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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입니다.

신이 되는 게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늘새벽
작품등록일 :
2019.09.09 01:42
최근연재일 :
2019.09.20 18: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27
추천수 :
0
글자수 :
37,548

작성
19.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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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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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접속-2

DUMMY

파아앗───

어두웠던 배경이 변화한다.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눈을 떴다.


“와···”


고개를 들자 창천에 표표하게 떠 있는 새하얀 구름과 신발 너머로 느껴지는 흙의 감촉.

색이 바랜 진흙벽과 나무로 지어진 하프 팀버 양식의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처음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이게 게임인가?였다.

물론 현실에 비하면 조금씩 감각이 무뎌진 것 같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분명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기본템을 확인하기 위해 인벤토리를 여는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인간으로 종족을 선택하셨습니다.】


【스킬 『기운 방출』이 추가되었습니다.】


【위스 마을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내가 택한 종족은 인간이었다. 애초에 다른 종족들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기 때문에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흐음···”


간단한 설명창을 없앤 뒤 나는 조심스레 손을 쥐었다 펴보기를 반복했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보았다.


‘생각보다 안 움직여주는데.’


물론 착각일 수도 있지만 머리가 예상한 반응과 몸이 받아들이는 신경 사이에 미세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분명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라고 했는데.


“일단 친추부터 걸어볼까.”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었고 나는 친구추가 창을 뛰운 뒤 민우의 닉네임을 입력했다.


닉네임을 허공에 뜬 칸에 입력한 뒤 친구추가를 눌렀다.

그러자 금방 답신이 돌아왔다.


-ㅎㅇ. 지금 ㅇㄷ?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인 마을의 이름을 입력해서 보내주었다.


-위스마을이면 인간으로 했나 보네. 생각보다 너무 멀어서 아무래도 직접 쩔은 못해주겠다.

-얼마나 걸리길래?


비록 녀석이 초창기 때부터 시작한 유저였으니 시작 마을과는 꽤 먼 곳에서 사냥 중이겠지만 못 올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다.


-못해도 5시간은 잡아야 돼.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무지한 것이었는지 알게되었다.


-5시간?? 현실 시간으로?

-그 정도에 놀라기는. 진짜 먼 데는 걸어서 몇 달이 걸리는 곳도 있어.


“미쳤네··”


걸어서 몇 달이나 걸릴 정도면 정말로 행성 하나를 옮겨놓기라도 했다는 건가.


-ㅇㅋ. 일단 혼자 해볼게.


녀석이 먼저 하자고는 했어도 그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무리였다.


“좋아. 한 번 가볼까.”


나는 인벤토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조잡한 몽둥이를 들고 마을 밖으로 나섰다.




재환이 몽둥이를 들고 밖으로 나간 마을의 한 귀퉁이에서 그런 재환을 바라보며 서성거리는 무리가 있었다.


“방금 봤어?”

“또 무슨 일이십니까.”

“왜라니? 방금 그 모습 용사랑 엄청 닮았었잖아!”


창백하다고 느껴질 만큼 새하얀 세 남자가 마을의 작고 허름한 식당에 앉아 마늘을 씹어먹고 있었다. 그 중에서 유독 어려보이는 소년과 그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두 남자.


“애초에 용사는 카리알 왕국을 배신했었는데 이제 와서 여기 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그리고 도련님께서 착각하신 게 한 두 번입니까. 저번에도 검은 머리만 보고 용사라면서 달려들었다가 혼쭐났었잖아요.”

“거기다 진짜 용사도 아니었고.”


도련님이라는 자의 뒤를 따라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고는 있다지만 둘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진짜, 이번 한 번만 믿어봐. 살펴보고 아니면 돌아가면 되잖아. 응?”


그럼에도 그는 집착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었다. 소년의 어린 눈은 절박하게까지 보였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실 때 무덤 앞에서 맹세했어. 꼭 복수를 하겠다고.”


