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양산형이 왜 '양산' 되는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좋고,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재미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이 글을 시작할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읽어 주시는 독자가 열 명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열 명만 읽어주신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완결까지 가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과분하게도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이렇게 추천까지 받게 되었네요.
수천 수만명을 단칼에 쳐죽이고 엄청난 힘을 휘두르는 주인공을 그리지 않겠다는 것은, 저의 소신이라고 해도 좋고 알량한 아집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힘은 기연이나 재능이 아닌 노력을 통해 얻으며, 그렇게 얻은 힘도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주인공은 일견 답답하게 보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은 많지 않죠. 냉정히 말해서 우리는 약한 존재들입니다. 저는 주인공들에 우리들 자신을 대입하려 노력합니다. 주인공이 '먼치킨' 인 양판은 그것이 불가능하죠.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을 통해서든 삶을 통해서든, 일반인이며 약자인 우리들이 승리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먼치킨류의 소설보다 더 짜릿하고 통쾌하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향이 아니신 분은 싫어하실 겁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에게 김치를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오기로라도 최고의 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휴우... 채이서님이 두 번에 걸쳐 추천글에 댓글을 달아주시고, 두 번 다 제가 고민하던 문제라서 이렇게 글이 길어져버렸네요.
오삼님! 거듭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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