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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조아 님의 서재입니다.

축구는 미드필더 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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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조아
작품등록일 :
2023.05.28 11:34
최근연재일 :
2023.06.13 18:11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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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099

작성
23.05.2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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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VS EFL 챔피언십 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

DUMMY

축구는 기세 싸움이라고 했던가?


동점이 되자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셰필드 선수들은 움츠러들어 몸이 굳어 버렸는지 소극적이기 그지없는 플레이를 펼쳤고, 자신감이 붙은 헐 시티의 선수들은 다 같이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압박해!!!"


유진의 목소리에 다 같이 움직이는 헐 시티의 선수들.


비록 그것은 조직적이지 않았지만, 이미 자신감을 잃은 세필드의 선수들은 다같이 밀려오는 헐 시티 선수들에게 압도되었다.


셰필드의 센터백이 어쩔 수 없이 공을 멀리 차내자 자연스레 조지 롱이 큰 키를 이용해 헐 시티의 골키퍼에게 안전하게 공을 보낸다.


동점골을 만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공을 소유한 헐 시티.


자연스럽게 유진에게 공을 전달되자 셰필드도 유진이 빌드업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고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유진에게 달려드는 상황에서 유진은 그 압박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대로 앞으로 당당하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앞으로 한 남자가 달려들었다.


첫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해리 마틴이었다. 그는 눈에서 불을 뿜으며 유진에게 달려들었다.


해리 마틴뿐만 아니라 양옆에서 셰필드의 선수들이 달려드는 상황. 유진은 망설이지 않고 움직였다.


거의 발에서 떨어지지 않는 유려한 드리블을 펼치며 해리 마틴 앞으로 당도한 유진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빠른 고속 드리블에서 가벼운 상체 페인팅이 합쳐지자 그 효과는 강력했다. 유진은 해리 마틴의 왼쪽으로 돌파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 움직임이 너무나 감쪽같아서 해리 마틴은 자신도 모르게 공을 뺏기 위해 발을 뻗었고, 그 순간 공을 소유하고 있던 유진의 오른발에서 왼발로 공이 움직였다.


그림 같은 팬텀 드리블. 스폐인 어로 라 크로케타라고 불리는 기술이 펼쳐지자 해리 마틴은 어어 하는 사이 가볍게 제쳐졌다.


손쉽게 해리 마틴의 오른쪽으로 돌파한 유진은 수비수를 등지고 있던 보얀에게 공을 보냈다.


공을 받지 못하게 하려 셰필드의 수비수가 보얀의 몸을 뭉개다시피 하지만, 보얀은 기어코 다가오는 공을 툭 하고 리턴 패스를 보냈고, 유진은 그대로 오른발을 강하게 휘둘렀다.


대포알처럼 쏘아진 공이 셰필드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며 골대를 찢어버릴 것 같이 쳐 박힌다.


그 장면을 터치 라인에 서서 바라보던 앳킨슨 감독은 몸을 돌려 벤치에 앉아 열광하는 헐 시티의 관중 앞에서 가벼운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유진을 바라보았다.


헐 시티 (3) : 셰필드 유나이티드 (2)


“분명...어제만 하더라도 저러지 않았는데...”


어제 훈련장에서만 하더라도 유진은 막 성인이 되어 어린 티가 나는 선수였다. 1군에 합류해 주전이 되고 싶어 열심히 훈련하는 그런 평범한 십 대 선수.


그런데 지금 수비 라인을 조절하고 팀의 빌드업을 주도하는 모습은 30대 중반의 닳고 닳은 축구도사 같은 포스를 뽐내고 있었다.


그 포스에 굴복한 듯 헐 시티의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유진의 손짓과 목소리에 맞춰 한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금도 유려하게 진행 된 셰필드의 빌드업을 꿰뚫어 본 듯 앞으로 튀어 나가 전진 패스를 끊어냈다. 공이 끓기자 황급히 달라붙는 셰필드의 선수들.


유진은 그들을 상대로 유려한 드리블과 발재간으로 가볍게 공을 지켜내더니 유진을 도우려 다가오는 에반드로에게 가볍게 공을 건네고, 거구에는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으로 압박하던 셰필드 선수 옆으로 뛰어나갔다.


에반드로는 유진의 뜻을 곧바로 이해하고 리턴 패스를 보냈고, 그 간단한 행동에 압박하던 셰필드 미드필더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린 유진은 처음 득점 상황 때처럼 신나게 앞으로 뛰쳐나가는 보얀을 향한 또 한 번 완벽한 스루 패스를 날렸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빌드업과 완벽한 패스. 헤트트릭을 눈앞에 둔 보얀이 마지막 순간에 긴장했는지 소녀 슈팅을 날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 준 유진의 퍼포먼스는 놀라웠다.


