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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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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4.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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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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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아즈카반의 죄수 - 제5장 산술점과 점술과 신비한 동물 돌보기

DUMMY

다음날 아침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연회장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퍼시였다. 퍼시는 위즐리 쌍둥이 형제가 내려오는 것을 보자마자 하던 식사를 멈추고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


“퍼시는 이대로 형들과 말도 하지 않을 생각인가 봐.”


론이 말했다.


“형들이 항상 장난을 많이 쳐왔지만 이렇게까지 심하게 화를 내는 건 처음인데.”


해리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가 조지 위즐리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3학년의 새 시간표야.”


조지가 시간표를 나눠주며 말했다.


“네 거는 맨 뒷장에 있어. 네 시간표는 따로 주라고 하시더라.”

“아, 이상한 수업이 끼어 있어서.”


해리가 맨 뒷장의 ‘해리 포터’ 라고 써 있는 시간표를 한 장 빼내며 말했다.


“그나저나 퍼시형과는 어때?”

“말도 하려고 하지 않아.”


조지가 푸념했다.


“프레드가 먼저 사과하려고 했는데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아. 이러다간 졸업하고 바로 집에서 나가버릴 지도 몰라.”

“그럴 리가.”

“그럴 수도 있어.”


프레드가 말했다.


“시리우스가 우리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돈을 주었을 때 엄마가 우리에게 그린고트 개인 금고를 만들어서 50갈레온 씩 넣어 주셨거든. 그 돈으로 독립해 버릴지도 몰라.”

“퍼시는 거기다가 용돈을 받을 때마다 모아뒀으니까.”


론이 거들었다.


“퍼시가 깃펜이나 양피지 외에 돈을 쓰는 건 본적이 없거든.”

“그나저나 어제 너흰 괜찮았니?”


조지가 말했다.


“디멘터가 들어왔을 때 말야.”

“뭐 큰일은 없었어. 루핀 교수가 쫓아내 주셨거든.”


해리가 말했다.


“말포이는 어제 가관이었는데.”

“맞아. 그 녀석 어젯밤에 디멘터들이 기차에 들어왔을 때 겁에 질려 우리 객실로 달려들어 왔었지, 프레드?”

“거의 오줌을 싸기 직전이었지.”


프레드의 대답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하여간 기분은 매우 좋지 않아.”


조지가 말했다.


“정말 끔찍한 것들이야, 디멘터들 말야...”

“몸 속까지 얼어붙게 한다니까, 안 그래?”


프레드가 말했다.


“예전에 아빠가 아즈카반에 한번 가신 적 있거든. 기억나, 프레드?”

“아, 물론이지. 아빠는 그렇게 끔찍한 곳은 처음 가봤다고 하셨어. 힘이 하나도 없이 부들부들 떨며 돌아오셨지... 디멘터들은 누구에게서든 행복을 빨아들인다잖아. 대부분의 죄수들은 그곳에서 미쳐버리고 만대.”


해리는 아침 식사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걸 확인하며 얼른 소세지와 구운 토마토를 먹었다. 헤르미온느는 새 시간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좋았어. 오늘은 새로운 과목들의 첫 수업이 있네.”


그녀가 유쾌하게 말했다.


“헤르미온느.”


론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대충 훑어본 뒤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시간표를 그렇게 엉망으로 짜 놓다니. 이것 봐. 하루에 여섯 과목이나 듣게 되어 있어. 시간이 부족해.”

“이럭저럭 해낼 수 있어. 맥고나걸 교수와 다 이야기 해 두었어.”

“하지만 봐.”


론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오전만 해도 9시에 점술이 있는데 바로 밑에 또 9시에 머글 연구가 있잖아. 그리고.”


론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더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시간표를 들여다보았다.


“봐- 그 밑에 또 산술점 9시. 내 말은 헤르미온느 네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그건 불가능하단 뜻이야.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어떻게 한 번에 세 과목들을 들을 수 있니?”

“바보 같은 소리 마.”


헤르미온느가 쌀쌀맞게 말했다.


“난 물론 한 번에 세 과목을 듣지는 않을 거야.”

“그러면-”

“마멀레이드 잼이나 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오, 론. 내 시간표가 조금 빡빡한들 네가 무슨 상관이니?”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말했잖아. 맥고나걸 교수와 다 처리해 두었다구.”


해리가 하루에 수업을 세 번 듣기 위해 타임 터너를 사용하는 학생은 헤르미온느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연회장으로 해그리드가 들어왔다. 긴 두더지가죽 코트를 입은 그의 커다란 손에서는 죽은 긴 털 족제비가 맥없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내 첫 수업에 꼭 들어와! 점심시간 직후야!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수업 준비를 다 해두었어... 잘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야... 내가 선생이라니... 솔직히...”


그는 그들에게 환하게 씩 웃어 보이고는 여전히 긴 털 족제비를 흔들며 상석으로 향했다.


“해그리드가 어떤 준비를 해두었을지 궁금한데?”


론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는 괜찮지 않을까? 문제는 내년이야.”


해리가 말했다.


“무슨 뜻이야?”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첫 해는 조심스럽기 마련이잖아? 크게 무리한 걸 가르치려고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내년에 자신감이 붙으면 어떤 걸 가져올지 모르지. 혹시 모르잖아. 플러피를 가르치려 할지도...”

