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시도가 윤현승님 하얀늑대들에서 있었죠. 1부 4권의 주요인물들이 2부 프롤로그에서 얼굴 비추고 그대로 사라집니다. 대신 보도듣도 못한 인물이 갑자기 튀어나오는데... 하... 저 하얀 늑대들 처음 볼 때 5권 몇번이나 그만 두려다가 도대체 주인공 언제 다시 나오는가 보자 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결국 그 새로운 인물에도 정이 들었고 지금은 하늑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되었지만, 이런 제 경험으로 볼 때 한권동안 주인공 외의 인물에게 포커스를 주는건 독자에게 그닥 친절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윤현승님도 얼불노 보시고 하늑을 그런식으로 구상하셨던 걸로 압니다.
군상극을 소설로 잘 안보게 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원래 소설을 읽는다는게 일종의 대리만족이랄까 그런 성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특히 판타지나 무협 같은 경우는 더하죠. 주인공이 어떤 억울한 일을 당한다라던지 아니면 먼치킨이 되어 적을 종횡무진 썰고 다닌다던지 할때 독자는 거기서 감정이입이 되어 답답하거나 쾌감을 느끼죠. 마치 독자가 주인공이 된것처럼요. 하지만 주인공이 여럿이 될 때 그 몰입도가 반감이 됩니다. 일단 주인공이 2명이상인데 그 중 한명을 자신만의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칩시다. 그럼 나머지 주인공들은 그냥 적이나 주연이라고 생각되게 됩니다. 만약 내(주인공)이 아닌 다른이가 이익을 얻을때 그건 내껄 뺏어간거나 다름 없습니다. 히로인같은 경우는 더하죠. 걍 내 애인을 뺏긴겁니다. 분통하고 억울하죠. 복수해야 되는데 다른이들도 똑같은 주인공이라 스토리는 그냥 진행되죠. 그럼 그냥 독자로선 깝깝해지는겁니다. 결국 보기 싫게 되는 겁니다.
다른 이유로는 소설로 보기에는 등장인물과 그에 대한 사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군상극은 소설보단 드라마나 영화같은 매체에 더 적합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만화, 드라마, 영화 등은 시청자들에게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정보 전달이 비교적 쉽습니다.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생각하고자 할 때 머리속에 각인된 이미지가 그 정보를 쉽게 떠올릴수 있게 하지요. 하지만 소설은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든게 글로 되어 있다보니 머리속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으며 인물이나 사건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보를 받아드리는게 복잡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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