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우주전함 카나리온

기함 카나리온 시동!

브릿지에 선 진켄 함장은 키를 잡고, 키 옆구리에 꽂은 열쇠를 천천히 시계 방향으로 돌렸다.

끼리리리리릭 트트트트트...

...

뭔가 시동이 걸리려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잠잠해졌다.

함장은 다시 한번 열쇠를 시계방향으로 돌려보았다.

끼리리리릭 푸트트트트트...

할아버지가 방귀를 뀌는 듯한 소리가 났을 뿐, 이내 조용해졌다.

"이거 왜 이래?"

함장이 승무원들에게 물었다.

"엔진의 예열은 끝났습니다만..."

오퍼레이터 베로니카가 한손에 테블릿 PC를 든채 데이터를 확인하며 말했다.

이전 화에서 전형적인 오피스 레이디의 육성을 들려주어 우리를 기쁘게 했던 바로 그 오퍼레이터였다.

함장은 그 이후로도 수 차례 시동을 걸고자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제는 그 끼리릭 거리는 소리마저 점점 힘이 약해지고 있었다.

"더 이상의 시도는 무의미합니다. 전력만 소모할 뿐입니다."

베로니카가 전함의 베터리 잔량을 함장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베터리 모양의 아이콘은 규칙적으로 점멸하고 있었고, 그 옆의 수치는 3%를 나타내고 있었다.

"전력이 바닥나다니... 이 무슨 난감한 상황이란 말인가?"

함장은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엊그제 우리 전함의 주포 '블루 도라이바'를 발포하느라, 필수 전력을 제외만 모든 전력을 다 소비해 버렸습니다."

부함장 에레크트라는 모르고 있었냐는 듯이 명료하게 보고했다.

함장은 베로니카의 말에 엇그제 자신이 주포 발사를 명령한 사실이 떠올랐다.

"아... 그랬군, 효율이 나쁜 무기야. 그런데 엊그제 우리가 주포를 왜 쐈더라?"

"아... 그 날, 제... 생일이라고. 축하하는 차원에서..."

베로니카가 대답했고 진켄 함장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서 후회가 밀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감사하게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표정을 본 베로니카가 대답을 덧붙였다.

"그럼, 이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있지? 여긴 우주 한 공간이라고. 이대로 우리 승무원들이 다 굶어 죽고 나면 이 배는 유령선이 되고 말거야."

함장의 말에 베로니카가 쓰고 있던 검은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대안을 제시했다.

"다른 전함이 지나갈 때 까지 기다렸다가, 그 전함의 전력을 이용하여 시동을 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점프'라고 합니다."

함장은 베로니카의 해결책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그는 기분이 밝아졌는지 팔을 뻗으며 큰 소리로 명령했다.

"좋아 ! 전 승무원에게 알린다. 전원 위치로 ! 모두 자기 자리에 착석하고 외부 작업 중인 승무원들도 함내로 복귀하라 !"

함장의 힘찬 목소리는 함내 전역에 방송되었다.

이 곳 메인 오퍼레이션 룸에도, 격납고에도, 갑판 위에서도, 주방에서도, 승무원 휴게실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복도에서도...

모든 승무원들은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함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함내 방송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다 같이 기다린다! 다른 전함이 지나갈 때 까지!"

[다음 이 시간에...]

작가의말

연재 첫날이니까 기분입니다.

특별히 두 편 올립니다.

[삶의유희]

확실히 웃음 코드는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일반적인 웃음 코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진켄함장]

안녕하세요 삶의유희님. 이름 멋지십니다. 맞아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앞으로 더 이상한 웃음 코드들이 많은데... 큰일이예요 ㅠ 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