“세상에 끔찍한 소리는 그만해, 해리.”


론이 부르르 떨며 말했다. 그들은 1학년 학기 말 마법사의 돌을 지키기 위해 머리 셋 달린 거대한 개인 플러피를 지났었던 것이다. 해리 입장에서는 어떤 힌트를 준 것이었지만, 론과 헤르미온느는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 해그리드의 내년 수업은 폭탄 꼬리 스크루트라는 끔찍한 교잡종 위험 생물을 만들어 연구 과제로 삼게 될 것이다.


“이제 가는 게 좋겠어. 점술 수업은 북쪽 탑 꼭대기에 서 있잖아. 거기까지 가려면 10분은 걸릴 거야.”


론과 헤르미온느가 허겁지겁 아침식사를 마치고 프레드와 조지에게 인사한 뒤 걸어 나갔다.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수업이 끝난 시점에 타임터너를 이용해서 산술점 수업에 들어올 걸 알고 있었으므로 아무 거리낌 없이 산술점 교실로 향했다. 산술점 교실은 1층에 나있는 긴 복도를 따라 성 뒤로 향한 뒤 2층으로 가는 회전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교실 안은 깔끔한 대학교 강의실 같은 느낌이었으며 긴 칠판 앞에 벡터 교수가 서 있었다.


해리가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는 사이 뒤에서 헤르미온느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터질 것 같은 가방을 맨 채로 북쪽 탑에서 여기까지 달려왔을 것이었다.


“어- 헤르미온느, 론과 점술 수업을 들으러 간 게 아니었니?”


해리가 모른 척 하고 말했다.


“맞아. 하지만 네가 이렇게 물으면 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어. 더 이상 내 시간표에 대해서는 묻지 마.”


헤르미온느가 그렇게 말하고 맨 앞줄에 가서 앉았다. 곧 아이들이 한두 명씩 들어오더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모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래도 산술점은 어렵다는 소문이 돌아서인지 신청자가 적은 듯 네 개 기숙사의 아이들이 모두 한 번에 수업을 듣는 것 같았다. 래번클로의 아이들이 가장 많았고, 그리핀도르와 후플푸프와 슬리데린 아이들의 수는 비슷비슷했다.


“자, 자리에 앉으세요.”


모든 아이들이 자리를 잡자 벡터 교수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산술점 과목을 가르치게 될 셉티마 벡터입니다.”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벡터 교수는 구불구불하게 내려오는 검은 머리칼을 뒤로 묶은 마녀였는데, 광대가 높고 눈은 날카로웠으며 전체적인 인상이 몹시 영리해 보였다. 해리는 그녀가 호그와트 재학 중에는 래번클로 기숙사였을 거라는 강력한 확신이 들었다.


“산술점 수업을 들으러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산술점은 난해하고 복잡하지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여러분이 숫자에 숨은 뜻이나, 그것이 가진 마력을 활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그녀가 지팡이를 휘둘러 칠판에 길다란 목차들을 여러 개 적었다.


“산술점은 몹시 복잡하고 수학적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몇 단계의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첫 1년간은 우리는 여러분들이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 집에서 배웠던 기초 수학들과 기본적인 숫자의 의미를 배울 것입니다.”


벡터 교수가 지팡이로 두 번째 목차를 가리켰다.


“다음 해에는 복잡한 숫자 공식들과 더 심화된 의미를 배울 예정이고, 세 번째 해 부터는 실질적으로 계산을 위해 필요한 공식들과 함께 숫자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녀가 가로로 그어진 긴 줄 밑의 마지막 목차를 가리켰다.



“여러분이 O.W.L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는다면, N.E.W.T 수업을 여러분에게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6학년 때부터 여러분은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한 학기에 한 가지 연구 과제를 스스로 연구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고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자 눈을 반짝이며 몹시 흥분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 그러면 우선 이 문제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한 수학 문제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풀어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지팡이를 휘두르자 칠판의 글자들이 지워지고 수학 문제 열 개가 나타났다. 문제는 간단한 두 자리 두 자리 곱셈 문제 세 개와, 1차 방정식 문제가 다섯 개, 그리고 연립방정식 문제가 두 개 나왔다. 해리에게는 너무나 쉬운 문제였기 때문에 주르륵 답을 써 내려간 뒤 주변을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놀라운 점은 헤르미온느도 마지막 두 문제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연립방정식이라면 초등교육과정이고, 헤르미온느는 머글들의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텐데 의외라고 생각하는 순간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들었다.


“해리, 다 풀었니?”

“어- 응. 다 풀었어.”


해리가 말했다.


“막히는 부분이 있니?”

“마지막 두 문제는 잘 모르겠어. 머글들의 학교에 있을 때 배웠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머리를 쥐어짜며 말했다.


해리가 주변을 보니 벡터 교수가 교실을 돌며 다른 아이들이 풀고 있는 종이를 보고 있었다.


“이것 봐. 3x + 2y가 20이지? 그러면 밑에 식에 4y에 대입할 수 있으면 돼. 3x를 이항해서...”


해리가 목소리를 낮추고 헤르미온느에게 풀이를 설명해 주었다. 헤르미온느가 귀 기울여 듣더니 금세 원리를 이해하고 마지막 문제를 풀어냈다.


