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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빈의 작은 공방

비천 : 나라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완결

샛빈
작품등록일 :
2020.11.10 19:44
최근연재일 :
2021.04.05 12:3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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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40
추천수 :
1,329
글자수 :
670,396

작성
20.11.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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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
추천
13
글자
12쪽

불빛

안녕하세요 샛빈입니다.

본문에는 조금 잔인한 요소가 포함되어있을 수 있으니

이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DUMMY

[그 수신호위들과 염라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봉인을 나눠갖고 있다. 그들을 모두 죽여야지만 너와 내가 이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다.]


목소리의 부연설명, 유강은 그둘의 설명을 들으며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밖으로 나갈생각이었다. 더는 이곳에서 지체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런 유강의 발걸음을 잡은건 연화의 말이었다.


"수신호위는 왜...?"


연화의 질문, 유강은 몸을 돌리지 않고 동굴의 입구로 다가가며 그녀에게 말했다.


"죽일꺼다 전부"


침착하고 평온하게, 동굴의 입구는 유강이 막아놓은 얼음 외에도 동굴 안에서 흘러내린 물과 외부에서 들이친 눈으로 인해 완전히 밀폐되어있었다.


조금 더 시간을 지체했다면 질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유강은 그런 동굴의 입구를 쇠사슬로 후려치며 말을 꺼냈다.


"신에대해 물어봤었지"


"네?"


갑작스런 유강의 말, 연화는 이미 끝난 말을 꺼내는 유강에 의해 머릿속이 좀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존재를 신뢰하지 않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말, 연화는 갑작스러운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신뢰는 둘째치고 분노를 표했지않았나? 굳이 한번 더 말을 꺼내는 이유가 뭐지?


"무슨 소리죠?"


[무슨 의미지?]


겹치는 음성, 유강은 동굴을 막고있던 마지막 얼음덩어리를 부셔버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쿠르르르르르르-


거대한 소음과 함께 유강의 마지막말은 연화의 귀에 닿지 않았다.


'글쎄... 그래도 너는 신뢰하고 있다는 거지'


[재밌구나]


루의 음성은 더이상 들리지 않았고 연화는 유강의 마지막 말이 들리지 않았기에 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제 '루'는 유강을 대부분 신뢰할 것이다. 그리고 유강은 '루'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이제까지는 그랬다.


'그 까짓 변명으로 역겨운 신을 포장할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지'


지옥에 갇혀있었다는 내용, 어쩔 수 없었다. 등으로 신에 대한 유강의 마음을 돌려보려했을지 모르지만


유강이 갖고 있는 신에대한 반감은 생각 이상으로 거대했다. 이를 한번 까득 갈아낸다.


'난 더이상 나약하지 않다.'


더 이상 유강은 지옥에 떨어지기 이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한쪽만 모르는 사이 둘의 관계에 조금의 틈이 생겼다.


"처음보네요"


연화가 유강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말을 걸었다.


"어떤거 말이지?"


"웃는거요"


[그냥 입꼬리가 말린정도다, 뭔가 좋은 생각이라도 난건가?]


유강은 목소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연화는 아직도 알 수 없다는듯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에게는 이런 난제를 던져주고 본인은 정작 아무말도 없이 앞서가는게 조금 얄미워


무슨말이었는지 다시한번 묻기위해 그의 앞으로 나선것이었다.


그런데 조금씩 천천히 유강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는게 아닌가?


처음보는 웃는얼굴이 신기해서 그렇게 차갑기만 했던사람의 맑음이 새로워 그저 멍하니 그의 표정을 더듬어갔다.


그러다보니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해맑게 웃은적은 없던 유강이었으나 여태 화난 표정이나 짜증난 표정 그 이외에는 늘 무표정이었으니 그 갭이 더 크게 보여 그렇게 해석한 연화였다.


자신이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이 남자가 하는 말에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다니...


"옆에서 걷지"


이제까지는 연화가 유강의 뒤에서 걸었다. 전투능력이나 기타 육체적 능력이 유강에 비해 한참 부족한 연화가 유강의 뒤로 자연스럽게 밀렸던것이다.


"왜죠?!"


화들짝 놀라는 연화, 여지껏 어느정도 감정은 드러낸적은 있어도 이렇게 크게 감정변화를 드러낸적은 처음이었기에 말을 꺼낸 유강쪽이 더욱 민망해질지경이었다.


물론 유강은 그런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연화는


'혹시 내가 속마음을 밖으로 말했나? 타이밍이 너무 공교롭잖아!'


