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뭐.. 작가의 편의성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주인공에 대치되는 존재가 악역이어야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쉬우니까요.
말씀하신대로 대치되는 자가 악인이 아니라면, 주인공처럼 선한 인물이라면,
반대되지만 대립하는 두개(혹은 그 이상의)의 선한 가치관을 설정해서 주인공과 대적자에게 주어야하고,
그사이에 대적자에게 반대하는 인물들을 주인공에게 붙여줘야하는데,
대적자가 선한 인물이면 대적자와 대립하는 인물이 악인이면 쉬운데,
그러면 주인공한테 붙여주기 참 뭐하고,
그러자니 또다른 사연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겠죠.
그건 대적자에게 붙는 조연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테니..
저는 그냥 주인공이 자기나라 사람은 안죽이고 다른나라사람은 선악에 관계없이 지 필요하면 죽이는데, 진행상 무리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주인공 부하되는 놈이 자기나라(주인공이랑은 다른나라) 정부수반하고 불구대천의 원수라서 죽이겠다고 씩씩거리는데, 정작 주인공은 그 정부수반 만나봤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걍 죽입니다. 명령이니까요.
그리고 사실 주인공한테도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놈이 있긴 한데 ㅋㅋㅋ 끝까지 이용해야 돼서 엄청 싫어하면서도 끝까지 살려두고...(그래서 걘 글 끝날때가지도 계속 삽니다 레알 바퀴벌레)
근데 문제는 결론이 권선징악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읽으시는 분들이 불편을 느끼시더라고요. 옆동네에서는 그걸로 거의 논문?수준의 댓글을 받아본 적도...(A라는 캐릭터는 이러저러해서 진짜 나쁜데 주인공은 왜 답답하게 걔 명령만 듣냐. 왜 주인공 동료중에 착한애가 없냐....등등)
결국 소설내의 캐릭터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하는게 작가의 능력이고,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있어야 수작 명작이 될 수 있겠죠. game of throne 같은 작품 보면 소설내 모든 캐릭터들의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김용소설을 봐도 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죠. 결국 명작 수작 소리를 듣는 소설들을 보면 그냥 단순하게 주인공 적 구도로 쓰여 있는 작품은 별로 없죠.. 오히려 작품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수준의 글들만 그런 단순한 주인공 적 구도로 되어 있는 거 아닐까요. 엄밀히 말하면 문피아는 작가 창작 집단이라기보다는. 예비작가 동호회 같은 성격이 짙으니 .. 아직 작품이라고 하기 힘든 글들이 많은것 아닐까요.
소설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현실에서는 우연성이 수도 없이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소설에서조차 우연성을 남발하면, 그건 소설을 망치는 일이지요. 악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은 어떤 주제, 목적을 위해 쓰였습니다. 그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활동하는 인물이 주인공이지요. 주인공이 어떤 주제를 보여주기 위해서 활약하는데,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해줄 상반된 역할을 적대자, 경쟁자가 맡는 것입니다.
소설은 팩트가 아닙니다. 적대자에게도 사연이 있다면 현실성이 부각되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주인공과 갈등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 있어야 하고........
음, 이 모든 것을 어울러지도록 글쟁이는 큰그림을 그려서 소설을 써야겠지요.
글을 다시 읽어보니;;; 주인공의 악역이나 인간다움 등에 대해서 고찰하셨네요. (이 난독증)
소설의 주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주인공의 역이 정해집니다. 주로 주인공이 출세가도를 달리는 게 판타지 소설의 클리세고. 주인공이 가진 자들의 것을 빼앗는데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덜 주고 도리어 대리만족하기 위해서는, 정의의 역할, 인간다움을 갖출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걸 뒤집어 엎어서 고정관념을 깨트린 글들도 적지 않습니다. 요즘은 주인공이 선하기보다는 똑같이 썩어빠진 정신머리를 가졌는데 대의명분을 가지고 설치는 글들이 많지 않나요. (돈권욕여자 등을 위해서 위정자들과 다를 바 없는 짓을 되풀이 하는 주인공들...)
어떻게보면 당연한건데 생각하기나름이지요. 아무리 나쁜놈이라도 자기 스스로는 자기가 정의라고 생각하지요. 당연히 상대편은 악이구요. 악당입장에서는 자기가 선, 상대는 악이되는거지요.
따라서 주인공이 착한사람이라도 상대는 악, 주인공이 악당이라도 자기는 선 상대는 악 이런구도가 되는거지요. 그러니 정파 사람만 나오는 소설이라도 주인공은 선 상대는 악이되구요. 반대로 사파만 나오는 구도라도 주인공은 선, 상대는 악이되는겁니다.
주인공도 선, 상대도 선 이러면 대립구도가 만들어지지않고 갈등이 없겠지요. 갈등이 없으면 소설이 성립이 안되겠지요.
객관적으로 봤을때 악당인 주인공이 정파를 깨부시고 천하를 악으로 일통하는 작품도 있겠지요.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인공 본인은 자기 스스로가 옳다(선)라고 생각할테니 항상 주인공은 선이 될 수 밖에요.
예전 문피아에 연재되던 더 세컨드라는 글이 떠오르네요. 주인공은 2인자이고 1인자는 이고깽..
하지만 그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었죠. 그렇다고 주인공이 악당인 것도 아니었고.
대립구조는 흥미를 유발하기 좋지만 굳이 악당일 필요는 없지요. 오히려 신념이 강한 자들이 다투는 경우가 많지요. 자신이 옳고 다른 사람도 그 이야기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신념에 반대되는 경우도 많고 그렇다고 둘중 하나가 틀린건 아니니까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기독교와 이슬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둘 중 하나가 틀린걸까요? 다른 의견과 다른 신념이지만 서로 타협할 수 없는 것 뿐입니다. 자신이 진정 정의요, 진리라고 믿는다면 거기에 타협은 있을 수 없으니까요.
대다수 이걸 글에서 표현하지 못하거나 귀찮아서 그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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