“그래. 그게 맞아.”

“고마워, 해리. 하지만 넌 이런 것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니?”

“말 했잖아. 두들리가 괴롭힐까봐 도서관에서 지냈다고.”

“그렇지만-”


헤르미온느가 무언가 말하려는 사이 벡터 교수가 교탁으로 돌아가 지팡이를 휘둘러 양피지를 걷었다. 양피지들이 모두 걷혀 가고 나서 그녀가 빠르게 지팡이로 점수를 채점하고 양피지를 정리했다.


“놀랍군요!”


그녀가 말했다.


“마지막 두 문제는 이제 가르쳐 주어야 할 수업 내용인데 모두 푼 학생이 있군요. 바로, 해리 포터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양입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두 명이 만점을 맞았으므로 그리핀도르에 20점을 주겠습니다.”


벡터교수가 돌아서서 풀이 법을 설명해 주었다. 숫자들의 곱셈부터 1차 방정식과 연립 방정식까지 모두 설명하고 나자 수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자, 그리고 여러분들은 이런 숫자간의 공식을 어떻게 마법에 적용해야 하는지 궁금할 겁니다.”


그녀의 말에 학생들이 작게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장 배우고 싶었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첫번째 24와 30의 곱셈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러자 헤르미온느의 손이 번쩍 올라갔다.


“좋아요. 그레인저양.”

“하루의 24시간과 한 달인 30일입니다.”


해리는 대답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양력으로 한 달은 30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의 맞았지만 마지막이 약간 다르군요. 혹시 아는- 아하, 포터군은 아는 것 같은데?”


벡터 교수가 해리를 가리켰다. 그러자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해리에게로 쏠렸다.


“어- 양력으로는 한 달이 30일이 아니니까요. 아마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가 아닐까요?”

“정확해요.”


벡터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핀도르에 3점을 주겠어요. 그리고-”


그녀는 숫자들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24는 시간, 30은 달의 주기, 7은 일주일이었으며, 또한 수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간 체계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루가 24시간인 이유는 2가 세 번 곱해지는 8과 3의 곱셈이죠. 이는 2와 3으로만 이루어져있으며, 가장 기초가 되는 숫자인 2와 3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수입니다. 이건 작은 마력들을 서로 엮어서 완벽한 주기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입니다.”


벡터 교수가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1시간이 60분인 이유도 설명할 수 있겠죠. 그 내용은 교과서 1장에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이므로, 첫 수업부터 숙제는 내지 않겠지만 다음 수업까지 교과서 1장을 한번 읽고 오는 게 좋겠군요.”


수업이 종료되는 종이 울리자 아이들이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가 양피지에 열심히 받아 적는 게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 적었니?”

“응. 아깐 잘했어, 해리. 달의 주기라니! 어째서 생각을 못했을까?”

“글쎄, 이제 변신술 시간이야. 가면서 이야기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 맞아.”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화장실에 간다며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해리는 그녀가 머글 연구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므로 개의치 않고 변신술 수업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별 생각 없이 중간쯤 되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곧이어 론이 들어왔다.


“점술 수업은 최악 이였어. 심지어 너는 수업에 없었는데도 너에 대해, 어- 별로 안 좋은 이야기만 말하더라니까.”


론이 재빨리 말했다. 그리고는 해리가 신경 쓸까봐 말을 덧붙였다.


“산술점 수업은 어땠니? 헤르미온느는 화장실에 갔어. 곧 들어 올 거야.”

“재미있는 편이였어. 숫자를 다뤄야 하니까 적성에 맞지 않으면 싫어하겠지만.”


해리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헤르미온느는 산술점 첫 수업을 빠졌겠네? 교수님이 이야기 하지 않으셨니?”

“오, 아냐. 헤르미온느는 산술점 수업을 들었어.”

“뭐? 그럴리가! 헤르미온느는 방금 전까지 나랑 점술 수업을 듣고 있었-”


그러나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맥고나걸 교수가 들어왔다. 헤르미온느는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늦지 않고 해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맥고나걸 교수는 언제나 그렇듯이 수업이 몹시 힘들 것이며, 그걸 이해하려면 열심히 수업해야 한다는 사실로 겁을 주었다. 그리고는 수업의 주제인 애니마구스에 대해 설명했으며, 그녀가 그들 앞에서 눈 주위에 안경 얼룩무늬가 있는 얼룩 고양이로 변신했다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박수를 치는 사람은 해리와 몇 명뿐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들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펑 하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교수님, 저흰 이 시간 전에 첫 점술 수업을 받았는데, 찻잎을 읽는 걸 했어요. 그런데-”

“오, 물론.”


맥고나걸 교수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요, 그레인저. 여러분들 중 누가 금년에 죽기라도 한답니까?”


모두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요.”


론이 말했다.


“포터는 그 수업을 듣지 않을 텐데?”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님이 제 찻잎을 보며 가장 친한 친구가 죽을 거라고 했어요. 제가 가장 친한 친구는 해리와 헤르미온느인데, 헤르미온느의 찻잎에는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없었으니 자연스레-”

“오, 제발.”


