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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무구

파천무극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샤우드[]
작품등록일 :
2013.11.01 20:25
최근연재일 :
2013.12.10 21:0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2,824
추천수 :
825
글자수 :
16,839

작성
13.11.08 02:17
조회
8,520
추천
159
글자
6쪽

1 - 1

DUMMY

30년 전의 대혈전을 끝으로 무림은 정파의 천하가 되었다. 언제나 위험이 되었던 마교는 그 맥이 완전히 끊어졌고, 연합체로 있던 사파는 구심점을 잃고 흩어졌다.


하지만 정파라고 해서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상당수의 문파가 봉문을 해야 했고 멸문한 곳도 적잖았다. 천하에 그 위세를 떨쳤던 팔대세가만 하더라도 남궁세가, 모용세가, 당가만이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도 있는 법. 여러 가문이나 세력이 새로이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지만 무림맹주를 배출한 용가만한 곳이 없었다.


작금의 용가를 표현하는 단어는 천하제일가


이런 용가는 그 명성에 걸맞게 뛰어난 인물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용무진이라는 이름의 소년도 있었다.



“용무진? 그 녀석은 별나지. 아암, 별난 놈이고말고.”


용가의 칠장로 범우는 용무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왜 그런지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항상 이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


“어린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 녀석도 수업에 있어서 농땡이를 치더군. 그 이유를 묻자 다 아는 내용이라며 건방을 떨더라고.”


“똑똑하긴 하지만 그런 애들 제법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래서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천재들이 있는데 겨우 하나 알면서 뭘 그리 잘난 척을 하느냐 꾸짖었지.”


“그래서요?”


“그 어린 녀석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 ‘하나를 알아 열을 알기보다 열을 배워 하나만 알겠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장난을 쳐보기로 했지. 아이들 모두를 모아서 문제를 하나 던졌는데 다른 녀석들이 판에 박힌 답을 내는데 혼자 엉뚱한 답을 내더군.”


“어떤 문제였나요?”


“늙은 노고수를 죽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네라면 어찌 대답하겠는가?”


졸지에 질문을 받은 상대가 고심하자 범우는 입이 간질거리는 표정으로 기다렸다.


“다른 사람들과 합격을 하던지 동귀어진으로 같이 죽는 정도밖에 안 되겠군요.”


범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입을 열었다.


“다른 녀석들 답도 비슷했지. 그나마 특이한 게 항복하고 노고수가 방심할 때 죽인다는 답변 정도였지.”


“용무진의 답은 뭐였나요?”


범우는 잠시 껄껄 웃고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답했다.


“도망쳐서 노고수가 늙어 죽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이게 그 녀석의 답변일세.”


황당해하는 상대에게 범우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전제에서 도망 못 친다거나 반드시 싸워야 하는 조건이 없다고 했으니 가장 완벽에 가까운 답일 테지.”


이런 일화가 여기저기 퍼져가면서 용무진은 원하지 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 덕에 또래 애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되었지만 어른들은 그런 것 까지는 모르는 법이었다.



“내가 미쳤지.”


이제 고작 13살인 아이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다. 그렇지만 워낙 많이 해댄 덕에 그 어투가 밥 먹듯이 흘러나왔다.


용무진은 돌아갈 수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범우의 물음에 이런 답변을 하고 싶었다.


“그냥 죽을래요.”


쓸데없이 그때 관심을 끈 탓에 일상이 피곤해졌다. 당시, 질문에 답한 사람 중에 소가주인 용추린이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주목받지 못 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있었다.


“네 덕에 난 항복하고 방심할 때 노고수를 죽이는 치사한 놈이 되었다. 치사한 놈으로 만든 답례를 해주마.”


자기가 생각하고 내뱉은 답이라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모양이다. 내뱉은 말을 꼭 지키는 듯 용추린은 정말로 치사했다. 겉으로는 의젓한 소가주였지만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아이들을 통해 괴롭히고 하는 것이 영악하기 그지없었다.


“치사하고 더러운 새끼.”


용무진은 시근덕거리며 가득 채운 똥통을 들었다. 본디 똥 푸는 일 같은 건 하인이나 할 일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자신이 이런 일까지 하게 되었다. 방계라지만 옛적에 죽은 부모며 친척들조차 없으니 보호해줄 사람이 없었다. 이런 처지에 소가주의 눈 밖에 났으니 친하게 지낼 사람마저 없었다.


“이걸 확 끼얹어주면 속이 시원하겠다.”


진짜 그랬다가는 알게 모르게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투덜거리면 속이 조금이나마 시원해졌다.


“쯔쯧, 이 녀석아,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용무진의 눈앞에 가느다란 수염이 인상 깊은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을 보는 순간 용무진은 바로 인상을 찌푸리며 툴툴거렸다.


“들어봐야 바뀌는 거 없죠. 범우 장로님 같은 사람이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해봤자 쓸데없을 테고, 여기저기 있다는 비밀 호위 아저씨들도 이런 이야기를 상부에 했다간 되레 박살날걸요? 어디까지나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의 귀여운 투정이라고요.”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하다는 말에 웃으면 되냐?”


어이없어 하는 범우에게 용무진은 투덜거리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무슨 일로 오셨어요?”


“며칠 후에 본가 내에 비무대회가 있느니라.”


범우의 말에 용무진은 잠시 기억을 떠올렸다. 비무대회라고 했지만


“어르신들 앞에서 재롱잔치하는 거잖아요.”


“쿨럭, 재, 재롱잔치라니.”


당황해하는 범우에게 용무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 또래 애들 수준이 어른들 보시기에 재롱이지 뭐 별게 재롱인가요?”


범우는 혀를 살짝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적어도 또래 애들이 이 말을 들었다간 도륙 내려고 할 정도로 과격한 말이다. 어리다고 해도 자부심이란 건 만만찮은 것이니까.


“험, 그거야 네 녀석이나 할 수 있는 말일 테지.”


범우의 말에 용무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뭔가 기대감 같은 게 가득해 보이는 눈을 보면 분명히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 좋은 말로야 호감이지 이건 숫제 눈에 콩깍지 끼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별난 네 녀석이니만큼 비무에 있어서도 뭔가 대단하리라 난 믿는다.”


예감이 어긋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작가의말

수능 이전까지 혹시라도 생길 고3 독자를 배려해서

일부러 연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수능 치신 고3분들까지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_(__)_

시작합니다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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