저흰 돌아갔다가 다시 와서-"

"2초!"


그때 소현세자의 뒤에서 고사리 같은 손이 튀어나와 함의 반대편을 꽉 잡는다.

허? 하고 세자와 이현네가 모두 쳐다보고 있는데 세자 뒤에서 튀어나온건 어린 세손이다.

세자의 뒤에 가려 거의 보이지도 않았던 꼬마 세손이 상자의 끄트머리를 잡고 있다. 현의 눈이 커진다.


"어, 빨리 놔 애기야! 빨리!"


세손이 눈을 깜박깜박 하며 해맑게 웃는다.

이현이 뭐라고 소리치려 입을 딱 벌리는데 이현의 손에 있던 시자철이 폭발하듯 빛을 뿜어내더니 다음순간 어두운 궁 안에는 세자내외와 궁녀들과 내관만 남아있다.


".... ....."


소현이 세자비를 쳐다본다.


"..... 세손은?!"







**







이현이 세손을 빤히 내려다본다.

눈을 깜박깜박하고 올려다보는 세손은 이제 막 열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다. 이현과 정한이 저희들 무릎 높이나 될까한 세손을 나란히 내려다본다.

세손은 천진한 얼굴로 두 남자를 향해 화사하게 웃어 보인다.

눈이 올망졸망하고 천사 같은 얼굴이지만 지금 이현와 정한의 눈에는 그런 게 들어올 처지가 아니다.


"..... 우리 지금 돌아온거야?"


이현이 그런다.

세 사람은 신도림 2호선 역사안의 바글바글한 인파한가운데 서있다.

세손이 놀랐는지 꺕 하고 소리를 치면서 손으로 귀를 틀어막더니 현의 바지자락을 꽉 움켜쥔다.

이현이 내려다보자 두근두근 놀란 아기새같은 표정으로 생전 처음 보는 인파와 소음 속을 쳐다보고 있다.

한손으로는 탁 하고 뚜껑이 닫힌 시자철과 다른 손으로는 붉은 함을 들고 있는 이현이 벙 찐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지하철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 그리고 온갖 소음들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인파속에 이리저리 치이던 이현과 세손을 정한이 손으로 끌어다 구석으로 끌어온다.


"세손을 데려왔어?"


정한이 뜨악한 얼굴로 그런다.

그러자 현이 악악 하는 표정을 짓는다.


"너도 거기 있었잖아! 거기서 갑자기 얘 손이 튀어 나올 줄 어떻게 알아?"


그러면서 여전히 자기 다리 끝에 엉겨 붙어있는 세손을 내려다본다.

조선의 왕손답게 허리는 빳빳하게 세웠지만 겁에 질린 애기얼굴과 바지를 꽉 잡고 있는 고사리 같은 손은 영락없는 어린 아기라 이현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다.


"넌 몇살이냐? 아 아니- 몇살... 이시옵니까?"


정한이 중간에 이현을 퍽 치자 이현이 악 하면서 그런다.

그러자 세손이 이상한 얼굴로 이현을 올려다보더니 정한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이현이 어어?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보자 정한을 향해


"열 한살이니라!"


하고 어린 새처럼 재잘대며 웃는다.

뜨악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이현이 정한을 쳐다보더니 세손의 머리위에서 속삭인다.


"열 한 살이면 초등학교...?"

"이학년, 삼학년."


정한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 말에 이현의 얼굴이 뜨악해진다.


"... 완전 애기잖아!"


"자 집중해 집중, 세손은 시자철로 다시 돌려놓고 우리는 우리 단서를 찾으러 다시 돌아오면 돼."


정한이 고개를 저으며 그런다. 이현이 후 하고 심호흡을 한다.


"좋아 그럼 이 함을 가지고 거북이한테 다시 가보자고."

"야."


정한이 그런다. 이현이 뜨끔한 얼굴로 쳐다본다.


"왜?“


정한이 한숨을 쉬더니,


"세손은 돌려드려야지"


한다. 그러자 아차차한 이현이 주머니에서 시자철을 꺼낸다.

노란빛이 흘러나오던 시자철은 다물린 조개처럼 열릴 생각을 하지 않고 뜨겁게 번쩍거린다.

가만히 시자철을 내려다보던 현이 팔을 높이 치켜들고 자철을 바닥에 내리치려 하자 정한이 재빨리 현의 팔을 잡는다.


"엘리베이터를 기억해. 진정. 진정."


그러자 현이 팔을 내리고 후아아아아 하고 길게 심호흡을 한다.


"이제 어쩌지."


그때 옆을 지나가던 여학생들이 세손의 옷을 보고 신기한 듯이 돌아보며 지나간다.

정한이 땅이 꺼져라 푹 한숨을 쉰다.


"좋아. 우린 이제 15세기 조선의 왕세손을 데리고, 서울을 쥐 잡 듯이 뒤져서 인조시대의 소현세자와 관련이 있는 여자 하나를 찾아 낼 거야. ...좋은 계획이라도 있어?"


이현이 세손을 내려다본다. 세손이 이현을 보고 방긋 웃는다. 이현이 씩 웃는다.


"옷부터 갈아입자 세손마마."


작가의말

아이디를 옮기게되어서 재업합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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