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요요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결혼할까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yoyo5
그림/삽화
RC님
작품등록일 :
2021.07.13 12:03
최근연재일 :
2021.08.19 17:3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17
추천수 :
2
글자수 :
82,619

작성
21.07.22 18:00
조회
45
추천
0
글자
11쪽

2화 시각의 차이

DUMMY

이현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일단 참기로 했다.

“아 네 괜찮습니다. 일부터 보시죠.”

“아 네 감사해요.”

노트북으로 시선을 옮긴 그녀를 이현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에 안경을 끼고 머리를 묶은 그녀는 영락없는 대학생 모습이었다.

딱히 예쁘지도 몸매가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이 여자는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나온 거지?’

분명한 것은 그녀 역시 이현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확실했다.


이현이 그녀에 대한 감상평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을 때, 그의 생각을 싹둑 잘라 내듯이 그녀가 노트북을 소리 나게 탁 덮었다.

“아~ 죄송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그녀는 바닥에 내려놓았던 가방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셀레네 선임 연구원 지서우입니다.”

이현은 자신도 모르게 풋 웃음이 나왔다.

“선보면서 명함 내미시는 분은 처음 만나요!”

“아~그런가요?”

그녀는 무심하게 이현을 바라보았다.


‘이 당돌한 아가씨 좀 보게’

이현은 앞에 앉아 있는 지서우를 삐딱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너를 다시 만날 일 없다···뭐 그런 사인인가?’


*****


오 관장은 오랜만에 만난 이현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선봤다면서? 왜 얘기 안 했어?”

“와~이 동네 소문 진짜 빠르네”

이현은 어머니가 불러낸 목적을 파악한 듯 웃었다.


“만나본 건 어땠는데?”

오 관장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이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현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오 관장을 마냥 피할 수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낼 것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하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하기로 했다.


“선우 제약은 뭐 예쁘더라고, 그리고 셀레네는 글쎄 좀 예의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서우가?”

“원래 그 모양인지 모르겠지만 좀 뻣뻣하다고 해야하나. 뭐 그랬어···”

“그랬구나! 내가 두 아가씨 잘 알지! 시아는 음악 공부하느라 외국 생활을 많이 했고, 서우는 중학교 때까지 엄마랑 화랑에 많이 놀러왔었어. 서우 엄마가 그림을 좋아하거든.”

“음~”

이현은 의미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서우는 다 커서는 본적이 없네.”

“···”

“어땠는데 첫인상이 그렇게 별로였어?”

오 관장의 관심에 이현은 솔직해지기 어려웠다.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고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나타났더라고 그리고는 명함을 내미는데···”

“음 그랬구나···네가 별로였나보네”

오 관장은 그제서야 소파 뒤로 몸을 기대며 꼴좋다는 듯이 미소 지어 보였다.


“무슨 소리하시는 거예요?”

“뒷조사는 너만 했겠어? 그 집안도 했겠지. 안 그래?”

“오 여사, 무슨 소리야? 나는 흠이 없는데. 길에 나가 봐요. 이렇게 잘 생긴 사람있나···”

오 관장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사람 사는 데 얼굴 뜯어먹고 사냐?”

“나 능력도 있어요···상무···월급 잘 나오는데?”

오 관장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쪽에서 먼저 네가 싫다고 하길 바랐나 보구나!”

“그런가? 그런데 왜? 나 완벽한데···”

이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야릇하게 웃어 보였다.


“부담스러울 수 있지. 불 같은 성미의 시아버지, 꼬장꼬장한 시어머니, 소문 자자한 정 여사까지

쉬운 게 하나도 없지 않니? 여자 입장에선 노땡큐지.”

“그런가? 뭐 그러던지 말던지···”

이현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우리 아들 안 됐네···완전 물먹었구나···”

“그럼 어떡해? 선우 제약 낙점?”

오 화백은 말없이 이현을 바라보았다.


“사랑을 너무 하찮게 생각하는 네가 너무 안쓰러워! 나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엄마도 남자없이 잘 지내시잖아~”

“꼭 남녀 간의 사랑이 전부는 아니야. 남녀 간의 사랑이 전부였다면 수녀님이나 신부님은 어떻게

존재하겠니?”

“그렇지. 그러니까 인간은 남녀 간의 사랑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이현이 딴청을 피우며 말했다.


“너는 사람에게서 평범한 사랑을 느껴 본 적은 없는 거야?”

“나는 창숙 씨를 사랑하지”

가볍게 흘겨보는 오 관장을 향해 이현이 말했다.