자기 어시스트가 날아갔음에도 신경 쓰지도 않는 지 보얀에게 엄지를 들어 올린 유진은 셰필드의 골키퍼가 롱킥을 날리자 어느새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변화해 수비 라인을 정비하곤 치열한 헤딩 경합을 치렀다.


앳킨슨 감독은 무슨 지시를 내리지도 못하고 입을 헤 벌리며 경기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는 케빈 스튜어트가 부상 당하자 경기가 완전히 넘어갔다고 생각해 장래가 기대되는 김유진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의도로 그를 교체했다.


하지만 김유진은 그런 그의 생각을 비웃듯 경기를 그야말로 찢어발기고 있었다.


“어쩌면···지금 전설의 시작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군.”


앳킨슨 감독은 자기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를 숨기지 않고 편안한 자세로 경기장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 * *


삑-삑-삐이이익-


헐 시티와 셰필드의 경기가 끝이 났다.


경기 결과는 헐 시티 (3) : 셰필드 유나이티드 (2). 전반전에 2:0으로 뒤지고 있던 헐 시티가 후반전에 완벽한 경기력으로 셰필드를 압도하며 경기를 잡아냈다.


그중심은 누가 봐도 교체된 미드필더 김유진이었다. 1골 2어시스트. 그야말로 게임을 지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스탯이었다.


당연하게도 홈 팬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안 그래도 유진은 유소년 시절부터 유망한 선수였고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였는데, 그 유소년이 커서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했으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헐 시티의 팬들이었다.


“오오~ 유진!유진!유진!”


팬들은 급조된 응원가를 부르며 유진을 소리 높여 불렀고, 유진은 그것이 익숙한 사람인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고 손을 들어 올려 그에 호흥했다. 그런 유진에게 보얀이 다가왔다.


“유진.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약이라도 한 거야?”


장난 섞인 보얀의 말에 유진은 피식 웃다가, 짐짓 얼굴을 굳히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오라는 손짓했다.


보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오자 유진이 은밀한 목소리로 그에게 속삭였다.


“매일 먹고있는 게 하나 있긴 해.”


“...뭐? 진짜로?”


보얀은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며 유진에게 가까이 붙으며 물었다. 유진은 그의 어깨에 손을 툭 올리며 눈을 찡긋 하며 말했다.


“종합 비타민이라면 말이야.”


심각한 얼굴을 하던 보얀이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살 내저었다.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아까도 느꼈지만 어제 훈련 때만 해도 벌벌 떨던 그 애송이가 아닌 거 같단 말이야.”


보얀의 말을 유진이 웃어 넘기는 사이, 셰필드의 한 선수가 유진에게 다가왔다.


“김유진 선수!”


“응?”


그는 유진에게 너무 많이 고통 받아 유니폼이 흙 범벅이 된 셰필드의 해리 마틴이었다. 해리 마틴은 어쩐지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유니폼을 벗으며 말했다.


“유니폼 교환이라도...”


선선히 웃으며 해리 마틴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보얀과 해리 마틴, 셋이서 잠시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찰나 헐 시티의 스태프가 유진에게 다가왔다.


“헤이 유진! MOM 인터뷰야!”


“아, 그래요?”


둘에게 양해를 구하고 MOM인터뷰를 하러 걸어가자 스폰서가 도배 된 광고판 앞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아나운서가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나운서는 땀에 젖어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내며 남성미를 뽐내는 유진의 모습을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유진이 스태프가 가져다준 새 유니폼을 입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곤 헛기침하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김유진 선수!”


“네 반갑습니다.”


“일단 이번에 정말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MOM에 선정 되셨는데 소감을 좀 말씀해 주세요.”


“네. 제가 꿈에 만 그리던 헐 시티의 데뷔전을 나쁘지 않게 치른 것 같아 굉장히 기쁜 마음입니다.”


“나쁘지 않다 라. 너무 겸손하신 것 같습니다. 상대는 당시 리그 1위를 단독 질주하고 있던 셰필드 유나이티드 였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그들은 정말 좋은 팀이었습니다. 단지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그 절박함이 우리를 승리로 이끈 것 같습니다."