맥고나걸 교수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너희가 그렇다면 이걸 알아야 한단다, 위즐리. 사이빌 트릴로니 교수는 이 학교에 부임해오던 해부터 매 해 어떤 학생의 죽음을 예언해 왔단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죽지 않았지. 그 교수는 새 학급을 맞을 때마다 늘 그런 식으로 죽음을 예언한단다. 나는 웬만해서는 동료 교수를 흉을 보는 법이 없지만-”


맥고나걸 교수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그들은 그녀의 콧구멍이 새하얗게 변한걸 보았다. 해리는 속으로 트릴로니 교수의 끔찍함에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해리가 수업에 참가하지 않아도 해리의 죽음을 예언한다니 거의 스토커나 다름이 없게 생각되었다.


“점술은 마법 중에서 가장 부정확한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 분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진정한 예언자는 드물며, 트릴로니 교수는-”


그녀가 다시 한 번 말을 멈추었다가 매우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내가 볼 때는 넌 아주 건강해 보인단다, 포터. 그러니까 숙제도 평상시대로 내주어야겠지? 위즐리 너도 친구를 이번 주에 당장 잃을게 아니므로 실의에 빠져 숙제를 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테지.”


그 소리에 학급 모두가 큰 소리를 내어 웃었다. 그러나 유심히 보니 라벤더 브라운과 패르바티 패틸 두 명만은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 속삭이고 있었다. 잘 들어보니 라벤더가 ‘하지만 네빌의 찻잔은 어땠어?’ 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이 들렸다.


변신술 수업이 끝나자, 그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연회장쪽으로 몰려가는 군중들 속에 끼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론, 기운 내.”


헤르미온느가 스튜 그릇을 론 쪽으로 밀며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하는 말 들었잖아.”


론은 숟가락으로 스튜를 떠서 자기 접시에 덜고 포크를 집었지만 먹지는 않았다.


“해리.”


그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불렀다.


“너 어디에서도 커다란 까만 개 본적 없지, 그렇지?”

“본적은 없지.”


해리가 말했다.


“근데 혹시 모르지. 프리벳가에는 개를 키우는 집이 몇 군데 있거든.”


론이 포크를 떨어뜨리자 쨍그랑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났다.


“오, 론 걱정하지마. 그저 집에서 키우는 개잖아.”


헤르미온느가 태연하게 말했다.


“헤르미온느, 해리가 만약에 정말 그 개를 보았다면, 그건- 그건 불길한 징조야.”


그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우리- 우리 삼촌 빌리우스도 한번 보았었는데- 그런데 스무 시간 뒤에 돌아가셨어.”

“우연의 일치겠지.”


헤르미온느가 호박 주스를 따르며 쾌활하게 말했다.


“넌 내 말을 전혀 못 알아듣는구나!”


론이 점점 화가 나는 걸 느끼며 말했다.


“죽음의 개는 웬만한 마법사들에게조차 까무러칠 정도로 무서운 존재라는 걸 모르니?”

“거봐 그렇다니까.”


헤르미온느가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그들은 그 개를 보고 깜짝 놀라서 죽는 거야. 그 까만 개는 죽음의 징조가 아냐, 죽음의 원인이지! 그리고 해리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는 건 머글과 살면서 그 개가 한 번도 죽음의 징조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야!”


론은 입을 헤 벌리고 헤르미온느가 가방을 열고 산술점 책을 꺼내서 1장을 읽으려고 주스 단지에 기대어 놓는 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볼 때 점술은 아주 불분명한 것 같아.”


그녀가 자기가 펼친 책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내가 볼 때, 완전히 어림잡기야.”

“하지만 그 찻잔에는 죽음의 개 모습이 정말 있었어!”


론이 성이 나서 말했다.


“나한테 그게 양이라고 말했던 것은 생각나니?”


헤르미온느가 냉정하게 되받아쳤다.


“트릴로니 교수는 네가 점술에 대한 능력이 없다고 했어! 네가 잘하지 못하는 수업이라 그렇게 심술을 부리는 거지?”


이 말이 헤르미온느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았다. 별안간 헤르미온느가 산술점 책을 테이블 위에 쾅 내려놓았다. 고기와 당근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만약 점술을 잘한다는 게 고작 찻잎에서 죽음의 징조를 보는 척 해야만 하는 거라면, 난 그걸 더 이상 공부하지 않을 거야! 그건 산술점 수업에 비하면 완전히 쓰레기 같은 거였어.”

“잠깐, 잠깐, 잠깐.”


론이 일어나려는 헤르미온느를 붙잡아 앉히며 말했다.


“아까부터 궁금했어. 넌 도대체 어떻게 두 수업을 같이 들은 거니? 해리가 그러는데 산술점 수업도 들었다면서!”

“오, 론 제발 궁금한 것 좀 참을 수 없니? 네가 자꾸 묻는다면 난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어.”


헤르미온느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어- 그만 좀 싸워.”


해리가 말했다. 그제야 두 명의 고개가 해리에게로 돌아왔다.


“내 생각을 말해도 될까? 죽느냐 사느냐 고비에 서있는 건 나 같으니까 말야.”


해리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깔깔 웃었고 론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우선 점술에 대해선 나도 헤르미온느와 비슷한 생각이야. 물론, 진짜 점술가도 있겠지. 내가 1학년 때 금지된 숲에서 켄타우로스를 만났다는 사실 얘기했던 거 기억하니? 그들은 화성을 보며 진짜 점을 치고 있었어.”