“창숙 씨 나는 비혼주의자는 아니야.”

“다행이네 엄마는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좋은 파트너를 만나 야지···”

이현의 말에 오 관장이 한숨을 쉬었다.


“이런 상황이 좀 안타깝다”

“괜찮아~이 바닥이 다 그렇지. 조건이 일단 맞아야 하잖아···”

“마음의 결정은 이미 내린 거야?”

“선우 제약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장 여사가 빨리 결정하라고 보채서 생각해보겠다고 했어!”

“그래~”

“좀 이 회장한테 닦달 좀 당해보라고 하하하”

이현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래도 결혼인데 신중하게 결정해야지.”

“선우 제약 나쁘지 않아···”

걱정하는 오 관장을 향해 이현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공교롭게도 초대장이 두 장 왔더라고~”


“셀레네 토요일 창립 기념일 초대장이랑 일요일 정시아 독주회 초대장이야~”

오 관장은 하얀색과 검정색의 대비가 뚜렷한 초대장 봉투를 이현에게 내밀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숙제를 주시네~”

“한 번 만나고 결정할 순 없잖니? 두 아가씨에게 양다리를 걸칠 수도 없고~”

“그렇지”

이현은 각각의 봉투를 꺼내 안내장의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내가 불쑥 찾아가도 괜찮을까?”

“내 생각에는~좋아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차피 받은 초대장이니 같이 가자!”

이현은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 어머니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


이현은 오 관장을 대동하고 찾아 가는 것이 영 부담스러웠다.

속으로는 독주회만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었지만 어머니 혼자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려 따라 나서게 되었다.

화장품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그런지 직원보다는 VIP 초대 손님이 더 많았고 생각보다 성대했다.


조용히 인사하고 사라져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 이현은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오 관장은 여기 저기 이현을 데리고 다니며 인사를 했다.

이현은 오 관장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잘 따라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 뭐 별일 있겠어?’


“어머 선생님~안녕하세요”

투피스를 단정하게 입은 여자가 오 관장을 발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오 관장의 팔을 다정하게 잡았다.

“어머 잘 지냈니? 이제 완전히 숙녀가 되었구나!

“헤헤 그러게요. 선생님은 정말 그대로세요.”

웃는 모습이 꽤 귀여운 여자였다.


“정말? 빈말이라도 고마운데?”

“응~아닌데 정말이예요”

“그래 고맙다”

“유학갔다가 왔다는 소리도 들었고 연구소에서 근무한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한 번 좀 오지 그랬어. 정말 예쁘게 잘 컸다.”

오 관장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하 감사합니다. 엄마 저쪽에 계신데 제가 모시고 올 게요”

그녀는 이현에게 가볍고 목례를 하고 빠르게 사라졌다.

오 관장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정말 예쁘게 컸다. 그렇지?”

“그러게요. 그런데 누구예요?”

오 관장은 의아한 얼굴로 이현을 바라보았다.


“네가 선본 지서우지 누구 긴 누구야?”

“네? 저 여자가 지서우라구요?

오 관장은 한심하다는 듯이 이현을 쳐다보았다.


“눈썰미하고는~혹시 다른 사람이 나왔던 건 아니지?”

이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동일인 같기도 했다.

화장도하고 머리도 손을 보고 렌즈도 낀 모양이긴 하지만 분명 그 여자였다.


“그 여자가 맞는 것 같아요···참 여자들 화장의 세계란~대단한데요~”

“왜? 본판이 예쁘게 생겼는데~”

곧 서지우의 어머니 김 여사가 와서 인사를 나누었지만 이현은 연회장에서 서지우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이현은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


“엘레나 여기~”

카페 안으로 들어서는 엘레나를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엘레나는 눈도 크고 코도 높은 서구형 미인이기도 하고 패션 센스도 남달라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미안 좀 늦었지?”

“괜찮아. 너 늦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지서우는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며 엘레나에게 웃어보였다.


“그런 핫핑크는 도대체 어떻게 입는 거야?”

엘레나는 눈을 더욱 크게 뜨더니

“왜 이상해?”

“아니~ 너무 잘 어울려서 신기해”

엘레나는 안심한듯 웃었다.


“너도 입어봐 생각보다 잘 어울릴 걸.”

“난 됐어~둘이 핫핑크 입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봐”

“음~좀 그렇긴하네.”

엘레나는 장난스럽게 팔짱을 끼면서 생각에 잠긴 척했다.