눈에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복수의 화마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도련님. 도련님은 아직 어리십니다. 그러니.”

“그러니 잊고 살라고?”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말. 둘은 자신을 도와 복수를 하기 위함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자신을 말리기 위해 곁에 있는 것을 알았다.


“그걸·· 어떻게 잊어···”


소년의 머릿속으로 과거의 잔상이 흘러간다. 새까만 밤의 아래. 심장을 뚫려 죽은 아버님의 모습이 검을 쥐고 있는 그 자의 모습이.


“명령이다. 나를 따라와라.”


결국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도련님을 모시는 자들. 그의 명령에 따라야 할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아직 저 자가 용사라 판명이 난 건 아닙니다.”


어느새 소년의 손은 검의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었다. 검집에 담긴 검은 그에 공명하듯 옅은 진공음을 울리고 있었다.


"그러니 진정하세요."

“아, 아하하·· 미안 너무 흥분했네.”


멋쩍은 웃음을 짓는 소년을 데리고 그들은 재환이 걸어간 길을 몰래 뒤따랐다.




“오오.”


마을을 나오고 10분. 드디어 처음으로 몬스터와 마주쳤다.

녀석이 지나간 자리에는 끈적해 보이는 점액질 같은 것이 묻어있었다. 팔도 다리도 없는 둥그런 물체.


“슬라임이다!”


어느 게임을 해도 가장 기본적인 몬스터. 저렙 구간에 흔히 등장하는 녀석이었다. 머리위에 떠오른 새하얀 슬라임이라는 글자가 비슷한 레벨대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좋았어.”


재환은 호기롭게 몽둥이를 들고 휘둘렀다.

쐐액-

하지만 재환이 예상한 타격음은 들리지 않았다. 타격음은 고사하고 때렸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투웅─ 휘두른 몽둥이는 녀석의 몸을 때린 순간 엄청난 탄력에 의해 튕겨졌다.


“으어어.”


꽤나 꼴사납게 뒤로 자빠진 것 같지만 주위에 보는 사람은 없었다. 재환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몇 번을 더 때려 보았지만 슬라임은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하아, 하아. 아오 씨 더럽게 안 죽네.”


요 녀석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곰곰이 생각하던 찰나 처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차피 슬라임은 먼저 공격해오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럴 리는 없나.”


눈도 없는 게 뭘 보겠냐며 생각한 재환은 자리에 서서 스킬창을 열어보았다. 확실히 스킬 하나가 덩그러니 적혀있었다.


“어디·· 『기운 방출』? 뭐야 이게.”


순간 이게 스킬인지 아닌지 고민했지만 결론은 고민 자체를 할 필요가 없었다.


『기운 방출 – 마법과 무기에 고유의 기운(속성)을 담을 수 있다. 시전자가 지닌 기운의 성질에 따라 그 가치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아주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결국에는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답이다. 재환은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스킬명을 입에 담았다.


그런 재환을 바라보고 있는 한 무리.


아까 재환이 슬라임이 자신을 가소롭게 보고 있다는 느낌은 진실이 아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저게 진짜 용사라고 생각하시는 거면 결례를 무릅쓰고 전 도련님께서 미치셨다고 밖에 표현드릴 수가 없습니다.” “어···음····”


분명 그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용사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 얼굴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보았던 모습과 현재 재환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바닥을 기는 지렁이와 하늘을 나는 독수리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크윽, 이번에도 잘못 짚었나.”


결국 이번 역시 허탕을 치고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콰아앙─! 폭발이라도 일어난 듯한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슬라임은 사라지고 연기 속에서는 용사라 착각했던 남자만이 자리에 서 있었다.

칼끝에는 칠흑같이 새까만 기운을 두른 채로.


“저, 저거··”


어찌 잊겠는가 그날 밤 보았던 그 모습을. 아버지의 심장을 그 가증스런 검은색의 오러로 도려낸 그 작자를.


“으아아아아──!!!!!”


