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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햐쿠

현질로 이세계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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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2
작품등록일 :
2022.11.08 19:03
최근연재일 :
2022.11.13 09: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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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9

작성
22.11.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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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시작

DUMMY

후-후-.


입에서 단내가 나고 등이 땀으로 축축히 젖었다.

벌써 몇 시간째.

나는 수갑과 족쇄를 찬 채 앞으로 걷고 있었다.

물론 내가 이런 고행을 택한 건 아니었다.


짜악!


귓가에 선명하게 울리는 소리.

채찍이 생살을 찢는 소리다.


“똑바로 안 걸어? 이게 요령 피우지?”


나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이제 겨우 10~11살로 보이는 더벅머리 아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위협적인 체구의 사내.


“일어나! 빨리!”


사내는 손에 든 채찍을 높이 들어올렸다.


“이 아이, 발을 다쳤습니다. 조금만 쉬게 해주시면···”


나도 모르게 동정심에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돌아온 것은 대답이 아닌 발길질이였다.


퍽!


옆구리에 뾰족한 부츠 콧등이 틀어박혔다.


“어따대고 훈수질이야, 훈수질이. 빌어먹을 노예 새끼 주제에.”


사내는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퍽! 퍽! 퍽!


“이런 건방진 녀석은 지금 길들여놔야 돼. 안 그러면 새 주인한테 또 덤벼들지도 모른다고.”


고통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떻게 상황이 180도 변할 수 있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재벌 2세였는데, 오늘은 노예로 팔려가는 신세라니.

실로 믿기 힘든 추락이였다.


“대런, 그쯤하고 일으켜세워. 밤이 되기 전에 성에 도착해야 돼.”


“알았어. 하여튼 노예 놈들이란.”


대런은 내 멱살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몸이 깡마른 탓에 거의 하늘에 붕 떴다 떨어졌다.


“퉷. 더러워.”


대런은 내 발밑에 침을 탁 뱉었다.

그의 손에는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걸레쪼가리나 다름없는 내 옷을 잡아서 생긴 것이였다.


서럽지만 어쩌겠나.

나는 묵묵히 다시 걷기 시작했다.


노을이 어둑어둑하게 지던 그때였다.


두두두두!


멀리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

지축을 울리는 진동으로 보아 숫자가 상당히 많아보였다.


나는 재빨리 주위를 훑어보았다.

대런을 비롯한 노예 상단 일행은 잔뜩 긴장한 기색이였다.


“이거 혹시 그 놈들 아니야?”


“뭐? 누구?”


“리퍼가 이끈다는 ‘황소눈’ 마적단.”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멀리 흙먼지와 함께 달려오는 일단의 기마들 사이로 우뚝 솟은 깃발이 보였다.

피를 뒤집어 쓴듯 붉은 황소가 그려진 기였다.


“제길. 마적단 놈들이다. 모두 대형을 갖춰라!”


규모가 큰 노예 상단이다 보니 전투 경험도 제법 있는 모양.

놈들은 노예들을 화살받이로 앞세운 뒤,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겼다.


씽! 씽!


화살들이 허공을 날았다.

머리 위로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재빨리 고개를 움츠리지 않았더라면 이마가 뚫릴 뻔 했다.


'시발, 이게 뭔...'


일단 살아야한다.

나는 군대 시절을 기억하며 납작 엎드려 포복을 했다.

좌우로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어떡하지?’


이대로라면 환생하자마자 다시 죽게 생겼다.

그때 불현듯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혹시나 상태창 같은거 없나?’


웹소설 같은걸 보면 흔하게 나오지 않나.

말이 안될 것도 없었다.

환생한 것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입을 뗐다.


“상태창.”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창이 눈 앞에 떠올랐다.


[상태]

레벨: 1

직업: 노예

칭호: 없음

HP: 100

MP: 50

스태미너: 20


[스탯]

힘 10, 민첩 10, 지능 10, 생명 10, 운 10


[스킬]

상점 사용 Lv.-

소총 사격술 Lv.3


"뭐야, 진짜 상태창이 나오잖아."


나는 놀라면서도 다시 창을 살폈다.

전형적인 초보자 스탯.

이걸로는 엑스트라도 상대할 수 없다.


'머리를 굴려보자. 뭔가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을지도 몰라.'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스킬 상점 사용? 이건 뭐지?’