“맞아. 그랬지.”


헤르미온느가 흥미가 생기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절대로 정확하게 ‘넌 언제 죽어’ 라던지, ‘넌 곧 죽겠구나’ 같은 말을 하는 방식이 아니었어. 모든 걸 두루뭉술하게 이야기 했지. 아마 나는 그들은 진짜로 점을 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해리-”


론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헤르미온느가 저지했다.


“내가 천문학 수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거 기억하니? 나는 불확실한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점술도 듣지 않았던 거고. 맥고나걸 교수님의 이야기 까지 생각하면 별로 신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트릴로니 교수는 내 찻잔을 보지도 못했잖아? 혹시 모르지 내가 점술 수업을 듣고 찻잔을 보여줬으면 죽는 다는 이야기는 없었을 지도 모르니까.”

“하긴- 그래.”


론이 억지로 수긍했다.


“그러니까 이 문제가지고 더 이상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조금 전에 말했지만, 죽는 건 나니까.”


해리의 말이 끝나자 론은 인상을 찌푸리긴 했어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좋아, 나도 사과 할게. 미안해 헤르미온느.”

“알겠어. 나도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을게, 하지만 정말로 점술 수업을 계속 하는 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그렇게 말하고는 가방을 집어 들고 그리핀도르 탑으로 가 버렸다.


점심을 먹고 성 박으로 나오자 론과 헤르미온느는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서로 쓸데없는 말을 건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싸우려 들지도 않았다. 어제 온종일 내린 비는 그쳤고, 잔디는 축축했다. 그들은 ‘신비한 동물 돌보기’의 첫 수업을 들으러 출발했다.


그들은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을 지나 금지된 숲 언저리에 있는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갔다. 해리는 앞에서 너무나 친숙한 세 명을 발견하며 이 수업도 슬리데린 아이들과 함께 듣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말포이는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고 있었고, 해리가 옆에 오자 날카롭게 쏘아보며 멀리 떨어져 걸으려고 했다.


해그리드는 오두막 문 앞에서 학급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더지 가죽 코트를 입고 수업 시작을 몹시 기다리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바로 뒤에는 멧돼지 사냥용 개인 팽이 있었다.


“어서, 자. 서둘러라!”


학급 아이들이 도착하자 그가 외쳤다.


“오늘 모두 깜짝 놀라게 될 거야. 굉장히 재미난 수업이 기다리고 있단다! 다 왔니? 좋아, 그럼 따라와라!”


잠시 동안 그들은 작은 목장같은 숲 언저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여기 울타리 주위로 모여봐요!”


그가 소리쳤다.


“바로 그거야- 잘 보이니- 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책을 펴는 거야-”

“어떻게요?”


드레이코 말포이가 차갑고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


뜻밖의 질문에 잠시 해그리드가 당황한 듯했다.


“저희 책을 어떻게 펴느냐구요?”


말포이가 다시 물었다. 그는 길다란 밧줄로 꽁꽁 묶어서 닫아놓은 괴물들에 대한 괴물 책을 꺼냈다. 다른 아이들도 각자의 책을 꺼냈다. 어떤 아이들은 해리처럼 책을 가죽 끈으로 붙들어 매서 닫아놓았고, 또 어떤 아이들을 꼭 끼는 가방 속에 넣어 끼워 놓거나 커다란 쇠 집게로 잡아놓기도 했다.


“한 사람도 책을 펴보지 못했니?”


해그리드가 맥 빠진 표정으로 물었다.


학급 아이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책은 어루만져 주어야만 해.”


해그리드가 마치 너무나 뻔한 일인 것처럼 말했다.


“잘 봐-”


그는 헤르미온느의 책을 가져가 칭칭 감겨있는 마법의 테이프를 손으로 잡아 뜯었다. 책이 물어뜯으려고 하자 해그리드는 커다란 집게손가락을 급히 책의 등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책이 벌벌 떨더니 펼쳐져서 그의 손에 얌전히 놓여졌다.


“아, 이렇게 멍청할 데가!”


말포이가 비웃었다.


“책을 쓰다듬어 주었어야 하는데!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난- 난 이 책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해그리드가 확신이 없는 듯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오, 엄청나게 재밌어요!”


말포이가 빈정대며 말했다.


“정말로 웃겨요, 손가락을 물어뜯는 책들을 교과서로 하다니!”

“입 닥쳐, 말포이.”


해리가 얼른 말을 받아쳤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첫 수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랬지만, 해그리드는 벌써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럼.”


해그리드가 잠시 하려던 일을 잊어버렸는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책들은 다 있죠- 그러면-그러면 이제 신비한 동물이 필요하겠군요. 그래요. 그러면 내가 가서 가져오죠. 잠깐만...”


그러더니 그는 그들을 놔두고 숲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맙소사, 마법 학교 교육이 완전히 엉망이 되고 있어.”


말포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저 멍청이가 수업을 가르치다니, 아버지가 아시면-”

“오, 아버지에게 편지는 쓰니?”


해리가 말했다.


“아즈카반에서는 편지를 못 받나보지?”