소년은 분노에 휩싸여 칼을 뽑아들며 순식간에 재환과의 거리를 좁혔다. 불과 몇 초의 시간. 슬라임을 쓰러뜨렸다는 기쁨도 잠시 재환은 갑자기 나타난 소년의 모습에 당황했다.


“뭐, 뭐─”


뒤늦게 반응해 몽둥이를 들고 막으려 했지만 레벨 1인 재환의 육체는 상대의 공격에 반응할 수 없었다.

서걱- 그동안 쫓아다닌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질만치 무심한 소리. 증오에 눈이 먼 그의 눈에는 후련함이 아닌 당혹감이 돌았다.

조금 전의 일격. 단 한 번의 검기로 산을 갈랐으며 뱀파이어들의 왕이었던 강했던 자신의 아버님을 시해한, 용사라 불리던 자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환이 사라지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었기에.

요 몇 년

어두웠던 배경이 변화한다.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눈을 떴다.


“와···”


고개를 들자 창천에 표표하게 떠 있는 새하얀 구름과 신발 너머로 느껴지는 흙의 감촉.

색이 바랜 진흙벽과 나무로 지어진 하프 팀버 양식의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처음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이게 게임인가?였다.

물론 현실에 비하면 조금씩 감각이 무뎌진 것 같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분명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기본템을 확인하기 위해 인벤토리를 여는 순간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인간으로 종족을 선택하셨습니다.】


【스킬 『기운 방출』이 추가되었습니다.】


【위스 마을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내가 택한 종족은 인간이었다. 애초에 다른 종족들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기 때문에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흐음···”


간단한 설명창을 없앤 뒤 나는 조심스레 손을 쥐었다 펴보기를 반복했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보았다.


‘생각보다 안 움직여주는데.’


물론 착각일 수도 있지만 머리가 예상한 반응과 몸이 받아들이는 신경 사이에 미세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분명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라고 했는데.


“일단 친추부터 걸어볼까.”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었고 나는 친구추가 창을 뛰운 뒤 민우의 닉네임을 입력했다.


닉네임을 허공에 뜬 칸에 입력한 뒤 친구추가를 눌렀다.

그러자 금방 답신이 돌아왔다.


-ㅎㅇ. 지금 ㅇㄷ?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인 마을의 이름을 입력해서 보내주었다.


-위스마을이면 인간으로 했나 보네. 생각보다 너무 멀어서 아무래도 직접 쩔은 못해주겠다.

-얼마나 걸리길래?


비록 녀석이 초창기 때부터 시작한 유저였으니 시작 마을과는 꽤 먼 곳에서 사냥 중이겠지만 못 올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다.


-못해도 5시간은 잡아야 돼.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무지한 것이었는지 알게되었다.


-5시간?? 현실 시간으로?

-그 정도에 놀라기는. 진짜 먼 데는 걸어서 몇 달이 걸리는 곳도 있어.


“미쳤네··”


걸어서 몇 달이나 걸릴 정도면 정말로 행성 하나를 옮겨놓기라도 했다는 건가.


-ㅇㅋ. 일단 혼자 해볼게.


녀석이 먼저 하자고는 했어도 그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무리였다.


“좋아. 한 번 가볼까.”


나는 인벤토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조잡한 몽둥이를 들고 마을 밖으로 나섰다.




재환이 몽둥이를 들고 밖으로 나간 마을의 한 귀퉁이에서 그런 재환을 바라보며 서성거리는 무리가 있었다.


“방금 봤어?”

“또 무슨 일이십니까.”

“왜라니? 방금 그 모습 용사랑 엄청 닮았었잖아!”


창백하다고 느껴질 만큼 새하얀 세 남자가 마을의 작고 허름한 식당에 앉아 마늘을 씹어먹고 있었다. 그 중에서 유독 어려보이는 소년과 그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두 남자.


