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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밤두

잔혹동화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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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밤두
작품등록일 :
2023.07.29 23:58
최근연재일 :
2023.08.12 15:3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10
추천수 :
12
글자수 :
42,147

작성
23.08.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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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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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 일곱 난쟁이

DUMMY

고통에 몸부림치는 파울라의 비명이 왕실 전체의 울려 퍼졌다.


-치익.


“끄아아아!!!!”


카일이 파울라를 살리기 위해 알 카르에게 제안한 것은 바로 마녀의 표식, 마녀라는 딱지가 평생, 아니 죽어서도, 그녀를 따라다니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독하게 외롭고 고통스러우며 숨 쉬는 거조차 감시 받는 인생, 이게 파울라. 그녀가 감당해야 할 형벌이었다.


“하하하! 다들 마녀의 얼굴을 보아라!”


-치익.


“끄아아아!!!!”


왕비가 된 후 파울라는 아무리 백성들과 왕실 사람들이 자신을 마녀라 뒤에서 속닥거려도 전부 감안하고 인내하며 전 왕비 그랬던 것처럼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런 파울라의 모습을 백성들과 왕실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기에, 파울라가 진짜 마녀라고 외치는 왕의 말에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어··· 왕비님이 정말 마녀였다는 말이야?···”


“그냥 다들 부러워서 하는 소리인 줄로만 알았지···”


“그러면 여태 왕비님이 연기를 했다는 소리야?!”


선동당하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멍청한 백성들의 말에 카일은 이를 악물며 참는 거 이외에는 할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백성들을 위해 웃음을 잃지 않았던 파울라의 얼굴에는 거대하고 흉측한 마녀의 표식이 새겨졌다.


-치익.


“끄아아아!!!!”


-꽈직.


‘크윽··· 파울라··· 미안합니다···’


***


알 카르 왕 국력 - 924년, 여름.


-현재-


기절했던 준민이 왕실 병동에서 눈을 떴다.


“으··· 꿈인가···”


“빌어먹을 노예 자식 오래도 자는군. 정신 차렸으면 빨리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힘들게 몸을 일으킨 준민이 처음으로 마주한 건 그의 앞에서 인상 쓰고 있는 카일이었다.


‘아··· 꿈이 아니네···’


“일어나라고!! 이 새끼야!!”


카일의 호통에 준민은 아직 만신창이인 자신을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 흐느적거리며 침대에서 몸을 띄웠다.


‘하아···’


“노예. 시간이 오래 지체됐으니, 바로 작전에 들어갈 거다. 뭉그적거리지 말고 빨리 따라와.”


'......'


그렇게 준민은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깊은 한숨만을 쉬며 강제로 카일의 뒤를 따랐다.


***


카일을 따라 준민은 오랜 시간 깊은 산속을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시간쯤 걸었을까? 그가 도착한 곳은 살점을 발라낸 고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어느 한 동굴이었다.


‘도··· 살장 인가??··· 대체 여기는 왜···’


준민은 카일이 자신을 대체 왜 여기로 데리고 온 건지 의문을 가지며 동굴에 들어섰다. 동굴에 들어서자 역한 피 냄새와 썩은 냄새에 준민은 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우··· 우웩!”


힘든 건 카일도 마찬가지 였다.


‘흡!··· 미칠 정도로 역하군··· 괴물 같은 놈들···’


준민이 연신 토를 하며 위가 타들어 갈 때쯤 그들은 동굴의 끝에 다다랐다. 그렇게 그들이 동굴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식사 중이던 작디작은 7명의 노인이었다.


-우걱. 우걱.


-쩝. 쩝.


7명의 노인이 밥을 먹는 광경은 준민과 카일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우··· 우웩··· 으···’


‘마치 짐승 같군···’


그때 7명의 노인 중 한 명과 카일의 눈이 마주쳤다.


“쩝. 쩝. 응? 왔는가. 카일?”


“네. 오랜만입니다. 살귀님.”


“쩝. 쩝. 그러게. 17년만인가?”


“네. 그렇습니다.”


카일과 준민의 등장에 입맛이 떨어졌는지 노인은 식사를 멈추고는 카일에게 물었다.


-꿀꺽


“흐음··· 타이밍하고는. 왜. 밥시간에 찾아오고 그래. 우리 애들 밥도 못 먹게.”


