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쎄요. 중간계는 톨킨의 머릿속에서 천지창조된 게 아니라, 인간이라는 거대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간 한 작은 거장의 위대한 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의 추상적 권리 체계를 제외한다면, 아무런 현실적 가치도 없는 그것들을 딱히 더 위대하게 받아들여줘야할 이유는 찾기 어렵군요.
먼저 상상력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사람이 생각하는 건 거의 거기서 거깁니다. 장 보드리야르는 급진적인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유명하며 '이라크 전은 없다'라고 말하며 아주 급진적인 사고를 펼쳤죠. 하지만, 그것도 알고 보면 군터나 벤야민 부르디외 등 어디서 많이 들어본 표현들이 반복되고 첨삭되고 서로 연계되어 있을 뿐입니다. 쭉 내려가면 플라톤까지 나오겠죠. 실제로 학문들이 거의 그렇구요.
그들의 작업을 7일간의 천지창조에 비교해선 안된다는 것은 신을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라, 위대한 작가들의 상상력을 끌어내리고자 하는 겁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인간이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는 건 우리 모두 마찬가지죠. 조지 마틴이나 타자님의 세계나 그건 오히려 우리들이 훨씬 더 잘 할 수도 있습니다.
중간계란 것도 잘 보면 별로 새로운 철학적 함의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 현실의 리얼리티를 잘 살린 것도 아닙니다. 타자님의 세계에서 현실의 물리법칙을 찾는 것도 허망한 소리죠. 이상한 포인트에서 팬티를 갈아입으신 거 아닌가 합니다. 사람에 따라선 4살 아이들이나 원숭이의 그림이 중간계나 타자님의 세계보다 훨씬 위대해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그들이 위대한 것은 자신의 세계를 글 속에 풀어넣으며 스스로 정한 내적 규율을 철저히 지켰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우리에게 쉽게 설득할 수많은 장치들을 연구하고 사용한 노고들이 위대한 것이고. 그러니 우리가 그분들을 존경하는거죠. 상상력에 대해선 딱히...
국어사전
상상력: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
사전 그대로의 정의를 따르면 우리가 겪지 않은 일에 대해 그려내는 힘이죠.
몽골에서 바다를 상상한다 던가. 한국에서 드넓은 몽골 초원을 떠올리는 힘.
저 북극의 오로라를 떠올리는 힘. 실제 존재하지만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한 모든 것은 우리의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죠.
다만 지금은 TV나 인터넷으로 가지 못한 곳에 대해 접하기 때문에 곳에 대해 알고 있다 생각할 뿐 그것은 허상에 가깝습니다. 단지 카메라와 촬영 장비가 돌아갔던 그 순간에 대해 담고 있을뿐이죠.
즉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세상을 상상하면서 살아갑니다.
기억의 실을 자아내서 자신만의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것을 우리는 소설이라 부르는게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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