“애초에 용사는 카리알 왕국을 배신했었는데 이제 와서 여기 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그리고 도련님께서 착각하신 게 한 두 번입니까. 저번에도 검은 머리만 보고 용사라면서 달려들었다가 혼쭐났었잖아요.”

“거기다 진짜 용사도 아니었고.”


도련님이라는 자의 뒤를 따라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고는 있다지만 둘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진짜, 이번 한 번만 믿어봐. 살펴보고 아니면 돌아가면 되잖아. 응?”


그럼에도 그는 집착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었다. 소년의 어린 눈은 절박하게까지 보였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실 때 무덤 앞에서 맹세했어. 꼭 복수를 하겠다고.”


눈에서는 나이에 맞지 않는 복수의 화마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도련님. 도련님은 아직 어리십니다. 그러니.”

“그러니 잊고 살라고?”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말. 둘은 자신을 도와 복수를 하기 위함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자신을 말리기 위해 곁에 있는 것을 알았다.


“그걸·· 어떻게 잊어···”


소년의 머릿속으로 과거의 잔상이 흘러간다. 새까만 밤의 아래. 심장을 뚫려 죽은 아버님의 모습이 검을 쥐고 있는 그 자의 모습이.


“명령이다. 나를 따라와라.”


결국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도련님을 모시는 자들. 그의 명령에 따라야 할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아직 저 자가 용사라 판명이 난 건 아닙니다.”


어느새 소년의 손은 검의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었다. 검집에 담긴 검은 그에 공명하듯 옅은 진공음을 울리고 있었다.


"그러니 진정하세요."

“아, 아하하·· 미안 너무 흥분했네.”


멋쩍은 웃음을 짓는 소년을 데리고 그들은 재환이 걸어간 길을 몰래 뒤따랐다.




“오오.”


마을을 나오고 10분. 드디어 처음으로 몬스터와 마주쳤다.

녀석이 지나간 자리에는 끈적해 보이는 점액질 같은 것이 묻어있었다. 팔도 다리도 없는 둥그런 물체.


“슬라임이다!”


어느 게임을 해도 가장 기본적인 몬스터. 저렙 구간에 흔히 등장하는 녀석이었다. 머리위에 떠오른 새하얀 슬라임이라는 글자가 비슷한 레벨대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좋았어.”


재환은 호기롭게 몽둥이를 들고 휘둘렀다.

쐐액-

하지만 재환이 예상한 타격음은 들리지 않았다. 타격음은 고사하고 때렸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투웅─ 휘두른 몽둥이는 녀석의 몸을 때린 순간 엄청난 탄력에 의해 튕겨졌다.


“으어어.”


꽤나 꼴사납게 뒤로 자빠진 것 같지만 주위에 보는 사람은 없었다. 재환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몇 번을 더 때려 보았지만 슬라임은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하아, 하아. 아오 씨 더럽게 안 죽네.”


요 녀석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곰곰이 생각하던 찰나 처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차피 슬라임은 먼저 공격해오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럴 리는 없나.”


눈도 없는 게 뭘 보겠냐며 생각한 재환은 자리에 서서 스킬창을 열어보았다. 확실히 스킬 하나가 덩그러니 적혀있었다.


“어디·· 『기운 방출』? 뭐야 이게.”


순간 이게 스킬인지 아닌지 고민했지만 결론은 고민 자체를 할 필요가 없었다.


『기운 방출 – 마법과 무기에 고유의 기운(속성)을 담을 수 있다. 시전자가 지닌 기운의 성질에 따라 그 가치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아주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결국에는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답이다. 재환은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스킬명을 입에 담았다.


그런 재환을 바라보고 있는 한 무리.


아까 재환이 슬라임이 자신을 가소롭게 보고 있다는 느낌은 진실이 아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저게 진짜 용사라고 생각하시는 거면 결례를 무릅쓰고 전 도련님께서 미치셨다고 밖에 표현드릴 수가 없습니다.” “어···음····”


분명 그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용사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 얼굴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보았던 모습과 현재 재환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바닥을 기는 지렁이와 하늘을 나는 독수리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크윽, 이번에도 잘못 짚었나.”