“그런데 선은 잘 봤어?”

“어~”

“어땠어~”

“네 말대로 아주 잘 생겼더라, 키도 크고~”

“음~그렇지? 옷도 아주 잘 입어 아주 댄디해!”

“그렇더라구~”

엘레나는 잠시 지서우의 얼굴을 살폈다.


“그래서~그 사람의 외모 말고 너는 어땠냐고~”

“내 느낌이랑 무슨 상관이야. 나나랑 사귄다며”

엘레나는 갑자기 몸을 숙이며 소곤소곤 말했다.


“현재 진행형인지는 몰라. 그랬었다고, 그리고 과거는 과거지! 안 그래?”

“그렇긴한데 나나를 보다 나를 보면 사람으로 보이겠니?”

엘레나는 몸을 뒤로 젖히며 큰소리로 말했다.


“네가 어때서?”

“아니 뭐 어떻다는 건 아니고 여신을 보다 평민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니?”

“친구야 외모로 순위를 매길 수도 없지만 다 개인적 취향이란 게 있는 거야”

서우는 좀 과장된 표정으로 말하는 엘레나를 웃으며 바라보았다.


“외모 순위로 시집 장가 가는 게 아니 잖니? 안 그래?”

서우는 토라진 듯 팔짱을 끼며 말했다.

“몰라 좀 김샜어! 팔려가는 느낌도 그렇고 어쩐지 처음부터 세컨이 될 것 같아 싫어”

“그래서? 어쩔 생각인데?”


“선보러 나갈 때, 고등학교 때 끼던 안경이 아직 있길래 끼고 나갔어. 그 모습을 보고 나를 다시 만날 생각은 하지 않을 걸?”

“뭐? 그 고시생 뱅뱅이 안경테?”

“맞아~”

“오 마이 갓”

“화장도 안하고~청바지 입고~충분히 나 너 싫어! 표시하고 온 것 같은데?”

엘레나는 어이가 없는듯 입을 딱 벌렸다.


“딱 한가지 마음에 드는 건. 그래도 집으로 연락이 없었다는 거야···인성이 똥 같진 않은 모양이야···”

“그래! 매너있지. 다른 남자 같았으면 우리 엄마한테 그런 애를 소개했냐고 노발대발했을 텐데”

“하하하 그러게~”

“네가 몰라서 그렇지. 장 여사 완전 성질 더러워. 빅토리아도 부딪치지 않게 완전 조심한다고~”

엘레나가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래, 입이 무거운 건 마음에 든다.”

“그리고는 연락은 없었어?”

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연락이 오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그래···그렇긴하지”


“그런데 창립 기념일에 오 관장님이랑 같이 왔더라 나를 못 알아보는 눈치였지만···”

“정말?”

“어~ 좀 웃겼어”

창립기념일이 생각난 서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웃었다.


“어머니는 뭐래? 이현을 봤을 거 아니야?”

“엄마는 남주기에 아까울 정도로 잘 생겼다고 하지···”

이현이 잘생겼다며 호들갑을 떨던 어머니가 생각나 서우가 웃음지었다.


“좀 아쉽지 않아?”

“모~올?”

“잘생긴 남자를 누군가 낚아채 가는 게···”

엘레나가 흥분했는지 목소리를 높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리 결혼할까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백팔마녀 21.08.05 33 0 -
16 16화 청혼 21.08.19 46 0 12쪽
15 15화 러브스토리 21.08.19 34 0 11쪽
14 14화 유혹의 빨간 드레스 21.08.19 31 0 12쪽
13 13화 부드럽게 따뜻하게 21.08.12 31 0 12쪽
12 12화 요충지를 선점하라 21.08.12 27 0 12쪽
11 11화 직진 21.08.12 29 0 11쪽
10 10화 초록색 눈을 가진 남자 21.08.12 29 0 11쪽
9 9화 어디에도 못 가 21.08.12 32 0 12쪽
8 8화 마음이 흔들리다 21.08.12 30 0 12쪽
7 7화 사나운 개를 길들이는 법 21.08.05 31 1 11쪽
6 6화 뜻밖의 장애물 21.08.05 36 0 11쪽
5 5화 어색한 우리 사이 21.08.05 39 0 11쪽
4 4화 협상 21.08.05 35 0 12쪽
3 3화 적진에 들어서다. 21.07.29 41 0 11쪽
» 2화 시각의 차이 21.07.22 46 0 11쪽
1 1화 결혼은 비즈니스 +2 21.07.15 97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