사랑에 빠진 소녀운운한 생각을 밖으로 꺼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너무 크게 놀랬나? 그보다 옆은 왜? 설마 진짜 날 좋아하는건가?'


본인이 생각하고도 어이가없는 상상이었다. 유강이 자신을?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연화가 피식 웃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유강이 연화의 옆으로 다가왔다. 오늘따라 훤칠한 키와 멀끔한 얼굴, 단단한 몸이 괜시리 더 눈에 보인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유강이 다가올수록 연화의 심장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지옥에서 오랜시간 지내다보니 감정이 메말랐다 생각했는데 조금 안정되니 금새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많이 추운가? 얼굴이 빨간데...?"


유강의 얼굴이 연화의 앞으로 다가왔다.


'심장! 심장! 제발! 닥쳐!'


유강의 부드러운 숨소리가 그녀의 속눈썹을 간질이고


"으읏..."


연화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따끔하는 감각, 목소리가 밖으로 더이상 새어나오지 않는다.


[그 아이에도 알려주거라]


입밖으로 나오는 목소리는 없고 전부 목구멍 안쪽에서 머물다 흩어지는 소리, 아혈을 잡힌것이다. 놀란눈으로 유강을 바라보려는 순간


'?!?!'


유강의 왼손이 연화의 오른팔 소매로 들어가 오른손을 살짝 감쌋다. 유강은 연화를 보지않고 시선을 앞에 두고있다.


'설마! 정말로!'


연화는 현재 입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보다 내면이 더 시끄러운 상태였다. 물론 현재는 아혈이 잡혀있어 더욱 그런상황이었다.


유강은 그런 연화의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화의 손을 잡은 왼손 손가락을 꼼질꼼질 움직였다.


'전? 앞전?'


[필담이라 현명한 판단이다. 전음은 입술이 움직여 금새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시선을 앞에둔채 연화의 손을 살짝 끌어당기는 유강, 앞으로 걸으라는 의미였다.


[죽여선 안된다.]


루의 목소리가 계속 유강의 머리속에 퍼지고 유강은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필담을...?'


유강의 얼굴을 잘 보니 설레거나 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 표정을 보니 연화의 심장도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연화는 유강의 손을 잡은채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다시 움직이는 유강의 손가락


'감시...? 감시당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그런데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운 방법을...?'


"왼팔의 소매가 없어 체온유지에는 이 방법이 효율적이다."


[이제 숨어있는 아이들이 너를 수신호위에게로 데려다 줄거다.]


루의 말을 들으며 나름의 자연스러움과 행동의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듯한 유강의 말에 연화는 유강을 다시한번 쳐다보려 했으나 시선을 앞으로 고정했다.


감시당한다면 평범히 대해야했다. 이미 손을 잡은것부터 평범하지 않았지만 다른행동들이라도 평범하게 대해야했다.


다시 따끔


"네 그쪽은 육체가 있으니 팔로 빠져나가는 체온에도 신경써야겠죠"


"왠지 날이 서있군 역시 많이 추운가?"


"그럴리가요"


심술이 났지만 심술이 나지않은 연화였다.


*



얼음으로 된 성, 그 안쪽 깊은곳 나탁이 있었다.


시리듯 투명한 얼음으로 된 넓은 대전, 그 위에서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듯 부드럽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손에 들려있는 검이 아니었다면 가무를 연습하고 있다고 착각할정도였다.


한참을 입을다물고


그렇게 검무를 추던 나탁은 천천히 움직임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물고기 녀석이 왜 실패했을까?"


"전력이 아니었다..."


일전 물고기 녀석이 그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가 한창 고민을 하고있을때 대전의 끝 푸른 얼음으로 만들어진 문밖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소장 악툼, 나탁님 앞에 대령하였습니다."


"들어와"


스륵- 작은 소성조차 엎이 열린 문, 푸른색의 피부를 가진 어린아이가 그 문을 열어젖히고 그 뒤를 풀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는 기사가 뒤따라왔다.


나탁은 그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말을이었다.


"놈은? 찾았어?"


츠르륵- 철컹- 가벼운 물음에 악툼이라는 기사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현재 북방의 동토에 이르러 본성으로 곧장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로?"


악툼의 대답에 나탁은 흥미롭다는 듯 악툼이라는 사내를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이곳으로 곧장...? 도와주는 놈이 있는건가? 아니 전지하고 전능한 신이면 그럴수도 있겠네"


"..."


"그래서"


나탁의 질문에 악툼은 다시금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지금 그와는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곳에 빙혼대를 은잠시켜 두었고 개중 은잠술에 특히 뛰어난 이들로 몇, 그를 감시하게 두었습니다."


