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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디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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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3.16 16:34
최근연재일 :
2014.03.24 19:59
연재수 :
3 회
조회수 :
3,624
추천수 :
94
글자수 :
15,757

작성
14.03.24 19:59
조회
705
추천
26
글자
11쪽

미상-3

DUMMY

미상-3


-...


"..."


그러나 환장하게도 그놈의 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문에 귀를대고 한참을 집중해도 들리지 않는다...


난 이것때문에 이틀이나 잠을 설쳤다.


상황이 영 안좋군.

'좀비 같은것'의 출현, 발견한 사람도 도망치기바쁘고, 멀리서는 핵발전소까지 터졌다.

아마 이 나라가 전체가 이 꼴이라면 온통 핵 천지가 되었겠군.

그렇다는건 어디를 가서도 이것을 피할데가 없다는거야.


제3국으로 떠나야해...

안전한 곳으로...


"무슨 소리 안나니?"


나는 하다못해 개에게 물어봤지만, 루키는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이 어두운 밤, 나는 지금 이 문을 열고 들어가 볼 용기가 나지않아...

결국은 또 그날밤도 그 앞에 쭈그리고 앉은 채로 밤을 보냈다.


게다가 잠도 오지않아, 전자 손목시계의 파란 불빛을 얼마나 봐야했던가...




...



희뿌윰하게 빛이 밝아오는 새벽.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손이 덜덜 떨리는게 영 몸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렇지만 애써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물을 조금 마셨다.

이젠 더 이상 믿을거라곤 내 몸밖에 없으니.


"..."


나는 쳐두었던 커튼을 치고 밖을 보았다.

그러나 밖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지하실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고...


나는 완전히 밝아질때까지 기다렸다.

혹시나 싶어 전등을 켜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이미 스위치가 on에 가 있었다.


핵 발전소까지 터진이상 앞으로는 전기구경하기 어려울것 같다...

시원한 맥주, 그걸 마시며 tv보던 유일한 낙이 이젠 사라져버린건가?


그러나 지금은 그 슬픔보다는 혼란과 수면부족만이 나를 괴롭힐 뿐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이 지하실 문을 열기전에 총을 살폈다.

총은 5연발, 사슴잡는 5.56mm짜리 소총...


대체 안에 뭐가 있기에 밤동안 소리를 냈던 것일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그저 단순히 쥐새끼가 들어왔을 수도 있고...


나는 잠시 문앞에서서 심호흡을 하며, 나를 올려다보는 개를 잠시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아주 살며시 문고리를 돌린다.


-팅!


작게 걸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그나마 삐걱거리는 소리가 안난게 다행일까.


"이런..."


그러나 예상밖으로, 지하실에서는 도무지 형언할 수 없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아무리 지하실이 오래 묵은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난다고 한들, 무언가가 썩은듯한 역겨운 냄새까지 날 수가 없었다.


궁금한것 투성이.

왜 문은 쇠사슬로 잠겨있으며, 이리도 역겨운 냄새가 나는것이며, 또 왜 어젯밤과 그젯밤에는 소리가 났던것일까...


나는 천천히 총을 앞세우고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총에 달린 플래시가 계단과 그 근방을 비추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지하실은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데, 전기까지 들어오지않아 더욱 어두웠다.


"..."


사방은 너무도 조용했다.

어둠, 그리고 정적...


그러나 계단 마지막 층계에는 니퍼하나가 떨어져있다.

나는 쭈그리고 불을 가까이 하여 그것을 살폈다.

이미 니퍼는 먼지가 묻었는데, 그 먼지의 묻은 모양이 신발의 자국과도 같다.


누군가가 밟은것 같다.

나는 그래도 정리를 잘해둔 편인데...


내가 일어섰을때, 그 불빛의 너머로 무언가 이상한게 바닥에 눈에 띈다.

누군가의 신발 뒤쪽부분이다.


그리고 그것을 따라 조명을 위로 들어보니...

뜻밖에도 누군가가 벽을보고 서있었다.


그것도 전혀 아무런 소리 없이...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름이 쫙 끼치는걸 느꼈다.

그외에도, 그외에도... 그 옆에 두명이 더 서있었다.


나는 처음에 전혀 움직이지 않아 마네킹인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조금씩 숨을 쉬면서 어깨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너무나도 디테일했다.