“김유진 선수는 수비 상황에서는 센터백위치로 이동해 3-4-3 형태를 만드셨고, 공격 상황에서는 다시 미드필더 자리로 이동해 헐 시티의 본래 포메이션인 4-3-3을 만드셨습니다. 정말 왕성한 활동량과 대단한 활약이었는데요,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헐 시티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 분들. 오늘 저희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석적이고 예의 바른 유진의 인터뷰에 아나운서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5분간 이어졌던 인터뷰가 끝이 나고 옆에서 유진을 바라보고 있던 아나운서가 몰래 유진의 손에 명함을 쥐어 주며 윙크를 날렸다.


“연락해요. 김유진선수.”


“네? 하하하...”


35년 인생. 여자와 인연이 없었던 유진이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자 귀엽다는 듯 그를 바라보던 아나운서가 잘록한 뒤태를 뽐내며 사라지고, 그런 그에게 보얀이 다가오며 놀리듯 말했다.


“오~ 저 아나운서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접근해도 철벽치는 걸로 유명한 여잔데? 어떻게 한 거야?”


유진은 자기 손에 있는 명함을 감촉을 느끼며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씻기 위해 라커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보얀은 쑥스러워하는 유진의 모습에 그를 놀리며 그를 따랐다. 엉겨 붙는 보얀을 밀어내며 유진은 생각했다.


‘꿈이 어째 좀 길다?’



* * *



“......”


유진은 멍하니 창가에 서서 이른 아침의 거리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웃으며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치고 2층 자기 방으로 돌아와 잠이 들던 그때만 하더라도 유진은 이제 잠이 들면 그만 꿈에서 깨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유진은 잠에서 깨고 나서도 자신이 여전히 18살이던 시절의 몸이라는 것을 깨닫고 심각해 질 수밖에 없었다.


“진짜...과거로 회귀한 건가?”


유진은 믿기지 않은 사실에 볼을 꼬집어 보기도하고 부상을 당했던 무릎을 만지작 거리며 휴대폰을 두들겨 당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유진아 일어났니?”


“아. 네 일어났어요.”


“오늘은 오후에 회복 훈련만 한다고 했지?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어머니의 물음에 유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어머니가 먹고 싶은 거요.”


“풋. 그게 뭐야~ 하여튼 알겠어. 아침 차려 났으니 내려와.”


“네.”


유진은 가만히 방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생을 축구를 하며 살아왔고, 무릎 부상 이후 경기를 뛸 때 계속 무릎이 아파와도 축구가 재밌었으며 결국 계속 악화되는 무릎에 은퇴를 결심할 때는 이제 축구를 못한다는 것에 절망했던, 축구를 사랑하는 남자였다.


그러니 과거로 돌아왔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유진이 할 것은 하나 뿐이었다.


“축구.”


.

.

.

.

.


결심을 마친 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책상 위 올려뒀던 금발의 아나운서가 슬며시 건네줬던 명함을 바라보았다.


자연스레 그녀의 엄청났던 뒷태가 떠올랐고, 유진은 10대 특유의 엄청난 활력으로 금세 반응이 오는 아랫도리(?)에 머리를 긁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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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FA컵 [리즈 유나이티드] +1 23.06.13 135 3 12쪽
17 VS EFL 챔피언십 리그 [스완지 시티] +1 23.06.12 154 3 11쪽
16 VS EFL 챔피언십 리그 [스완지 시티] 23.06.11 174 4 11쪽
15 VS EFL 챔피언십 리그 [블랙풀] 23.06.10 191 3 12쪽
14 VS EFL 챔피언십 리그 [번리] 23.06.09 199 5 11쪽
13 VS EFL 챔피언십 리그 [번리] 23.06.08 229 6 12쪽
12 VS EFL 챔피언십 리그 [위건 애슬레틱] +1 23.06.07 256 5 11쪽
11 VS EFL 챔피언십 리그 [루턴 타운] +1 23.06.06 264 4 11쪽
10 VS EFL 챔피언십 리그 [루턴 타운] 23.06.06 303 7 11쪽
9 VS EFL 챔피언십 리그 [루턴 타운] +1 23.06.05 332 8 11쪽
8 VS EFL 챔피언십 리그 [루턴 타운] +2 23.06.03 351 7 11쪽
7 A매치 기간 +2 23.06.01 372 6 11쪽
6 A매치 기간 +2 23.05.31 406 6 10쪽
5 VS EFL 챔피언십 리그 [프레스턴 노스 엔드] +2 23.05.30 403 7 12쪽
4 VS EFL 챔피언십 리그 [프레스턴 노스 엔드] +2 23.05.29 416 7 14쪽
» VS EFL 챔피언십 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 +3 23.05.29 436 10 12쪽
2 VS EFL 챔피언십 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 +2 23.05.28 461 8 13쪽
1 은퇴식을 앞두고 회귀하다. +1 23.05.28 575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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