결국 이번 역시 허탕을 치고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콰아앙─! 폭발이라도 일어난 듯한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슬라임은 사라지고 연기 속에서는 용사라 착각했던 남자만이 자리에 서 있었다.

칼끝에는 칠흑같이 새까만 기운을 두른 채로.


“저, 저거··”


어찌 잊겠는가 그날 밤 보았던 그 모습을. 아버지의 심장을 그 가증스런 검은색의 오러로 도려낸 그 작자를.


“으아아아아──!!!!!”


소년은 분노에 휩싸여 칼을 뽑아들며 순식간에 재환과의 거리를 좁혔다. 불과 몇 초의 시간. 슬라임을 쓰러뜨렸다는 기쁨도 잠시 재환은 갑자기 나타난 소년의 모습에 당황했다.


“뭐, 뭐─”


뒤늦게 반응해 몽둥이를 들고 막으려 했지만 레벨 1인 재환의 육체는 상대의 공격에 반응할 수 없었다.

서걱- 그동안 쫓아다닌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질만치 무심한 소리. 증오에 눈이 먼 그의 눈에는 후련함이 아닌 당혹감이 돌았다.

조금 전의 일격. 단 한 번의 검기로 산을 갈랐으며 뱀파이어들의 왕이었던 강했던 자신의 아버님을 시해한, 용사라 불리던 자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환이 사라지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었기에.

요 몇 년 사이에 나타난 불사자들. 그들은 죽여도 죽지 않았다. 아니, 죽기는 했다. 단지 죽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활할 뿐이었다. 그랬기에 세간에서는 그들을 아울러 신의 은혜를 입은 자. 혹은 악마와 계약을 한 자라고도 불렸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그 자들이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해온 용사가 그들과 같을 수 있단 말인가. 그 있을 수 없는 일에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옆에 있는 두 남자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용사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아, 아냐···”

“아니긴, 방금 봤잖아요. 그놈들처럼 사라지는 거. 용사는 저놈들이 활개치기 전부터 존재했는데 그게 말이나 됩니까? 에잉, 또 엄한 사람 잡았나 보네.”

“아냐! 부, 분명 그 기운은··”


그도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분명 그가 사용한 기운은 오직 용사만이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것이었다.


있을 수 없는 검은색의 기운. 용사의 기술들은 그 이명과 맞지 않게 하나같이 새까맸다.


“그 기술은 분명 용사만 사용할 수 있었단 말야!”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 재환이 너무 간단하게 죽은 것 역시 혼란을 가중시켰다.


“아, 아냐····”


결국 인지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는 선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도, 도련님!!”




“대체 뭐야!”


하지만 그런 전후 사정을 알리 없는 재환은 다시 마을에서 부활하면서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어이가 없었다. 분명 민우의 말에 의하면 처음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는 스킬이 없어야 정상이다.


'아니다. 신의 축복을 받으면 스킬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했었나?'


하지만 어떤 신인지조차 나오지 않고 스킬명 하나만 적혀있었으니 이게 신의 축복인지 판별할 수는 없어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것은 스킬의 위력이 꽤나 훌륭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마나가 부족하다고 체력까지 소모하는 건 또 처음이네.'


심지어 경고창도 없었다. 스킬을 발동했다 했더니 어느새 체력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그건 앞으로 조심하면 되는데··· 하아, 처음으로 슬라임을 잡았다 했더니.”


슬라임을 잡은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자신을 덮쳐온 소년.


“대체 뭐하는 놈이야!”


어디서 달려든 지도 모를 녀석이 자신의 몽둥이를 반으로 자르기 직전에 재환은 상대의 얼굴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햇빛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새하얀 피부. 하지만 소년이 들고 있던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과 직접 마주한 순간 눈앞에 공포와 위압에 걸렸다는 창이 떠올랐었다.


