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샛빈의 작은 공방

비천 : 나라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완결

샛빈
작품등록일 :
2020.11.10 19:44
최근연재일 :
2021.04.05 12:3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0,141
추천수 :
1,329
글자수 :
670,396

작성
20.12.02 07:30
조회
885
추천
9
글자
12쪽

행방

안녕하세요 샛빈입니다.

본문에는 조금 잔인한 요소가 포함되어있을 수 있으니

이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DUMMY

쿵- 유강의 손목에 걸려있던 묵직한 수갑이 얼음바닥에 떨어져 내리며 거대한 소리가 대전을 울리고


캉- 유강의 양 발에 꽂혀있던 쇠말뚝이 날카로운 소성을 내며 뽑혀나간다.


너른 얼음동공을 울리며 낸 소리는 해갈족의 귀에 다가가 더욱 거대해졌다.


마치 지옥의 군주 앞에 서 있는듯 압도적인 위압감과 패기가 온몸을 옥죈다. 감히 숨조차 내뱉을 수 없다.


'ㅈ...죽는다.'


죽음을 직감한 순간


피슉- 유강의 쇠사슬이 미약한 소성과 함께 공간을 찢으며 날아들었다. 그 흔한 검기나 강기조차 둘러져있지 않은 평범한 쇠사슬이었으나


묵빛의 쇠사슬은 영민한 뱀과같이 움직여 해갈족의 발뒤꿈치를 찢었다.


부욱-


"끄흐윽..."


이를 악물어 소리를 참으려 했으나 고통에 익숙하지 않은 그에게는 너무도 거대한 시련이었고 저도 모르게 잇새로 신음성이 터져나온다.


쇠사슬은 해갈족의 뒤꿈치를 찢은 후 뱀이 먹이를 가늠하듯


그 고개를 쳐들고 해갈족의 얼굴을 한번 쓸었다.


'ㅎ...흐읍...흡'


언제 이 쇠사슬이 앞으로 튀어나와 눈을 뚫고


뇌를 곤죽으로 만들지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가 해갈족의 머리속을 복잡하게 뒤섞는다.


바지춤을 뜨뜻하게 적시며 최대한 고개를 틀어 쇠사슬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애쓴다.


'ㄱ...그만...'


공포에 가득찬 목소리는 머리속에서만 메아리치고 이제 함부로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공포의 존재는 그런 그를 향해 말을이었다.


"다시 오겠다."


그리곤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자신을 노려보고있던 쇠사슬도 동시에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으나 해갈족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언제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몸의곳곳에 가느다란 바늘이 박혀 그의 마혈을 제압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ㅈ...제발! 살려주십쇼 제발!"


유강이 사라진 텅빈 허공을 향해 외치는 울림은 어디에도 닿지 않았고 해갈족은 차가운 대전위에서 서서히 체온과 피를 빼앗기며


공포감에 쓰러져있다.


"어디지?"


[수신호위는 네 머리위에 있다.]


"연화를 말하는거다."


해갈족의 앞에서 증발하듯 사라진 유강은 얼음성의 내부를 샅샅히 뒤지며 연화를 찾고 있었다.


분명 바로 뒤에있었거늘 잠시 해갈족과 놀아주는 사이, 연화의 기척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기감을 풀어내 연화를 찾을까 시도도 해보았으나 얼음속속이 들어있는 기이한 기운들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연화 역시 네 머리위에 있다]


"머리 위?"


참의보를 사용해 앞으로 쭉쭉 나아가던 유강의 신형이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그가 멈춰선 자리, 그곳엔 십여명의 해갈족들이 지옥체 하나를 잡고 사지를 찢고있었다.


[집행장인 모양이로군]


십여명의 해갈족들은 갑자기 자신의 시야에 나타난 유강을 보며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뭐야!"


"지옥체냐?"


"무공같은데?"


이리저리 의문을 내뱉는 해갈족들은 호기심을 뱉어내면서도 각자의 허리춤이나 등더리에서 단창이나 단도, 검, 도끼등의 병장기를 꺼내들고


천천히 유강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는 유강, 놀 시간은 없었다.


