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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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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lke
작품등록일 :
2022.07.01 03:00
최근연재일 :
2022.07.13 20: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352
추천수 :
2
글자수 :
141,535

작성
22.07.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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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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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공녀님과 새 1장 (4)

별도 공지가 올라오기 전까진 일 2회 연재합니다.




DUMMY

이른 새벽, 아직 해가 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기에 수탉조차도 잠을 자고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런 이른 시간에 방문객이 찾아왔다.


똑똑똑


노크 소리에 잠이 깬 오르트는 재빨리 일어나 현관 문을 열었다. 예정대로 그와 루시를 공작가로 데려갈 사람이 도착했다. 예상했던 사람이 문 앞에 있자 오르트는 하품을 하며 반갑게 맞이하였다.


"하암 ~. 안녕하세요?"


"그래, 반갑구나 오르트. 혹시 공녀님을 깨워 주겠니?"


오르트와 루시를 이 시골에 데려왔던 마부가 조용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오르트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루시가 있는 침실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루시, 공작가에서 사람이 왔어요. 출발해야 해요."


"벌써? 예정보다 빠르네."


오르트와 마부가 그리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음에도 루시는 금방 준비를 완료하고 그녀의 방에서 나왔다. 마부는 루시의 등장에 예의를 갖추어 목례하였고 루시는 귀찮은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곳에 올때는 같이 왔던 누군가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라는 안왔어?"


"공자님께서는 이틀 후에 방문하실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이곳에 오지 못했습니다. 이 무례를 용서해 달라는 말을 공녀님께 반드시 전해달라는 전언을 제게 대신 보냈습니다."


"으이구, 그러니까 애초에 여기 올때부터 따라오지 말라니까. 뭐, 아무튼 안왔으면 어쩔 수 없지. 난 마차에 먼저 탈테니까 오르트의 친척들에게 사례를 충분히 하도록 해. 아, 맞아. 낚시대랑 그네랑 이런저런 물건들을 좀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린게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보상을 얼마나 원하나 물어보고 대답을 잘 못하는 것 같으면 알아서 넉넉하게 줘버려."


"알겠습니다, 공녀님."


마부는 공녀의 지시대로 오르트의 숙부의 집을 찾아가 사례를 했다. 그 사이에 오르트와 루시는 이미 마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여행은 완전히 끝이 나고 두 사람은 이 시골에서 잠시 머물렀던 집을 뒤로하고 진짜 집을 향해 돌아갔다.



루시와 오르트가 함께 휴양을 즐겼던 시골에서 공작가까지의 거리는 사실 꽤나 멀어서 만약 걸어서 가려고 한다면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차는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는 빠르긴 하지만 사람이 걷는 속도의 두배가 될까말까한 수준이다. 그러나 루시와 오르트 일행은 중간에 말을 두번 교체했을 뿐, 해가 지기 전에 공작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옛날에 현자들이 만들었다 알려진 '현자들의 가도' 덕분이었다.


매우 오랜 과거에 현자들은 로잘린드 대륙 이곳 저곳에 가도를 설치했다. 비록 이 가도는 로잘린드 대륙의 각 지역의 통치자들의 허락 하에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었기에 아무나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그 놀라운 기능은 커다란 대륙의 곳곳이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크로니아 공작가는 오랜 시간동안 그 가도들 중 하나의 종점에서 그 이용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가도를 관리해온 유서 깊은 통치가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공작가 내에서도 루시의 위치는 매우 특별했다.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직접 모시러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루시가 마차에서 내리자 크로니아 공작의 아들이자 루시의 오빠인 메라 공자가 성문 앞에서 고개 숙여 사죄했다.


"바쁘다 들었는데 이렇게 나와 있어도 되는 거에요, 메라?"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루시는 별 생각없이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자신을 질책하는 것이라 착각한 메라는 루시의 말에 고개를 더욱 숙였다.


"아니, 나 화난거 아니니까 고개를 좀 들어봐요. 바쁜 거 아니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게 뭐에요?"


