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글을 보면 거기서 무척 매력적인 설정이나, 이야기나 따오고 싶죠, 창작욕도 불타오르고요. '베낀다'는 이유로 다른 작품 섭취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지만 또 쓰다보면 얼마 전 읽었던 작품 베낀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 글이 나와 버리고... 난감할 따름입니다.
그 어떤 창작도 모방부터 시작합니다. 20세기 잘 나갔다던 피카소나 루시앙 프로이드는 처음부터 독창적이었을까요? 그 사람들 초기작은 거의 대부분 선대의 모방작입니다. 그렇다고 후기라고 해서 모방작이 없느냐면 그것도 아니에요. 남의 작품을 보고 '와, 쩐다' 라는 감상에 이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것에서 시작하는 거죠. 대놓고 표절하지 않는 이상, 자신이 감명받고 즐거웠던 작품의 색채가 물드는 건 당연한 겁니다.
으음... 소설 쓰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면 저는 옛날에 추리 소설이나 전통 판타지(룬의 아이들, 드래곤 라자), 문학소설 같은 것을 읽다가 일반 장르 소설을 읽으니 글이 눈에 잘 안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장르소설을 많이 읽다가 그런 소설을 읽으니 내용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더군요. 누가 잘쓰고가 아니라 느낌이 다르더군요. 문학이나 전통 판타지는 잔잔한 물결 같은 느낌이라면 장르 소설은 경쾌한 바람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처음만 그렇지 조금 읽기 시작하면 금세 익숙해져버리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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