"꺼져라"


츠륵-


푸슉- 동시다발적으로 솟구쳐오르는 피분수, 해갈족 열명의 머리가 동시에 사라졌다. 피분수가 뿜어져나오고 그 피가 유강의 옷에 닿기도 전,


유강은 이미 하늘로 뛰어 올라 천장을 향해 쇠사슬을 후려치고 있었다.


*


연화는 집행장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녀의 태생상 집행장을 확인한 적은 많았으나 끌려간적은 처음이기에 묘한 긴장감이 그녀를 감쌋다.


긴장은 되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막연하긴 해도 그가 구해주러 올꺼라는 묘한 신뢰가 느껴졌다.


"유강님..."


그의 이름을 입밖으로 내자 말못할 따스함이 가슴한켠을 저미어왔다. 언제부터였을까 이제는 더이상 숨겨도 의미가 없는 마음,


자신은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젠 신의 그릇같은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살짝 위로 치켜올라간 눈꼬리에 감도는 순박함을 차가움으로 감추려는 그가 생각이나 문득 웃음이 새어나왔다.


상처받은 그를 내가 지켜주리라, 해갈족이 이끄는대로 끌려가는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중후한 갑옷의 기사 악툼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 '나탁'에게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죽임을 당해 지옥에, 지옥체로써 왔지만 그 생전의 무공을 인정받아


그는 나탁의 무공교관이 될 수 있었다.


이 얼음바닥 아래 기어다니는 지옥체의 꼴들을 생각할 수록 그는 나탁의 오른팔로써 그에게 헌신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그런 주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방금까지 이 세상의 절대자, 염라와 수정구를 통한 통화를 하고 온 길임을 알았기에


그의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가 대략 예상이 갔다.


'또 힘에 밀리셨나 보군'


자신의 주군인 나탁은 염라의 자리에 앉고싶어했다.


그 끝없는 권력과 힘에대한 탐욕은 그의 태생이 수라가 아닌 아귀가 아닐까 싶을정도였지만


'뭐... 결과적으로 그 덕에 나도 이곳에 있는것이니까'


이젠 정말로 보고를 올려야 할 때였다.


"...해서 육체는 징벌방으로 다른 하나는 집행장으로 이송했습니다."


"집행장?"


"예?"


가벼운 의문을 담은듯한 나탁의 목소리,


오늘따라 악툼은 평소 그 답지않은 실수를 했다. 주군의 질문에 똑같은 질문으로 대답한것이다.


자신의 신분으로는 절대 올려다보지 못할자리에 올려준 존재가 나탁이다. 그 말은 끌어내리는 것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악툼의 마음속엔 순간 공포가 차올랐으나 나탁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듯 말을 이었다.


"왜 집행장으로 보냈지?"


"육체를 인도한 탈주 지옥체라고 판단했기에 집행장으로 보내라 화향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왜 나한테 먼저 보고를 하지 않았지?"


"예?"


두번째 실수, 그 징벌은 곧장 나타났다. '나탁'은 짜증난다는듯 손가락을 한번 악툼을 향해 튕겼고 악툼은 곧장 날아가 대전의 벽면,


얼음속에 박혀들어갔다. 거대한 중장기에 후려맞은듯 찌그러진 갑옷과 투구, 그의 갑옷과 투구의 틈새에서 끊임없이 핏물이 베어나오기 시작했다.


"왜 기회를 줘도 잡지를 못할까 화향"


심드렁한 나탁의 목소리,


그에 아무것도 없던 얼음성의 천장에서 해갈족 하나가 뚝 떨어져 그의 앞에 부복했다. 화향이었다.


"니가 한번 대답해봐 왜 보고를 안했는지"


"스스로 나탁님의 총애를 받는다 오인해 자만하여 판단이 흐렸던거 같습니다."


"자만?"


나탁의 눈썹이 꿈틀 움직인다.


"저녀석이 멍청했습니다."