루시의 말에 메라는 고개를 슬쩍 들어 올려 그녀의 표정을 확인했다. 분위기를 잠시 읽은 그는 묻는 말에나 빨리 대답하지 않으면 오히려 루시를 화나게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도달했다.


"예. 그래도 이틀간 열심히 노력한 끝에 전체적인 준비는 완료 되었습니다."


"그거 다행이네요. 그러면 제가 도울 일은 없나요?"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하셨을 텐데 내일 일어나셔서 준비하셔도 됩니다."


"나는 괜찮은데 ⋯. 아 맞아. 미안 오르트."


루시는 갑자기 생각난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등 뒤에는 오르트가 마차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었다.


"너도 피곤할텐데 미리 돌아가서 쉬고 있어. 내일도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쉬어도 괜찮아. 아마 내일은 나도 바빠서 너랑 함께할 시간 내는 것도 쉽지 않을거야."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마부에게 오르트를 집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하였다. 오르트는 메라와 루시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마차를 타고 떠났다.


"일단 저 아이도 돌려보냈고. 메라, 내가 없는 사이에 엘로이 왕국에서 별다른 소식은 없었죠? 만약 무언가 그들 쪽에서 요청한 게 있다면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전부 내게 보고를 주세요."


"예. 사실 큰 요청사항은 없었고 방문하는 사절단의 명단을 변경해달라고 부탁하기에 그것을 들어주었습니다."


"사절단의 명단을 직전에 변경한다고요? 왕국 사람들도 예의가 좀 없네요. 어떻게 변경되었나요?"


"예. 왕국의 귀족 한명을 추가로 보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잠시만요, 수정된 명단에 관한 서류를 마친 가지고 있습니다."


메라는 자신의 서류가방을 잠시 뒤적이더니 금방 그가 원하던 내용이 적힌 종이를 찾아냈다.


"아, 찾았습니다. 아스트라이아 자작이라는 자가 추가로 파견된다고 하더군요. 작위를 보건데 그리 중요한 귀족은 아닌거 같으니 큰 신경을 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뭐라구요? 아스트라이아 자작이 온다구요?"


루시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되물었다.


"아,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 그는 현자에요. 그것도 수천년을 살아 온 현자."


루시의 말에 메라는 하얗게 질려 버렸다. 현자는 인간이 아닌 초월적인 존재였고 그 사실을 메라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 입에서 꺼낸 말은 꽤나 한심한 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죠?"


"뭘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평소대로 준비하도록 하세요. 만약 아스트라이아 자작이 공작가에 온다면 아마도 저에게 용건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 문제는 제게 맡기고 나머지 일에나 집중하도록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언제나 크게 의지가 됩니다."


"좋아요. 그러면 더 보고할게 없다면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고 싶네요. 들어가 보도록 하세요."


"예.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대모님."


메라는 루시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물러났다. 루시 역시 피로를 풀기 위해 그녀의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무언가가 그녀의 머리를 친듯한 충격을 주었다. 이 두통은 조금 전 아스트라이아 자작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 생겼던 두통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가 최근 수백년간 활동을 거의 안했다는 것은 나도 알아. 굳이 재확인 시켜줄 필요는 없어."


공작가의 성 안의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루시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므로 혼잣말인 것 같지만 그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녀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윽! 너희들 ⋯. 한꺼번에 떠들면 내가 얼마나 부담되는 줄 알아?"


그렇게 말한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너무 세게 쥐어박았는지 고통 때문에 그녀는 한동안 눈을 질끔 감았다. 아마 누군가 주위에 있었다면 공녀님이 미쳤다고 생각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루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도 없는 텅 빈 복도에서 혼잣말을 계속했다.


"그래. 그러니까 지금은 조용히 있어. 나중에 적절한 방법으로 떠든다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잖아?"


그렇게 말한 루시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침대에 누웠다. 오르트와 함께 놀러 갔던 시골마을의 낡아빠진 침대 따위와는 격을 달리하는 크고 푹신한 침대였지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하나도 체감할 수 없었다.



이틀 후,


엘로이 왕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왔고 예정되었던 왕국과의 회담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메라는 공작의 장남으로써 왕국에서 온 중요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이곳 저곳 뛰어다녔지만 정작 루시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그냥 드레스를 차려입은 채, 자신의 방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정작 손님들이 오기 전날에도 루시는 오늘 입을 드레스를 고르는 일 이외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었다.