해리의 말에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입 닥쳐, 포터. 넌 주의해야 해. 조만간에-”


그 때 해그리드가 말과 새와 여러 가지 무언가가 섞인 것 같은 동물을 끌고 왔다. 그 동물은 몸통과 뒷다리와 꼬리는 말처럼 생겼지만 앞다리와 날개와 머리는 꼭 독수리처럼 생겨있었다. 그리고 강철처럼 윤이 나는 날카로운 부리와 커다랗고 번들번들한 오렌지 빛깔의 눈을 가진 커다란 독수리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의 등에는 억세 보이는 깃털이 나 있었고, 내려선 앞다리의 어깨에는 거대한 날개가 달려있었다. 앞다리에는 갈고리 발톱이 달려 있었는데, 길이가 몹시 길어서 목이나 배를 잡히면 그대로 절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짐승들의 목에는 하나같이 길다란 쇠사슬에 연결된 두꺼운 가죽 목걸이가 매어져 있었는데, 그 사슬들의 끄트머리는 뒤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해그리드의 커다란 손에 붙들려 있었다.


“이랴, 이랴!”


그가 쇠사슬을 흔들어 그 동물들을 학급 아이들이 서 있는 울타리 쪽으로 몰며 고함쳤다. 해그리드가 다가와 그 동물들을 울타리에 매어두자 모두가 조금씩 뒤로 물러섰다.


“히포그리프야!”


해그리드가 그것들에게 손짓을 하며 유쾌히 말했다.


“멋지지 않니?”


해리는 해그리드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반은 말이고 반은 새인데다가 부리와 발톱은 강철 같았고 단단해 보이는 깃털을 가진 그 짐승은 꽤나 멋있는 편이었다. 거기에 짙은 회색에서 청동빛과 연분홍빛과 회색과 밤색과 새까만 색이 깃털에서 머리털까지 매끄럽게 변화하는 각각의 색을 가진 히포그리프는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니까.”


해그리드가 양손을 비비면서 환히 웃었다.


“조금 더 가까이 오고 싶다면-”


아무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조심스럽게 울타리로 다가갔다.


“자, 히포그리프에 대해 알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은, 그것들이 도도하다는 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래서 히포그리프들은 쉽게 화를 내지. 그러니까 무례한 짓은 절대로 하지 마. 그렇게 하면 절대 안 돼.”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은 듣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고 있었는데 해리는 그들이 수업을 망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반드시 히포그리프가 먼저 행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


해그리드가 계속했다.


“그게 공손한 거야, 알았지? 히포그리프들 쪽으로 걸어가서 인사를 하고 기다려. 만일 히포그리프도 인사를 하면, 만져도 된다는 뜻이야. 하지만 인사를 하지 않으면 빨리 달아나야 해. 왜냐하면 그 갈고리 발톱에 다칠 위험이 있거든. 좋아- 그럼 해보고 싶은 사람?”


해리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으므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손을 들었다.


“제가 할게요.”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숨을 급하게 들이쉬는 소리가 나더니, 라벤더와 패르바티가 속삭였다.


“안 돼, 해리. 론의 찻잎을 기억해!”


그러나 해리는 그들을 무시하고 목장 울타리 쪽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좋았어, 해리!”


해그리드가 큰소리로 외쳤다.


“자 그럼- 네가 벅빅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 보자.”


그가 쇠사슬 중 하나를 풀어 회색빛 히포그리프를 끌어당기고는 가죽 목걸이를 벗겨 주었다. 목장 맞은편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바라보고 있었다. 말포이의 눈이 심술궂게 빛났다.


“마음 편히 가지고, 자, 해리.”


해그리드가 조용히 말했다.


“눈을 맞추고 눈을 깜빡이지 않도록 해봐. 눈을 너무 많이 깜빡이면 히포그리프들은 널 신뢰하지 않아....”


눈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해리는 눈을 감지 않았다. 벅빅이 커다랗고 뾰족한 고개를 돌려 성난 오렌지 빛 눈으로 해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바로 그거야, 해리... 자, 인사해...”


해리는 짧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고개를 들었다. 히포그리프는 여전히 거만하게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놀랍게도, 히포그리프가 갑자기 비늘이 있는 양쪽 무릎을 구부리고 몸을 낮추었다.


“잘했어, 해리!”


해그리드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 이제 만져도 돼! 부리를 매만지고, 계속해!”


해리는 마치 강철처럼 딱딱한 물건 위에 얇고 매끈한 코팅을 한 것 같은 히포그리프의 부리를 매만져 주었다. 그러자 히포그리프가 그걸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학급 아이들이 갑자기 박수갈채를 보였다. 심지어 말포이도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러면, 해리.”


해그리드가 말했다.


“내가 볼 땐 올라타도 될 것 같아!”


해리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므로 포기한 채로 해그리드의 명령에 따랐다.


“그 위로 올라가. 날개 관절 바로 뒤로.”


해그리드가 천천히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깃털을 뽑지 않도록 조심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


해리는 벅빅의 날개 위에 발을 놓고 몸을 히포그리프의 등 위로 끌어 올렸다. 벅빅이 일어섰다. 해리는 팔을 뻗어 벅빅의 몸통을 감싸 안았다. 깃털을 뽑지 않아야 했으므로 손을 최대한 밀착시켜서 붙잡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 그럼!”