썅!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것'들이 최소 여덟은 되어보였다!!!

그것들은 전부 벽을 보거나 멀뚱하게 허공을 보거나 하면서 그저 멍청하게 서있었다.


어제 본 살아있는 시체와 다를게 없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그리고 뒤늦게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이 도무지 알 수 없는 서있는 시체들이, 내가 그저 평온히 잠들었을 밤동안 꿈지럭 거리며 움직이고 있었을 터였다.

지금 왜 움직이지는 않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멀어지며 흐려지는 조명 끝으로, 내가 아는- 옆집의 제럴드 부인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왜인지 팔이 부러져서, 흐릿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주위의 '그것'들도 입을 헤- 벌리고 느적느적 이쪽으로 매우 느린속도로 걸어온다.


이미 그것들에게 말을 걸거나 정신을 차리라고 소리쳐봤자 들을 것 같지가 않아.

그것들은... 멍청한 눈으로 매우 굼뜬 동작으로 슬금슬금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오지마! 총을 쏠테다!"


-탕!


바닥에 위협조로 총을 쏘았지만, 역시나 그것들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계단으로 뛰어올라갔다.


내가 급히 문을 닫기 전에, 그것들이 계단아래에서 멍청하게 올려다보고 있는것을 보았다.

그리고 느릿느릿 계단에 발을 올려놓는다...


-쿵!


나는 문을 닫고 잠근후, 소파와 책장을 급히 밀어다가 문 앞에 붙여놓았다.

그러나 그것들은 매우 느렸고, 한참 후에야 계단끝에 도달해 문을 힘없이 긁어댔다...


-더덕, 더거걱-

-툭, 그그극


어제 보았던 것보다 더욱 느리고 답답할 정도로 둔해보인다.

대체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루키는 공포에 질려 꼬리를 말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나 역시고 공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아마도...


이 느릿한 것들을 사람들이 이 지하실에 격리시킨것 같다...

그리구선 바깥에 쇠사슬을 달아 잠가버렸던것이다.


그렇다는것은 갑작스럽게 이 일이 퍼졌다는것이 아니고 서서히 번져나갔으며, 이 좀비들이 생각외로(!) 한곳에 몰아놓을 정도로 무력할 수도 있다는것 같다.


나는 공포에 질려 주춤주춤 물러나면서도, 그 좀비들을 조금 더 자세히 보았으면 더욱 더 누구인지, 또 어떻게 이렇게되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호기심도 들었다.

나도 참 어지간한...


"아하... 하나 알겠다... 이놈들 문 못여는데? 하하..."


나는 공포에서 멀어지자 오히려 이 상황이 웃기기 시작했다.

이 세상이 미쳐돌아가는것 같았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음 한켠이 서늘하다...

나는 지하실에 이 좀비들을 놔두고 아무것도 모른체로 이틀을 보냈던 것이다.

젠장...


"이제 대체 뭘 해야하지? 어디로 가야하고 또 어떻게 살아야하지?"


나는 망연자실해서 거실 소파에 푹 앉아버렸다.

개는 껑충뛰어 내 무릎위에 앉는다.


"좀비건 뭐건 문 열고나와서 죽여줬으면 좋겠다... 다 미쳐돌아가고 있잖아."


-왈왈! 왈왈왈!


그때, 루키가 갑짜기 껑충 뛰더니 거실 창가에서 짖어대기 시작했다.

내가 급히 일어나 그쪽을 보니, 잿빛 고양이 한마리가 슬금슬금 마당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고양이도 정상은 아닌것 같다!

한쪽 다리를 못써서 뻐덕거리며 걷고 있었는데, 개가 하도 짖으니 이쪽을 돌아본다.


"맙소사!"


고양이의 눈은 허옇게 백태가 끼어있었고, 개는 커녕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르르르르...


고양이는 분명한 적의를 지니고 으르렁대고 있었다.


루키는 정신을 못차리고 거실 베란다 창 앞에서 껑충껑충 뛰며 나가고 싶어서 어쩔줄을 몰랐다.

개와 고양이는 유리창 하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고양이는 미친것처럼, 허여멀건한 눈을 가지고 창문 유리에 바짝 머리를 들이밀었다.