'이럴 거면 그냥 하루 더 놀다 왔어도 되었던거 아니야?'


그녀는 이런 생각을 괜히 혼자 해 보았지만 당연하게도 무리한 생각이었다. 애초에 손님들이 방문하는 날을 앞두고서 휴양을 위해서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가 공작가에 큰 억지를 부려 본 것이었다. 억지를 부리는 것도 도가 지나치면 안되는 법이다.


"아가씨."


바깥에서 루시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루시의 시중을 드는 그녀의 시녀였다.


"들어와."


문을 열고 시녀가 들어왔다. 그녀는 고개숙여 루시에게 우선 예의를 갖춘 뒤 본론을 꺼냈다.


"무도회장으로 슬슬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알겠어."



잠시 뒤, 무도회장


보통 무도회라 하면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이 넘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을 본 것이다. 본래 통치 가문간의 회담은 실무진끼리 막후에서 다양한 논의를 하지만 실제 거래는 이러한 무도회장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많다. 대외적으로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결속을 다지자는 의도겠지만 실제로는 거래에 대해서 서로 신경써야 하는 일이 워낙 많다 보니 견제와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크로니아 공작가에서 주최하는 무도회임에도 불구하고 크로니아 공작영애인 루시가 무도회에서 같이 춤을 출 파트너를 찾지 못하는 것 정도야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일도 루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루시는 왕국에서 온 손님들 아무에게도 같이 춤을 추어 달라는 제안을 받지 못했다. 메라는 공작가의 사람들 중에 적당한 사람을 파트너로 붙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루시는 그 제안도 거절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그것도 약간 후회되는 것이 그녀는 두번째 세션이 시작될 때까지 파트너를 구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져 있었다.


'닭 떼와 갈매기 떼가 어떤 먹이를 모이통에 넣어야 하는지를 두고 협상을 하는데 뭐가 잘 될 리가 없지.'


그녀는 속으로 이번 무도회를 이렇게 혹평했다. 재능있는 사람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크로니아 공작가의 현실 때문에 루시의 눈에는 그들이 닭떼로 보였다. 크로니아 공작가는 매우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왔고 그 기간동안 뛰어난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루시가 보기에 그런 사람들은 공작가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고 지금 공작가의 상태는 닭 떼라는 표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줄 마음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닭 떼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쌓아놓은 재산이 탐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엘로이 왕국이라는 갈매기 떼들이 근래에 들어서 엉겨붙기 시작했다. 루시가 보기에 닭이나 갈매기나 어차피 땅에 떨어진 먹이나 주워먹는데 혈안이 된 놈들인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갈매기 떼라는 표현 역시 절대 칭찬은 아니었다. 오히려 갈매기들은 무리생활을 한다는 것 외에는 닭이랑 공통점도 없기 때문에 자기들이 원해서 닭장에 들어와 놓고는 자기들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무례를 저지른다.



"아직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신 겁니까?"


메라가 자신의 약혼녀와 함께 나타났다.


"아직이에요. 아무도 제게 같이 춤을 춰달라고 부탁하지 않네요."


"아마도 왕국 사람들은 그들이 돌아갔을때 필립 왕에게 괜한 의심을 사기 싫어서 그랬겠지요."


메라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두번 연속으로 루시가 춤을 출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메라의 약혼자가 그에게 넌지시 제안했다.


"저, 메라. 아무래도 전 약간 피곤한 것 같은데 두번째 세션은 잠시 쉬어가도 될까요?"


물론 겉보기에 메라의 약혼녀는 매우 멀쩡해 보였기 때문에 이것은 메라가 두번째 세션에서 루시의 파트너가 되어 주라는 그녀의 배려였다. 메라도 약혼녀의 의도를 이해하고 그 말에 동의하려는 찰나, 갑자기 어떤 남자가 나타나서 루시에게 제안을 했다.


"레이디. 춤을 같이 출 파트너가 없다면 제게 그 영광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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