해그리드가 히포그리프의 뒷다리와 궁둥이를 찰싹 때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성인 두 명은 세로로 누워도 될 것 같은 커다란 날개가 펼쳐지고 위로 날기 시작했다. 날개를 퍼덕거릴 때마다 히포그리프의 궁둥이와 허리가 들썩였으므로 해리는 최대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힘을 꽉 줘야 했다. 다리와 팔에 힘을 꽉 주고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있는 사이 목장 주위를 한번 빙 돌아 벅빅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히포그리프가 목을 낮추고 착지했다.


“잘했다, 해리!”


해리가 부들거리는 다리를 움직여 벅빅에게서 내려오자 해그리드가 큰 소리로 말했다.


“좋아 또 하고 싶은 사람?”


해리의 성공에 용기를 얻었는지, 다른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목장으로 올라갔다. 해그리드가 히포그리플들을 하나씩 풀었고, 곧 아이들이 목장 여기저기에서 초조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네빌의 히포그리프는 무릎을 굽히지 않았으므로 그는 계속해서 도망가야 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밤색 히포그리프로 연습하고 있는 동안 해리는 말포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벅빅을 인계받은 사람은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었다. 히포그리프가 인사를 하고, 말포이가 벅빅의 부리를 거드름 피우며 매만졌다.


“이거 너무 쉬운데.”


말포이가 해리에게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포터가 할 수 있다면... 넌 절대 위험하지 않을거야....”


그가 결심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그렇지, 더러운 짐승아?”


눈 깜짝할 사이에 강철 같은 갈고리 발톱이 번쩍 하더니 말포이가 비명을 꽥 질렀다. 말포이는 잔디밭으로 나가 떨어져 망토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고, 해그리드는 그런 말포이에게 덤벼들려고 하는 벅빅의 목에 다시 목줄을 끼우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난 죽을 거야!”


말포이가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난 죽을 거야, 날 봐! 이놈이 날 죽였어!”

“안 죽어!”


해그리드가 새하얗게 질려서 말했다.


“누구 나 좀 도와줘- 저 애를 성으로 데려가야 겠어.”


헤르미온느가 달려가 문을 연 채로 잡고 있자 해그리드가 말포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들이 지나갈 때, 해리는 말포이의 팔에 기다랗게 깊은 상처가 있는 걸 보았다. 피가 잔디밭으로 뚝뚝 떨어졌다. 해그리드는 그를 안고 비탈길을 올라가 성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은 웅성거리며 그를 뒤따라갔다. 슬리데린들은 하나같이 해그리드에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는 즉각 해고돼야 해!”


팬시 파킨슨이 울면서 말했다.


“그건 말포이의 잘못이야!”


딘 토마스가 날카롭게 맞받아쳤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근육을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모두 돌계단을 올라가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의 커다란 홀로 들어갔다.


“난 그 애가 괜찮은지 보러 가야겠어!”


팬시가 이렇게 말하고 대리석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갔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여전히 해그리드에 대해 투덜거리면서 자신들의 지하 감옥 학생 휴게실 쪽으로 향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 탑으로 가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 애가 괜찮을까?”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말했다.


“물론이야. 폼프리 부인은 베인 상처쯤은 순식간에 고칠 수가 있어.”


해리가 장담하듯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훨씬 더 심하게 다친 그의 상처도 완벽하게 치료 해주었었다.


“해그리드의 첫 수업 시간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안됐어, 안 그래?”


론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일부러 그런거야.”


해리가 말했다.


“벅빅에게 더러운 짐승이라고 말 할 때 결심한 눈치였거든.”

“하지만 말포이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거야.”


론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그들은 해그리드를 보러 일찍 연회장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없었다.


“설마 파면 당하지는 않겠지, 그렇지?”


헤르미온느가 스테이크와 강낭콩 푸딩은 손도 대지 않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렇진 않을 거야.”


론이 말했다. 그 역시 전혀 먹고 있지 않았다.


“절대 그럴 리 없어. 어서 먹어.”


해리가 스테이크를 먹으며 말했다.


“어쩜 넌 그렇게 태연하니?”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물론 나도 걱정은 되지만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을 거야.”

“어떻게 알아?”

“말포이의 아버지가 아즈카반에 있잖아.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면 해그리드를 파면시키거나 벅빅을 도살해야 한다고 했을 거야.”


해리는 슬리데린 테이블을 지켜보며 말했다. 크레이브와 고일을 포함해서 아이들이 모여 앉아, 뭔가 열심히 쑥덕대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말포이가 어떤 말을 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정말 여러 가지로 일이 벌어진 하루였군.”


론이 우울하게 말했다.


그들은 저녁을 먹은 뒤 해그리드를 찾아갔다.


“늦기 전에 가면 해그리드를 만나고 숙제할 시간도 있을 거야. 아직 그렇게 늦지 않았으니까.”

“지금은 괜찮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말하며 해리를 흘끗 쳐다보았다.


“더 늦으면 안 돼. 너무 어두워지면 위험할 수 있잖아.”

“나도 알아.”


그들은 어둑어둑해진 잔디밭을 지나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도착해 노크를 하자 성난 목소리가 말했다.


“들어와.”


