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각자가 기준이 다르겠지요.
하지만, 단순히 문자의 나열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 되려면 최소한의 구성요건이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런 기준을 필력이라 생각합니다. '소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필력이라 생각합니다. 상상을 글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모든 스킬을 '필력'이라고..
짜임새 있는 구조, 맛깔나는 단어사용과 문장배치...그리고, 그런 모든 것들을 뛰어넘는 흥미를 부여하는 감각.. 오히려 마지막 것이 '필력'이라는 단어에 가장 가까운 느낌인것 같지만, 형식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걸 합쳐진 것이 필력이라 생각합니다.
'고추장국'님
무협..오래 전엔 정말로 고풍스러운 단어와 어투를 사용했었지요. 그런 것들이 판타지의 범람이후에 조금 뒤섞이면서 문체가 가벼워 진 경향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점도 있고, 나쁜점도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무협에 현대적 단어가 등장하면 않된다.'라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글에는 시점이 있지요. 그럼 서술자가 되는 시점의 주인공이 현대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현대에 쓰일 법한 단어들을 남발해도 되지 않을까요? 꼭 차원이동이나 시간이동을 한 경우에만 허용될까요? 만약 그 시대 사람이 주인공인데, 인물 대사에 현대적 단어가 들어간다면, 확실히 오류겠지요. 설정밖의 무언가가 튀어나왔으니, 그렇지만 않다면,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글에서 서술에 현대적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오류가 아니고, 얼마든지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론캐리'님
한자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는 아마도 동음이의어를 구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또 있다면,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 단어를(한자어로 된) 무협배경에 어울리는 향기를 불어넣기위하여 집어넣을때도 쓰겠지요.
'아론캐리'님의 말씀처럼 '남발한다'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만큼 한자만 만이 쓰여진 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딩때(10년이 조금 넘었군요) 논술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체점기준 중 하나가... 한자어는 가능하면, 한자로 적어라라는(ㅡㅡ;)
불과 십 몇년 전만해도 그정도로 한자를 쓰는 것이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었으니(시험에서 조차도) 한자를 집어 넣어야 작품의 질이 올라가는 것 처럼 인식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지요.
가끔은 진짜로 '잘난척을 위한 한자사용'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턱도 없는(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 단어를 굳이 만들어 내어) 한자어를 굳이 집어넣고, 거기다가 한자도 틀리는 경우..
겉멋에 목숨걸다가 글의 질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경우지요. 각자의 선택의 몫이고, 책임또한 각자가 질 것이니, 불만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현대에서 쓰는 단어가 무협에 나올 때 좀 위화감을 느끼긴 합니다만..
전지적 시점을 놓고 보았을때 화자가 어느 시대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면 소설은 또다른 역사가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필력이 있다고 느끼고 있는 글들은 그런 위화감이 없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끊어지지 않는 흐름이 있는 글 아니였나 싶습니다. (실제로 저만 그렇게 느낀건 아닙니다 ^^;;)
정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급적 삼가하는 것이 좋겠죠.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쓴 여러가지 글을 보면 색다른 시도가 많이 나오더군요. 판타지 라고 할 수 있는 세계에 있는 사람과 무림에 있던 사람의 영혼이 교체된다음, 영화 "동감", "시월애" 처럼 서로 공간과 시간을 무시한 연락을 할 수 있게끔 한 설정이 들어가 있는 글 같은 경우엔 어떻게 쓰여도 별 문제가 없겠죠...
뭐가 정답이다라고 할 수 없는 문제일지도 모르겠으나.. 제가 화자라면 가급적이면 표현을 가려서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드님의 말씀이 정답인 것 같아요.
독자를 휘어잡는게 필력인데, 독자층은 실로 다양하지요^^
초등학생, 중학생이 어떤 작가의 필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삼십대가 가지고 있는 견해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겠죠.
거기다 초등학생끼리도 수준차가 있을텐데요..
누군가 필력이라는 단어를 써서 자신의 마음에 들고 아끼는 작품, 작가를 추천하는 행동에 공공연하게 '너희가 아끼는 작품은 수준이 영 아니니까, 필력같은 단어쓰지마. 헷깔리잖아' 라고 하는건 글쎄요.
나이가 들고 수준이 높아지면 아 그때 필력이라고까지 하면서 추천한건 내가 좀 오바한거구나.. 하겠죠.
이 게시물을 쓴 분도 처음부터 Lv99는 아니었을테니까..
거 왜 있잖아요. 올챙이적 생각못하는.. ^^; 빡빡하게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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