자신있는 음성, 나탁은 의자에 몸을 뉘인 상태 그대로 말을 이었다. 흥미롭다는듯 웃음기가 조금 섞인 음성이었다.


"놈이 모를까?"


"알 수 있을리 없습니다."


다시한번 자신감이 가득한 음성, 나탁은 몸을 악툼의 앞으로 옮겨 그의 어깨를 잡으며 목소리를 낮게깔았다.


"놈을 한번 찔러봐, 세게는 말고 아주 살짝 무슨 맛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만"


그리 말하고 양 입꼬리를 말아올리는 그의 표정엔 조금의 광기 마저 엿보인다.


*


유강과 연화의 달콤한(?) 시간은 얼마지나지 않아 깨졌다. 염라의 성이 있던 붉은하늘의 지옥과는 달리 이곳에는 밤이 있었고


밤이 되어 어둠이 내리자 비교적 밝은 동안엔 보이지 않던 흐릿한 불빛들이 멀리서부터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마을?"


마을과도 같이 보여 유강은 의구심을 품은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입밖으로 드러내었다.


"네 여기서 태어나는 존재들도 생활을 해야하니까요 북방의 동토에 있는 마을이라면 해갈족이겠네요"


마을이라니, 어이가 없어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곳이 지옥이 맞기는 한지 의심이 드는군"


그리고 유강은 그 생각을 감추지않고 내뱉었다.


"당신이 집행장을 피해왔으니까요"


연화의 평온한 대답, 유강은 연화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는다.


"집행장?"


"몰랐나요? 이곳에서 태어난 이들이 하는 일이 망자의 관리와 벌을 주는일을 도맡는다고 하지만 어디에서나 그런일을 하는건 아니에요 분명한 집행장이 존재하고


그 곳 이외에서는 그들도 평범한 일상을 보낼뿐이에요"


"그런가"


연화의 말이 모두 이해가 된건 아니었다.


그러나 확실한건 저들이 이세상의 주인이라는 것과 유강이 불경등 각종 서적에서 읽었던 지옥은 따로 존재하는거라는 거였다.


[사실인듯하군.]


루의 확인, 유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연화의 말을 딱히 의심하지는 않았으나 루의 말에의해 조금 더 확실한 정보가 되었다.


"마을..."


조용히 불빛을 보며 되뇌이는 유강, 이런 척박한 땅에서 사는 사람이 궁금하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감시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이상으로 눈에띄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자신은 그렇다치고 연화의 가슴에 달린 사슬은 필요이상으로 눈에 띄었다.


[마을로 들어가라]


유강이 마을로 가지않으려는 선택을 내릴때 루의 목소리가 그의 생각을 가로막았다.


'굳이?'


조금 반발심이 일어났지만 속으로 삼킨 유강, 루가 그에게 필요없는행동을 권할리는 없었다.


현재 유강은 루의 바램을 이루어주는 존재,


그런 유강에게 거짓된 정보와 위험을 준다는건 유강의 실패를 야기한다는 소리로 루가 유강에게 주는 정보가 거짓일 확률은 현저히 낮았다.


"어쩔껀가요?"


한참 마을을 지켜보고있는 유강을 연화는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다 말을 걸었다.


"들어간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 유강, 연화는 그런 유강을 뒤에서 잡았다.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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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나탁(2) +2 20.12.05 896 11 12쪽
33 나탁 20.12.03 897 10 12쪽
32 행방 +4 20.12.02 885 9 12쪽
31 분노 +4 20.12.01 896 11 12쪽
30 인내 +4 20.11.30 892 11 12쪽
29 계획 +2 20.11.30 898 11 11쪽
28 실마리 +2 20.11.29 928 10 12쪽
27 탐색 +1 20.11.29 946 11 12쪽
26 얼음의 영혼 +4 20.11.28 1,015 11 12쪽
25 입구 +2 20.11.28 1,071 13 12쪽
» 불빛 20.11.26 1,140 13 12쪽
23 회복 20.11.25 1,131 14 12쪽
22 20.11.24 1,131 14 11쪽
21 냉기 20.11.24 1,164 13 11쪽
20 휴식 20.11.23 1,239 13 12쪽
19 의심 20.11.22 1,270 13 12쪽
18 황야 +2 20.11.22 1,365 15 13쪽
17 탈주 +1 20.11.21 1,417 16 12쪽
16 +1 20.11.21 1,424 17 12쪽
15 검증 +2 20.11.19 1,448 16 12쪽
14 조우 +1 20.11.19 1,474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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