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전혀 왜색 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와우','오' 라고 감탄사를 쓰면 양키 같은건가요?
과연을 일본어로 한다면 쏘데쓰네~ 정도 같은데요(그냥 애니에서 배운 일어) 다시 직역하면 그렇군요. 정도가 되겠네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이야기에 많이 나왔다고 왜색 짙은건가요?
사극 비슷한 옛이야기에서 감탄사로 '과연'을 많이 쓴 경우는 봤지만, 그 시대에 양반들이 했을만한 감탄사를 생각해보면 저는 '과연' 하나 밖에는 생각이 안나네요. 뭐, '놀랍소이다.' '오호라' 도 있겠지만, 약간씩 느낌이 다르죠.
단어 하나 계속 입에서 맴돌게 외워보면 멀쩡한 단어도 어색해보이게 마련입니다. 너무 자주 사용한다는게 문제겠지요. 요즘 소설에 이모티콘대신 .................................................................................................................................................................................................................쓰는거처럼요. ...이 보기싫은건아니지만 너무자주쓰면 보기싫어지죠.
저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역시!"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역시 넌 똑똑해라든지... 당연히 그 상황에 따라 뒤에 생략 된 의미가 있겠지요. 근데 과연이라는 말은 대화하면서 써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역시 넌 똑똑해와 같이 칭찬의 의미가 담겼을 때는 저도 모르게 말에 힘이 들어갑니다. 강하게 역씨라면서 말하죠. 근데 과연으로는 그 느낌이 안나네요. ㅎㅎㅎ 지금 입으로 말해보면서도 과연으로는 그런 느낌이 도저히 안나요. ㅠㅠ 뒷글자에 강하게 발음하면서 역씨(거의 역쒸에 가까울 정도의 느낌이군요.)가 되는데 과연의 '연'은 그게 안되는군요. ㅎㅎㅎ 그리고 역시라고 할 때, 역시이- 라고 뒤에 '시'를 좀 늘여지게 말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저는 대화할 때 쓰고 있어요. 역시 넌 그것밖에 안돼라는 의미같은게 되겠군요. 헌데 과연으로는 그런 미묘한 늬앙스를 줄 수가 없네요. ㅠㅠ
만약 과연도 그런식으로 강한 발음이 났다면 저는 아마 썼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뒤에 뜻하는 말의 의미는 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인디고블루님은 맞장구를 칠 때 딱 한 단어로만 "과연."이라고만 하는 걸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일본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저도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대로 일본어에서 '果然'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본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인디고블루님이 말씀하신 '과연'은 '果然'이라는 한자어 자체 아니라 'なるほど(나루호도)'를 번역한 결과물인 '과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니고데모님이 같은 말씀을 이미 하셨네요.
'果然'이 아니라 'なるほど'라면 확실히 일본 만화나 게임, 소설 같은 데서 실제로 자주 나오는 표현이지요.
역사소설에서 보셨다고 하니, 등장인물이 무게 잡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턱을 매만지면서 "なるほど."라고 중얼거리는 그런 느낌의 장면이 떠오르네요. 아니면 아랫사람 말에 "なるほど." 하고 응수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なるほど'를 사전에서 찾으면 '과연, 정말, 그렇고말고, 아무렴' 등으로 뜻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사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그 중에서 제일 위에 있는 게 '과연'이고, 번역을 할 때도 대부분 공식처럼 'なるほど' -> '과연'으로 번역하지요.
다른 말로 바꿔보려고 해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그렇군' '그런가' 하는 식으로 하기에는 뭔가 모자란 기분이 들고.. 그렇다고 다른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도 않고....... 그래서 결국은 사전에도 실려 있고, 기존 독자들도 익숙해져 있는 '과연'으로 번역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과연이란 말 자체는 조금 딱딱하고 문어체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리 드문 표현은 아닙니다.
"과연 대단하시오."
"이 영화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한국 증시, 과연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인 대화에서 들으면 어색하겠지만 글로 보거나 사극이나 뉴스 같은 프로그램에서 듣는다면 어색하지 않겠죠.
하지만 '과연'만 단독으로 써서 "과연."이라고 말하는 일은 일상적인 대화가 아니더라도 거의 없습니다.
"과연."
소리 내어 읽어보면 어딘가 어색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느낌이지만, 뭔가 함축적이고, 해야 할 말을 숨기고 하지 않았거나, 뒤에 다른 말이 따라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화문인 "なるほど."를 문어에 가까운 '과연'으로, 그것도 일반적인 용법과는 달리 단독으로 써서 "과연."이라고 번역했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한두 번 정도라면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테지만, 등장인물이 말버릇처럼 "과연."이라고 말했고, 거기에 일본 소설을 처음 접하는 상태였다면 상당한 어색함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일본 게임에서 처음 "과연."이라는 문장을 봤을 때 상당히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많이 익숙해진 지금도 친구들하고 채팅할 때 장난으로 "과연." 하고 대꾸하는 일은 있어도, 소리 내어 대화하면서 "과연."이라고 말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과연."이라는 번역어가 주는 뉘앙스에 익숙해지고,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됐어도, 그게 '실제로 제가 말하는 언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디고블루님도 그런 차이에서 오는 어색함을 느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직전에 폰으로 들렀습니다. 저 또한 진다래님 말씀에 크게 동의 합니다. 좀 더 덧붙이자면, '나루호도' 를 과연 이란 표현으로 번역하는 것이 정말 맞는 번역인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의미는 통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나루호도는 두 사람이 대화할 때, 둘 다 공유하는 주제나 내용, 즉 둘 다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에,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그 공유 주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나, 추가정보를 제공한 상황에서 말을 받는 쪽이 공감의 의미+놀람, 혹은 감탄의 의미를 더해서 사용하는 감탄사입니다.
그러므로, 그렇군 이란 번역이 조금 미진한 감은 있지만, 우리말 화용에서 봤을 때, 가장 적절한 번역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비해 과연은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도 거의 없을 뿐만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의심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보입니다. 나루호도와는 어떤 면에서 극과 극의 숨은 뜻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나루호도는 항상 독립적으로 사용되며, 역전재판이란 게임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합니다.
감탄사 '과연'은 왜색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요.
사례에서 보았듯 알고보니 감탄사 '과연'은 '나루호도'라는 일본말에서 온 것으로 보이고 한국에선 소설이나 구어체에서 않쓰이는 말이지 않습니까?
말 그대로 '과연'이 감탄사로 한국에서 쓰이는 사례는 일상에서든 소설에서든 거의 없다고 봅니다만...
제가 위 댓글에서 왜색이고 뭐고를 떠나...라고 한 것은 뭉뚱그려 한 얘깁니다. 기분 안나쁘게 넘어가려고... 사실은 왜색이 짙게 배여있는 것 아닌가요?
가능하면 작가분들이 안썼으면 좋겠고 또 쓰더라도 상황에 맞게 썼으면 좋겠다는게 이 글의 취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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