“죄송합니다.”


“그건 그렇고, 카일. 이번엔 우리가 있는 곳은 어떻게 찾은 거냐?”


카일에게 묻는 노인의 눈빛은 살기 띠고 있었다. 그 작디작은 노인의 살기에 카일은 눈조차 깜빡일 수 없었다.


“그··· 그건···”


카일이 겁을 먹자, 노인은 재밌다는 듯 웃으며 살기를 풀고는 물었다.


“하하하. 뭐. 됐다. 근데 이번엔 무슨 의뢰를 하러 온 거야?”


노인이 살기를 거두자, 카일은 막혔던 숨통이 트였다. 그러고는 노인에게 말했다.


“왕과 공주를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 주셨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


“확실하게 말해. 불구로 만들어 달라는 거야. 아니면 죽여달라는 거야?”


“그 부분은 살귀님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카일의 대답에 흡족한 듯 노인의 표정은 마치 악귀를 연상케 하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킥킥킥. 그 말 진짜지?”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조건은 17년 전이랑 똑같은 건가. 카일?”


17년 전 카일의 조건. 그것은 살귀들에게 매주 일정의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네. 그렇습니다···”


“하하하!. 좋구나! 좋아! 그런데 카일. 우리만으로는 좀 힘들 수도 있어. 왕실의 관계자가 한 명쯤은 있으면 모를까.”


노인의 말에 카일은 준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노예가 살귀님의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음대로 원하는 만큼 사용하셔도 됩니다.”


카일과 노인의 말을 듣던 준민은 머리속이 너무나 복잡했다.


‘··· 왕과 공주를 죽인다고? 근데 그걸 씨발 왜 나를 이용하는 건데? 사용해도 된다고? 뭘?’


“크크크. 카일. 준비가 철저하네?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내가 거절할 수가 있나~ 음. 둘 다 따라와 봐 보여줄 게 있어.”


“네? 무엇을...”


“너희도 우리가 어떤 인간인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잔말 말고 따라와.”


노인의 말에 의아해하던 카일과 준민이 노인을 따라나섰다. 그렇게 도착한 곳엔 여러 명의 젊은 남자와 여자가 철로 된 사슬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에 준민과 카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이게 무슨···”


“······”


“킥킥킥. 놀랬어? 여긴 번식장이야.”


번식장이라는 말에 카일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떨궜으며 준민은 처음 보는 광경에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크큭. 노예라고 했나?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우리도 싱싱한 것만 취급하니까.”


“··· 그게 무슨 말이죠?”


준민의 물음에 노인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너희는 맛없어서 안 먹는다고.”


노인의 말에 준민은 아까 전, 동굴 입구에서 본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고기의 정체를 알게 되고는 다시 한번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 그게··· 인육이었··· 우··· 우웩!”


“에이··· 더럽게 시리··· 아. 맞다. 카일. 공주는 지금 몇 살이냐?”


“17살입니다···”


백설 공주의 나이를 들은 노인은 입맛을 다시며 침이 고인 채 말했다.


“스읍. 크하하. 보약이로구나. 살점이 아주 부드럽겠어. 얘들아. 너희들도 좋지?”


노인의 말에 나머지 6명의 살기들도 신났는지 연신 포효를 내질렀다.”


“구워 어어!!”


“크오오오!!”


그 미친 광경에 준민은 정신이 나갈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묶여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의 웃음을 본 노인은 준민에게 물었다.


“허··· 참. 이상하네? 너 왜 웃고 있냐? 정신이라도 나간 거야?”


노인의 물음에 준민은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응? 내가 왜 웃고 있지? 그러고 보니 심장도 뛰잖아?···’


이내 준민은 깨달았다. 자신이 살귀들과 같은 살인귀라는 사실을.


‘큽. 맞아. 이거야. 이거였어. 왜 자꾸 가슴이 답답하고 의욕이 없었는지 이제야 알겠군.’


자신을 부정했던 준민은 인제야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준민은 여태 자신을 도구, 또는 벌레보다 못한 취급을 부리는 왕실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르며 생각했다.


‘아? 그래. 맞아. 저것들부터 다 죽이면 되겠다. 완결은 지어야지.’