RPG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른바 ‘현질’의 위력.

요즘 플레이어 경제력에 좌우되는 게임이 얼마나 많던가.


그리고 그런 부분이라면 나도 자신 있었다.

죽기 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자산이 2조7천억.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던게 나였다.


‘그 돈을 여기서 쓸 수만 있다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생기는 것이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창 한켠에 반짝이는 붉은색 상자를 클릭했다.


*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한 상점창.

급박한 상황에 맞지 않게 헛웃음이 나왔다.

온갖 할인 혜택과 패키지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광고들.

모바일 게임에서 보던 캐시 상점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뭔데 이렇게 구현을 잘 해놨냐?’


나는 빠르게 스크롤을 내렸다.

구경은 나중에 해도 충분했다.

지금은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는게 먼저였다.


‘돈이 있어야 할텐데···’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한 보유금액.

상점창 한켠에 엄청난 액수가 적혀 있었다.


2조 7천억.

생전의 재산이 고스란히 옮겨져 있었다.

대충 물가를 보니 상점을 통째로 사도 돈이 남을 것 같았다.


‘아이템은 완전 현대식인데? 시스템도 코팡, 아이마트랑 비슷하고.’


아 역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신세대.

조작법은 친숙하고 쉬웠다.


'우선 수갑 열만한 도구... 철사를 사자.'


나는 돋보기 마크 옆 공백에 철사를 검색했다.

엄청난 길이의 뭉텅이가 고작 3천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렇게 많이는 필요없는데··· 할 수 없지.’


나는 철사를 선택한 뒤, 구매하기를 눌렀다.

그 순간 손에 둘둘 말린 철사 한뭉치가 나타났다.


‘와, 진짜 되잖아?’


나는 곧장 수갑을 풀었다.

수갑 제작 기술이 형편없어서인지 철사로 두어번 열쇠 구멍을 쑤시자 쉽게 열렸다.

내친 김에 족쇄까지 풀자 이제는 더 이상 걸리적 거리는게 없었다.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나는 다시 상점창을 열었다.

아직 필요한게 남아 있었다.

다름 아닌 무기.

노예 상인들과 마적떼로부터 살아남을 힘이 필요했다.


무기라고 쓰인 탭을 누르자 각종 냉병기와 화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권총부터 대물 저격총, RPG 로켓런처, 심지어 미사일까지 살 수 있었다.

가장 비싼 건 ICBM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가격이 무려 1조원에 달했다.


그 엄청난 물건에 시선을 사로잡혔지만, 나는 금방 정신을 차려야했다.

대런이 화살이 박힌 방패를 쳐들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이 자식이! 어떻게 수갑을 푼거냐?”


일단 저 놈부터 처리해야겠군.

나는 권총 중에서 친숙한 모델 하나를 골랐다.

그 유명한 데저트 이글.

가격은 3백만원이였다.


대런이 칼을 휘두르기 직전.

나는 앞발을 축으로 돌면서 데저트 이글의 방아쇠를 당겼다.

팔에 강한 반동이 느껴졌다.


탕! 퍼억!


잘 익은 수박 깨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에 흩뿌려졌다.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를 맞은 대런.

이제는 그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무장이라고는 검과 방패가 전부인 시대.

데저트 이글의 위력은 신의 벼락과 다를 바 없었다.

모두의 이목이 이쪽으로 쏠렸다.

집중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건 안좋은 일이였다.


나는 바닥을 구르며 다시 상점을 뒤졌다.

너무나 많은 적.

더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좋아. 이거라면...'


이번에 선택한 것은 M2 브라우닝 헤비머신건.

중기관총 답게 엄청난 무게가 단점이지만, 일대를 쓸어버릴 수 있는 화력을 자랑했다.


'가격이 일십백천만, 2천만원?'


그야말로 헉 소리가 나는 가격.

하지만 지금 내 재산으로는 중기관총 13만5천 자루를 살 수 있었다.

목숨값으로 생각하면 비쌀게 없었다.

죽으면 돈이 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기관총 사격술, 이것도 필요하겠군.’


기관총 사격술 스크롤.

가격은 1레벨은 10만원, 2레벨은 20만원, 3레벨은 50만원···

이런 식으로 9레벨까지 계속 올라갔다.

나는 380만원을 지불하고 Lv. 5까지 스킬을 올렸다.


