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Jean-Paul Sartre(장 폴 사르트르)는 이런말을 했죠.
"A writer must refuse to allow himself to be transformed into an institution."
"작가는 스스로 제도화되기를 거부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도화라는 것은 윗 분들이 말하는 '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 입니다.
많은 분들이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글을 쓰는 만큼, 많은 분들이 기존의 틀을 탈피하여 새로운 환상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또, 그러한 작품은 조금만 노력하신다면 문피아 에서든, 출판작 에서든 어렵지 않게 구하실 수 있을겁니다 ^^ ;
개인적으로는 저도 남자의 로망은 중세시대 라고 생각하기에.. ^^ ;
이것도 하나의 '틀' 이자 스스로를 제한하는 구속 이겠죠 ;
요즘 판타지 소설을 보면 대부분 '마나'라는 것이 있어 강한 힘을 발휘하죠. 솔직히 대한민국 판타지 중 '마나'가 빠지고는 스토리 진행이 안되는 소설이 대다수고 '마나'는 거의 필수요소가 되었죠.
그리고 '마나'를 통하여 강해지는 방법으로 거의 검과 마법을 뽑죠. 고정관념 때문이랄까요? 특히 도구를 통한 방법은 검을 뽑습니다. 총을 뽑진 않죠. 그러다보니 작가님들 머리 속에서 총이 도태되고 총이 없는 시대로 판타지 세계관이 맞춰지다보니 중세로 몰리는 것 같습니다.
또 '마나'를 이용한 싸움법은 그간 소설로 많이 나온터라 골라쓰면 될 정도로 많고 또 그 방법을 그대로 써도 워낙 자주 쓰이는 것이다보니 아무도 뭐라하지 않죠. 예를 들자면 오러블레이드나 파이어볼 같은 것은 아무데나 붙여도 아무말 없습니다. 오히려 댓글로 뭐라고 하면 '설정인데 뭔 참견이냐? 그러면 보지마라.'는 풍토 때문에 뭐라 말도 못합니다. 즉 글쓰기 편한 방법이 정해졌달까요? 그리고 '마나' 때문에 묘사할 것이 많습니다.
예)오색 찬란한 빛이 검에서 씌어져 거의 1미터 가까이 늘어났다. 그 것은 마로 마나의 총화, 집결체인 검기! 오직 숙련된 검사인 소드 익스퍼터만이 다룰 수 있는 것으로 그 위력을 주절주절...(예시를 적을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총은 묘사하기 어렵죠. 한다고 해도 총에 대해 재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총을 쐈다.'라고 대충 적거나 '투두두두두두-'하고 효과음 처리로 끝내는 분도 많습니다. 혹은 쏘고 난 뒤 총에 맞고 어찌 됬는지 설명하던가요. 검이나 마법는 중간묘사가 있지만(예; 싸움 시작(초반묘사 있음) -> 검끼리 맞부딪침(중간묘사 있음) -> 둘 중 하나 죽음(끝묘사 있음)) 총은 중간 묘사가 없죠.(쏜다(처음 묘사) -> 맞고 죽는다(끝 묘사))
있다고 해도 그 묘사를 자주 쓰면 질립니다. 칼은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총은 오직 일직선이니까요. 묘사를 한다면 주인공의 심리묘사나 총쏠때 반동 등등 세세한 묘사를 써야하죠. 형태묘사도 어렵지만 심리묘사도 어렵기에 총이 적습니다.
뭐, 그외 이유도 있겠지만 그다지 생각하기도 귀찮을 정돕니다. 판타지 하루이틀 봤었나요? 그냥 무감각하게 살다보니 다 비스므리해진 겁니다. 큼.
'마법'이란 존재가 벽이 됩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현재까지 과학이 발전해왔는데 마법의 존재로 인해 과학의 필요성이 없어집니다. 총이란 원거리 공격 마법으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으며 대단위 마법이 등장하면 훨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폭발 관련 마법으로 총의 기본이 되는 화약의 필요성이 없어지기에 더더욱 발명될 이유가 없어지겠죠. 음, 화약을 마법으로 대신하면 마법 총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류로는 마법 포라든가 하는 마법 무기들이 이미 몇몇 소설에 존재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실제 총을 등장시키려면 총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흐름을 짜야 하는데, 중세를 배경으로 한다 해도 새로운 세계관을 설정하는 정도의 작업이 요구되기에 손대기가 까다롭습니다. 세세한 오류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 큰 획만 맞춰서 쓰거나, 대놓고 오류로 이루어진 글을 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말로만 떠도는 망하는 소설의 법칙 중에는 '등장하는 무기가 총이면 망한다'라는 것도 있죠. '마법공학'이라는 소설에서도 나온 말인데, 총이 생기는 그 순간, 기존의 지배체계는 붕괴되고 맙니다.
마법공학의 등장인물 중인 짜르 세르게이가 이렇게 말하죠. 기사 수백이면 그 배에 해당하는 농노들을 붕괴시킬 수 있는데, 이제는 그 반대가 되었다고. 이는 필연적으로 지배계급의 붕괴를 불러온다. (대충 생각난대로 적은 의역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한명의 기사가 탄생하려면 못해도 10년이 넘는 시간을 무술수련에 쏟아야 합니다. 이러한 수련는 지배층에게만 가능하므로, 무력을 통한 지배층의 지배를 굳건하게 하는 도구가 되죠. 그래서 기사단은 허접한 보병들에게 사신이었고 힘을 통한 우위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총이 등장하게 되면 기사의 수련시간에 비해 거의 없을 정도로의 수련시간으로 기사보다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배계급인 기사는 총을 든 농노들의 이동표적밖에 안되는 거죠.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다들 맞는 얘기인 거 같구요... 한가지 추가하고 싶은 게 있다면,
검과 마법이 나오는 세계에는 영웅이 존재할 수 있지만 총이 나오면 영웅의 존재가 사라지기 때문은 아닐까 싶네요.
윗분들도 얘기했듯이 기사가 10년 20년 수련을 쌓아도 총 한방이면 끝나버립니다. 결국 전투에 있어서도 총이란 도구가 등장하면 1인의 무력시위가 아닌 총을 든 다수의 부대가 주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차원이동물이나 대체역사물을 보면 개중에 현대의 부대 혹은 집단이 넘어가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대부분의 전투는 집단전의 성격이 되버리죠. 결국 영지물처럼 되어 버리지 성장물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결국 독자가 대리만족을 느껴야 하는 대상의 부재로 이어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거죠. 대부분 총이 나오는 판타지가 대체역사물인 이유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체역사물에 월등히 무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없다고 해도 민족적 동질감에 의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죠. 그러니 검이나 마법같은 장치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어지구요.
더불어 그런 집단적인 조직을 중심으로 잡게 된다면 집단의 전술이나 정치적 술수가 부각되어야 하는데... 그 걸 위한 주변 환경과 설정, 배경이 복잡해진다는 면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체역사물에서는 그런 환경, 설정, 배경이 비교적 정해져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감안할 수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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