화향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은채 악툼을 한번 돌아본다.


이제 악툼은 다시 지옥체의 신분으로 돌아갈것이다. 여지껏 나탁의 오른팔인줄 착각해왔던 모든 지옥체들이 그래왔던것 처럼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그래 저런 멍청한놈은 원래 신분으로 돌아가야하겠지 하찮은 인간 주제에 말이야"


화향의 어깨를 한번 짚으며 말하는 나탁, 그리고 다시 그가 입을 열때쯤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얼음의 성 전체를 울렸다. 발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압도적인 패도, 마치 용을 발아래에 두고있는듯한 위압감


"이건...?"


화향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힘의 상관관계가 절대적인 지옥에서 이 정도의 폭음이 들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 폭음이 들린다면 힘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그런 존재 그래 예를들면


"육...체? 분명 산공독을?"


흔들리는 화향의 눈동자 그리고 그의 뒤편에서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짓고있는 나탁


"재밌게 되었네?"


나탁의 양 입꼬리가 길게 말려올라간다.


다시 같은시각 유강,


콰아아아아아아앙-


검은색의 패도를 가둔 강기가 유강의 머리위에 있던 천장을 후려갈기고 거대한 폭음과 함께


거대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바위들이 유강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린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얼음 덩어리들은 그 아래있는 해갈족과 지옥체를 가리지 않고


깔아뭉개기 시작했고 유강은 그런 사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들어 허공을 보고있었다.


"물?"


[묵린어도 있는듯 하군]


부서진 천장, 그 틈속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그 안에 언뜻언뜻 비치는 검은색의 자그마한 그림자는 '루'가 말한대로


묵린어의 그림자인듯했다.


"묵린어 낚시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아까의 해갈족이 연화와 그를 데리고 묵린어 낚시를 하네 어쩌네 이야기를 했던것도 같았다.


유강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진다. 그렇다면 저 물위에 연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늘위에서 모든걸 덮어버릴 기세로 쏟아지는 물, 그 물은 순식간에 유강의 머리 위까지 덮쳐왔다.


"히익!"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과 얼음의 바위들은 먼저 떨어진 얼음바위를 겨우 피해낸 해갈족을 향해 덮쳐왔고


해갈족들은 피할곳 틈조차 없이


온 사방을 매꾸며 떨어지는 그 물과 얼음바위들을 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ㅈ...죽기싫어!"


"히이이익!"


순식간에 코앞으로 밀어닥치는 물은 그 막대한 중량을 자랑하듯 어마어마한 속도로 그들을 찍어눌러왔다.


그런 그들의 한 가운데,


공포의 중심에서 유강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그 물을 향해 왼손을 들어


막았다.


유강의 왼손에서 한치정도 떨어진 곳에 우뚝 멈춰있는 물,


해갈족들은 그 물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언제라도 저 물속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묵린어가 자신의 목줄을 물어 뜯어버릴것만 같았다.


[없군]


"없다."


유강은 물안쪽에 기감을 퍼트려 연화의 기운을 살폈다.


다행히 연화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고


"후우..."


유강은 팔한지옥의 냉기를 물 안에 흘려넣어 머리위에 멈춰있는 물을 얼려버렸다.


"ㅅ...살려 제발 살려주십쇼!"


유강의 바짓가랑이를 얼음의 파편속에서 살아남은 지옥체가 겨우 한짝남은 팔로 부여잡는다.


"비켜, 넌 안죽잖아!"


그 뒤를 살아남은 해갈족들이 따라붙고 유강의 주위로 해갈족들과 지옥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든다.


유강은 그들을 향해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그저 자신의 머리위에 있는 얼음에 천천히 손을 가져다댄다.


툭-


작은 소성, 그러나 그 결과는 작지않았다.


"ㅇ...이게..."


"아아... 지장보살이시여..."


약 30여장은 되는 깊이의 얼음을 한순간에 뚫어버리는 유강,


마치 그 자리가 원래 비어있었다는 듯 예리한 단면을 보이며


사라졌다.