털은 온통 사방으로 뻗쳐서 때가 묻었고, 침을 멈추지 않고 흘리면서 유리창에 침이 질질흐르게 만들었다.


"그만! 그만!"


나는 발작이라도 하듯 발광을 하는 개를 잡았으나 도무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결국 쿠션으로 한대 때려서 자제를 시켰다.

그러나 루키의 시선은 고양이를 향해있었고, 으르렁거리는걸 멈추지 않았다.


고양이도 유리창을 그대로 밀고 들어올것처럼 계속 머리를 밀고있다...


"꺼져!"


나는 위협조로 유리창을 쳐보았으나, 고양이는 눈도깜빡하지 않는다.

결국 나는 총을 들었다.

그리고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고, 개가 못나오게 발로 밀었다.


-그르르르....


내가 나와서 총을 겨누고 있는것을 보자, 고양이는 유리창에 처박고 있단 머리를 떼어내고 나를 보았다.

어찌나 세게 밀어 붙였는지, 고양이의 안면 털이 납작하게 눌려있었다.


단지 고양이일 뿐인데도, 그 살기가 엄청나서 마치 호랑이나 사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한때는 애완용이었을 고양이는 목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끔찍하게도 그 고양이의 한쪽 엉덩이에는 무언가에 물린 자국이 있었다.


가죽이 벗겨질정도로 물린 그 자국, 그것은 대충봐도 사람의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야옹아, 그 이상 오지마."


고양이는 뻐덕뻐덕한 동작으로 경기를 일으키는것처럼 걸었다.

그러나 돌진하거나 도약하지는 못했다.


루키는 불안한 듯이 유리창너머에서 나를 보고있었다.


-탕!

-터턱-!


마음속으로 수차례 경계선을 수정하던 나는 결국에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은 정확히 안면에 틀어박히면서 터져버렸다.

끔찍하게도 그 파편은 유리창과 그 뒤의 수풀에 흩뿌려졌다.


"썅..."


그러나 그 조각은 거의 물기가 없어 유리창에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고양이는 거의 피를 흘리지 않았다.

한방에 즉사했으나 피는 거의 몇방울, 피란 피는 검게 말라 굳어버린것처럼...


"루키. 봤지? 앞으로 고양이한테 덤비지 마라..."


그러나 루키는 나를 보지않고 시선이 어째 삐뚜룸하게 내 뒤를 본다.

뒤를 보니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좌우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개는 고개를 갸웃갸웃 하는품이 뭔가 이상하다는것 같다.


"으아아아아아아!"


그러나 내 발뒤꿈치, 바로 아래를 본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웬 종아리 아래로 없는 좀비하나가 거의 으깨진 팔로 기고 있었다!


번개를 맞은것 같은 충격에 펄쩍뛰어 물러났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할 것도 없이 총을 쏘았다.


-탕! 탕!


-그루루루우우우...


엎드려서 고개를 들고있던 이상한 살아있는 시체, 그것은 고개를 떨구고 죽어버렸다.

역시나 그것도 피가나질 않았다.


"씨이발... 성질 버리게 만드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집의 잔디밭이 끝나는 길가에는 우체부가 서있었다.

편지 가방까지 매고.


그러나 편지를 전해주러온것은 아니었다.


"오지마! 이 옘병할 새끼야!"


-워어...


내가 총을 겨누고 주춤주춤 물러나자, 그것은 나를 잡으려고 비틀비틀 걸었다.

그러다가 가방이 벗겨지며 그것이 다리에 걸려 철퍽 넘어졌다.

그러자 다리에 걸리는 가방을 어떻게 할 생각은 하지않고, 삐걱삐걱 반쯤 걷다 기다를 반복한다.


"썅!"


-탕!


이것들은 느렸고, 그래서 정조준한 탄이 대번에 미간에 박히며 뒤로 벌렁나자빠진다.


-아우우우우! 아우우우우!!!


그때, 개가 늑대처럼 울부짖기 시작했다.


울타리 너머에서 좀비하나가 멀거니 나를 보고 있었다.

밑에 화단의 개구멍에서도, 차 밑에서도, 이웃집의 창가에서도... 하나둘씩 기어나와 이쪽으로 모여든다.

두셋씩 늘어난 것들은 순식간에 스물이 넘는다...


총성, 총성을 들은것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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