‘그것도 스킬의 일종이려나.’


소년이 어째서 자신을 공격했는지는 전혀 가늠조차 가질 않았다.

누구였는지, 플레이어인지 아니면 NPC인지 조차도 파악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기에 답답함만 커져갔다. 홀로 답답함에 속을 진정시키고 있자 누군가가 재환에게 다가섰다.


“보아하니 슬라임한테 죽었나 봐?”

“··· 하아, 처음으로 슬라임을 잡았다 했더니.”


슬라임을 잡은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자신을 덮쳐온 소년.


“대체 뭐하는 놈이야!”


어디서 달려든 지도 모를 녀석이 자신의 몽둥이를 반으로 자르기 직전에 재환은 상대의 얼굴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햇빛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새하얀 피부. 하지만 소년이 들고 있던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과 직접 마주한 순간 눈앞에 공포와 위압에 걸렸다는 창이 떠올랐었다.


‘그것도 스킬의 일종이려나.’


소년이 어째서 자신을 공격했는지는 전혀 가늠조차 가질 않았다.

누구였는지, 플레이어인지 아니면 NPC인지 조차도 파악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기에 답답함만 커져갔다. 홀로 답답함에 속을 진정시키고 있자 누군가가 재환에게 다가섰다.


“보아하니 슬라임한테 죽었나 봐?”

“앙?”


안 그래도 억울하고 짜증나 죽겠는데 대체 누가 말을 거는가.


“아니, 그냥 게임 처음인 거 같아서 도와주려고 말이지.”

“···”


재환은 말없이 그를 응시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게임이라도 상처 받는건 똑같으니까.”


하지만 재환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빈틈을 보이면 그 부분을 천천히 파고들려 한다.


“거 참. 보아하니 나이도 나랑 비슷해 보이는데 아주 살기가 등등하네. 그러면 그냥 혼잣말이라 생각하고 들어.”


넉살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은 남성은 그 자리에 서서 혼잣말을 빙자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 마을 근처에는 슬라임밖에 안 나타나. 그래서 위스 마을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레벨 7이나 8 정도만 찍고서 다른 마을로 이동하지. 이 근처에 있는 마을은···”


그는 묻지도 않은 정보들을 술술 뱉어냈다. 무시하고 가기도 뭣한 것이 그가 뱉는 정보들은 그야말로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와도 같을 정도로 유익했기 때문이다.


“자, 내 설명은 여기까지. 어때, 잘 들었어?”


그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재환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경계하던 기색은 어디 갔냐는 듯이 말이다.

그가 어째서 생판 남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지 궁금했지만 구태여 물어보지는 않았다. 괜히 물어봤다가 돈이라도 요구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걱정은 단지 기우였을 뿐이었다.


“흐흐흐, 원래 뉴비들은 보살펴줘야 되거든.”

“일단·· 고맙다. 그리고 난 슬라임한테 죽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죽은 거야.”


그렇게 말한 뒤 다시 사냥을 나선 재환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자를 바라보면서도 의심을 떨치지 못했다.




재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의 옆으로 한 사람이 다가왔다.


“저 녀석도?”


앞뒤 다 자르고 한 질문이지만 그는 되묻지 않고 답했다.


“어. 보아하니 슬라임한테도 죽는 놈 같은데. 재미 좀 보겠어.”

“그러냐, 나도 다시 뉴비나 찾으러 간다.”

“오냐.”


영문모를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고 사내는 홀로 남았다.


“그나저나 이런 데서 PK를 할 만한 놈이 나 말고도 있었나.”


그는 혼잣말을 하며 재환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제목은 임의로 정해놓은 겁니다. 우선 연재를 하면서 고민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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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던전 속의 보물 19.09.12 32 0 14쪽
» 접속-2 19.09.11 40 0 24쪽
2 접속 19.09.09 46 0 13쪽
1 프롤로그 19.09.09 71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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