흡성대법을 이용해 날려버린것이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이들의 눈에는 눈앞에 존재하던 얼음이 사라진 듯한 모습이었다.


쿠웅- 멀리서 유강이 날려버린 얼음기둥이 떨어져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 의 발아래에 있던 해갈족들과 지옥체는 그런 그를 향해 납작엎드린다.


개중에는 지장보살을 찾는이조차 있었으나


유강은 그들을 향해 일말의 관심도 두지않은채 갈라진 틈속,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아니 흡성대법을 이용해 하늘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바로 근처에 있군 그래]


"알고있다."


끝없이 뚫려있는 구멍안을 빠른속도로 떨어지는 유강,


그는 정말 바닥을 향해 떨어지듯 점점 가속을 받으며 하늘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얼음의 하늘에 떨어져 본것은


"이익-! 안빠지잖아! 왜 언거야 이건 또!"


"몰라 난 한마리 더 잡을 수 있었는데 물이 얼어버려서 미끼 목이 부러져 버렸어"


"저건 또 뭐지?"


조잡한 낚시대를 손에 쥔채 얼음속에서 묵린어를 낚고있던 해갈족들이었다.


갑자기 얼어버린 물 때문인지 짜증이 난다는 표정을 하고있는 해갈족들,


악의 없는 그들의 표정엔 사람을 고문하고 있다기 보단 그저 재밌는 놀이를 하고있는듯 했다.


그러나 얼음 아래, 목에 거대한 쇠갈고리가 박힌채 수많은 묵린어떼에 물리고 있는 지옥체들,


그들의 표정에는 폐부에서 산소가 고갈되는 고통과


온몸이 찢기고 난자당하는 고통,


산채로 얼려지는 고통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지옥도의 뒤편, 해갈족 하나가 조용히 눈을 감은 연화의 목에 막 거대한 갈고리를 박아넣고 있었다.


"그만"


거대한 살기가 얼음의 공동을 찢어발겼다.




댓글과 선작은

작가를 살립니다

댓글과 선작 부탁드려요!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종교는 현실과 연관이 없으며

본문은 특정 단체 및 종교를 비하할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작가의말

안돼! 연화 아프지마 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천 : 나라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두가지(2),연화 +2 20.12.10 770 11 12쪽
40 두가지 +4 20.12.09 828 13 12쪽
39 미소(2) +1 20.12.08 845 10 12쪽
38 미소 +1 20.12.07 809 11 11쪽
37 부활 +1 20.12.06 893 11 11쪽
36 남쪽 +1 20.12.06 893 12 12쪽
35 소강 +2 20.12.05 853 12 12쪽
34 나탁(2) +2 20.12.05 896 11 12쪽
33 나탁 20.12.03 897 10 12쪽
» 행방 +4 20.12.02 886 9 12쪽
31 분노 +4 20.12.01 896 11 12쪽
30 인내 +4 20.11.30 892 11 12쪽
29 계획 +2 20.11.30 898 11 11쪽
28 실마리 +2 20.11.29 928 10 12쪽
27 탐색 +1 20.11.29 946 11 12쪽
26 얼음의 영혼 +4 20.11.28 1,015 11 12쪽
25 입구 +2 20.11.28 1,071 13 12쪽
24 불빛 20.11.26 1,140 13 12쪽
23 회복 20.11.25 1,131 14 12쪽
22 20.11.24 1,131 14 11쪽
21 냉기 20.11.24 1,164 13 11쪽
20 휴식 20.11.23 1,239 13 12쪽
19 의심 20.11.22 1,270 13 12쪽
18 황야 +2 20.11.22 1,365 15 13쪽
17 탈주 +1 20.11.21 1,417 16 12쪽
16 +1 20.11.21 1,424 17 12쪽
15 검증 +2 20.11.19 1,448 16 12쪽
14 조우 +1 20.11.19 1,474 17 12쪽
13 성장-2 20.11.18 1,662 15 12쪽
12 성장 +1 20.11.17 1,692 1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