다음으로 기관총 구매.

구매하기를 누르자 알림창이 떴다.


[부피가 과다한 물건은 기존 위치로 전송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전송 위치를 설정해주십시오.]


주위를 둘러보니 근처에 바위가 있었다.

살금살금 기어가면 화살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을듯 했다.


나는 바위 뒤로 기관총 위치를 설정했다.

그리고 화살을 막을 갑옷과 투구를 착용한 뒤, 바위를 향해 포복으로 기기 시작했다.

화살 몇대가 나를 맞췄지만 갑옷을 뚫지는 못했다.


헉! 헉!


기관총이 있는 곳까지 도착한 나는 몸을 잔뜩 웅크렸다.

Lv. 5의 기관총 사격술.

사격 준비를 마치기까지 금방이였다.


준비 완료.

사격 개시.


드르르르르르륵!


나는 마적단과 노예 상단을 향해 집중포화를 갈겼다.

한데 얽혀서 칼부림하던 놈들은 무자비한 탄환세례를 피할 수 없었다.


“끄아아악!”


“사···살려줘!”


비명이 쉴새없이 울리고 피가 웅덩이를 이뤘다.

이세계 기술 수준과 비교해 현대 무기의 위력은 압도적.

무수히 쏟아지는 총탄 앞에서 어떤 기마술이나 방패도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자비? 개나 줘라.’


내가 당한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

반드시 두배로 갚아주라던 아버지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드르륵!


상황 정리.

겨우 2~3분만에 주변은 초토화가 되었다.

들판에는 시체들이 널려 있었고, 하늘에는 까마귀들이 포식할 기회를 노렸다.

황량한 침묵만 남았다.


잠시 후.

살아남은 노예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들은 감히 내 주변에 접근할 생각은 못하고 주위에 둥그렇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

마치 경외하는 신을 본 듯했다.

별안간 나이가 지긋한 백발 노인이 외쳤다.


“오오! 전신 쿠도스께서 인간의 몸으로 강림한 게 틀림없다. 다들 고개를 조아려라!”


그러자 다들 홀린듯 이마를 땅에 박았다.


“전쟁의 신이시여!”


“신께서 비겁한 악당들을 벌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셨다!”


“저희를 충직한 종으로 삼으소서!”


심지어 어린 애들도 따라했다.

그들은 존경과 흠모, 더 나아가 숭배의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 시선들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너희에게 묻겠다. 이 주변 지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 없느냐?”


더벅머리 아이가 손을 들었다.


“제가 건넛마을 듀베이 출신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냥꾼인 아버지를 따라다녀서 이곳에 대해서는 잘 압니다.”


“그렇구나. 네 도움을 좀 받아야겠다. 이름이 뭐지?”


“다빌론이라고 합니다.”


“좋다, 다빌론. 네가 가까운 마을로 앞장서라.”


그리고 나는 땅에 떨어진 철사 뭉치를 가리켰다.


“각자 수갑과 족쇄는 저걸로 풀어라. 나를 따를 사람은 따라와도 좋고, 제갈길 갈 사람은 가도 된다.”


자유의 몸이 된 노예들.

그럼에도 꽤 많은 숫자가 나를 따라오겠다고 했다.

세보니 10명이였는데, 그 정도면 마을 자경단과도 해볼만한 전력이었다.


“이건 무거워서 여러 사람이 나르는 편이 좋은데··· 너희 둘이 날라라.”


나는 쌍둥이 형제로 보이는 두 사람에게 지시했다.

건장한 체구의 제이콥과 제프리.

그들은 내 머신건 운반을 맡기 적격이였다.


“신께서 쓰시는 이런 귀중한 무기를 저희 같이 천한 녀석들에게 맡겨도 괜찮으십니까?”


“무기는 한낱 무기일 뿐. 내 진정한 힘은 무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걱정말고 들어라.”


“오오, 역시!”


말만 하면 여기저기서 경탄성이 터져나왔다.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재벌 2세로 회사에 나간다고 좋은 점만 있는게 아니다.

앞에서 친절하게 구는 직원들도 뒤에서는 수군거리기 일쑤고, 나이 많은 임원들은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별 거 아닌 일에 나를 숭배하다시피 했다.


“이제 출발한다.”


나는 추종자 10명을 데리고 가까운 마을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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