해그리드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무 탁자에 앉아있었다. 그가 기르는 사냥개 팽은 해그리드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있었다. 그들은 첫 눈에 해그리드가 술을 많이 마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술 냄새가 진동했으며, 눈이 이미 풀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기록일 거야.”


마침내 그가 그들을 알아보고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도 못간 선생은 나밖에 없을 거야.”

“아저씨는 파면되지 않았어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다.


“아직은 아니지.”


해그리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양동이만한 크기의 손잡이가 담긴 양은 잔에 담긴 걸 벌컥벌컥 들이키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문제일 뿐이야. 말포이가...”

“그 녀석은 어때오?”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함께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심각하진 않죠, 그렇죠?”

“폼프리 부인은 최선을 다해서 고쳐주셨어.”


해그리드가 느릿느릿 말했다.


“하지만 그 애는 여전히 아프다고 난리야... 붕대를 감고... 끙끙대고 있어.”

“그건 작전이에요.”


해리가 말했다.


“폼프리 부인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어요. 작년에 완전히 박살났던 제 몸도 고쳤잖아요. 도대체 말포이가 원하는 건 뭐죠?”

“학교 이사들이 보고를 받았어.”


해그리드가 초라하게 말했다.


“그들은 내가 너무 큰일을 벌였다고 생각해. 첫 수업부터 히포그리프들을 데려오는 게 아니였어. 플로버웜 같은 벌레나 뭐 그런 걸로 해야 했어.... 난 그저 좋은 첫 수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모두 다 내 탓이야...”

“그건 모두 말포이의 잘못이에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진정으로 말했다.


“제가 봤어요.”


해리가 말했다.


“무례한 짓을 하면 히포그리프들이 공격한다는 말을 듣고 그 녀석은 결심 한 채로 일부러 말을 했다니까요. 말포이가 고의로 아저씨를 쫒아내려고 한 거예요. 덤블도어 교수에게 이 사실을 말해드리겠어요.”

“그래요, 걱정 마세요 해그리드.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론이 해리의 말을 거들며 위로했다.


딱정벌레처럼 까만 해그리드의 주름진 눈에서 눈물이 스며 나왔다. 그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잡고 힘껏 끌어당겨 뼈가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술은 이제 그만 하세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탁자에서 커다란 잔을 비우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아, 어쩌면 그 애 말이 옳을 지도 몰라.”


해그리드가 아직도 해리와 론은 껴안은 채로 말했다. 해그리드가 둘을 놓아주고 몸을 일으키더니 헤르미온느를 따라 비틀비틀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철벅하고 시끄럽게 물 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지?”


헤르미온느가 빈 잔을 들고 돌아오자 해리가 물었다.


“물통에 머리를 넣었어.”


헤르미온느가 잔을 치우며 말했다.


“해그리드는 긴 머리와 수염이 푹 젖은 채로, 눈에서 물을 닦아내며 다시 들어왔다.


“좀 낫군.”


그가 꼭 개처럼 머리를 흔들어 물을 사방에 튀기며 말했다.


“얘들아 날 보러-”


해그리드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해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어?”


그가 갑자기 고합을 쳤으므로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넌 해가 지면 돌아다니면 안 돼, 해리! 너희 둘도! 이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다니!”


해그리드가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해리의 팔을 붙잡고 문 쪽으로 끌고 갔다.


“빨리!”


해그리드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너희들 모두 학교로 다시 데려다 줘야겠다. 해가 진 뒤엔 두 번 다시 날 보러 오는 일이 없도록 해. 난 그럴만한 가치가 없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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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아즈카반의 죄수 - 제4장 디멘터 +1 20.11.19 347 8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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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아즈카반의 죄수 - 제2장 구조버스 +1 20.11.17 312 10 21쪽
36 아즈카반의 죄수 - 제1장 생일선물들 +1 20.11.15 356 11 22쪽
35 비밀의 방 - 제17장 불합리한 스포츠 +1 20.11.12 323 10 18쪽
34 비밀의 방 - 제16장 두 번째 호크룩스 +2 20.11.10 376 10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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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비밀의 방 - 제14장 제자리로 +1 20.11.07 332 10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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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비밀의 방 - 제10장 두 번의 습격 +1 20.11.03 340 8 46쪽
27 비밀의 방 - 제9장 살라자르 슬리데린 +1 20.11.02 346 8 31쪽
26 비밀의 방 - 제8장 첫 번째 희생 +4 20.10.31 355 8 29쪽
25 비밀의 방 - 제7장 징계와 개인수업 +2 20.10.31 376 7 37쪽
24 비밀의 방 - 제6장 말포이와 록허트와 크리비 +1 20.10.29 363 8 31쪽
23 비밀의 방 - 제5장 덤블도어와 순간이동 +1 20.10.29 391 7 44쪽
22 비밀의 방 - 제4장 리들의 일기장 +2 20.10.22 417 8 36쪽
21 비밀의 방 - 제3장 버로우로 +1 20.10.21 413 7 32쪽
20 비밀의 방 - 제2장 도비와 설득 +4 20.10.19 409 9 17쪽
19 비밀의 방 - 제1장 첫 여름방학 +1 20.10.19 414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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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법사의 돌 - 제16장 황금색 약과 파란색 약 +1 20.10.16 479 8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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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사의 돌 - 제14장 노버트와 네빌 +1 20.10.16 527 9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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