“크크크”


전부 다 난도질할 생각에 웃고 있던 준민을 향해 카일의 주먹이 날라왔다.


-퍽!


-쿵!


“커 헉!!”


“야. 뭘 웃어. 이 상황이 장난 같냐?”


준민은 고통에 배를 움켜잡고는 눈에 핏기를 띄운 채 생각했다.


‘죽인다··· 죽인다··· 저 새끼는 무조건 잘게 잘게 토막 낸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노인은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표정이 굳어지며 카일과 준민을 향해 말했다.


“아이. 왜들 싸우고들 그래~ 너희 둘 다 여기서 잡아 먹힐래?”


노인의 말에 카일과 준민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이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살귀님.”


“그래~ 내 앞에서는 그러지들 마~ 일하러 와서는 이게 뭐야~ 그치?”


“네··· 죄송합니다.”


“자! 뭐 됐고. 마지막으로 이제 우리의 작업 방식을 보여줄게. 얘들아? 저 어린년 끌어내려 봐.”


노인의 말에 나머지 살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끌어내렸다.


“우워!! 우워!!”


“안돼~! 얘들아. 작업 끝나고 먹자? 알겠지?”


“크오오오!!”


못 참겠다는 듯 침을 질질 흘리던 나머지의 살귀들 사이로 노인은 가차 없이 어린 소녀의 목을 그어버렸다.


“흑흑··· 살려주세···”


-샤악.


-뚝. 뚝.


“사··· 살려··· 커···헉···”


“에이! 왜 말을 하고 그래!! 깔끔하게 안 잘렸잖아!!”


노인의 칼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였다. 그에겐 그저 식량, 그뿐이었다.


“일을 두 번 하게 만들어. 이 씨···”


-샤악.


-슥슥.


너무나도 능수능란한 노인의 솜씨에 결국 10살 남짓 어린 여자아이는 몇분이 채 되지 않아 온몸이 부위별로 나누어져 있었다.


“후우··· 어려서 그런가? 잘 잘려 아주~”


그 모습에 카일은 충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으며 준민은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


‘아. 저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보다 별거 없네.’


“잘들 봤지? 간, 심장, 안구, 이런 것들은 전부 다른 왕국에 팔고 우리는 고기만 먹어. 뭐. 가끔 고기도 팔기도 하고. 은근히 인육 좋아하는 사람이 많거든.”


식사만이 아닌, 인간을 상대로 사업까지 벌인다는 사실에 카일은 속으로 생각했다.


‘왕과··· 공주가 저렇게 죽게 될 거라는 말인가··· 이건··· 너무나도 끔찍하군···’


이내 노인은 굶주린 자신의 자식, 살귀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기다렸지~ 이제 먹어~”


“우워어어!!”


-우걱. 우걱.


-질겅. 질겅.


나머지 살귀들이 맛있게 토막 난 어린 여자를 먹자, 노인은 흐뭇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아이고 잘 먹네. 내 새끼들~ 카일. 내가 왜 다 보여줬는지 알아?”


“··· 잘 모르겠습니다.”


카일의 대답에 노인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해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싱긋.


“허튼짓 하지 말라고.”


노인의 웃음에 카일은 다시 한번 숨이 막혀왔다.


“네?··· 그게 무슨···?”


“아. 이해가 안 되나? 너희랑 나는 이미 한 통속이니까. 배신 따위는 생각하지 말라고.”


노인의 말에 카일은 깊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다··· 당연합니다.”


-싱긋


“그래~ 이만 돌아가고 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와. 그때까지 세팅 끝내 놓을 테니까.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그렇게 카일이 준민을 데리고 나가려 하자 노인은 급하게 그를 막아섰다.


“어어!! 카일! 노예는 두고 가야지!”


노인의 말에 카일은 그대로 준민을 내팽개쳤다.


-콰당!


“윽···”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야. 노예. 말 잘 듣고 있어라. 안 그러면 너 잡아먹힌다?”


“하하하! 우리도 맛없는 건 안 먹는다고. 카일.”


“그럼, 일주일 뒤에 뵙겠습니다. 살귀님.”


그렇게 처량하게 남겨진 준민을 보며 살귀들은 입맛을 다셨다.


‘또야? 또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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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두 얼굴 23.07.30 3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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